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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빈집을 지역 자산으로 탈바꿈시키는 일본 지자체의 숨은 정책들
- 경제·무역
- 일본
- 나고야무역관 백현수
- 2025-04-1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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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민간 협력으로 빈집을 숙박·관광 자원으로 재활용
빈집 관리 서비스 확산…법 개정·VR 기술 도입도 활발
일본 여러 지자체가 빈집 발생에 따른 효율적 대응책 수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총무성의 '23년 주택·토지 통계 조사에 따르면,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전국의 빈집은 900만호로 30년간 약 2배가 늘었다. 일본 내부에서는 사회 문제로서 부각되고 있는데, 이에 일본 정부와 지자체가 빈집 문제에 대해 어떠한 대책으로 대응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일본 전국 빈집의 호수 변동 추이>
(단위: 만호)
[자료: 일본 총무성]
빈집의 화려한 변신? 도시재생사업으로 달라지는 빈집
일본 전역에서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지방의 빈집 비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의 각 지자체는 민간 기업과 협력하여 빈집을 숙박시설로 재활용하는 등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빈집 비율: 총 주택수에서 차지하는 빈 집의 비율 (총무성 주택·토지 통계 조사로 5년마다 공표)
이시노마키시는 관광지와 인접한 주택가에 위치한 60년 된 빈집을 매입해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했는데, 외형은 평범한 주택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최소한의 수리만 거쳐 연간 180일 이상 예약이 가득 찰 정도라고 한다. 숙박 예약 및 문의 등은 대부분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돼, 인력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노력을 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간 기업인 ‘마키구미’에서도 빈집을 매입해 숙박시설, 공유주택(쉐어하우스) 등으로 재활용하는 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현재 미야기현을 중심으로 약 20건의 빈집을 활용해 지역 재생에 기여하고 있다.
일본 미에현 이가시는 '19년부터 JR서일본 등 여러 회사와 협업하여 빈집을 리모델링한 후 호텔과 같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도시재생사업을 운용 중에 있다. 이가시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5동의 빈집은 현재 총 14실의 지역 특색을 살린 호텔으로서 운영되고 있다. 빈집을 관광자원 등으로 재생시키는 사업은 다른 지자체도 시행하고 있다. 효고현의 시노미야 시는 '95년 효고현 남부 지진 후 무너진 역사적인 건축물을 복원하는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효고현 민부 정책 조정국의 후쿠야마 과장은 이 사업의 경험을 살려 오래된 빈집을 숙박시설로 리모델링하고 일본특구제도 등을 활용하여 지역 부흥에 기여하는 거점이 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본 나가노현 나가노시 도가쿠 지구에서 숙박업에 종사하는 기업 RITA와 함께 빈집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에 열심이다. 23년 4월 지역에 빈집으로 남은 역사적 건축물을 ‘RITA 도가쿠’라는 호텔과 프렌치 레스토랑 ‘awai’로 리모델링하여 운영을 시작했는데, 현재는 지역의 작은 랜드마크로서 기능하는 호텔이 됐다고 한다.
