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 동향

데이터 분석기관 Next Move Strategy Consulting(NextMSC)에 따르면 2022년 캐나다의 전기차 충전 시장은 약 1억4516만 캐나다 달러로 평가되며, 2030년까지 약 19억6150만 캐나다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평균 약 38.9%를 상회하는 수치이며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캐나다 연방 정부의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이 있다. 캐나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Net-Zero) 달성 목표 아래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2년부터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에 투자 인센티브 등을 대폭 확대했고, 특히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와 경량 트럭 판매를 중단할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과 충전기 설치 비용을 지원해 주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충전 인프라의 구축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 에너지 규제청(Canada Energy Regulator, CER)의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캐나다에서 새로 등록된 차량 중 약 11%인 18만5000대가 전기차로, 전년도에 비해 4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배터리 전기차(BEV)가 76%를 차지, 나머지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차지했는데, 2017년엔 반반 정도였던 비율에서 BEV의 비율이 대폭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주별로는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와 퀘벡주의 등록률이 20%로 전체 캐나다 대비 2배가량 높았다. 이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아래 점차 전기차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다.

한편, 충전소 및 충전기의 보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4년 8월 기준 1만5000여 개의 충전소가 캐나다 전역에 설치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53.2% 대폭 증가한 수치다. 전기차 충전기는 전압 레벨에 따라 3개의 레벨로 분류된다. 전압이 높을수록 충전에 걸리는 시간이 짧으나, 설치 및 충전 비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많은 곳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레벨 2 및 DC 고속 충전기의 경우, 2024년 3월 기준 6703개가 설치돼 전년 대비 32.7% 증가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Natural Resources Canada, NRCan)에 따르면, 전국 1만1000여개의 공공 충전소에서 2만7000여 개의 공공 충전 포트를 이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중 9605개의 충전소에서는 레벨2 충전기를 사용 중이며 1791개 충전소에서는 DC 고속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전압 레벨에 따른 전기차 충전기>

[자료: 캐나다 천연자원부, KOTRA 토론토 무역관 정리]

그렇다면 실제 전기차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충전소 현황은 어떨까? 캐나다 자동차 협회(Canadian Automobile Association, CAA)가 전기차 소유자 1만6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전기차 소유자의 44%가 공공 충전소 이용에 대한 우려를 밝혔으며, 30%가 자택에서 충전하며 시간을 할애한다고 전했다. 응답자의 36% 이상이 장거리 여행을 가는 데 자신감이 없다고 언급했는데, 이 때문에 내연기관 차량도 보유하고 있으며 긴 여행 시에는 이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전기차 보급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충전 인프라는 소비자들이 체감할 만큼의 속도로 따라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계속해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며,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향후 매우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 전기차 충전기 설치 현황>
(단위: 천 개)

[자료: Statista]

현지 주요 기업 및 유통 구조

캐나다 내 대표적인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로는 AddÉnergie가 있으며, 이밖에 캐나다로 진출한 글로벌 제조업체 ABB, Tesla(Supercharger), ChargePoint, Siemens, EVgo 등이 있다. AddÉnergie는 FLO라는 계열사이자 브랜드를 활용해 북미전역에 6만 개 이상의 주거 및 상업용, 개인 사업체 충전소 등을 설치해 왔으며 캐나다에는 약 35%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현지 전기차 충전기 제조 및 설치 업체>

[자료 : Electrly, KOTRA 토론토 무역관 정리]

전기차 충전기는 주로 다가구 주거/상업용 건물(아파트, 콘도 등), 공공 주차장 및 거리, 고속도로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캐나다 천연자원부는 ‘무배출 차량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Zero Emission Vehicle Infrastructure Program, ZEVIP)’을 통해 2022년 4월 기준 2만5000개 이상의 전기차 충전기, 22개의 천연가스 충전소, 도심에 15개의 수소 충전소를 설치했으며, 개인 사업자가 설치하는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로 지원했다. 그뿐만 아니라 5만 개의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 4억 캐나다 달러를 추가 편성했다.

연방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각 지자체들도 전기차 인프라 확대를 위한 투자에 힘쓰고 있다. 퀘벡주 전력회사인 Hydro-Québec 산하의 전기차 충전소 설치기업 The Electric Circuit는 AddÉnergie(FLO)와 2022년 대규모 체결하며 2026년까지 7500여 개의 충전기를 설치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 외에도ChargePoint, Greenlots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 설치 및 관리 기업들이 제조사와의 협력을 통해 지방 정부, 주거 및 상업용 건물, 공공장소 등 여러 장소에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레벨 1, 2 충전기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도 제조사 웹사이트에서 충전기를 구매할 수 있다. 흔히 주택에서 사용하는 중/소형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용 충전기를 구매하는데, 캐나다 전체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운전자의 35%가 레벨 충전기를 사용 중이며 그 외 레벨2 충전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아파트와 같은 다가구 주거 형태는 전기차 운전자가 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이 수치는 2040년에는 주거 유형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ddÉnergie(FLO)에서 판매하는 주거용 충전기>
(단위: 캐나다 달러)

[자료: AddÉnergie(FLO)]

현지 업체로부터 듣는 시장 현황

KOTRA 토론토 무역관이 진행한 AddÉnergie의 구매 총괄 이사 M 씨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캐나다 연방 정부의 친환경 차량으로의 전환 정책이 전기차 충전기 시장 성장의 주요 원인이었다고 한다. 특히, 가정용 및 상업용 충전기에 적합한 레벨 2 충전기 판매량이 급증해 왔으며, 최근 DC 고속 충전기 또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기차 사용자 수의 증가와 함께 충전 인프라의 확장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M 씨는 전기차 충전기 제품은 북미에서 유통 및 판매하기 위해 CSA나 UL과 같은 인증은 물론이고 일본에서 개발된 CHAdeMO 표준 규격에 부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 해당 인증을 취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시사점 및 전망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캐나다의 전기차 산업 확대 정책의 가장 큰 애로사항 중 하나가 바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의 부족이었다. 광활한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완충 후 주행 거리에 대한 불안감, 긴 충전 시간은 전기차가 보편화되기 어려운 요소 중의 하나였다. 여전히 긴 충전 시간과 높은 설치 비용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이지만, 연방 정부 및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주요 도시에는 다수의 공공 충전소가 보급돼 있지만 소외지역에는 여전히 부족한 만큼 연방정부는 ZEVIP를 통해 설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캐나다 전기차 협회(Electric Mobility Canada)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 정체를 뜻하는 ‘캐즘’ 현상이 일부 관찰되고 있지만 캐나다의 탄소중립 목표와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 등 전기차 확대 계획은 여전히 변함이 없으며,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캐나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며, 2024년 캐나다 전기차 충전기 시장 진출을 결정한 국내 대기업 L사와 같이 우리 기업에게 새로운 진출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캐나다 통계청, 캐나다 천연자원부, 캐나다 교통부, 국제에너지기구, IBIS World, Next Move Strategy Consulting, Electric Autonomy, FLO, CAA, KOTRA 토론토 무역관 자료 총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