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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경제를 지탱하는 ‘글로벌 마켓 리더‘ 열전
- 경제·무역
- 독일
- 뮌헨무역관 심나리
- 2023-11-3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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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유로존 국가 중 최저 성장률을 기록 중인 독일
독일의 450대 글로벌 마켓 리더
최근 부진한 독일 경제, 그 시작은 러-우 사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독일은 '경제적 슈퍼스타'였다. GDP 기준으로 세계 4위에 해당하며, 어느 국가와도 비교할 수 없는 산업 강국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독일 경제는 영향을 입기 시작했다.
국가적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입에 크게 의존하던 독일은 러-우 사태로 인해 어려운 위치에 놓였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해 작년과 올해 초 물가가 급등했고, 고금리가 지속됐으며, 이러한 요인으로 인해 2022년 7월에는 30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 적자가 발생했다. 더구나 독일 경제에서 전통적인 중추인 제조업은 특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수요 부진으로 인해 쇠퇴하고 있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업계의 경쟁 심화도 독일의 주력산업인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독일은 다시 ‘유럽의 병자’가 될 것인가? – 독일 경제의 현주소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독일의 2023년 경제 성장률은 -0.5%로, 선진 경제권 중 역성장이 예상되는 유일한 국가이다. 이 전망치는 여름 전망치 대비해서도 0.2%p가 더 감소한 수치로, 연방정부 예측인 -0.4%와도 유사하다. IMF는 2024년 전망치도 하계 전망치 대비 0.4%p가 감소한 0.9%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주요국 GDP 성장률 비교>
(단위: %)
국명
2022년
2023년
2024년
인도
7.2
6.3
6.3
스페인
5.8
2.5
1.7
이탈리아
3.7
0.7
0.7
중국
3.0
5.0
4.2
미국
2.6
1.5
1.4
프랑스
2.5
1.0
1.3
독일
1.8
-0.5
0.9
IMF는 2023년 독일 인플레이션율 또한 독일 정부 예상치인 6.1%보다 높은 6.3%로 예상하고 있다. 2024년 인플레이션도 독일 정부는 2.6%로 크게 둔화될 것을 예상하는 반면, IMF는 그보다 훨씬 높은 3.5%로 예상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EU 핵심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 요인으로 에너지 위기가 경제적으로 영향을 많이 미치는 상황에서, 독일은 총부가가치에서 에너지 집약적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 경제가 에너지 가격 급등의 결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을 연방정부에 촉구하는 의견까지 있었다(Sebastian Dullien, IMK 경제연구소 이사)
<세계 주요국 인플레이션 비교>
(단위: %)
국명
2022
2023
2024
독일
+8.7
+6.3
+3.5
이탈리아
+8.7
+6.0
+2.6
스페인
+8.3
+3.5
+3.9
미국
+8.0
+4.1
+2.8
인도
+6.7
+5.5
+4.6
프랑스
+5.9
+5.6
+2.5
중국
1.9
+0.7
+1.7
IMF 보고서에 의하면, 독일은 성장률 수치가 낮았을 뿐 아니라 성장률 하향 조정 폭이 큰 관계로 주목을 받았다. 평균적으로 선진국들이 2023~2024년 안정적 경제전망을 유지하는 반면 무역 의존도가 높은 독일의 경우 세계 경제의 성장률 둔화에 따라 성장률 예측치가 하향조정돼 있는 점이 눈에 띈다.
독일 저명 경제학자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연례 경제 보고서 또한 독일의 현재 상황을 희망적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 모니카 슈니처(Monika Schnitzer) 의장, 아힘 트루거(Achim Truger), 베로니카 그림(Veronika Grimm), 울리케 말멘디에(Ulrike Malmendier), 마틴 베르딩(Martin Werding) 등이 참여한 연례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경기는 2023년 경기침체(–0.4%), 2024년 소폭 회복(+0.7%, 물가상승률 +2.6%)이 예상된다. 독일은 명실상부 팬데믹 이후 유로존 전체 경제 중 최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독일 경제의 버팀목: 주요 글로벌 기업이 지탱하는 건실한 시장경제
이러한 경제적 역풍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 시장의 선두를 달리는 독일 주요 기업의 상황은 독일의 경제 분위기처럼 나쁘지는 않다. Fortune이 선정한 유럽 매출 500대 기업 순위에서 독일은 총 80개 기업을 포함돼, 유럽 1위를 기록했다.
