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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최근의 애플 대 리보스 영업비밀 사건과 그 교훈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4-03-2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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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대 리보스 사건을 통하여 살펴보는 영업비밀 최신 동향
회사의 소중한 정보를 영업비밀로서 보호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비밀 관리 조치 취해야
김용하 변호사, 한국 지식재산보호원 미국 동부 IP센터 센터장
yhkim@koipa.re.kr
기업의 영업비밀은 외부로 유출될 경우 매우 큰 경제적 피해를 입히기도 하는데, 회사의 핵심 인재가 경쟁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유출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있어 기업 경영에 꼭 알고 있어야 할 중요한 지식재산이지만 구체적인 사례를 통하지 않으면 현실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보호해야 하는지 모호할 때가 많다. 이번 달 해외시장뉴스에서는 미국에서의 영업비밀에 대한 기초적인 개념들을 살펴보고, 최근 캘리포니아의 애플 대 리보스 사건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업 내부의 영업비밀 정책을 세우는 것이 좋을지 살펴본다.
영업비밀의 정의
영업비밀 보호는 미국의 주법과 연방법 모두에 의해 규율된다. 주마다 법은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연방을 규율하는 연방법인 영업비밀보호법(The Federal Defend Trade Secrets Act, DTSA)에서는 영업비밀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유형 또는 무형에 관계없이 패턴, 계획, 편집, 프로그램 장치, 공식, 디자인, 프로토타입, 방법, 기술, 프로세스, 절차, 프로그램 또는 코드를 포함한 모든 형태와 유형의 재무, 비즈니스, 과학, 기술, 경제 또는 엔지니어링 정보와 물리적, 전자적, 그래픽, 사진 또는 서면으로 저장, 컴파일 또는 기억된 방법 또는 그 소유자가 그러한 정보를 비밀로 유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 (A) 해당 정보에 대한 소유자가 합리적인 조치를 취한 경우; (B) 해당 정보가 해당 정보의 공개 또는 사용으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고 적절한 수단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 실제 또는 잠재적인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경우.
거의 모든 미국 주는 통일 영업비밀법(the Uniform Trade Secrets Act, UTSA)을 채택하고 있다. 이 통일 영업비밀법의 영업비밀의 정의는 앞에서 설명한 연방법인 영업비밀보호법(DTSA)의 정의와 유사하며, 공식, 패턴, 편집, 프로그램, 장치, 방법, 기술 또는 프로세스를 포함한 다음과 같은 정보를 영업비밀로 정의한다: (1) 공개 또는 사용으로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는 다른 사람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고 적절한 방법으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부터 실제 또는 잠재적인 독립적인 경제적 가치를 파생하며, (2) 그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대상.
대부분의 주에서는 통일 영업비밀법(UTSA) 버전을 채택하고 있지만 주마다 통일 영업비밀법을 그대로 채택하기도 하고, 수정해 채택하기도 하므로 각 주의 법령을 검토해 실제 법령이 적용되는 범위를 살펴봐야한다.
영업비밀의 소유권 확립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TSA)은 영업비밀의 소유자를 '영업비밀에 대한 정당한 또는 공평한 소유권 또는 라이선스가 있는 사람 또는 단체'로 정의한다.
비밀 유지 상태 판단
통일 영업비밀법(UTSA)과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TSA)은 모두 영업비밀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하며, 다른 사람이 적절한 수단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영업비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정보가 비밀이어야 하며, 일반 대중이 알고 있거나 거래 또는 비즈니스에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정보가 아니어야 한다. 영업비밀의 비밀성을 입증하는 데 사용되는 몇 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해당 정보가 사업 외부에 알려진 정도, (2) 직원 및 사업과 관련된 다른 사람들이 알고 있는 정도, (3) 고용주가 정보의 비밀을 지키기 위해 취한 조치의 정도, (4) 다른 사람이 해당 정보를 적절히 획득하거나 복제할 수 있는 용이성 또는 난이도 등이 있다.
