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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가 Gig Economy 시대에 대처하는 방향성 : 플랫폼 노동자법
- 트렌드
- 싱가포르
- 싱가포르무역관 허나윤
- 2025-07-0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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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word #플랫폼 노동자법 #싱가포르 노무 트렌드 #긱 이코노미 #싱가포르 #Flexi-Work #MOM #CPF #산업재해 #플랫폼 경제 #플랫폼 노동자 #승차 공유 #배달
전 세계 최초로 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한 싱가포르 플랫폼 노동자법
산업 재해 보상, CPF 납입 금액 확대, 대표권 보장을 통한 플랫폼 노동자 사회 안전망 설계
전 세계적으로 기업이 필요한 시간만큼 인력을 고용하고, 근로자는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임시직 경제)’가 확산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팬데믹 이후 승차 공유, 음식 배달, 물류 등에서 긱(gig) 노동을 중개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싱가포르 경제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2025년 1월 1일, 싱가포르에서 긱(gig) 경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만한 새로운 법안이 공식 발효됐다. 바로 전세계 최초로 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고 보호하는 체계를 마련한 ‘플랫폼 노동자법(Platform Workers Act)’ 이다.
*참고: 긱(gig)은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장에서 즉석으로 섭외한 연주자를 ‘긱(gig)’이라고 부르던 것에서 유래했다. 배달, 승차 공유 등에서 최근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법의 등장 배경
<2016~2024년 싱가포르 플랫폼 노동자 현황>
[자료: 싱가포르 노동부(MOM), 2024 Labour Force in Singapore]
싱가포르 노동부 MOM(Ministry of Man Power, 이하 MOM)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싱가포르에 약 6만7600명의 플랫폼 노동자가 활동 중이다. 이는 프라이빗 차량 운전자 약 3만1800명, 배달 라이더 1만5300명, 택시 기사 2만800명 등을 합산한 수치로 싱가포르 전체 노동인력의 약 3%에 해당한다. 2023년 대비 2024년에는 총 수치가 소폭 감소했지만, 장기적으로 플랫폼 노동은 고용의 지속성이 약화되고 유연한 노동(Flexi-Work) 형태가 확산함에 따라 싱가포르 경제의 중요한 축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노령 인구의 퇴직과 함께 60대 이상 고령자와 저학력 노동인구가 플랫폼 노동자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2023년과 2024년 사이 더 증가했다.
싱가포르 정부가 운영하는 e-참여 국민 소통 채널인 REACH에서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더 커졌고, 공청회를 통하여 대화는 촉진됐다. REACH에 따르면 애초 플랫폼 노동자는 ‘자영업자’로 분류됐다. 그러나 기존 자영업자와 달리 고객 접근 및 요금 설정 권한이 부재하고 플랫폼에 의존해야 하는 등 사실상 상당 부문 플랫폼 운영자의 통제를 받고 있었다. 또 의료비용을 위한 Medisave 납부 의무만 있기 때문에 주거나 노후를 위한 대비 측면에서도 불리했다. 운전과 배달이 주요 업무인 이들은 도로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사고 발생 시 신체적 외상 외에도 경제적 타격을 입기 쉽다. 특히 산재 보상 미비로 치료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했고, 큰 부상은 실업으로 이어져 수입 손실로 직결됐다.
싱가포르 고용노동부 코포쿤(Koh Poh Koon) 수석 국무장관은 작년 9월 입법 과정 당시 열린 국회 연설에서 플랫폼 노동의 불안정성과 취약성을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소득이 불규칙할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이 크고, 자영업자에 비해 본인이 수행하는 업무에 대한 통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만, 코 장관은 이들을 일반적인 ‘근로자’로 분류한다면 플랫폼 노동의 핵심인 유연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이번 법안 도입을 통해 주요 노동 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면서도, 긱(gig) 경제의 핵심인 ‘유연성’을 유지하는 현실적인 균형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플랫폼 노동자법 적용 대상 * MOM 준거
플랫폼 노동자란?
다음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① 승차 공유 또는 배달 서비스 제공하는 사람
② 플랫폼 운영자와 서비스 제공에 대한 계약(Platform work agreement)을 맺은 사람
③ 서비스 제공 시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플랫폼 운영자의 관리 감독을 받는 사람
플랫폼 운영자란?
승차 공유 또는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플랫폼 노동자에게 ‘관리 감독’을 행사하는 개인 또는 단체를 일컫는다. 관리 감독이란, 플랫폼 노동자 및 서비스 이용자의 데이터를 자동화된 방식으로 활용해 작업 배정 및 수수료 등 결정하고, 노동자에게 업무에 대한 규칙, 요건, 제한 사항 등을 부과하는 행위이다. MOM은 과거 2023년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상 정책을 개발하기 위한 3자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발표했을 때, 13개 플랫폼 회사를 다음과 같이 명시한 바 있다.
승차 공유
Grab, Gojek, Tada, Ryde
택시
ComfortDelgro
음식 배달
Deliveroo, Foodpanda
전자상거래 및 택배
Amazon, GogoX, Lalamove, uParcel, Teleport
[자료: 싱가포르 노동부(MOM) 보도자료, 2023.02.03.]
