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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방위산업 동향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3-12-01
  • 출처 : KOTRA

세계 최대 규모의 방산장비 국제박람회가 일본에서 열리는 이유는?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방위산업체

방위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삼으려는 일본

지난 3월, 방위장비 국제전시회인 'DSEI JAPAN'이 일본 치바현에서 개최되었다. DSEI 전시회는 오랫동안 영국에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어 왔으나, 2019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개최된 후 4년 만에 일본에서 두번째로 열린 것이다. 일본에 방산장비를 판매하고자 하는 외국 기업과, 해외 판로 확대를 원하는 일본 기업 등 65개국에서 250여 개 업체가 참가했다. 일본에서는 미쓰비시중공업, 가와사키중공업, NEC, 신메이와공업 등이 참가했다. 해외에서는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미국), BAE시스템즈(영국), 탈레스(프랑스), 레오나르도(이탈리아) 등 유명 군사기업이 참가했다.

 

<DSEI JAPAN2023의 모습>

https://dream.kotra.or.kr/attach/namo/images/000713/20231128141400164_F1R4BEU3.jpg

[자료: 일본 방위장비청]

 

행사장에는 헬리콥터, 탱크 등 군사 장비들이 많이 전시되었는데, 특히 드론 및 사이버 관련 전시가 이목을 많이 끌었다고 한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의 역할이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드론은 감시뿐 아니라, 공격용으로도 활용되는 등 전황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러한 드론을 요격하는 고출력 레이저 장치를 선보였는데, 출력 10㎾, 사거리 1.2㎞로, 요격 시험에서 격추된 드론을 보면 불에 타서 손상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의 드론 요격 장치(왼쪽)와 요격 시험에서 격추된 드론(오른쪽). 가와사키 중공업의 드론 격추 장치 탑재 차량(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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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닛케이크로스텍]

 

일본에서 세계 최대 방위산업 전시회가 열리는 이유는? 

 

그런데 왜 세계 최대 규모의 방위산업 박람회가 일본에서 열리는 것일까? 헌법에서 전쟁 포기를 명시하고 있는 일본에서 무기 거래 협상이 진행되는 광경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 일본에서 이러한 전시회가 개최되는 이유 중 하나는 향후 확대가 예상되는 일본 방위산업 시장 규모에 있다. 일본은 2023년도 방위 예산으로 역대 최대인 6조8,219억 엔을 책정하였다. 이는 전년 대비 1.3배 증가한 규모이며, 11년 연속 방위비 증액이다. 또한 기시다 총리는 2023~2027년 5년간 방위비 예산 총액을 현행(2019~2023년) 대비 1.5배 증가한 43조 엔으로 늘리겠다고 공표하였고, 이를 '방위력정비계획'에 명시하였다.

 

아래 국가별 군사비 순위 표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일본은 그 동안 억제적 방위전략에 따라 방위비를 GDP 대비 1% 내외로 유지해 왔지만, 동북아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증액하겠다는 방침이며, '5년 간 43조 엔'이라는 예산은 GDP 대비 2%를 상회하는 규모이다. 국방비의 대폭 증액은 국제적인 방위사업체의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순항미사일 '토마호크'를 제조하는 레이시온의 일본 지사 간부는 "일본은 국방비를 대폭 늘리고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일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국가별 군사비 순위 (2022년, 상위 15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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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IPRI 군사비 데이터베이스]

 

일본의 방위장비 구매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2021년도 일본의 국방예산 약 5조 엔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인건비-식량비(약 2조 엔)를 제외한 '물건비(약 3조 엔)'가 이른바 방위장비 구매에 해당된다. 전투기, 함정, 잠수함, 수송기, 트럭, 통신·정보체계, 연료, 식량, 천막, 제복 등 국방장비를 일괄적으로 조달하는 것이 방위장비청의 역할이다. '물건비'는 구매 주체에 따라, 방위장비청 일괄 조달의 '중앙조달'(약 1조8000만 엔), 각 방위대 부대 독자적인 조달의 '지방조달' 구분된다. 2021년도 지방조달 예산 규모는 불명확하나 중앙조달 금액의 약 1/2 정도로 보인다. 

 

상사를 통해 조달하는 '일반수입조달'이라는 방법도 있으나 그 금액은 중앙조달과 지방조달의 합계액의 8% 수준에 불과하다. 

 

참고로 제조사별 국방부 납품 실적(2021년도 중앙조달 기준)을 살펴보면, 1위 미쓰비시중공업, 그 다음으로 가와사키중공업, 미쓰비시전기, NEC, 후지쯔의 5개사가 예년과 같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방위 장비는 공급처도 한정되어 있고, 국내 제조업 진흥, 보안·기밀 유지를 고려해 일본 제조사로부터 조달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외 기업으로는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재팬이 13위(175억 엔)를 차지했다. 

일본 국내 방산기업에는 하청업체가 매우 많은데, 하청업체 수는 전투기 1,100여 개사, 전차 1,300여 개사, 호위함은 8,300여 개사에 달한다. 일본경제신문사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100개 이상의 기업이 방위산업에서 철수했다고 한다. 

