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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부과에 따른 시장 반응과 전망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5-04-16
  • 출처 : KOTRA

미 관세 부과로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 상승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 우려로 미국인들 '구매 모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발표한 관세 조치로 기업과 소비자들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90일간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한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열린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유예 조치를 두고 시장 내 불안함을 잠재우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일에는 스마트폰과 일부 컴퓨터, 전자제품, 반도체 등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품목에 대한 완전한 관세 면제는 없다고 일축하며,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을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14일에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 반도체와 의약품과 관련 수입이 자국의 안보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시작하면서 시장에서는 해당 품목의 추가 관세 부과가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별도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에서 자동차 생산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자동차 관련 관세 추가 면제를 시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발표가 있던 지난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로 칭하며, 10%의 보편관세와 함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바 있다. 미 무역대표부가 밝힌 관세 계산 공식에 따르면 금번 상호관세는 상품 무역적자를 수입액으로 나눈 후 이를 다시 절반으로 나눠 산출한 것으로 국가별로 상이하다.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일 트럼프 대통령이 25%라고 발표했으나 실제 서명한 백악관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로 명시되어 있어 혼란이 빚어 지기도 했다. 이후 백악관 측은 행정명령 부속서를 26%에서 25%로 수정하고 한국의 상호관세율을 25%로 최종 공지했다. 이밖에 일본은 24%, E.U.는 20%, 대만은 32%가 부과되며, 흑자폭이 큰 베트남과 캄보디아는 40%가 넘는 관세율이 책정됐다. 중국의 상호관세율은 발표 당시 34%였으나 중국의 보복 관세 조치에 따른 대응으로 125%까지 인상되었다. 여기에 지난 2월과 3월, 국가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의거해 각각 10%씩 부과된 총 20%의 펜타닐 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145%까지 치솟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한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을 떠났던 공장과 일자리가 돌아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세율을 0으로 낮추고 싶다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이 미국과 관세율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미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자유무역의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며, 해당 관세 정책이 글로벌 무역질서를 바꾸고 미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 커진 경기침체 우려의 목소리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무역 파트너를 대상으로 한 고율 관세 부과에 강력한 우려를 표했다. 관세가 미국에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 둔화 혹은 침체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주요 은행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발표 이후 올해 경기침체 확률을 상향하고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이후 90일 상호관세 유예 결정 발표 후 일부 금융사는 경기침체 확률 상향 의견을 철회하기도 했다.

 

JP모건은 4월 4일 글로벌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40%에서 60%로 수정했다. JP모건의 마이클 페로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3%에서 -0.3%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9일 오후 1시 이전에 향후 12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65%로 상향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가 1시간 뒤인 오후 2시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관세 유예 조치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전망을 철회하고 비침체 시나리오로 전환했다. 월가 투자 자문사인 에버코어 ISI의 크리시나 구하 애널리스트는 노트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품목 관세 유예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35~40%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4월 7일 연례 주주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미 성장이 둔화된 미 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다이먼 CEO는 “수입품뿐만 아니라 미국산 제품의 가격도 함께 상승할 것”이라며 “관세가 경기침체를 촉발시킬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이나 성장세를 늦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시장이 폭락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월스트릿 주요 은행 중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CEO는 다이먼이 처음이다. 그는 또, 현재 경제 상황이 상당한 혼란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하며, 이는 세제개혁과 규제완화라는 긍정적인 요인과 관세∙무역전쟁, 지속되는 인플레이션, 높은 수준의 재정적자, 여전히 다소 높은 자산 가격과 변동성 같은 부정적 요인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빌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는 4월 7일 블룸버그 오피니언에 기고한 컬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위험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3% 미만이었던 미국의 무역 가중 평균 관세율은 올해 25% 혹은 그 이상으로 치솟았다며, 그 여파는 파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가 수입산의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미국산 제품의 가격도 함께 상승시켜 향후 6개월래 물가상승률은 5%(연율 기준)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불확실성으로 투자를 미루고, 관세로 세금부담이 커진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감세 정책을 통해 관세 부담이 상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소득 대비 지출 비중이 큰 저소득층과 중산층은 감세로 지출 상승분을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인들도 경기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CNBC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기업의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69%가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으며, 절반 이상이 그 시기를 올해로 생각하고 있다. 응답자의 4분의 3은 경기침체 강도는 경미하거나 완만한 수준(moderate or mild)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37%는 올해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했으며, 감원 결정을 하지 않았으나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14%였다.

