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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교차로 튀르키예 진출을 위한 수출안전망 구축…오용진 무보 이스탄불 지사장 인터뷰
- 현장·인터뷰
- 튀르키예
- 이스탄불무역관 이요섭
- 2025-06-11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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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무역보험이 지원하는 각종 사회인프라, 대한민국 위상 높여
바이어의 대금 미결제 상황에 대비해 단기수출보험 가입, 훌륭한 리스크 관리 수단
튀르키예는 동서양의 교차로에 위치한 전략적 국가로, 유럽과 아시아 양 대륙을 잇는 중요한 경제적, 문화적 거점이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수출 기업에게는 낯선 나라로,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KOTRA 이스탄불 무역관은 5월 29일 이스탄불 한국무역보험공사 사무실에서 튀르키예 현지 경험이 풍부한 오용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스탄불지사장을 인터뷰했다. 인터뷰에서 오 지사장은 튀르키예에서의 소회와 그동안의 주요 프로젝트, 그리고 현지 기업들과의 거래에 대한 유의사항 등을 공유했다. 오 지사장은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스탄불지사 초대 지사장을 역임했으며, 올해 튀르키예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귀임할 예정이다.
<오용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이스탄불 지사장>
[자료: 오용진 지사장 제공]
Q. 튀르키예 근무하시면서 느낀 튀르키예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요?
A. 튀르키예는 유럽과 아시아의 경계에 위치해, 양쪽 문화의 영향을 동시에 받은 독특한 면모를 지니고 있습니다.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공편을 온라인으로 예약하려면 이스탄불공항은 '유럽 대륙'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우리 외교부와 여러 경제 연구소에서도 튀르키예를 유럽 국가로 분류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실제로 튀르키예 축구팀은 유럽 축구연맹에 소속돼 있고, 월드컵 예선도 유럽 내에서 치릅니다. 경제적으로도 주요 교역 상대는 유럽연합(EU) 국가에 집중돼 있으며, 1995년에는 EU와 관세동맹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튀르키예 국토의 97%는 아시아에 속하며, 고유한 역사와 문화, 다민족 구성으로 인해 서유럽 국가들과는 또 다른 풍부한 문화적 배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NATO 회원국으로서 유럽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나, EU 가입은 문화적·정치적 이슈로 인해 아직 진전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튀르키예는 그 크기와 역사적 배경,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을 볼 때,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중요한 교차점이지만, 양 대륙 간의 경계에서 느껴지는 이질감도 존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사장님께서는 무역보험공사 이스탄불지사를 개소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소하실 때 어려움과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에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A. 처음 이스탄불지사를 개소하려고 할 때, "튀르키예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하는데, 게다가 공공기관에서 지사 설립을 추진하는데 뭐 2~3주면 승인이 나겠지"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습니다. 현지에 도착한 뒤 바로 튀르키예 산업기술부에 지사 설립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한 달, 두 달이 지나도 쉽사리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초기에는 절차와 행정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현지에서 도움을 청할 곳을 찾기도 했지만, 기다리는 말만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2022년에 외국인 거주 제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거주지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산업기술부에서 무역보험 제도를 완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면도 있었고, 여러 번 추가 자료를 요청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튀르키예 보험감독기관의 의견조희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데,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역보험공사 본사의 지원 외에도 코트라, 수출입은행 등 현지에 먼저 진출해 있는 공공기관의 역할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지사 개소를 위해 도움을 주신 유관기관 직원분들께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한국무역보험공사는 튀르키예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들이 있을까요?
A. 무역보험이라는 추상적인 제도의 결과물을 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지만, 튀르키예에서는 그 결과물을 일상 속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스탄불의 지하철을 타보면 전동차 내부에서 한국 기업의 로고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는 우리 기업의 뛰어난 기술력과 무역보험 지원의 합작품입니다. 무역보험의 지원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것이 현지 사람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죠.
또한, 보스포러스 해협에서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해저터널과 다르다넬스 해협의 1915 차나칼레 대교도 무역보험공사의 금융지원이 활용된 대표적인 프로젝트입니다. 이 두 프로젝트는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지역에 건설됐을 뿐만 아니라, 당시 튀르키예 정부 차원에서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만큼 실질적으로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 외에도 서부해안 이즈미르 지역의 STAR 정유 플랜트와 동남부 가지안텝의 대형 공영병원도 무역보험을 통해 성공적으로 건설된 시설들입니다. 이렇게 튀르키예에서 무역보험이 지원하는 다양한 사회 인프라 프로젝트들이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튀르키예 국민들의 생활과 튀르키예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을 느낍니다.
