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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전기차 캐즘(chasm) 시대의 중국 전기차 시장 전망
  • 외부전문가 기고
  • 중국
  • 정저우무역관
  • 2024-09-11
  • 출처 : KOTRA

중국 전기차 수요(BEV + PHEV + EREV)

중국은 전기차에 올인

LG Display 최성익 책임


* 캐즘(Chasm): 새롭게 개발된 제품이 시장 진입 초기에서 대중화로 시장에 보급되기 전까지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되는 현상


2022816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의료보장 확충, 대기업 증세 등 내용을 담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에 서명했다. 법안의 주요 내용 중에는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 40% 감축,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3750억 달러를 투입한다는 계획이 포함돼 있다. 그중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최대 7500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법안에 따르면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최종 차량을 조립해야 하며, 20231월부터 일정 비율 이상 미국 등에서 생산된 배터리와 핵심 광물을 사용해야 한다. 한국에서 아이오닉 및 EV 시리즈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전략을 고민하게 됐다.

 

그로부터 약 1년이 흐른 2023년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와 고금리로 인해 전기차의 수요가 서서히 줄어들면서 전기차 캐즘(chasm)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310월 포드는 12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지엠은 2022년 중순에서 2024년 중순까지 전기차 4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폐기하고 미시간주 전기차 생산공장 가동 시점을 1년 연기했다. 또한 지엠은 일본 혼다와 50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공동개발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테슬라도 최근 태국에 건설하려던 전기차 제조 허브 건설계획을 철회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단위: 천 대)

[자료: SNE 리서치]


2024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전기차 수요를 살펴보자.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4년 상반기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했다. 테슬라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줄어들었지만, 판매량 1위 자리를 지켰고, 비야디는 100%가 넘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시장 전문 조사업체 SNE리서치가 8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6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한 약 2838000이다. 3위는 스텔란티스 그룹으로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이 모두 감소하며 전년 동기 대비 4.9% 역성장한 268000를 판매했다현대차 그룹은 2.9% 줄어든 263000를 판매하며 4위에 올랐다. 코나 일렉트릭, 니로EV, EV9의 글로벌 판매량이 확대됐으나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 EV6 국내 판매량이 줄어들며 판매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한 곳은 중국의 비야디다. 비야디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101000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56.3%의 놀라운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판매는 증가했으나, 업체별로는 1.9% 성장을 기록한 폭스바겐 그룹과 비야디를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을 기록하였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CAGR 45.7%로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중국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8.2% 성장에 그쳤다. 그나마 그 성장의 과실을 비야디 등 중국 업체들이 가져간 것이다.


글로벌 시장의 중국 견제


중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를 글로벌 시장으로 쏟아내면서 세계 각국은 중국 전기차 견제에 마음을 같이 했다. 세계 각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차 투자 연기 및 전면적인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조절하고 있는 와중에 값싼 중국 전기차들이 밀려 들어오면서 역내 시장을 전부 내어줄 상황을 맞이한 탓이다미국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올릴 것을 발표했다. 당초 8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으나, 시행 일정은 다소 연기했다. 하지만, 고관세 부과 기조를 돌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했고, 조정을 거쳐 최근 확정 관세 초안을 발표했다. 기존 10% 관세에서 추가로 17.0~37.3%p를 더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 관세는 47.3%에 달한다. 이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 따른 조치로, 중국 자동차 업체들에 대한 보조금 지원으로 EU 내 자동차 회사들과의 공정 경쟁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전기차 수요(BEV + PHEV + EREV)


세계 각국이 중국 전기차 견제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전기차 시장 상황은 어떤지 알아보자. 2024년 상반기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량은 4113000이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2% 증가한 수치이다.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무려 41.8%에 이른다.


<2024년 상반기 중국 전기 승용차 판매량>

(단위: 대, %)

[자료: CPCA]


20247월의 중국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51%로 드디어 절반을 넘어섰다. 이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진다면 2024년 전체 중국 승용차 판매량 중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48~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2024년 상반기 중국 전체 승용차 판매량은 3.2%밖에 성장하지 않았으나, 전기차 판매량은 33.2%나 성장했다. 전년 대비 내연차 판매는 줄어들었으나 전기차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전체 수요 증가세를 이끌었다. 앞서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중국 시장 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 10위권 내 기업들은 테슬라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 회사들이다. 중국 시장에서 오랜 기간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던 폭스바겐, 지엠, 토요타 등 글로벌 회사들은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권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가 없다.


중국 내에서 무한 경쟁을 펼치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자동차 회사들이 발 빠르게 전기차로의 전환을 이루어내면서 가성비 높은 전기차 모델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렇게 쏟아져 나온 전기차들이 중국 내에서 전부 소비되지 못하고 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관세 장벽으로라도 이를 막지 못한다면 중국 전기차가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 세계 자유 무역의 시대에서 다시 보호 무역의 시대로 회귀하는 추세다.


중국은 전기차에 올인

 

2024년 4월 정식 판매를 시작한 샤오미의 SU7은 월 판매량 1만 대를 가뿐히 넘어섰고, 7월에는 1만3120대를 판매하였다. 차량 개발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양산을 시작했고, 양산 이후 무서운 판매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샤오미의 전기차 개발 소식에 코웃음을 쳤던 여러 자동차 회사들도 이제는 앞다투어 샤오미 자동차의 경쟁력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화웨이는 鸿蒙智行(Harmony lntelligent Mobility Alliance)’이라는 스마트카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여 여러 자동차 회사들과 협업하고 있다. 싸이리스-问界(AITO), 치루이-智界(LUXEED), 베이징자동차-享界(STELATO), 장화이자동차-尊界 등 네 개 완성차 업체와 협업하며 화웨이 HIMA가 적용된 전기차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고 판매 모델을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은 그야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이다. 경쟁사보다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으로 더욱 저렴하게 판매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매월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모델이 300개가 넘는다. 이 중 월 판매량 1000대가 넘는 모델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새로운 전기차 모델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 무한경쟁으로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옥석이 가려지는 중이다.


820일 중국의 하이난성은 2030년 내연기관 차 판매를 중단하는<하이난성 탈탄소 달성 방안>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높아지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에 힘입은 자신감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해외 자동차 브랜드에 시장을 내줬던 중국의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 시장 전환 국면에서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점유율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제는 거꾸로 이들 중국 브랜드들이 전기차를 앞세워 해외로 진출하면서 해외 브랜드들의 안방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의 시대에 거침없이 전기차로 달려가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앞으로도 확대일로로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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