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원 전무, Raiffeisen Bank(타트라은행) 한국데스크 

슬로바키아는 1인당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이다. 연간 인구 1000명당 198대의 자동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산업 중심의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슬로바키아에는 기아,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재규어 등이 유럽 시장을 겨냥한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볼보도 슬로바키아 동부지역에 위치한 코시체에 신규 공장을 건축 중에 있어 자동차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자동차 생산 현황과는 달리 슬로바키아에서 운행 중인 자동차들의 평균 운행 기간이 15년 가까이 되는 등 유럽연합의 타국가들과 달리 운행되는 차량 중 노후화된 차량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슬로바키아 자동차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SUV 판매가 압도적인 상황으로,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의 판매 부진, 노후화된 자동차 운행 상황과 함께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재 EU의 승용차 평균 운행 기간은 12.3년이다. EU 회원국 중 그리스와 에스토니아가 17.3년, 16.6년으로 가장 길고, 체코 15.9년, 라트비아 15.2년, 루마니아 및 폴란드 14.9년, 슬로바키아 및 리투아니아가 14.7년이다. 가장 짧은 나라는 룩셈부르크로 7.8년이다.

슬로바키아의 문제는 자동차의 노후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기준 13.4년이었는데 현재는 14.7년으로 등록 차량들의 노후화의 정도가 심화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환경문제에 부담을 주고 있고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도록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친환경차에 대한 보조금 제도의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현재 슬로바키아 내 순수 전기차는 2023년 기준으로 2346대가 운행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등록 차량의 2.67%에 불과한 숫자이다. 반면 SUV는 전체 판매 차량 8만8003대 중 약 52.09%에 달하는 4만5843대의 SUV가 연중 판매됐다. SUV는 일반 승용차에 비해 무게가 무겁고 연료 소비가 커서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정부의 대응이 절실한 상황이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EU 내 친환경 차 비율이 약 14.6%인데 반해 2.67% 등록 비율의 슬로바키아는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슬로바키아는 차량에서 배출되는 CO₂의 양이 EU 국가 중 에스토니아를 제외하면 최하위권으로 이에 대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친환경차 구매에 대한 정부지원이 전무한 것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EU 회원국 중 약 2/3가량이 친환경차 구매에 대한 정부보조금 등의 지원 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슬로바키아는 중고 차량의 수입 및 판매를 억제하기 위해 자동차 등록세를 적용함에 있어, 배기량 및 차량 크기 기준이 아니라 CO₂ 배출량을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고 일정 부분 효과를 얻는 상황이다. 그러나 슬로바키아의 전향적인 정책 수립 및 대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EU의 친환경 정책 대응과 관련한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EU 규정에 따르면 2025년까지 EU 회원국들은 전체 등록 차량의 15% 이상이 친환경 차량으로 운행돼야 한다. 2030년까지는 등록 비율이 55%를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이를 준수하기 위해 슬로바키아는 정부 차원의 대응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슬로바키아는 친환경 차 확산을 위해 급속충전 시설을 확충하는 등 관련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다.

EU의 친환경 로드맵을 준수하기 위한 슬로바키아 정부의 대응은 슬로바키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 과제와 함께 기회의 장을 제공해 줄 것이다. 내년부터 시작되는 기아 슬로바키아의 전기차 생산 계획은 협력업체에 추가적인 투자 수요와 함께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 Statistical Office SR, 현지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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