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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최대 콘텐츠 전시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컨텐츠 포럼'을 가다
- 현장·인터뷰
- 러시아연방
-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
- 2024-10-2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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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 사태 이후 러시아 콘텐츠 시장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만남의 장
최근 러시아 내 한국 문화 컨텐츠 수요 증가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계약 상 주의 필요
전시회 개요
전시회명
제25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콘텐츠 포럼
전시 로고
개최 기간 및 장소
2024년 9월 30일~10월 3일 / Expoforum Exhibition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러시아 최대 규모의 콘텐츠 전시 및 포럼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콘텐츠 포럼이 개최됐다. 이 전시회는 러시아와 CIS 국가의 영화관 배급, 텔레비전 프로그램 제작, OTT 및 디지털 미디어 등을 통합하는 러시아 유일의 연례 콘텐츠 산업 전시 포럼이다. 25회를 맞이한 이번 전시회에는 33개 기업이 참가했다. 전시 연계 포럼은 '시네마, TV, 디지털'이라는 3개의 큰 테마를 선정하고 ① 통합 디지털 환경에서의 시청각 콘텐츠, ② TV/OTT 미디어에서 영화관/모바일 장치에 이르기까지 고객 수요 변화, ③ 콘텐츠 분야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라운드 테이블 ④ 현재 러시아 영화 비즈니스의 주요 문제점 ⑤ 새로운 영화 기술 발표 등 다양한 주제로 함께 진행됐다. 전시 포럼 주관사 발표에 따르면 개최기간 중 약 3천 명 이상의 콘텐츠 업계 대표가 참석했다. 영화관 체인 운영 업체 대표들, 유명 플랫폼 내 자체 콘텐츠 제작 및 배포 전문 기업, 미디어 및 TV 채널 대표, 디지털 미디어 사업자뿐 아니라 러시아 영화감독과 아티스트 등 관련 업계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게스트들이 포럼에 직접 참석했다.
현장 스케치
이번 전시회에선 영화관 내부 첨단 장비와 부가 서비스, 영화관 로비와 휴식 공간을 위한 디지털 전광판과 인테리어, 관람객을 위한 편의 시설 인프라, 연계 가능한 엔터테이먼트 산업 등 다양한 분야가 전시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서방의 기업 참여 없이 대부분 러시아 자국 기업들이 참여했다.
인테리어 용품 및 장비 전시관
<전시관 현장>
영화관 의자 제조사 전시품
LED 영화 스크린 홍보 부스
영화관 상영용 음향 설비 전시품
[자료: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촬영]
부대 서비스 제품 및 캐럭터 상품 전시관
<전시관 내 홍보 부스 등>
영화관 관람객용 식음료 홍보 부스
영화 캐릭터 소품샵
[자료: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촬영]
전시장 2층에는 대형 영화관이 마련돼있었고, 그곳에서는 곧 개봉을 앞둔 영화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시사회장은 특별 초청자에 한해 입장이 가능했으며, 러시아 유명 연예인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은 본 행사 주관사인 KINO EXPO 대표의 초청을 받아 해외에서 촬영된 영화 시사회를 관람했다. 우리를 초청해준 대표는 본 영화 시사회는 과거 유럽과 일본 등 대형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로 인해 매우 규모가 크고 활발했으나, 러우 사태 이후 올해엔 러시아 영화를 주로 보여주게 되었다며 내년에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과 협업하고 싶다는 의향을 보였다.