독일의 자동차 엔지니어링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폴크스바겐(Volkswagen)은 2937억 달러 매출을 기록, 2위를 차지했고,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와 BMW는 각각 9위와 12위를 올랐다. 한편, 유럽 최대의 에너지와 금융 중 일부도 독일에 소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 세계 약 40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국영 에너지 기업 우니퍼(Uniper)가 3위를, 보험회사 알리안츠(Allianz)가 15위를 차지했다. 기타 독일의 주요 기업으로는 제약기업 바이엘, 항공사 루프트한자,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있다. 이번 순위는 수출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여전히 유럽의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위치를 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독일 주요 경제주간지 WirtschaftsWoche가 선정한 ‘독일의 글로벌 마켓 리더 450개사’ 리스트 또한 해당 산업과 분야에서 독일기업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해당 기사의 표제는 ‘독일의 글로벌 마켓 리더 450개사’이나 실제 '451개사'가 선정됐다). 이들의 매출액 합계는 1조9000억 유로에 달하며, 이는 독일 전체 기업 340만 개사 매출의 28%에 해당한다.
<독일 글로벌 마켓 리더 450개사에 포함된 독일 주요기업 리스트(매출순)>
(단위: 명, 백만 유로, %)
순위
기업명
임직원수
매출
품목
매출 중 수출비중
1
VW
675,800
279,232
자동차
82
2
Allianz
159,253
152,671
보험
>65
3
Deutsche Post
600,278
94,436
우편
>70
4
Robert Bosch
421,338
88,201
전동공구, 조종기술
85
5
BASF
11,481
87,327
화학
>60
6
Siemens
311,000
71,977
풍력터빈, 철도자동화
83
7
Munich Re
41,389
67,133
보험
>85
8
Daimler Truck
104,729
50,945
중형 및 대형 트럭(>6t)
>82
9
Bayer
101,369
50,739
식물보호, 종자처리
>65
10
ZF
164,869
43,809
변속기, 섀시
>57
11
Fresenius
316,920
40,840
의료기기/제약
>66
12
Continental
195,200
39,409
차량 지능형 시스템
82
13
Lufthansa
109,509
32,770
항공기 기술, 케이터링
>73
14
SAP
111,961
30,871
소프트웨어
85
15
Heraeus
17,200
29,100
철강 생산·서비스
89
16
Boehringer Ingelheim
53,155
24,149
동물용 의약품
>68
17
Adidas
59,258
22,511
스포츠용품
>70
18
Henkel
51,950
22,397
접착제, 산업재료
>73
19
Merck
64,243
22,232
액정
>72
20
Bertelsmann
164,691
20,245
미디어
70
21
Wurth Gruppe
85,637
19,933
고정 및 조립재료
61
22
Brenntag
17,540
19,429
화학 유통
>68
23
Aurubis
6,913
18,521
구리 제련
65
24
Evonik Industrie
34,029
18,488
화학
84
25
Covestro
17,985
17,968
첨단 고분자 소재
>50
26
Biontech
4,692
17,195
Covid 백신
>50
27
TUI
61,091
16,545
여행
>50
28
Schaeffler
82,773
15,809
자동차기술
>58.5
29
Knauf Gips
40,000
15,400
석고
>50
30
Infineon Technologies
56,194
14,218
반도체
89
31
MAHLE
71,947
12,434
엔진부품 및 시스템
>56
32
Freudenberg
51,462
11,753
의류용 부자재
85
33
KION GROUP
41,149
11,136
물류 기기
>50
[자료: WirtschaftsWoche 2023.11.6.]
독일 경제의 가장 큰 특징은 말할 것도 없이 건실한 중소 중견기업이다(일명 “Hidden Champions”). 독일 340만 개사의 매출 합계 6조8000억 유로 중 1조9000억 유로를 451개의 선도기업(직원: 총 630만 명)이 달성하는 한편, 그 외 중소 중견기업(직원: 총 2880만 명)이 4조9000억 유로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독일 기업 매출 총계 대비 선도기업 매출 비중>
(단위: 조 유로)[자료: WirtschaftsWoche ]
선도기업 451개사를 매출 기준으로 살펴보면, 1억 유로 이하가 50개사, 1억~10억 유로가 274개사, 10억~100억 유로가 94개사 등으로 구성돼 있다.
