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소비자 건강(Consumer Health) 시장은 단기적 치료보다 일상 속 건강 루틴 구축, 제품 중심 소비보다 지속 가능한 웰빙 실천으로 이동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사인 The Straits Times에서는 싱가포르는 Healthier SG 프로그램을 2023년 6월부터 시작해 예방 중심으로 보건 체계를 전환하고 있으며,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 루틴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질병 치료보다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등의 전체적인 측면에서 균형 잡힌 홀리스틱 헬스(Holistic Health)을 위한 소비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히 만성 질환 예방, 스트레스 관리, 수면의 질 향상 등을 위한 복합 건강 솔루션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서는 소비자들이 건강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지속 가능한 루틴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한다고 전했다. 본 글에서는 이러한 인식 전환이 소비 행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지 살펴보고, 이에 발맞춰 한국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인하고자 한다.

마음 챙김 경제, H&B 의류 등 소매 소비 확대에서 나타나는 홀리스틱 헬스 트렌드

유로모니터에서 2025년 5월에 발표한 ‘Consumer Lifestyles in Singapore’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건강을 단지 신체적 개념이 아닌 정신적 회복력과 사회적 유대까지 포함하는 라이프스타일 요소로 해석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마음 챙김 경제(Mindfulness Economy)’라는 키워드가 부상하며, 요가·명상·숙면·디지털 디톡스 등 정서 기반의 소비가 시장의 주요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소비자의 72%는 삶을 단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지난 6개월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여러 신체 행동(명상 약 65%, 마사지 약 60%, 허브차 등의 허브 요법 약 34%, 요가 약 27%)을 진행하였다고 답하였다.

<지난 6개월간 진행한 세대별 정신 건강 개선 및 스트레스 완화 활동>

[자료: 유로모니터, Consumer Lifestyles in Singapore]

이를 견인하듯 싱가포르 내 스포츠 의류 시장 규모도 성장하고 있다. Statista의 Sports & Swimwear에서는 2025년 싱가포르 스포츠 및 수영복 시장은 약 1,729만 미국 달러 규모이며, 1인당 평균 0.2벌을 구매하며,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연평균(CAGR) 성장률 4.93%로 안정적인 성장을 예상한다. 참고로 전 세계적으로는 미국이 가장 큰 시장이며 2025년 기준 140억 달러 규모이다. 한편,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지속 가능하고 친환경적인 스포츠 및 수영복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스포츠 의류 및 수영복 의류 시장 규모>

(단위: US$ 백만)

[자료: Statista 웹사이트]

또한 유로모니터 Health and Beauty Specialists in Singapore(2025년 3월 발행)에 의하면, 2024년 싱가포르 헬스&뷰티 소매업체 시장은 작년 대비 2% 증가한 약 29억 싱가포르 달러이며, 향후 202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3%로 32.8억 싱가포르 달러에 이를 것으로 발표하였다.

<싱가포르 건강 및 뷰티 전문점 매출 전망 규모>

(단위: 백만 싱가포르 달러)

[자료: 유로모니터]

일상 속 건강관리의 중요성, 스포츠 커뮤니티형 소비의 부상

싱가포르 정부는 국민들의 일상 속 건강관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 보건부(Ministry of Health, MOH)에서 주도하여 2023년 6월부터 본격화된 싱가포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 보건 의료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 'Healthier SG'이 있다. 공식 건강관리 앱인 Healthy 365 앱은 사용자가 걸음 수, 식습관, 체중, 수면 시간 등을 기록하고, 주치의 및 지역 커뮤니티 건강 프로그램과 연계해 개인 건강 루틴을 구축하도록 지원한다. 이 앱을 통해 정부는 사용자에게 운동 목표를 제시하고, 건강 관련 챌린지에 참여하면 리워드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의 인센티브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 현지 언론사 Channel News Asia의 건강한 노후 대비를 다룬 인터뷰 기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한 부부는 먼 병원이 아닌 지역 근처의 GP에서 해당 앱을 통해 정부 지원을 받아 건강검진을 받고 그 결과에 따른 건강 소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정 혈압 모니터 사용 예시>

[자료: Channel News Asia]

싱가포르에서는 피클볼(Pickleball)이 가볍지만 함께 즐기는 커뮤니티 스포츠로 자리잡으며, 건강 루틴의 새로운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피클볼은 테니스·배드민턴·탁구의 요소를 결합한 라켓 스포츠로, 초보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강도가 낮으면서도 활동성이 높아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신체 활동 재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개인 운동보다 사회적 상호작용이 가능한 저강도 스포츠를 찾는 소비자들이 피클볼로 몰리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시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Statista에 따르면, 2025년 싱가포르의 라켓 스포츠 장비 시장 규모는 약 1,115만 미국 달러, 1인당 평균 소비(ARPU)는 약 51.24달러로 예상되며, 2025~2029년 사이 연평균 성장률(CAGR)은 7.6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29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1,499만 달러까지 확대되고, 사용자 수도 4.8% 증가한 약 28만 9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지 장비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루틴에 맞춘 제품·서비스 결합형 소비로 이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근 분양된 고급 콘도미니엄 Lynden Woods는 입주민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전용 피클볼 코트를 포함했다. 이는 단순한 운동과 장비의 판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일상적으로 운동하는 루틴 소비 행태를 반영하며 주거 공간 설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는 단순 장비 구매를 넘어 피클볼이 정기적 루틴 활동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Pickleball(피클볼) 코트가 포함된 Lynden Woods 신규 분양 콘도 평면도>

[자료: Newlaunchescondo.sg 웹사이트]

