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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RD, 유럽 부동산 투자 전략의 실험무대로 폴란드 선택
- 경제·무역
- 폴란드
- 바르샤바무역관 권미연
- 2025-03-25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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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RD, 폴란드에 유럽 부동산 투자액의 40% 배정
PRS 중심 ‘리빙’ 분야 집중 투자
유럽 재건개발은행(European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이하 EBRD)은 최근 몇 년간 유럽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관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부터 매년 5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며 개발 초기부터 장기 운영까지 아우르는 종합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EBRD는 최근 폴란드를 새로운 부동산 투자 모델을 실험하고 확산하는 핵심 거점으로 지정하며 금년도 유럽 부동산 부문 투자액의 약 40%를 폴란드에 배정했다.
EBRD의 폴란드 부국장인 콘라드 빌차크(Konrad Wilczak)는 “폴란드는 시장 규모, 규제 안정성, 투자자 기반에서 모두 중동부 유럽 지역 내에서 가장 성숙한 시장”이라며 “새로운 투자 구조나 파이낸싱 모델을 시험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EBRD는 폴란드에서 전통적인 부동산 담보대출뿐 아니라 지분 투자, 메자닌 대출, 혼합 금융 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 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루마니아, 헝가리, 발트 3국 등으로 확산되는 구조적 선례를 만들고 있다.
‘리빙’ 분야에 집중… 민간 임대주택 중심으로 투자 확대
EBRD가 폴란드에서 가장 집중하고 있는 부문은 ‘리빙(Living)’ 분야, 그중에서도 민간 임대주택(Private Rented Sector, 이하 PRS) 시장이다. PRS는 개인이 아닌 펀드, 연기금, 부동산 개발사가 주택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모델로, 최근 유럽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자가 소유 비율이 높은 폴란드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이나 서유럽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
EBRD는 지금까지 폴란드 내 PRS 프로젝트에 4억 유로 이상을 투자해왔으며, Resi4Rent, Heimstaden, Vantage, Nrep 등 주요 개발사와 협력해 약 2만 가구 이상의 임대 아파트를 공급했다. 글로벌 회계법인 Ernest & Young의 ‘2025 폴란드 부동산 가이드’에 따르면, PRS는 현재 시장 점유율이 1% 미만이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로 평가된다.
폴란드의 자가 소유 비율은 87%로, 주택 시장에서 소유가 지배적인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역사적·문화적 요인과 더불어 임대 시장의 저조한 발전과 관련이 있다. 반면 서유럽에서는 25.2%가 임대 주택에 거주하는데, 이는 폴란드의 PRS 시장이 여전히 미개척된 성장 가능성을 지닌다는 의미이다.
<2024년 1분기 바르샤바 부동산 가격, 임대료, 건설 비용 및 물가 변동 추이>
(단위: 지수, 2013 Q1 = 100)
[자료: 폴란드 중앙은행]
2024년 1분기 지수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바르샤바의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상승해왔으며, 특히 2021년 이후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건설 비용과 소비자물가지수(CPI)도 함께 올랐으나 부동산 가격 상승 폭이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주택 공급 부족 심화와 PRS 시장 확대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한다.
2024년 11월 기준, 바르샤바 가구의 약 21%가 아파트를 임대하며, 이 중 절반은 사회 및 공동 주택이다. 폴란드에서는 여전히 개인 소유 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수도로 이주하는 학생·청년층·직장인들의 임대 선호가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폴란드로 유입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 난민이 PRS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켜 기존 공급 구조로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EBRD는 PRS를 통해 장기 거주가 가능한 양질의 주거 공간을 빠르게 확대하며 도시 주거의 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EBRD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폴란드 경제는 2025년 3.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PRS 시장의 지속적인 확장을 뒷받침할 전망이다. 2024년도 부동산 투자 거래 총액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48억 유로로, 시장의 활력을 반영한다. PR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입증됨에 따라, 폴란드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소유 중심에서 벗어나 보다 균형 잡힌 구조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폴란드 정부의 공공 주택 투자 확대와 PRS 시장의 투트랙 성장
폴란드 정부 역시 주거 불균형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공공 주택 투자를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18일, 폴란드 개발기술부는 오는 2030년까지 450억 즈워티(한화 약 17조) 규모의 ‘사회주택 및 포용형 주거 개발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번 정책은 기존의 사회임대주택 프로그램 예산을 45억 즈워티에서 70억 즈워티로 증액하며, 국가 보조금 및 주택 보조기금 규모도 2026년까지 60억 즈워티에서 2030년 100억 즈워티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는 민간 중심의 PRS 시장 확대와 더불어, 저소득층 및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공 주택의 역할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가 주도의 공급 확대는 EBRD가 주도하는 민간 중심의 고급 임대주택 투자 전략과 병행되며, 다양한 주거 수요층을 포괄하는 시장 구조의 다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이처럼 폴란드는 공공과 민간이 각기 다른 수요를 충족시키는 투트랙 접근법을 통해 주택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 내에서도 비교적 드문 사례로 주목된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증한 난민 유입 및 도시 이주로 인한 수요 급등 상황에서 이러한 전개 방향은 도시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EBRD 투자 사례 및 폴란드 투자 전략 동향
EBRD가 폴란드에서 자금을 지원한 대표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는 Nrep Nordic Strategies Fund IV의 폴란드 자회사가 추진한 ‘Noli Studios’ 프로젝트다. 해당 프로젝트는 폴란드 내 최초의 유연형 주거공간 모델로, 장기 임대뿐 아니라 단기 체류 및 공동 거주까지 고려한 새로운 형태의 도시형 아파트다.
