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개요

사우디 건축 전시회는 금년 32회차를 맞는 사우디 대표 전시회 중 하나로, 중동 내 가장 큰 건설시장인 사우디의 정보를 교류하는 장이다. 특히 이번 32회차는 2019년 31회차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되는 만큼 직전 전시회 대비 많은 국가와 기업이 관심을 보이고 참여했다.

이러한 높은 관심을 반증하듯 총 42개국에서 554개 기업이 전시 참가를 하면서 직전 회차 대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코로나19 회복 및 국제유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사우디의 프로젝트 시장과 건축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되면서 기존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 뿐만 아니라 신규로 주택시장 등 다양한 인프라 수요가 급증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참가국가별로는 개최국인 사우디에서 266개사가 참가하며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으며, 이탈리아가 46개사, 중국이 45개사, 러시아가 27개사, 미국이 19개사 등을 차지하며 높은 참가율을 보였다. 그리고 특정 대륙이나 지역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유럽, 미주 등 전반적으로 높은 참가를 보였다. 아시아에서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한국, 대만, 태국, 베트남이 참가했는데, 한국에서는 11개사가 참가하며 아시아 내 2번째로 높은 참가를 보였다.

참가기업 유형별로는 제조사를 비롯 유통사, 수입상, 정부기관과 인증업체 등 다양하게 참가했고, 다루는 품목 역시 일반 건축기자재부터 특수자재, 건물관리시스템, 조명, 배수시스템, 컨설팅 등 건축 분야에서 취급될 수 있는 다양한 품목과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장 사진 및 행사모습>

[자료: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체 촬영]

전시회 이모저모

건축은 주택 뿐만 아니라 상업용 건물, 프로젝트 인프라, 공장 등 다양한 분야에 모두 사용되는데, 이러한 모든 분야에서 전 방위적으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우디의 전체 프로젝트 가치는 약 1.3조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정부 주도로 주택 공급 프로젝트 등과 메가 프로젝트 연계한 사업들도 추진 예정임을 감안하면 개발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사우디가 만드는 신도시와 기존 도시와의 교통망 구축, 그리고 기존 대도시 내부 편의시설과 인프라 리모델링 등 점진적으로, 하지만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부분이 많기에 전세계 42개국에서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도 총 11개사가 참가했는데, 콘크리트 펌프, 정수기, 건축 내외장재, 조명, 건축용 실리콘, CCTV, 아스팔트 플랜트 등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는 기업들이 참가하여 많은 바이어 및 참관객들과 비즈니스 논의를 하였다. 다수 기업들이 기존 전시회에 이어 연속 참가 또는 현지 시장조사, 바이어와의 상담 등을 선제적으로 하고 참가하였는데 사우디 시장에 진출을 위한 높은 열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는 총 4일 간 진행되었는데, 개막식과 폐막식이 진행된 날을 제외한 2일차와 3일차에는 별도의 포럼도 진행되었다. 첫 날에는 사우디 전력청(SEC) 임원의 진행 하에, 3가지 세션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진행되었다. 건축자재로서 석유화학물질의 지속가능성, 건축의 미래, 사우디 내 건축기술 트렌드 등이 Oil Sustainable Program(OSP), SAFID, Marketing Home Group, Kabani Contruction Group, City Cement Company, MASDA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참석한 연사들을 통해 전달되었다. 둘째 날에는 킹사우드대학 교수의 진행 하에, 2개의 주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건축분야의 최신 기술과 혁신, 그리고 향후 개발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부분이라는 주제로 사우디 내 다양한 기업에서 연사가 참가하였다.

이처럼 단순 기업들의 제품에 대한 교류 외에도, 새로운 기술 발전에 대한 논의,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건축업계에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며 최근 사우디 내에서 관심을 보이는 ESG 경영에도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직 이러한 논의가 현지 프로젝트에서 적용되기까지에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주요 기업들의 입장과 계획 등을 확인하고 공유하면서 진출의향 기업들 역시 그 방향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었다.

행사 리뷰 및 시사점

건축시장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반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국가 주요 사업 축이지만, 또 반대로 국가재정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장 중 하나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기업 주도의 프로젝트나 입찰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정부 주도로 진행이 많이 되는 분야인 만큼 국가재정이 악화될 경우 보류되거나 중단되는 경우도 다대하다. 하지만 최근 사우디는 국제유가가 작년 초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현재는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의 가격을 장기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사우디 국가재정은 이미 1분기에 재정흑자를 6년 만에 기록하였고,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그 흑자를 확대해가고 있다. 사우디가 개발 프로젝트를 전폭적으로 재개 및 추진하는 것을 감안하면 석유부문에서의 국가재정 수입이 막대하게 이를 지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측면은 국제유가가 하방압력을 받을 경우 반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점차 사우디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합작투자를 통한 인프라 및 생산공장 설립 등을 추진해가며 안정적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우디는 그러한 리스크가 있지만 중동 뿐만 아니라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큰 시장이다. 현재로서의 가치도 가장 크지만 향후 개발예정인 분야를 포함하면 그 잠재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단순히 건축기자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기술, 조명기술, 건물관리시스템, 교통관리시스템 등 기술적인 측면, 그리고 원자재와 같은 총괄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높다.

사우디 건축 전시회에 참석한 참관객 X에 따르면, 2019년에 이어 참가했는데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서 확연히 전시참가기업과 참관객의 열의가 더해진 것을 느끼며 최근 NEOM 등 현지 프로젝트 관련 정부의 움직임과 홍보가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관심이 더해진 것 같다고 답변했다. 해당 기업은 사우디 프로젝트에 함께 입찰하기 위한 파트너를 찾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 했던 옵션들을 확인하면서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우디는 분명 기회가 많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잔존하고 있다. 하지만 그 리스크로 무시하기에는 잠재력이 매우 높기 때문에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시장을 진입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사우디는 시장이 갑작스럽게 확장되면서 신뢰할 만한 바이어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입품의 인증이나 현지 정부기관과의 업무에서 수입자 역할을 하는 현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시장조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이어와 업무협의를 하면서 신뢰성이 있는 지 먼저 검증을 하고,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장기계약보다는 단기계약을 통해 단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사우디 시장을 진입하면 다른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의 진출까지도 검토하는데, 그 첫 발걸음이 안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준비하시기를 당부드린다.

자료원: Saudi Build 홈페이지, 현지언론(Saudi Gazette, Arab News 등) 및 리야드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