2024년 7월 14일 Kallang 지역에 오픈한 싱가포르 실내 피클볼 전문 클럽인 Performance Pickleball Club은 개인 레슨, 그룹 워크숍, 기업 대상 피클볼 세션 등 다양한 커뮤니티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개장 6개월 만에 2,000명 이상에게 피클볼을 소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온라인, 오프라인 관련 장비와 건강 제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피클볼 라켓, 공, 모자, 청소 키트 등 경기와 관련된 액세서리 류를 판매하고 있으며, 아직 의료·헬스케어 보조제품은 취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운동이 루틴화된 소비자 기반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근육 회복 크림, 관절 보호용 패치, 저당 전해질 음료, 쿨링 스프레이, 스트레칭 소도구 등과 같은 기능성 제품을 연계 판매할 수 있는 유통 채널로의 확장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러한 클럽은 단순 유통보다 경험 기반 접근이 용이한 플랫폼으로, 현장에서 루틴에 바로 연결되는 제품을 제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 진출 기업 브랜드 및 인기 제품 트렌드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스포츠웨어 브랜드 안다르(Andar)는 환경친화적 식물성 기반의 원료를 사용한 소재를 사용한 지속가능성과 기능성,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로 점진적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싱가포르의 대표 이커머스 쇼피(Shopee), 인스타그램 등 전자상거래 채널을 통해 다양한 제품 군을 소개하며, 온라인 플랫폼뿐 아니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와 옴니채널(Omnichannel)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는 온라인에서 제품 정보를 탐색하고 구매한 소비자가, SNS 콘텐츠를 통해 스타일링을 학습하고, 오프라인 팝업 공간에서 실제 착용감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하므로써 디지털 소비와 체험 소비를 병행하는 싱가포르 시장 특성과도 부합하며, 싱가포르 내 실질적인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안다르(Andar) 온, 오프라인 소비자 접점 구축 사례 예시>

[자료: 안다르 Andar Singapore 인스타그램 웹사이트,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촬영]

2025년 5월 17일부터 7월 13일까지 진행하는 소피텔(Sofitel) 싱가포르 시티 센터 호텔에서 설화수 카페 팝업이 열리고 있다. 인삼, 콜라겐, 대추 등 설화수의 화장품의 성분을 활용한 건강식 카페 메뉴를 즐기며, 피부에 좋은 성분을 식음료로도 즐긴다는 콘셉트를 구현해 뷰티와 웰니스, 미식 경험을 연결한 새로운 감각 소비 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다.

Sulwhasoo Café 메뉴는 웰니스와 홀리스틱 뷰티의 조화를 기념하는 구성으로, 한국 전통에서 영감 받은 재료들을 한방 재료와 프렌치 기법을 결합하여 2~3코스 건강식을 선보였으며, 식사 후 설화수 스킨케어 샘플 키트를 증정하여 미식-정서 안정-피부 관리라는 세 가지 루틴이 하나의 체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완성했다. 이처럼 감각 중심의 브랜드 체험은 소비자에게 단순한 구매가 아닌 정신적 회복과 피부 건강을 함께 챙기는 일상 속의 작은 웰니스 루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피텔(Sofitel) 싱가포르 시티 센터 호텔 로비 설화수 카페 전경>

[자료: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촬영]

이는 한국의 뷰티·아로마 브랜드가 싱가포르 현지 호텔의 F&B 채널을 통해 심신의 휴식과 미용 경험을 결합한 사례로 싱가포르 시장에서는 현지 웰니스 커뮤니티와의 협업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은 스파 센터, 요가 스튜디오, 웰니스 리조트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자사 제품을 체험형으로 노출시키는 전략을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현지 요가원의 수업 후 아로마 제품 체험, 리조트의 숙면 키트에 한국산 허브티 제공, 자사 제품을 활용한 요가 수업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시장 진입을 도모할 수 있다. 또한 한 걸음 나아가, 앞서 소피텔×설화수 카페 사례처럼, 호텔·카페와의 팝업 이벤트를 여는 것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싱가포르 소비자에게 한국 제품의 웰니스 효능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신뢰와 선호도를 쌓을 수 있다.

<Performance Pickeball 웹사이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 예시>

[자료: Performance Pickleball 웹사이트]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한 옴니채널 전략과 소비자 경험 중심 운영이 성장의 핵심이 될 것으로 화장품과 같은 개인 취향이 강하게 반영되는 제품의 경우 많은 싱가포르 소비자들은 매장에서 직접 향을 맡아보고, 전문 직원의 조언을 듣는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 패션 브랜드 유통 판매 D사 대표는 싱가포르 시장은 가격에 아주 민감하지만 유행에는 빠르게 반응하려는 성향이 강한 나라로, 이러한 소비자 특성을 고려하여 적정한 가격대에 유행 및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 시장 진입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사점

이처럼 싱가포르 시장은 단순한 목적형 구매가 아니라 평소에 실천하고 있는 루틴 안에서 자연스럽게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설화수와 소피텔 시티센터 호텔의 웰니스 팝업 카페 사례처럼 소비자는 점심 한 끼를 통해 피부 건강과 마음 안정, 감각적 힐링을 동시에 경험했고 이처럼 싱가포르 시장은 카테고리 간 경계가 허물어진 융합형 소비가 점점 주류가 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기업에도 카테고리에 상관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다시 말해 소비는 결과가 아니라 루틴의 일부이며, 브랜드는 이 루틴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야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건강 루틴 속에 브랜드가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가를 설계하는 것이 진출 전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자료: Channelnewsasia, The Straits Times, Newlaunchescondo.sg웹사이트, Performance Pickleball 웹사이트, Stastics, Euromonitor, KOTRA 싱가포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