상영을 앞둔 영화 시사회
<시사회장 내, 외부>
영화 시사회 관람관 무대
시사회장으로 가는 복도에 전시된 영화 포스터
[자료: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촬영]
현장 관계자 인터뷰
1. Dmitry Kazuto : Kino Expo (이번 전시회 포럼 주최 기관) 대표
이 포럼이 처음 개최된 1999년부터 25년간 대표직을 맡고 있는 Dmitry 대표는 러우 사태 전인 2021년에는 전 세계 영화 관계자와 특히 할리우드의 관련 기업들이 참석했고 대형 일본 기업들도 적극 참여했었다며 찬란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올해 전시회에는 외국 기업은 중국 'Galaxy Snow Movie Screen Company' 만 참가했다고 했다. 그는 최근 2년간 러시아 영화관에서 독점 상영한 한국영화가 10편 이상이라고 했다. 러시아 관객과 소비자들의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영화 시사회 및 전시 포럼에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2. Simba Toys Rus : 영화 캐릭터 장난감 제조사
해당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캐릭터 인형과 제품을 수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물론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대부분 철수했지만, 캐릭터 상품 수입은 가능한 상황으로 여전히 많은 서방의 캐릭터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한 <오징어게임>의 흥행을 언급하면서 개인적으로 서방 캐릭터와는 차별화된 콘텐츠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도 <오징어게임> 인형과 포스터, 학용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3. AudioRus : 상영관 음향 장비 제조사
AudioRus는 영화 상영관 음향 장비, VR 시스템 등을 통해 상영관을 조성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 엔지니어 담당자는 러-우 사태 이후 서방의 글로벌 기업이 시장에서 철수한 것이 이 기업에게는 호기로 작용했다고 언급하면서 최근 관련 유통 시장에서는 품질이 높은 한국 장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밝혔다. 자신들도 기술적인 협력과 OEM 방식으로의 한국 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4. Delovaya Rus : 상영관 장비 개발 및 제조사
이 기업은 업계 리더로, 상영관에 배치되는 장비를 개발하고 납품한다. 아울러 부대사업으로 케이터링(상영관 로비에 입점되는 카페, 레스토랑, 스낵, 음료 등 판매 제품 수입 유통) 분야로 확장도 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당사가 현재 15개국의 제조업체와 협력하고 있으며, 이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러-우 사태 직후 많은 글로벌 회사가 철수하면서 주요 파트너사들과의 관계가 재정립되어야 했다고 하면서 제품군이 축소되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이후 새로운 파트너를 발굴하고 현재는 운영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5. Kinoshmot : 영화 캐릭터 프린팅 의류, 액세서리 등 제조사
현장에서 부스를 운영한 이 기업 관계자는 최근 K-pop 스타일의 의류과 관련 액세서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쪽 분야의 제품들은 저품질의 상품이 많기 때문에 한국의 고품질 제품의 의류와 액세서리 OEM에 높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신뢰할 수 있는 한국 파트너를 찾고 있다며 무역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인터뷰 기업별 운영 부스
<전시 부스>
Simba Toys Rus
AudioRus
Delovaya Rus
Kinoshmot
[자료: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촬영]
러시아 콘텐츠 산업 동향
러시아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2022년 러우 사태 발발 이후 콘텐츠 산업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도 러시아 시장을 떠났다. 러시아 전자통신협회 2022년 말 보고서에선 서방의 콘텐츠 기업의 부재가 430억 루블** 규모라고 밝힌 바가 있다.
* Nintendo, Twitch, supercell, Sony play station, Ubisoft, Rockstar Games, Netflix 등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들 서비스 중단
** 1USD=90RUB, '24년 10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철수한 콘텐츠 시장은 러시아 대기업들이 진출해 시장의 빈 자리를 빠르게 채우고 시장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러시아 전사통신협회는 위 보고서에서 비디오 플랫폼, 음악 스트리밍, 모바일 게임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고 분석하면서, 2024년에도 이 성장세가 유지되면 시장이 2023년 대비 약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은 Kinopoisk, Okko, Ivi, Wink 등이 있으며, 이들은 러시아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구축하고 서비스하고 있다. Kino Expo 대표에 따르면, 최근 러시아 시청자들의 아시아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월트 디즈니,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유니버셜 뮤직 등 회사가 러시아에 대한 미디어 배급을 중단하면서 러시아 온라인 플랫폼 Ivi, OKKO, Kinopoisk 등은 아시아 콘텐츠를 확충하고, 2023년에는 가입자가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효과를 봤다.
2023년 말 Wink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CEO(Anton Volodkin)는 Izvestia 언론사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 영화와 TV 프로그램 등의 영상이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또 다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인 KION은 2024년 현재 한국 콘텐츠가 전년 대비 33%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 상승 중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콘텐츠 포럼에 참석한 Dmitry Kazuto 영화감독은 현장 인터뷰에서 러시아 내 한국 문화 인기를 언급하면서, '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2022)'이 러시아에서 단 하루 상영을 했는데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관객이 몰리면서 약 7천만 루블(현 환율 기준 약 10억 원*) 수익을 기록했다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기록적인 관심에 주목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한국 콘텐츠의 시장 내 비중이 급증하고는 있지만 절대적인 콘텐츠 비중은 러시아 로컬 콘텐츠가 70%를 차지하고 있음은 유념해야 한다.