상업적 가치
연방 영업비밀보호법(DTSA)은 원고가 영업비밀 도용으로 인한 실제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및 도용으로 인한 부당이득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손해액을 측정하는 대신, 영업비밀을 무단으로 공개하거나 사용한 자에게 합당한 로열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손해액을 측정할 수도 있다. 감가상각비, 대체 비용, 공정 시장 가치, 영업비밀에서 파생되는 미래 현금 흐름의 순 현재 가치 등 영업비밀의 상업적 가치를 산정하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보호 조치
권리 보유자가 영업비밀의 공개 및 오용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보호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영업비밀 소유자가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나 비밀 유지를 위한 합리적인 노력을 기울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공개를 제한하는 명시적 합의의 유무, 권한 없는 제3자의 정보 취득을 방지하기 위해 소유자가 취한 보안 예방 조치의 성격과 정도, 정보가 공개된 상황, 정보가 공개 영역에 배치됐거나 '쉽게 확인할 수 있게' 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또한 법원은 영업비밀 소유자가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영업비밀 소유자의 규모와 정교함 등 비례성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직원이 소수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는 정교한 영업비밀 보호를 구현할 자원이 많은 대기업보다 낮은 기준이 적용될 수 있다.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회사의 정책
영업비밀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영업비밀 소유자가 고려해야 할 이상적인 회사 내부 정책은 다음과 같다. 정보를 공개하기 전에 비공개 및 기밀 유지 계약을 체결하고, 문서를 '기밀' 또는 '영업비밀'로 표시하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직원에 한해 공개 또는 접근을 제한하고, 비밀번호 및 기타 보안 기능으로 컴퓨터 서버와 개별 장치를 보호한다. 구체적으로는 데이터 보안 및 기밀 유지 의무에 대한 직원 교육, 하드카피 문서를 잠금 장치가 있는 캐비닛에 보관하는 등 물리적 보안 조치 사용, 고용 계약서에 회사 정보 및 회사에서 발급한 전자 기기를 반납하도록 하는 조항 포함, 개인 전자 기기에 기밀 정보를 저장하는 것을 금지하는 정책 시행 등이 그것이다.
또한 기업은 M&A 거래와 같이 영업비밀을 공개해야 할 수 있는 제3자 거래와 관련된 위험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경우 기업은 기밀 유지 계약과 거래 완료 또는 종료 후 기밀 정보의 반환 또는 파기를 요구하는 계약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영업비밀 소유자는 입찰 제안서를 제출할 때와 같이 정부 기관에 영업비밀을 공개하는 것과 관련된 위험도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제안서와 그 안에 포함된 영업비밀은 공공 기록 요청 또는 기타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출처를 통해 공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회사의 정책에 대해서는 최근의 애플 대 리보스 사건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애플 대 리보스 판결의 개요
최근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애플 대 리보스 판결((Apple v. Rivos,2023 WL 5183034, at *11 (N.D. Cal. Aug. 11, 2023))은 잠재적인 영업비밀 소송에 직면한 기업에 유용한 통찰력을 제시해 준다.
시스템 온 칩(System-on-a-Chip, SoC) 개발을 담당했던 전직 애플 엔지니어 50여 명이 몇 달 만에 리보스에 합류한 후, 애플은 다른 주장 중에서도 특히 SoC 설계와 관련된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혐의로 리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에서 애플은 구체적으로 연방법(영업비밀보호법, the Defend Trade Secret Act)에 따른 영업비밀 도용을 주장했으며, 리보스와 애플 엔지니어였던 전 직원들을 상대로 계약 위반을 주장했다. 리보스와 애플의 전직 직원들은 애플이 퇴사를 고려 중인 직원들을 협박해 캘리포니아의 비즈니스 및 직업법 제17200조(California’s Business and Professions Code (Section 17200))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다.
애플은 퇴사한 직원 중 일부가 미출시 제품과 관련된 대용량 파일, 개인 기기로 전송된 민감한 데이터, 심지어 업무용 컴퓨터의 전체 백업 등 상당한 양의 기밀 정보를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또한 애플은 리보스가 전직 애플 엔지니어들이 퇴사할 때 직원들에게 기밀 정보 처리 방법에 대해 조언하면서 정보를 가져가도록 부추기거나 도용 혐의를 눈감아 주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리보스가 자사의 영업비밀을 사용할 경우, 시스템 온 칩(SoC) 시장에서의 애플의 경쟁 우위를 크게 해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애플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리보스와 몇몇 개인 직원들의 애플의 주장을 기각하는 청구를 하도록 허용했다.
애플 대 리보스 판결의 주요 내용
법원이 애플의 소를 기각하기로 결정한 논리 중에서 특별히 아래 나열한 논거들이 기업에는 영업비밀에 관한 큰 교훈이 될 것이다.
