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정부는 2025년 국가 예산안을 2월 5일 의회에서 통과시키며 재정 운영 방향을 확정했다. 이번 예산안은 GDP 대비 7.04%의 재정 적자를 예상하며, 2025년 경제 성장률을 2.5%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예산안 처리는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진행됐다. 2024년 12월 1일 총선 이후 정부 구성 지연으로 인해 예산 심사가 늦어졌으며, 첫 의회 회의는 12월 20일에 열렸다. 더불어 2024년 12월 대통령 선거 무효화 및 2025년 5월 재선거라는 정치적 변수가 추가되면서, 루마니아 정부의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자유당(PNL)과 사회민주당(PSD), 헝가리인민족연합(UDMR)의 대연정이 구성되면서 정부는 예산안을 최종 확정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예산안의 핵심 목표는 경제 성장 촉진과 재정 안정성 확보다. 정부는 인프라 및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대한 공공 및 민간 투자를 확대해 경제 회복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도로·철도 등 교통 인프라 개선 및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이 주요 정책으로 포함되었으며, 이를 통해 EU 기금 활용을 극대화하고 외국인 투자 유치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안보 불안 대응을 위한 국방 예산 증가, 솅겐 지역 완전 가입 이후 무역·물류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 공공 부문 지출 관리 강화 등이 이번 예산안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루마니아 재무부는 공공 및 민간 투자 촉진을 통해 경기 부양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향후 경제 및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정부의 재정 운영 방향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EU 체제 내 루마니아의 경제 회복 및 성장 전략

루마니아 정부의 2025-2028년 재정 전략은 예산 건전화, 경제 지속 가능성 확보, EU 통합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있으며, 재정 적자를 축소하는 동시에 조세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2024-2028년 거버넌스 프로그램 및 PNRR(회복 및 복원 계획)과의 정책 일치, 세무 행정 현대화, 조세 회피 방지를 위한 규제 강화가 포함된다.

차세대 EU(Next Generation EU, €6500억 규모)의 핵심 프로그램인 회복 및 복원 계획(PNRR)은 €2,910억 규모의 대출과 €3590억 규모의 보조금을 제공하여 개혁 및 투자를 지원한다. 이는 코로나19 및 지정학적 위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포함)가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 있는 디지털 기반 친환경 경제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도입되었다.

루마니아의 PNRR(회복 및 복원 계획)은 EU 회복 및 복원 기금(MRR) 하에서 개혁 및 투자를 이끄는 전략적 문서이다. 루마니아는 2023년 11월 개정된 계획안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승인을 받았으며, 총 예산은 €285억(보조금 €136억, 대출 €149억) 규모이다. 여기에는 총 66개의 개혁안과 111개의 투자 프로젝트가 포함되며, 친환경 전환, 디지털화, 경제 회복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개정된 루마니아의 PNRR에서는 친환경 투자 비중이 기존 41%에서 44.1%로 증가했다.

-          주요 투자 분야: 에너지 전환, 탄소 배출 저감, 재생 에너지원 개발

<루마니아 주요 경제 지표 동향>

주: 2024년 평균환율 RON/EUR: 4.9746, RON/USD 4.5984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

2025년 예상 경제성장률은 2.5%로 민간 소비 및 임금 상승이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고용 시장 개선으로 인한 소비 확대가 기대된다.

평균 순임금(Net Average Salary)은 5355 RON(1076 EUR)으로 예상되며, 고용 인원은 6만 3천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업률은 3.1%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 기업 확장 및 투자 증가가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 증가와 무역 적자 축소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인플레이션은 2024년 5.6%에서 2025년 4.4%로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 감소 및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2025년 재정적자는 GDP 대비 7.04%로 예상되며, 2028년까지 5.0%, 2031년까지 2.5%로 축소하여 EU의 재정 적자 기준(3%)을 준수할 계획이다. 공공 부채는 2025년 말까지 GDP 대비 57.8%로 전망되며, 이는 EU의 부채 한도(60%)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2025년 공공 투자 규모는 GDP 대비 7.8%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며, 주요 투자 분야는 인프라, 에너지, 디지털 전환이다. 정부는 EU 회복 및 복원 기금의 완전한 활용을 목표로 하며, 프로젝트의 효율적이고 투명한 실행을 보장할 계획이다.

수출은 최대 2.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 적자는 2024년 GDP 대비 -7.9%에서 2025년 -7.4%로 줄어들고, 2028년까지 -5.7%로 축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개선은 산업 생산 증가, 해외 수요 확대, 수입 의존도 감소에 기인한다.