 

<중앙조달 계약액 상위 10개사 (2021년도)>

순위

기업명

금액

(억 엔)

비율(%)

주요 조달품

1

미쓰비시중공업

4,591

25.5

호위함, 잠수함, 차세대 전투기

2

가와사키중공업

2,071

11.5

순찰기, 수송기, 스탠드 오프 전자전

3

미쓰비시전기

966

5.4

유도 미사일, 센서, 레이더

4

NEC

900

5.0

경계 관제 시스템, 야외 통신 시스템

5

후지츠

757

4.2

통신 전자기기

6

도시바인프라시스템

664

3.7

유도 미사일, 전파 측정 장치, 레이더

7

IHI

575

3.2

전투기 엔진 시스템

8

SUBARU

417

2.3

헬리콥터, 비행기 등의 개조

9

하타치제작소

342

1.9

사이버 보호 분석기, 소나

10

오키전기

277

1.5

소나

비율은 2021년도 중앙조달 총액 대비 비율

[자료: 방위사업청 「중앙조달 현황 2022년도판」 자료]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려는 글로벌 방위산업체

 

해외 군수업체들은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거점을 일본으로 이전한 BAE나 록히드마틴, 일본 법인을 설립한 L3 Harris 등이 일본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정부에 대한 세일즈나 일본 기업과의 기술 제휴, 합작회사 설립, 인수 등을 추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또한 해외 기업 입장에서는 일본 거점을 마련할 경우, 공급망 구축에 있어 일본 기업의 우수한 소재-가공 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제조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중 갈등, 대만 해협의 긴장 등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가함에 따라, 이 지역의 군사장비 수요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는 글로벌 방위산업체들>

BAE Systems

(영국)

2022년 일본에 자회사 설립, 2023년 내 아시아 총괄 기능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이전 예정. 일본과 영국, 이탈리아 3국 공동으로 차기 전투기를
개발 중이며, 미쓰비시중공업 등과 협력을 강화할 방침

Lockheed Martin

(미국)

2023년 아시아 총괄 거점을 싱가포르에서 일본으로 이전. 2024년부터
정비를 시작하는 이지스함에 탑재할 레이더 'SPY7' 등을 수주

L3Harris Technologies

(미국)

시장 개척을 위해 2022년 일본 법인 설립

Thales

(프랑스)

일본 시장에서의 채용과 일본 기업과의 제휴를 강화

[자료: 일본경제신문]

 

방위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으로

 

일본 정부는 방위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기존에는 일본은 세계 2차 대전 후 무기수출 3원칙*에 따라, 방위장비는 거의 일본 방위성, 자위대를 위한 국내용으로 한정됐다. 하지만, 점차 국내기업의 조달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사업 철수나 도산이 잇따르며 일본 방위산업의 존립이 위태로워졌다.

 

또한 일본은 무기수출 3원칙을 이유로, 록히드마틴의 스텔스 전투기 'F35A'의 공동 개발국(미국을 중심으로 한 9개국)에 참여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다음 세 가지 경우에는 무기 수출을 허용하지 않는 정책을 말한다. 

        (1) 공산권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2) 유엔 결의에 의해 무기 등의 수출이 금지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3) 국제 분쟁의 당사국 또는 그 우려가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

 

이에 2014년 아베 정권이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각의 결정하고 수출을 통한 일본 방위산업 부흥의 길을 열었다.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2023년 첫 완제품이 필리핀에 납품되게 되었는데 미쓰비시전기의 공군 경계관제레이더 3기이다.  

** 방위장비 이전 관련한 다음 세가지 원칙 (1) 분쟁 당사국으로의 이전 등 금지 (2) 평화공헌이나 일본의 안전보장 등에 도움이 되는 경우 허용 

                                                       (3) 목적 외 사용이나 제3국 이전은 사전에 일본의 동의가 필요

 

일본의 방위장비 성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고비용이고 또 실전에서 검증(Combat Proven)되지 않고, 업계 특유의 협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현재 기시다 정권은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의 수출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어서, 향후에는 방위장비 수출이 더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잠수함 '소류'(왼쪽, 호주) 구난비행정 US-2 각각 호주, 인도에 첫 대형무기 수출 시도했으나 수주에 실패>

https://dream.kotra.or.kr/attach/namo/images/000713/20231128141402225_ZKNKC399.jpg
[자료: 국방성, 신메이, 산업성]

 

방위 기술을 민간에 전용하려는 움직임 

 

현재 방위산업은 우주, 사이버, 전자파 등 새로운 영역과 드론, AI 등 첨단 기술 개발 경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과거에 인터넷 등 군사 관련 기술이 민간용으로 전환되어 보급된 기술이 꽤 있다. 기술 요구 수준이 높은 군수산업은 기술 개발의 최전선 역할을 해온 것인데 일본도 최신 기술 트렌드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방위산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일본의 방위 기술을 민간에 전용하려는 움직임>

NEC

수중 음파탐지기 기술을 수중드론에 활용

도시바

지상에서 전투기를 찾는 레이더 기술을 게릴라성 폭우 발생 위험을 조사하는 기상 장비로 활용

OKI

음향기술의 민간 활용 검토. 시설 개보수 및 관련 기술 성능 시험도 검토

IHI

군용 항공기의 엔진은JAXA용으로 활용

[자료: 일본경제신문]

 

시사점

 

2019년 일본에서 개최된 방산장비 국제박람회 'DSEI JAPAN'가 2023년 3월에 4년 만에 다시 일본에서 열렸다. 일본에서 대규모 방산장비 국제 박람회가 개최된 것은 일본 국내뿐 아니라 일본을 아시아 시장의 진출 거점으로 삼고자 하는 해외 방산업체, 그리고 방산산업을 국가 성장 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자 하는 일본 정부와 일본 기업들의 생각이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의 방위비는 향후 5
년간 43조 엔(과거 5년 대비 1.5배)으로 커질 것이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방산장비에 대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방위장비청, 닛케이크로스텍, 니혼게이자이신문, DSEI JAPAN, 신메이와공업,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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