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선 Associate, NGL로펌

hosun.nam@ngllegal.com

2022년 한국과 폴란드 간 대규모 방산 수출 계약이 체결됐고, 올해 9월에는 폴란드 국제방산전시회(MSPO)에 한국이 주도국으로 참여해 한국과 폴란드의 방산 협력 성과와 K-방산의 우수성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마련됐다. 폴란드 정부의 방산 현대화 사업으로 한국의 방산수출 물꼬가 트이면서 향후 한국 방산 기업들의 폴란드 현지 생산 및 투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란드 현지에 방산 투자진출 시 해당 업종이 폭발물, 무기, 탄약, 군용 또는 경찰 물품의 제조, 군사 또는 경찰 목적의 기술 판매 및 생산에 해당하는 경우에 진출 기업은 폴란드 내무부에서 방산 허가 일종인 영업권(concession)을 취득해야 된다. 영업권 취득은 신청서류 준비 및 발급 심사에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는 간단하지 않은 절차이므로 신청 절차 및 유의 사항 등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영업권 취득 조건

폴란드 내 방산 영업을 규정하는 주요 법령은 '폭발물, 무기, 탄약, 군용 또는 경찰용 제품, 기술의 생산 및 거래 분야의 경제 활동 수행에 관한 법률(폴란드어: Ustawa o wykonywaniu działalności gospodarczej w zakresie wytwarzania i obrotu materiałami wybuchowymi, bronią, amunicją oraz wyrobami i technologią o przeznaczeniu wojskowym lub policyjnym)'이다. 방산 영업권 취득이 필요하지 않은 업종은 불꽃놀이 용품, 비활성화된 총기 및 군용 또는 경찰용 비활성화 제품(예: 실제 발사가 불가능한 총기) 그리고 경보 및 신호 관련 무기이다.

영업권을 신청할 수 있는 주체는 개인사업등록업체 또는 폴란드 법인(예: 유한책임회사)이다. 또한 폴란드 법원에 지급 불능 상태인 채무자로 등록돼 있지 않는 기업이어야 영업권 신청이 가능하다.

영업권 취득 요건으로는 해당 영업 활동을 총괄할 수 있는 사람이 운영진이어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두 명의 이사회 임원이 존재하거나 한 명의 이사회 임원과 회사 지배인(또는 대리인)이 운영진으로 있어야 한다. 

또한 운영진은 다음과 같은 주요 조건을 충족해야 된다.

 ㅇ 폴란드 국민 또는 다른 EU 회원국 국민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회원국 국민, 또는 폴란드 영주권자 또는 EU 장기체류 영주권을 취득한 국민으로서,

   · 만 21세 이상 고등학교 이상을 졸업하고 완전한 법률 행위 능력을 갖춘 자

   · 고의적으로 저지른 범죄 또는 조세 범죄 및 경범죄에 대한 유죄 선고 판결을 받지 않은 자

   · 고의적으로 저지른 범죄 또는 조세 범죄 및 경범죄에 대한 형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자

영업권 신청에 필요한 서류

폴란드 현지 및 모기업 소재 국가에서 준비해 될 주요 서류는 다음과 같다.

위의 모든 서류와 신청서는 모두 폴란드어로 작성돼야 되며, 외국어로 작성된 서류는 폴란드 현지에서 법원 소속 공증 번역사에 의해서 폴란드어로 번역돼야 한다.

영업권 발급 심사

영업권 서류 심사가 폴란드 내무부에서 통과되면 다음 단계로 폴란드 경제개발기술부, 경찰당국, 국가안전기획부, 국군방청사령부의 심사 후 최종적으로 폴란드 내무부에서 영업권이 발급된다. 영업권을 발급받은 기업은 발급 후 6개월 이내에 영업을 시작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영업권이 취소될 수 있다. 참고로 영업권 서류 준비 및 발급까지 최소 6~7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영업권 신청 시 유의 사항

첫째, 방산 영업권을 신청하기 전에 폴란드 내 법인 형태의 자회사를 먼저 설립해야 한다. 이때, 판매법인인지 생산법인인지에 따라 영업권 신청에 들어가는 서류 및 발급 절차에 다소 차이가 있으며, 생산법인의 경우 신청 서류가 더 많고 절차도 조금 더 복잡하다.

둘째, 한국기업이 폴란드에 방산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 영업권을 신청하는 폴란드 법인의 이사회는 폴란드 국적자 2명(또는 EU 회원국 국적자 2명)을 포함해야 한다. 만약, 폴란드 법인의 이사회가 폴란드 국적의 이사회 임원이 1명(또는 EU 국적자 1명)으로 구성된 경우 폴란드 국적(또는 EU 국적)의 지배인(또는 대리인)을 1명 더 선임해야 한다. 예를 들어, A라는 폴란드 방산 법인이 영업권을 신청할 경우 이 법인의 이사회가 2명의 한국 국적의 임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가정해 보자. 한국 국적의 이사회 임원은 폴란드 영업권 신청이 불가능하므로, 폴란드 국적(또는 EU 국적)의 이사회 임원진 2명을 추가로 선임하거나 1명의 이사회 임원진과 또 다른 1명의 지배인이나 대리인을 선정한 후 영업권을 신청할 수 있다.

셋째, 해외 모회사의 범죄경력증명서를 준비할 때, 한국의 경우 법률상 기업에 대한 범죄경력증명서가 발급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경우 폴란드 내무부는 한국 모회사 대표가 확인 후 친필 서명한 범죄경력 관련 확인서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대표이사가 허위 진술서에 서명할 경우 폴란드 형법상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영업권 신청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업권 서류 준비 및 발급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폴란드 현지에서 방산 교육 이수, 건강 검진 및 많은 서류들을 준비해야 되기 때문이다.

마치는 글

폴란드로의 한국산 무기 수출은 장기적으로 한국 방산업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면 차기 방산사업 추진에 있어서도 기존 장비와의 기술적 호환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 방산기업들이 폴란드 현지에 생산 공장을 건설할 경우 현지 일자리 창출 및 기술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향후 폴란드 및 EU 전 지역 방산 수주에 있어서도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기업들이 폴란드 현지 공급 및 서비스망 확충을 통해 전 유럽 대륙의 방산시장으로 뻗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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