EBRD는 해당 프로젝트에 약 1370만 유로(한화 약 220억)를 투자했으며, 이 아파트는 젊은 직장인, 창업가, 외국인 근로자 등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Noli Studios’는 호텔과 아파트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구현하며 커뮤니티 라운지, 피트니스, 공동 주방 등 공유공간을 강화해 새로운 도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했다.
또한, 해당 프로젝트는 BREEAM In-Use ‘Very Good’ 등급 인증을 획득하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했고, EBRD의 핵심 투자 원칙인 ESG 기준을 충실히 반영했다.
해당 투자건은 EBRD의 2024-2029 폴란드 전략 전반과도 맞닿아 있다. EBRD가 지난해 발표한 해당 전략에서는 녹색 경제 전환 가속화, 경쟁력 강화 및 혁신 지원, 회복력 강화 및 경제 통합 촉진의 세 가지 주요 전략 목표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EBRD는 2030년까지 전력 부문 재생에너지 비중을 50%로 확대하는 목표를 지원하며, 전력망 인프라 및 저장 설비에 투자하여 녹색 전환을 이뤄내는 등의 투자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목표에 따라, EBRD는 2024년 폴란드에서 49건의 프로젝트에 총 14억 3천만 유로를 투자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전체 투자 중 69%가 녹색 경제 전환을 위한 것으로, 탄소 감축, 에너지 효율화, 지속가능한 건축자재 도입 등을 통해 친환경 도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Noli Studios’와 같은 지속가능한 주거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럽 재건개발은행 폴란드 투자 현황>
[자료: 유럽 재건개발은행]
한국 기업에게 열려 있는 기회: 기술 협력과 공동개발 모델
폴란드는 현재 유럽 내에서 한국 기업 진출의 교두보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PRS와 같은 장기 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추진되는 가운데 스마트 건축기술, 에너지 효율 솔루션, 건설 IT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건축 기준이 확산됨에 따라 기술 중심의 파트너를 찾는 현지 개발사와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은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실질적인 진출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먼저, 출입 보안, 에너지 제어, 사용자 맞춤형 주거 환경 등을 구현하는 스마트홈 및 IoT 시스템은 고급 임대 수요가 늘고 있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이는 ICT 기반의 스마트 솔루션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 유리한 기회를 제공한다. 새로운 기술의 사용 역시 계속해서 강조되고 있는 추세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부동산 정보 기술(PropTech)의 발전은 부동산 시장을 혁신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건설 산업에서 노동력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자동화 수요가 높아지면서 스마트 건설 기술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친환경 요소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고단열 자재, 고효율 환기 및 냉난방 시스템, 태양광 설비 등 친환경 건축자재 분야는 EBRD의 투자 기준인 BREEAM, LEED 등 국제 친환경 인증과 직결된다.
결론
폴란드는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화 수요와 친환경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는 유럽의 핵심 시장으로, 한국 기업들로 하여금 현지 개발과 결합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EBRD는 폴란드를 유럽 내 도시 주거 전략의 실험 무대로 삼아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여 PRS, 유연형 리빙, 친환경 아파트, 지역 맞춤형 커뮤니티 모델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유럽 전역으로 확산 가능한 부동산 개발 패러다임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 기업들은 스마트 건축, 에너지 효율 솔루션, 친환경 건축 자재, ICT 기반 주거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및 진출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와 더불어, EBRD와의 협력은 단순한 투자 유치를 넘어 기술 및 금융 지원을 활용한 전략적 진출을 모색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기업들은 EBRD가 제공하는 정책 자문, 기술 표준 개발, 금융 지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프로젝트 리스크를 완화하고,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과적으로, 폴란드는 EBRD의 부동산 투자 전략이 활발히 추진되는 시장이며, 한국 기업들에게는 유럽 및 동유럽으로의 확장을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시장 참여를 넘어 EBRD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기술 및 투자 전략의 체계적 수립이 필요하다.
자료: 유럽 재건개발은행, 폴란드 중앙은행, Puls Biznesu, Business Insider, Rzeczpospolita, Global Property Guide, 경제외교 활용포털, KOTRA 바르샤바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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