<매출 기준 글로벌 마켓리더 분포>
[자료: WirtschaftsWoche]
한편, 높은 기술 수준과 견고한 신뢰를 바탕으로 해당 품목 글로벌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기업 또한 여전히 다수이다.
<세계시장 점유율 최상위권 글로벌 마켓 리더>
(단위: 명, 백만 유로, %)
기업
직원수
산업 부문
매출
점유율
Becker Marine Systems
129
시스템/조선
61
99.9
Windmöller & Hölscher
3,221
기계(포장)
969
96.2
Herrenknecht
5,033
터널기술
1,205
96.0
Dieffenbacher
1,458
시스템/목재기반패널
389
95.4
Karl Mazer Stoll
3,146
횡편직기
609
94.6
Loesche
714
시멘트, 모래 등
206
94.5
Schattdecor
2,610
장식지
880
94.0
Karl Storz
7,492
수술용 기구
1,980
93.8
Poly-clip System
1,160
소시지 제품용 클립
349
93.0
Putymeister(Sany Group)
3,071
콘크리트 펌프
764
92.2
LPKF Laser & Electronics
740
레이저기술(마이크로)
124
92.0
EKATO
892
루르 및 혼합기술
305
91.9
Maschinenfabrik Reinhausen
3,614
제어/변압기
742
90.2
[자료: WirtschaftsWoche ]
지역적으로 본 독일 글로벌 마켓 리더의 특성으로는 구동독 지역이 상대적으로 부진하며, 남부 지역에 다수가 포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 글로벌 마켓 리더의 연방 주별 근로자수/매출 비교>
(단위: 명, 억 유로)
주명
근로자
매출
브레멘
29,957
21
슐레스비히-홀슈타인
54,220
125
함부르크
32,098
315
메클렌부르크-포어폼메른
1370
1
니더작센
992,239
3,518
작센 안할트
246
1
브란덴부르크
2,461
8
베를린
22,152
82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1,499,889
3,635
헤센
602,688
1,376
튀링겐
4,205
10
작센
3,773
7
자르란트
12,168
24
라인란트-팔츠
117,581
1,371
바덴-뷔르템베르크
1,598,566
3,828
바이에른
1,303,171
4,558
[자료: St. Gallen 대학교, wiwo 재인용]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Sieht schlimmer aus, als es ist)”
물론 현재 독일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에너지 집약적 사업의 비중이 큰 상황에서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중단되고, 무역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로 인해 미-중 경쟁과 중국의 성장 둔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기후 변화의 중심축인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자동차 산업의 강호인 독일에는 뼈아픈 일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1990년대 후반 "유럽의 병자"라는 별칭으로 독일이 불리웠던 일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숄츠(Olaf Schloz) 총리는 얼마 전 본인의 X(舊트위터)에 본인의 다친 사진을 올리며, 다음과 같은 짧은 글을 게시했다. ”보이는 것만큼 나쁘지는 않다(Sieht schlimmer aus, als es ist)”. 직역하면 “실제보다 더 나쁘게 보인다“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인의 상처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현재 모두가 걱정하는 독일 경제에 대한 이야기일수도 이를 노린 중의적 표현일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독일 경제도 현재 보이는 것만큼 나쁠 것이라 속단하기는 어렵다. 과거의 영광에 취해 있으라는 말은 아니지만, 독일은 여전히 건실한 기업들이 국가 경제의 허리 역할을 잘 해주고 있는 나라이다.
독일은 2003년 경기 침체를 포함해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2%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998년 9.2%에서 2005년 11.1%로 증가하며,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유럽의 병자'로 불리기도 했다. 유럽 기타 국가와 미국과는 달리 2008년 금융위기 당시 GDP는 감소했으나 놀랍게도 실업률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으며, 2011년 수출도 사상 최대인 1조7380억 달러를 기록하며, 다시 부상한 저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따라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독일 경제의 부진으로 미래를 속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독일의 건실한 기업들이 앞으로의 독일 경제 회복의 향배를 좌우할 것이라는 것이라는 사실은 명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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