빈집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은 호텔 뿐만 아니라 개인 창업 공간, 커뮤니티 스페이스, 관광시설 등으로 활용해 지역 활성화의 거점으로 탈바꿈하는 흐름도 보이고 있다. 미에현 쿠와나시에서는 빈집을 사회복지 커뮤니티 스페이스로 재활용하는 등 ‘사카사마 부동산’ 매칭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으며, 시즈오카현 나가이즈미초는 '22년부터 빈집 리모델링 비용을 보조하는 제도를 도입하여 10년 이상 거주할 예정인 사람에게는 최대 100만 엔, 육아 가구 전입자에게는 최대 140만 엔의 지원금을 제공하며 빈집의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하고 있다.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일본의 빈집>
[자료: RITA]
빈집 관리 서비스로 지역 활력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일본 기업
일본에서는 지역 활력을 제고함과 동시에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빈집 관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빈집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은 '23년 말 빈집 대책 특별조치법 개정 이후인데, 해당 법 개정으로 인해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은 빈집은 과태료 대상으로 지정되거나 고정자산세 감액 혜택에서 제외되는 등 소유자는 빈집 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한다. 아이치현에 본사를 둔 야스에공무점은 '23년 9월부터 빈집 관리 서비스를 시작해, 관리자가 상주할 수 없는 빈집을 월 1회 방문해 실내외 청소, 환기, 방범 확인 등 다양한 관리 업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월 1만 엔(세금 별도)으로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며, 실내 또는 옥외 관리만을 선택할 경우 월 6000엔(세금 별도)으로 저렴한 플랜도 이용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는 현재 아이치현에서만 사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일본 전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L&F 주식회사(지바시)는 이미 '15년부터 일본 전역에서 빈집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전국 47개 도도부현의 약 200개 가맹점과 협력해 빈집의 지속적인 관리, 매매, 해체 등 다양한 상황에서 원스톱 서비스로 대응 가능하다. 특히 '23년 10월부터 지역은행인 게이요은행과 제휴해 수도권에서도 빈집 관리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상속 과정에서 빈집을 물려받은 고객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소개해 관리 부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게이요은행의 사업 담당자는 “빈집 상속자는 주거래 금융기관에 자산을 위탁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 법률 개정으로 빈집 관리 의무가 강화되면서 빈집 관리 솔루션과의 연계가 가능한 금융기관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빈집 관리 서비스는 단순한 주택 관리에 그치지 않고,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빈집을 지속적 관리 하에 안전하게 매각될 수 있도록 자산가치를 유지·보수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일본의 빈집 점검 서비스>
[자료: 야스에 공무점]
빈집을 VR로 관람하자! VR을 활용해 빈집 입주 활성화를 시도하는 지자체
히로시마현은 '22년부터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집 내부 관람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VR 기술을 통해 집안 구석구석을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하여 입주 희망자의 부담을 덜고, 빈집 활용을 촉진하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는 도쿄 시부야의 스타트업 스페이스리(Spacely)의 VR 제작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진행되는데, 히로시마현은 '22년 8월, 지역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히로시마 샌드박스’ 사업에 스페이스리를 선정하고 곧바로 VR 소프트웨어를 도입했다. 이 기업의 VR 소프트웨어는 월별 계약을 맺은 사업자가 360도 카메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손쉽게 V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제작된 VR 콘텐츠는 먼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직접 이동하지 않고도 스마트폰이나 PC로 빈집의 내부를 360도로 꼼꼼히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히로시마현은 빈집 정보를 모아둔 포털 사이트에서 VR 내람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히로시마현은 상시 250채가량의 빈집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이 중 50채 정도를 VR로 내외부 집 상태를 확인 가능하다.
히로시마현에서 VR 집 내부 관람 서비스를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에다지마시인데, '21년 2월 빈집 정보를 제공하는 자체 포털 사이트를 개설하고 스페이스리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VR 서비스를 시작했다. 약 40건의 빈집 정보를 포털에 공개하면서 대부분의 물건에서 VR 내람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21년 빈집 문의와 성약 건수는 전년도 대비 2배로 증가했다. VR 도입 전에는 주로 집의 설비나 면적에 대한 문의가 많았으나, VR을 통해 직접 내부를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문의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23년 기준 에다지마시의 빈집 성약 건수는 34건으로, 도입 전보다 크게 증가했으며, 빈집 비율도 1.7%포인트 감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히로시마현의 빈집 VR 관람 서비스>
[자료: Spacely]
시사점
일본의 빈집 문제 대응은 단순한 주거 해결을 넘어, 도시 재생, 지역 활성화, 기술 접목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고 있다. 빈집을 단순히 처리해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숙박시설이나 커뮤니티 공간으로의 전환, 빈집 관리 서비스, VR을 활용한 비대면 입주 촉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활용하려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지자체와 민간의 협력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VR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관람 시스템 도입은 정보 접근성과 입주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며, 디지털 전환(DX)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혁신 사례로도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은 이처럼 다각적이고 실용적인 접근법을 통해, 장기적인 인구 감소 추세와 지역 소멸 위험 등 복합적인 지역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자료: 일본 총무성, 경제산업성, 일본 관광청, 산케이신문, 닛케이신문,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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