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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 의무화
  • 통상·규제
  • 미국
  • 애틀랜타무역관 이상미
  • 2024-06-19
  • 출처 : KOTRA

2029년 부터 승용차와 경트럭에 장착 의무화

추돌사고로 인한 인명 및 재산피해 감소 기대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시장 확대 전망

지난 4월 29일 미국 교통부 산하 도로교통안전국(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2029년부터 승용차와 경트럭에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Autonomous Emergency Breaking System)' 장착을 의무화하는 '연방자동차안전표준(FMVSS·Federal Motor Vehicle Safety Standard)'을 채택하는 규제를 확정 발표했다.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는 주행하는 차량의 전방 자동차나 사람 등의 장애물을 스스로 인식해 충돌이 예상되면 경보를 울리거나 브레이크를 자동으로 작동해 충돌을 방지해주는 시스템이다. AEB가 장애물과의 충돌을 인식하는 방식은 레이저 광선을 활용한 라이다(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방식과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라이다 방식은 레이저 광선을 쏘아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계산하는 방식으로 저속이나 짧은 거리에서 효과가 크다. 일반적으로 전방 12m까지 측정이 가능하다. 한편, 카메라와 레이더를 사용하는 방식은 음파를 쏘거나 카메라를 통해 전방을 주시하고 그에 따라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방식이다. 빠른 속도에서 효과가 좋고 전방 200m까지도 측정이 가능하다.


이번 규제는 AEB 시스템을 통해서 충돌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재산 피해 및 관련 비용 등을 줄이고자 제정됐으며, 2021년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BIL·Bipartisan Infrastructure Law)의 요구에 근거한다. AEB 의무 뿐만 아니라 차선이탈 경고, 차선유지 보조, 전방충돌 경고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대한 FMVSS 요건을 수립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규제 주요 내용


규제 대상이 되는 차량은 총 중량 1만 파운드(약 4500kg) 이하의 승용차와 트럭, 버스로 거의 대부분의 세단과 SUV 차량 등에 적용된다. 해당 차량은 2029년 9월 1일까지 다음의 기준을 충족하는 AEB를 장착해야 한다. 


우선 AEB는 최대 시속 62마일(약 100km)의 속도에서 전방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정지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전방 차량과 충돌이 임박한 경우에는 최대 시속 90마일(약 145km)에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AEB에는 운전자에게 충돌 위험을 미리 경고해주는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FCW·Forward Collision Warning System)'이 포함돼야 한다. FCW는 차량의 속도, 전방 차량과의 거리, 전방 차량의 상대속도 등을 모니터링해 전방 차량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지면 운전자에게 청각·시각적으로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또한 AEB는 낮과 밤에 모두 보행자를 감지할 수 있어야 하며 충돌이 감지되면 보행자의 움직임에 따라 시속 31마일(약 50km)에서 40마일(약 64km)의 속도로 주행 중에도 자동으로 브레이크를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 자동 긴급 제동장치 의무화 주요 내용 > 

개요

내용

해당 차량

총 중량 1만 파운드 이하의 차량

적용 시기

2029년 9월 1일

전방 차량과의 충돌 방지 작동 속도

최대 시속 60마일

긴급 브레이크 작동 속도

최대 시속 90마일

전방 보행자와의 충돌 방지 작동 속도

최대 시속 40마일

[자료: NHTSA 토대로 KOTRA 애틀랜타 무역관 정리]

 

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규정에 맞는 AEB가 장착됐는지 테스트하기 위해 무작위로 추출된 자동차를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한다. 테스트는 여러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먼저 선행 차량 테스트는 전방 차량이 정지돼 있을 경우, 저속으로 달리는 경우, 주행 중에 감속하는 경우 등 각기 다른 시나리오에 대한 테스트가 이뤄진다. 모든 경우에서 전방 차량과 충돌하지 않고 멈춰야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다. 이 테스트에는 전방 차량 속도와 대상 차량의 속도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작동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낮 시간과 어두운 시간 등의 변수를 모두 포함한다.


보행자 AEB 성능 테스트에서는 전방충돌 경고 시스템(FCW)이 작동하는 지와 시속 6마일(약 10km)이상의 전진 속도에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지를 검증한다. 보행자가 차량 앞을 횡단으로 지나갈 때, 정지 상태일 때, 차량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때 등의 세가지 다른 상황에서 테스트가 이뤄지며, 횡단보도 방향과 차량중복, 보행자 방해여부, 보행자 속도 등의 요소를 포함한다.

