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소폭 하락한 네덜란드 기업 신뢰도

2025년 1분기 네덜란드 기업 신뢰도는 –5.4를 기록하며 1년 넘게 지속되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지난 4분기 연속 개선되던 흐름이 일시적으로 정체되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광업, 운송 및 저장 부문에서 기업 신뢰도 하락이 두드러졌으며, 2024년 영업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의 비율도 전년도 71%에서 69%로 감소했다. 다만, 2025년 투자 전망은 다소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며 경제 회복의 기대감을 유지했다. 기업 신뢰도(Business Confidence)는 기업들이 현재의 경제 상황과 향후 경제 전망에 대해 얼마나 낙관적인지 또는 비관적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업 신뢰도는 단순한 심리 지표를 넘어 실질적인 경제 활동의 선행 지표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기업들의 투자, 고용, 생산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는 전체 경제 성장률과 경기 사이클에 반영된다. 

 <2021-2025 네덜란드 기업 신뢰도>

[자료: 네덜란드 통계청(CBS)]

사업 서비스 부문, 유일한 긍정적 신뢰도 유지

기업 신뢰도는 2021년 말부터 2022년 말까지 급격히 하락하여 –22.2의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5년 1분기 들어 다시 하락하며, 13개월 연속 2012년 이후 시리즈 평균치인 –3.6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산업 부문에서 기업 신뢰도는 부정적인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광업 및 채석업, 운송 및 저장, 자동차 무역 및 수리 부문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사업 서비스와 도매 무역 부문만이 신뢰도의 개선을 보였으며, 농업, 임업 및 어업, 숙박 및 음식 서비스 부문에서는 가장 부정적인 심리를 나타냈다.

<2024년 10월 및 2025년 1월 네덜란드 부문별 기업 신뢰도 비교>

[자료: 네덜란드 통계청(CBS)]

노동력 부족 완화, 수요 감소가 새로운 도전 과제로

2024년 영업 실적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 비율은 전년도 71%에서 69%로 소폭 감소했다. 특히 문화, 스포츠 및 여가 부문과 자동차 무역 및 수리 부문에서 낙관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손실을 예상하는 기업 비율은 전년도와 유사한 11%로 유지되었다.

2021년 중반 이후 기업들의 가장 큰 운영상 장애물로 지목되었던 노동력 부족은 2025년 1분기에 35%로 감소하며 2022년 중반의 49%에서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수요 감소를 주요 장애물로 지적한 기업의 비율은 7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였으며, 재정적 제약을 경험하는 기업 비율도 소폭 상승해 10%에 달했다.

2025년 투자 전망, 긍정적 분위기 형성

2025년에는 투자 증가를 예상하는 기업 수가 감소를 예상하는 기업 수보다 많았다. 특히 운송 및 저장 부문에서는 투자 전망이 중립 수준에서 23%로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대부분의 부문에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었지만, 소매 무역과 기타 서비스 부문에서는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전환되었다.

CPB, 불확실한 세계 속에서의 완만한 성장 전망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entral Planning Bureau, CPB)이 2월 26일에 발표한 중앙 경제 계획(Central Economic Plan, CEP)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제는 향후 몇 년 동안 완만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 이후 정책 결정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무역 및 국제 협력 부문에서 예상치 못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전망에서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제한적으로 반영되었다.

GDP 성장률은 2025년 1.9%, 2026년 1.5%로 예상되며, 가계와 정부 지출이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노동시장에서는 청년층과 퇴직 연령대의 고령층이 더 많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노동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생산성 성장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됐다.  

<2024-2026 네덜란드 주요 경제 지표 전망>

[자료: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

GDP 성장률은 2025년 1.9%, 2026년 1.5%로 예측되며, 가계와 정부 지출이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에서는 청년층과 퇴직 연령대의 고령층이 더 많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노동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나, 생산성 성장률은 여전히 저조한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임금 상승률이 인플레이션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향후 몇 년 동안 구매력이 증가할 것이라 분석됐다. 또한, 주요 정책 합의에서 추진한 세금 감면이 구매력 증가를 촉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빈곤율은 2024년 3.5%에서 2026년 2.9%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줄어들겠지만, 임금 상승과 부가가치세(VAT) 인상 등의 정책적 요인으로 인해 향후 몇 년간 2%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재정 적자는 중기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이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 및 사회보장 지출 증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이다. 2028년 정부 재정 적자는 GDP 대비 –1.7%, 2033년에는 –2.9%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노동시장 참여율이 이전 예상보다 증가하면서 정부 재정 상황이 다소 개선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네덜란드 산업별 경쟁력 및 비용 구조 

네덜란드는 강력한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제품 단위당 노동 비용 측면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특정 산업에서는 경쟁 우위가 약화되고 있으며, 이는 임금 상승뿐만 아니라 생산성 성장 부진에도 기인한다. 네덜란드 화학 산업은 2015년부터 2023년 사이 유럽 경쟁사들보다 2% 더 빠르게 단위 노동 비용이 증가했다. 농업, 식품 산업, ICT, 운송 및 저장 부문도 유사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제약 및 기계 산업에서는 생산성 향상 덕분에 경쟁 우위가 강화되었으며, 기계 공학과 제약 산업은 각각 3% 및 4% 이상 더 느리게 단위 노동 비용이 상승했다. 반면, 화학 및 식품 산업에서는 생산성 성장 부진이 경쟁력 약화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에너지 비용 상승도 화학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생산성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용 인원은 크게 줄지 않은 점에서 확인된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네덜란드의 많은 산업 부문은 노동 비용 증가 속도가 느리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변화가 이러한 상황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

시사점

2025년 네덜란드 경제는 기업 신뢰도의 하락, 산업별 경쟁력 약화 및 공공 재정 적자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정 산업 부문이 경쟁 압박을 받고 있는 점은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시사한다.

해외 기업과 투자자들은 네덜란드의 노동 비용 구조, 생산성 동향 및 에너지 비용 상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따른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의 경제 환경은 국제적인 지정학적 요인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향후 무역, 금융, 투자 전략 수립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구조적 경제 변화와 정책 동향을 중립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에서 평가하며,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자료: CBS(Statistics Netheralands), CPB(Central Planning Bureau), FD(het financieele dagbl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