<2024-2025 정부예산 배정>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

2025년 루마니아 정부 수입

2025년 총 예산 수입은 RON 6675억(1341억 유로)으로, GDP의 34.9%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입원은 사회보장 기여금(총수입의 30.8%), 부가가치세(VAT, 20.4%), EU 기금(13.1%), 개인소득세(8.5%) 등이 포함된다. 올해 예산안에서는 세수 확대 및 재정 적자 감축을 위한 세제 개편이 포함되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배당세 인상: 8% → 10%

-          건설세(1%) 재도입

-          소기업 법인세 적용 기준: 2025년 €250,000, 2026년 €100,000로 단계적 축소

-          IT, 농업, 건설 분야의 세금 감면 혜택 폐지

-          조세 회피 방지 및 세수 확대를 위한 세금 징수 강화 조치 시행

<2024-2025 루마니아 정부 수입>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

이 외에 기업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투자, 탄소 포집 기술, 에너지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세금 감면 혜택이 도입될 예정이다. 이번 재정 전략은 EU 기준을 준수하면서, 세수 확대와 친환경 정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2025년 루마니아 정부 지출 

2025년 총예산 지출은 RON 8022억(1612억 유로)으로 예상되며, 2028년에는 RON 8663억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GDP의 36.5%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예산 전망 기간 동안 재정 적자 조정의 필요성에 따라 지출이 GDP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예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회보장(전체 지출의 30.2%), 인건비(21.1%), 투자 지출(18.7%)이다.

사회보장 지출은 2025년 GDP의 12.7% 수준으로 예상되지만, 2028년까지 점진적으로 11.8%로 감소할 전망이다. 인건비 지출은 2025년 RON 1696억에서 2028년 RON 2016억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반면, 상품 및 서비스 지출은 2024년 대비 2025년~2028년 기간 동안 GDP 대비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투자 지출은 RON 1497억 규모로, GDP의 7.8%를 차지하며 해당 기간 중 가장 높은 투자 비중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러한 투자는 주로 EU 회복 및 복원 기금(Recovery and Resilience Mechanism)을 통해 자금이 조달되며, 2026년 말까지 프로젝트 완료가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이번 예산 구조는 투자 지출 중심으로 전환되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으며, 상품, 서비스 및 보조금 지출이 축소됨으로써 예산 배분의 효율성 제고 및 질적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4-2025 루마니아 정부 지출>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

재정 건전화 정책

루마니아는EU의 재정적자 기준(GDP 대비 3%)을 초과하여 과도한 재정적자 절차(Excessive Deficit Procedure, EDP)를 밟고 있다. 당초 2024년까지 재정적자를 GDP의 3% 이하로 줄여야 했으나, 루마니아 정부는 EU 집행위원회와 협의를 통해 지난해 재정적자 감축 전환기간을 기존 4년에서 7년으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 정부는 2024년 10월, 7개년 재정건전화 계획을 발표하고, 2024년 예상치인 GDP 대비 7.9%의 재정적자를 2031년까지 2.5%로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또한 공공부채 비율을 GDP 대비 60% 미만으로 유지하고, 정부 수입 비율을 29.5%에서 31.1%로 확대하는 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다.

<2024-2026 재정적자 (GDP 대비 비율)>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

2025년 유럽연합 기준(European System of Accounts, 유럽 계정 시스템) 적자는 GDP의 7.0%, 현금 기준 재정 적자는 7.04%로 예상된다. 재정 적자는 점진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건전화를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는 재정 수입 증가이며, 현재 루마니아의 세수는 국가의 필요 수준 외 EU 평균과 비교해도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EU 기준에 부합하는 세수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EU 규정을 준수하기 위한 조치이며, 공공 투자와 경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시사점

2025년 루마니아 정부 예산안은 재정 건전화와 경제 회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확정되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제 변동성이 맞물리며 비즈니스 환경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특히 최근 극우 세력의 지지율 상승과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정책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EU 회원국으로서 중장기적인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하려는 방향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정부는 2031년까지 재정 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축소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세수 확대 및 EU 기금 집행을 통한 재정 건전성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루마니아에 진출한 기업들은 세제 개편 및 공공 지출 조정 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단기적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 반면, 국방 예산 증가, 친환경·디지털 전환 투자 확대 등 정부가 우선순위를 두는 산업에서는 EU 기금을 활용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루마니아 정부는 EU 회복 및 복원 기금(PNRR)을 기반으로 인프라 개발, 신재생 에너지, 디지털 경제 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며,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들은 정부 지원을 활용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루마니아의 정치·경제적 변동성이 기업 활동과 투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EU 경제 체제 내에서의 중장기적 정책 방향성을 고려할 때 재정 정책과 경제 개혁은 점진적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인 리스크 관리뿐만 아니라 EU 기금 활용과 정책적 흐름을 반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자료: 루마니아 재무부(2025년 거시경제 상황 및 2026~2028년 전망 보고서 및 2025년 예산안), 국립통계청, Europa Liberă România 및 KOTRA 부쿠레슈티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