 

< 자동 긴급 제동장치 테스트 모습 >

[자료: NHTSA]


한편, 트랙터 트레일러를 포함한 대형 차량에 대한 AEB 의무화 법안은 2023년 6월에 제안 공고가 있었으나, 아직 규제가 확정되지는 않았다.


규제 추진 배경 및 기대


코로나19 이후 교통사고 사망자가 급증함에 따라 관련 법안이 제안됐고, 빠르게 추진됐다. NHTSA의 사망사고분석 보고서(FARS·Fatality Analysis Reporting System), 충돌사고사례 보고서(CRSS·Crash Report Sampling System), 교통안전 데이터(Traffic Safety Facts)에 의하면, 2023년 자동차 후방추돌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4만990명에 이른다. 2022년 4만2514명에 비해 약 3.6% 감소했지만 팬데믹 이후 최근 몇 년간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2010~2020년) 차량 추돌사고를 분석해 보면, 사고 사망자의 약 15~17%는 보행자였다. 또한, 후방추돌로 인한 사망사고의 70% 이상, 부상을 초래한 사고의 95%, 그리고 재산피해 사고의 96%가 1만 파운드 이하의 승용차와 경트럭에 의한 사고였다. 


제한 속도에 따른 추돌사고를 살펴보면, 사망 사고 60% 이상이 시속 60마일(약 97km) 이하의 도로에서 발생했다. 한편 충돌사고로 인해 사망한 보행자의 70%는 제한 속도가 시속 45마일(약 72km) 이하의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보행자 사고의 대부분은 두운 곳에서 일어났다는 특징이 있었다.

 

< 미국 교통사고 사망자 수 변화 >

[자료: NHTSA, Traffic Safety Facts]

 

후방추돌 사고 자료를 토대로, 이번 법안의 적용 대상 차량 중량 및 AEB 기능이 적절히 반응해야 하는 주행 속도 등이 결정됐다. 미국 정부는 이 법안을 통해서 연간 최소 360명의 생명을 구하고 2만4000명의 부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규제 영향 및 시사점


자동차 제조업체의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미 신차의 약 90%는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가 장착돼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성능에 대한 구체적 의무 사항이 없었으며 공식적인 검증이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규제를 통해서 AEB 성능에 대한 엄격한 표준이 설정됐기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및 관련 하드웨어 추가 장착이 필요해졌다. 최근 도로교통안전국에서는 확정된 법안을 기준으로 승용차 브랜드 6개를 대상으로 모의 테스트를 실시했다. 전방 차량이 멈춰있을 경우, 운행 중일 경우, 감속할 경우 등 세 가지 시나리오에 차량 속도와 어둡기 정도 등의 매개 변수를 포함한 테스트가 이뤄졌으나, 모든 항목에서 완벽하게 충돌을 피한 차량은 없었다.


이미 AEB 시스템이 장착된 대부분의 차량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법안 기준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 차량의 경우는 카메라나 레이더 등을 추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안전국은 신차 가운데 약 5%는 추가 하드웨어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비용을 모두 고려할 때 최종 규정과 관련된 연간 비용은 2020년 기준 약 3억5406만 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 한 대당 비용은 82달러로 추산되며 이는 차량 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규제가 시행됐을 때 사망자와 부상자의 감소로 인한 사회적 혜택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인명피해 감소를 도로교통안전국이 경제적으로 환산한 가치는 92억 달러에 달하며, 연간 비용을 제하더라도 높은 순이익이 발생하게 된다.


AEB 시장 규모는 자율주행 차량 증가와 함께 확장되고 있다. 2023년 전 세계 AEB 시스템 시장은 368억 달러였으며 2031년까지 연평균 23%로 성장해 1925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Strategy & Stats Insider). 미국을 포함한 북미 시장이 30~35% 점유율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데, 이번 규제로 인해 미국의 AEB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및 센서 등의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필요성이 증가함으로써 시장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AEB 시스템 시장의 약 40-4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센서는 주변 환경의 변화를 측정해 잠재적 충돌을 감지하고 적절한 제동을 작동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장조사기관 프리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센서 시장은 2020년 약 170억 달러를 기록했고, 연평균 10.4%로 성장해 2027년에는 약 394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AEB 시스템과 연결돼 차량 충돌 전이나 미끄러운 도로와 같은 위험 상황에서 안전벨트의 진동을 통해 위험을 알려주거나 안전벨트를 당겨줘 운전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프리세이프 안전벨트(PSB·Pre-Safe Seat Belt)등의 수요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기업들은 규제 발표에 대한 시장 영향을 잘 파악하여 시장 수요에 발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자료: NHTSA, NPR News, Precedence Research, Reuters, Strategy&Stats Insider, KOTRA 애틀랜타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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