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인들은 스스로를 ‘유럽의 섬’이라고 표현한다. 중앙아시아에서 이주해 온 유목민의 후예이기에 주변 국가들과는 뿌리부터 다르다고 믿는다. 하지만 준비된 자는 독특한 시장에서도 기회를 포착하는 법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對) 헝가리 수출액은 약 84억달러로 대(對) 독일 수출의 82%에 달했다. 수년간 한국이 헝가리 최대 투자국이었으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대규모 투자의 영향으로 헝가리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아주 좋다. 우리 기업 제품은 싼 편은 아니지만 품질이 좋아 가성비를 강조해볼 수 있다. 다소 사적이면서 수직적인 비즈니스 문화는 어찌보면 우리와도 닮았다. 이 정도면 적어도 우리에게만큼은 열려있는 나라가 아닐까.

범주화는 편리하지만 섬세하지 못하다. 장사도 결국은 인사(人事)이니, 작은 차이가 성패를 가를 수 있다. 산업 구조의 빠른 변화와 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헝가리인들의 자긍심은 타오르고 있다. 미묘한 뉘앙스 차이를 파악할 줄 아는 수출 탐험가들이 이 섬에 오를 때다.


출처: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401036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