<차나칼레 대교>
[자료: DL이앤씨]
Q. 2024년, 물가 상승과 높은 이자율로 현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은 한 해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수출대금 결제에 영향을 준 사례가 있으셨나요?
A. 2024년은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인해 튀르키예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됐고, 그로 인해 자금난을 겪는 기업들이 증가했습니다. 경기 불황으로 현금을 충분히 보유하지 못한 거래처들이 늘어나면서 대금 결제가 늦어지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단기수출보험 사고건도 증가했습니다. 특히, 우리기업이 선적한 물품이 현지 항구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입기업이 관세를 납부하지 못해 물건을 찾아가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단기수출보험 사고건을 분석해 보면, 대기업보다는 수출중소기업 관련 건이 많은데, 신규거래를 시작할 때 수입기업의 신용도를 조사하고 상대방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역보험공사의 수입자 신용조사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입자의 재무 상황 악화 시 원활한 대응을 위해서 현지의 독특한 법률을 익혀 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한 중견 수출기업의 오랜 거래처가 어느 날 대금결제를 미룬 채 파산보호신청(Concordat)에 들어가 기업 관계자분이 관련 내용 파악을 위해 급히 출장을 오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 개요>
[자료: 한국무역보험공사]
Q. 튀르키예 기업과 거래할 때 유념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말이 있듯이 상대방을 잘 파악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튀르키예 사람들을 만났을 때 첫 느낌은 친절하고 매너가 좋다는 것입니다. 이분들은 명예를 중요시하며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를 가졌기 때문에 인간적 교류와 개인의 인맥은 사업의 발판이 됩니다. 이러한 문화는 우리가 초반에 파악하기는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튀르키예 기업인들의 외양이나 행동양식은 서양의 그것과 비슷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튀르크족의 근본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우리민족의 이웃나라였다는 사실을 알게 돼 동양적인 내면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중동국가와는 달리, 튀르키예는 세속적인 특성이 강하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관공서와 대다수 회사들은 라마단 기간에도 단축근무를 하지 않으며, 전통주인 라크가 있을 정도로 음주를 하기도 합니다. 튀르키예에서는 무역 박람회가 많이 열리는데, 잠재적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니, 혹시 기회를 잡게 되면 담당자에게 연락을 꾸준히 해 인간관계를 다져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튀르키예 국민들도 우리나라에 대한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으니 양국의 역사적 우호관계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튀르키예 기업과 거래를 하고 있거나 하고자 하는 우리기업에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일까요?
A. 수출기업의 큰 애로사항 중 하나는 바이어 발굴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 바이어의 거래에 대한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그리고 대금지불능력이 있는 진성바이어인지의 확인입니다. 그 단계를 거치고 나면 거래처에 제품의 품질과 거래에 대한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국과의 가격 경쟁이 심한 것 또한 현실이지만 튀르키예 거래처들이 우리기업의 제품을 신뢰하기에 쉽게 수입선을 바꾸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온라인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느 정도 스킨십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일면식 없이 이메일만으로 거래를 진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나중에 대금회수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거래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상호명, 주소, 연락처, 공식 이메일 주소, 담당자 등을 정확히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한, 사업 파트너로서 신뢰관계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진행상황과 합의내용을 문서로 남겨놓는 것이 좋습니다. 구두로 합의된 내용이 나중에 번복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 합의된 내용을 문서로 상호 확인하는 절차가 추후 불필요한 오해의 소지를 막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모를 바이어의 대금 미결제 상황에 대비해 단기수출보험에 미리 가입해 놓는 것도 훌륭한 리스크 관리 수단이 됩니다. 아무쪼록 우리 수출기업의 성공적인 튀르키예 진출을 기원합니다.
시사점
장기적인 고금리와 고물가의 튀르키예 경제 상황에서 수입자의 대금지급능력, 즉 신용도는 우리 수출기업들이 수출 전 반드시 살펴야 하는 사항이다. 단기수출보험 사고에서 수출중소기업 관련 건이 많은 현실에서 수출에 도전하는 우리 중소 수출기업은 무역보험공사의 수입자 신용조사 서비스 등을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더 근본적인 리스크 관리는 튀르키예의 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는 거래 관계를 형성하는 데서 출발한다. 신뢰 관계가 형성되기까지는 거래의 진행 상황과 합의 내용을 꼼꼼히 정리하는 것 못지 않게, 튀르키예의 종교와 문화를 공부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료: 오용진 지사장 인터뷰, KOTRA 이스탄불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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