 

14일 공개된 칩 이그제큐티브(Chief Executive)의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미국 CEO 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2%가 향후 6개월래 침체 혹은 경기 하향이 나타날 것이며, 38%는 향후 미 경제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 전체 CEO의 4분의 3은 관세가 자신의 비즈니스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측했다.

 

미 소비자들, 인플레 걱정

 

관세 부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휴지, 비누 등 생필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고, 가전, 가구, 자동차 같이 단가가 높은 제품의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크레딧카드닷컴이 지난 2월 실시한 소비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5명 중 1명은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하고 있는 관세 부과로 평소보다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밝혔으며, 10명 중 3명은 앞으로 발생한 또 다른 패닉에 대비해 구매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42%의 미국인이 식품과 화장지 등 장기간 보관가능한 품목을 구매하고 있거나 구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부터 지출 단가가 큰 품목을 구매했다는 미국인은 4명 중의 1명 꼴로 나타났으며, 향후 일어날 일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으로 필요 이상의 많은 지출을 하거나 충동구매를 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0%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와 보편관세를 부과한 직후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한 구매는 더욱 늘었다. 뉴욕타임스 WSJ, 로이터 등 외신들은 슈퍼마켓이나 마트, 가전제품 판매점 등을 찾은 소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세 부과에 따른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소비자 현황을 보도했다. 뉴욕에 사는 노엘 페그로씨는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표 직후, 자동차 부품과 가전제품, 가드닝 장비 외에 기타 가정용품 등으로 총 3000달러를 지출했다. 그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은 구매를 해야 할 때”라며 217달러짜리 중국브랜드 하이센스 TV가 많은 매장에서 매진되어 인근 가전 매장들에 전화를 돌려 매장 직원에 부탁한 뒤 겨우 TV를 구매한 사연을 전했다. 억만장자 사업가인 마크 쿠반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치약부터 비누까지, 보관할 자리만 있다면 사두라”며 “미국산 제품도 관세를 핑계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포스팅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90일 관세 유예 발표 이후인 15일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뱅크는  1분기 소비자 지출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의 알라스테어 보스위크 최고경영책임자(CFO)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여전히 양호함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JP모건 체이스는 최근 고객들의 신용카드와 데빗카드 지출이 늘었다며, ‘해방의 날’ 이후 소비자들이 물가 인상에 대비해 구매를 늘린 것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4월 2일 발표 이후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3.6%까지 급등했다.  


 

<4월 3일 미국의 단기 인플레이션 기대치>

 

: 데이터는 1년간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스왑을 반영

[자료: Refinitiv, WSJ]

 

전망 및 시사점

 

지난 4월 2일 발표된 미국의 관세조치와 관련하여 예상보다 높은 고율의 관세에 전 세계 시장이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발표 직후 2거래일만에 뉴욕증시는 역대 최대 규모인 6조6000억 달러의 시가 총액이 증발했다. 이밖에 아시아와 유럽 증시도 크게 요동쳤다. 상호관세로 인한 혼란은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90일간의 유예 기간이 주어지면서 잠시 일단락되었으나 여전히 관세 관련 사안은 예측이 어렵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연방정부의 대량해고 소식 등으로 소비자 심리가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컨퍼런스 보드의 3월 소비자 신뢰도는 전달보다 7.2포인트 하락한 92.9를 기록해 2021년 8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시건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 심리지수 역시 57.0으로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미국의 이번 관세 정책으로 인해 소비자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번 미국의 발표로 한국 수출 기업은 물론 전 세계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애플은 제품 생산 의존도를 중국에서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인도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주요 기업들은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애플과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각각 5000억 달러와 27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현대차 그룹도 자동차, 철강 등 주요 분야에 210억 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은 생산기지 이전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CNBC 공급망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기업이 높은 비용으로 미국으로 제조시설을 이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으며, 절반 이상은 리쇼어링이 비용을 두 배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의 A 금융사 관계자는 KOTRA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내 생산기지 설립을 위한 대규모 투자는 장기적 관점에서 관세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으나 현 상황에서 기업들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다”며 “높아진 경기침체 확률과 소비 위축 가능성, 물가상승 등은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장 설립부터 실제 제품 생산까지 최소 2~3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대규모 투자 비용과 높은 인건비, 관세 부담 등을 고려해 투자진출 계획을 세울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 The Hill, New York Times, CNBC, Wall Street Journal, Creditcard.com, Refinitiv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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