* 1USD=90RUB, '24년 10월 현재
한편, TASS 언론은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하며 한국 문화 콘텐츠에 매료된 시청자들의 흥미로운 특징은 해당 콘텐츠가 제품 시장으로 연계되어 콘텐츠 제품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영상 수요자들이 콘텐츠 소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콘텐츠에 대한 선호가 한국 문화를 만지고 느끼고 따라 해보고 싶은 욕구로 연결되면서 소비 분야가 연예인 굿즈뿐 아니라 한국 화장품, 학용품, 의류로까지 확장하고 있음에 주목했다. 최근 Starstore(한국 굿즈 수입 판매 전문 업체) 대표는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콘텐츠를 활용한 제품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고 제품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높다며, 자신들이 시장 특징을 잘 포착해 한국 굿즈를 수입한 덕분에 최근 매출 증가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도서 시장에서도 큰 변화가 보인다. Eksmo 출판사 총괄 본부장(Evgeny Kapiev)은 러시아의 서쪽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유럽과 밀접한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최근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한국, 일본 도서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2022년 한국어로 된 도서가 전년 대비 9% 증가했던 반면에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무려 61% 증가했다고 한다. 이런 흐름은 온라인 웹툰 시장으로도 확산돼 최근 아시아 웹툰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 아시아 웹툰 중에서는 현재 일본 웹툰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무형의 콘텐츠 산업이 발달할수록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러시아에서도 관련 법령이 마련되어 있다. 러시아 연방 민법 제1235조 제1항에 따르면 '라이센스 계약을 통해 권리 소유자는 계약 내에서 규정한 범위 내에서 지적 활동 및 그 활동의 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본 법령에 따르면 계약 시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활동에 대해서는 라이센스 사용자에게 사용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바, 세부적인 콘텐츠 활동 가능 범위를 구체적으로 계약에 명시해야 한다. 또한, 러시아 연방 민법 제 1286조는 '저작물 이용권 부여에 관한 라이센스 체결 시 발생하는 법률관계'를 규정하고 있다. 해당 법령 3항에는 '저작물 이용에 대한 사용료 산정 절차'가 안내돼 있다. 우리 기업이 한국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 러시아 기업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조항을 잘 참고해 저작물 이용 권한 부여에 관한 사용료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아울러 최근 독점권을 요구하는 러시아 바이어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 러시아 연방 민법 제 1234조를 참고해 계약을 검토하기를 바란다. 해당 법령은 러시아 기업이 상업적 목적으로 해당 콘텐츠에 대한 사용 권한을 독점으로 양도받는 것을 안내하고 있다.
시사점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여기에서 파생되는 제품의 수요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현지 언론과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것처럼 한국 문화 콘텐츠에 매료된 소비자는 직접 체험하고 닮고 싶은 욕구를 보여,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에서 출발해 한국 제품의 소비자로 성장하게 된다. 최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정기적으로 시행되는 '한국어능력평가'의 10월 한 달 신청자만 약 7백 명에 육박했다. 이 숫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수험자 대상으로 시험 주관기관에서 '시험 응시 목적' 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취업 목적보다 단순 '한국어에 대한 관심', '한국 문화 콘텐츠를 보다 잘 이해하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우세했다. 러-우 사태로 인해 글로벌 정세와 한러 양국 간 관계가 예전과 다소 달라졌지만, 러시아인들의 한국에 대한 관심과 호감은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문화 콘텐츠의 넓은 확장성 덕분에 우리 기업이 협력할 분야도 다양한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콘텐츠 분야는 제재 분야가 아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사전에 러시아 관련 법령을 잘 이해하고 계약 시 꼼꼼하게 기재하여 향후 문제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이다.
자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 콘텐츠 포럼 홈페이지, 전시포럼 현장 촬영, 관계자 인터뷰, Tass, Izvestya 언론보도, 러시아 전자통신협회,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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