플랫폼 노동자법이 제시한 노동자 보호의 세 가지 키(Key) * MOM 준거
1. 산업재해 보상 강화 (Work Injury Compensation)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자와 동일한 수준, 범위에서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일하는 중에 사고를 당하거나 직업병을 얻은 경우, 보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이는 픽업 혹은 배달 시 해당 업무 장소로 이동 중이었거나, 장소 도착 후, 장소를 떠날 때까지 (배송의 경우 차량으로 돌아가는 것도 포함) 사고를 당한 경우 모두를 포함한다.
2. CPF 납입 확대 (Central Provident Fund Contributions)
플랫폼 노동자의 CPF 납부가 25년부터 향후 5년간 일반 근로자 수준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과거 플랫폼 노동자는 자영업자처럼 Medisave에만 소득의 최대 10.5%를 납부해 왔으며, 플랫폼 운영자는 CPF 납부 의무가 없었다. 플랫폼 노동자법의 도입으로 플랫폼 운영자는 플랫폼 노동자의 수익에서 매달 CPF를 공제하여 CPF Board에 납부해야 한다. (25년 기준 노동자 순수익의 3.5%). 플랫폼 노동자의 경우, 수익이 발생할 때마다 자동 CPF 납부가 이뤄진다. 1995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는 CPF 납입금 확대 의무 적용이며, 그 이전 출생자는 선택적 참여가 가능하다. 플랫폼 노동자와 운영자의 CPF 납입 기여율은 각각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돼, 2029년에 비로소 일반 근로자 및 고용주 수준과 동일해질 예정이다.
*CPF(Central Provident Fund)란?: 싱가포르 사회보장시스템으로, 싱가포르 시민과 영주권자의 은퇴 및 주택 자금, 의료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의무 저축 제도다.
☞ 플랫폼 노동자 CPF 전환 지원금 (Platform Workers CPF Transition Support)
CFP 납입금 확대로 저소득 플랫폼 노동자의 실수령액이 줄어드는 것을 보전하기 위한 지원금 제도가 25년부터 28년까지 한시적으로 시행 중이다. 이는 매월 현금으로 지급되며, 25년 전액 지원을 시작으로 26년부터 점차 축소되어 28년 종료 예정이다. 지원금은 싱가포르 시민권자이면서, 95년 이후 출생자, 또는 그 이전 출생자 중 CPF 추가 납입을 선택한 월 순소득 S$3,000 이하인 경우에 한하여 수령이 가능하다.
3. 대표권 보장 (Representation)
플랫폼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가진 단체 설립이 허용됐다. 플랫폼 노동자들이 공식적으로 단체를 구성할 수 있게 됨에 따라 2025년 1월 7일, 싱가포르 노동부는 NPHVA, NDCA, NTA를 플랫폼 노동자를 대표하는 공식 단체로 법적으로 인정했다. 이 단체들은 이제 노동조합과 유사한 법적 권한을 바탕으로 Grab이나 CDG Zig 같은 플랫폼 운영사와 법적 구속력이 있는 집단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 또 플랫폼 운영자측과 단체 협상을 통해 노동자 권익 증진을 위해 협의할 수 있으며 분쟁 해결 시에도 대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NTUC 보도자료>
[자료: NTUC 보도자료, “TADA recognises NPHVA as official representative for platform workers", 2025.04.04.]
향후 전망 및 시사점
플랫폼 노동자법은 싱가포르 정부가 플랫폼 노동을 더 이상 ‘비공식적인 생계 수단’으로 보지 않겠다는 강한 정책 신호다. 이는 고용의 질을 높이고, 노동권을 보호하며, 지속가능한 플랫폼 경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는 싱가포르 내 플랫폼 노동자들의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Gig Economy를 제도권 내로 편입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 변화를 플랫폼 노동자들은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다. 은퇴 후 승차 공유 플랫폼 업체 TADA에서 몇 년간 라이더로 일하며 라이더조합에도 속해 있다는 J 씨는 KOTRA 싱가포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찾아 나선 비슷한 또래들이 많은데, 이번 새로운 법안의 시행으로 이 일을 하는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또 “CPF 추가 납부도 선택하여 참여 중이다” 라며 이번 법안의 통과가 “플랫폼의 우월적 지위(Monopoly)를 견제하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한 조치”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 법안의 시행으로 플랫폼 운영사의 비용이 증가해 운행, 배달 수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배달 서비스를 외주로 활용하는 기업에 대해 서비스 수수료 인상 형태로 비용이 전이될 수도 있다. 또 현재까지의 보호 조치가 전체 플랫폼 노동의 93%를 차지하는 승차 공유와 배달 서비스에 한정되어 있지만, 향후 디지털 산업이 더 고도화됨에 따라 기존 정책 대상 범위가 더 확대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업에서는 단기 비용 상승 리스크 관리 뿐만 아니라 노동친화적 경영,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법안의 도입에 전향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 MOM, CPF, REACH 공식 홈페이지, CNA 뉴스, The Straits Times, NTUC, MAJU,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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