첫째, 영업비밀 도용의 실질적 증거는 단순한 소지 이상이어야 한다. 애플은 리보스가 퇴사하는 직원들에게 기밀 정보를 가져가도록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직원들을 고용한 후 직원들의 행동을 승인함으로써 기밀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유형의 소송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사실이 종종 주장되지만,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고용 회사의 영업비밀 도용에 대한 주장은 전직 애플 직원이 기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 추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애플의 주장을 기각했다. 즉, "단순히 영업비밀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는 도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원은 의견을 밝혔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리보스로 이직한 애플의 전 직원들이 이전 고용주의 기밀 정보를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리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둘째, 전 직원의 영업비밀 반출을 금지하는 명시적인 정책은 강력하다. 이 사건에서 리보스는 애플의 주장과는 달리 신입 직원들에게 이전 고용주의 기밀 정보를 가져오지 말라고 분명히 권고했으며, 이는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특히 법원은 리보스의 CEO가 전직 애플 직원들이 기밀 정보를 가져오는 것을 명시적으로 막았으며, 이같은 리보스의 명시적 정책으로 인해 리보스에 대한 애플의 주장은 크게 약화되고 말았다. 동시에 법원은 리보스가 직원들이 애플을 떠날 때 애플의 이전 관리자에게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조언한 사실에 대해서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셋째, 사후 승인을 통해 새 고용주에 책임을 부과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애플은 리보스가 직원들이 애플에서 근무하는 동안 영업비밀을 취득하는 데 있어 이전에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을 사후 승인했다고 주장하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직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승인은 일반적으로 고용 중에 이루어진 행동에 적용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회사가 직원의 고용 시작 전(리보스에 재직 중이 아닌) 직원의 행동을 사후 승인했다고 비난하려면 추가적인 사실이 필요한데, 이 사건에는 추가적인 사실이 소장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기업의 영업비밀 정책 및 관행을 위한 이 사건의 시사점
애플 대 리보스 사건은 경쟁사의 직원을 고용할 때 영업비밀 도용 소송을 피하기 위해 선의로 행동하는 기업에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이 사건에서 도출한 다음의 교훈들을 참조해 각 회사에 걸맞은 적절한 영업비밀 보호 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첫째, 채용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이전 회사의 기밀 정보를 가져오지 않도록 명확한 지침을 내린다.
둘째, 입사 제안서 및 기밀유지계약서 등 강력한 직원 계약서를 작성해 신입 직원이 이전 회사의 기밀 정보를 가져온 적이 없고 앞으로도 가져오지 않을 것이며, 문서와 전자 기기를 검색해 그러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회사가 전 고용주로부터 영업비밀도용 혐의로 소송을 당할 경우에 회사는 소송으로부터 면책을 요구할 수 있음을 분명히 명시해야 한다.
셋째, 단기간에 같은 경쟁사로부터 여러 명의 직원을 고용할 경우, 아무리 이상적인 지침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경쟁사에게 소송을 당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므로 단기간에 같은 경쟁사로부터 여러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넷째, 중지 요청 서한에 명시된 혐의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직접 조사해야 한다. 영업비밀을 도용했다는 혐의를 받는 직원이 그러한 행위를 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과정을 문서화하고, 해당 직원으로부터 전 직장에서의 영업비밀을 회사 업무에 사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추가 확약도 서면으로 받는 것이 좋다.
다섯째, 퇴사하는 직원에게 전 고용주 또는 전 관리자의 퇴사 인터뷰 및 기타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를 관리하는 변호사는 퇴사하는 직원에게 항상 법률을 준수하고 정직하게 진술하도록 지시해야 한다.
여섯째, 소송이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전에 변호사에게 문의해 혐의에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자료: In brief: protection of trade secrets USA, In brief: https://www.lexology.com/library/detail.aspx?g=71b3d10d-ab40-49ce-b901-5b72c84c28f9; Apple v. Rivos: Lessons for Companies Facing Claims of Trade Secret Theft (US), https://www.employmentlawworldview.com/apple-v-rivos-lessons-for-companies-facing-claims-of-trade-secret-theft-us/#page=1; Apple v. Rivos,2023 WL 5183034, at *11 (N.D. Cal. Aug. 11, 2023) 등 지식재산보호원 미국 동부 IP센터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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