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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탈달러화 현황: 경제 자립과 성장의 새로운 길
  • 경제·무역
  • 캄보디아
  • 프놈펜무역관 오승준
  • 2024-12-09
  • 출처 : KOTRA

캄보디아 금융당국의 탈달러화를 위한 노력으로 현지화(리엘) 사용 증가세

점진적이지만 경제적 자립과 국가 정체성 강화 기대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 유일의 달러 통용 국가로, 수도인 프놈펜에서는 미달러화 사용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고액 거래와 금융 활동에서는 대부분 달러가 통용되며, 현지화인 리엘(Riel, KHR)은 소액 거래나 거스름돈으로 주로 사용된다.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달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리엘은 실질적인 사용 범위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경제 구조는 통화 주권과 금융 자립성을 강화하는 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에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탈달러화를 위해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달러화 사용 배경

캄보디아의 달러화는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프랑스 식민지 시절에는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반도의 화폐인 피아스터(piastre)를 사용했으나 1953년 독립하면서 캄보디아 자체 통화인 리엘을 발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75-1979년 크메르 루즈 정권 시기, 화폐가 완전히 폐지되고 은행이 폐쇄되는 등 국가 경제 시스템이 크게 악화되었다. 크메르 루즈가 무너진 후 1980년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이 재설립되고 리엘이 재발행 되었지만 크메르 루즈 시기 리엘의 가치가 폭락한 과거 경험때문에 리엘화에 대한 신뢰는 여전히 낮았다. 게다가 1992-1993년 유엔 캄보디아 과도 행정 기구(UNTAC)의 활동으로 미국 달러가 대규모 유입되면서 달러는 무역과 금융의 핵심 통화로 자리 잡았다. 당시 UNTAC는 선거 조직과 평화 유지 임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며, 이는 달러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경제 전반에 걸쳐 사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이후 캄보디아의 경제가 점차 개방되고, 무역 및 외국인 직접 투자(FDI)가 활발해지면서 달러화 의존도는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1993년과 2008년의 두 차례 인플레이션 위기로 달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현재 수도와 지방 주요도시 내에서 그리고 대규모 거래에서는 달러가 주로 사용되며, 캄보디아 화폐 유통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농촌 지역과 소규모 거래에서는 여전히 리엘이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리엘은 미 달러에 비해 안정성과 신뢰도 면에서 약세를 보인다. 이러한 이중 통화 체계는 경제 안정성과 외국 자본 유치에 기여했지만, 동시에 캄보디아의 금융 주권을 제한하고 통화 정책 실행에 제약을 주는 문제로 남아있다.


캄보디아 경제에서의 달러화 의존도

캄보디아 국립은행이 2023년 발행한 금융 안정성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화폐 공급에서 80% 이상을 외화가 차지한다. 금융 및 상업, 투자와 같이 금액이 큰 거래뿐만 아니라 소규모의 상점과 식당에서도 가격을 달러로 표시하는 등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 달러를 일상적으로 사용한다. 반면 리엘은 주로 농촌 지역과 소규모 거래에서 사용되며, 상대적으로 고액 소비나 대형 거래에서는 사용에 제약이 있다. 4,100리엘/1달러 수준의 높은 환율로 인해 주택, 자동차, 전자제품처럼 고가의 물건을 구매할 때 현지화를 사용하는 것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전체 통화 공급량 대비 외화 비율>
(단위: %)

[자료: 캄보디아 국립은행(NBC)]


수표 거래에서도 리엘의 비중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의 수표 거래 통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리엘의 사용 비율은 변동이 크지 않고 약 10%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2023년에는 리엘의 비중이 12.1%로 소폭 증가했지만, 2024년 1월부터 8월까지는 다시 8.2%로 감소하며 여전히 대부분의 수표 거래는 달러화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캄보디아 리엘 및 달러 수표 사용 현황>
(단위: 개, US$ 백만, %)

연도

리엘 수표

달러 수표

전체 수표 금액 대비 리엘 비중

거래 수

총 거래액

거래 수

총 거래액

2016년

82,291

1,336.1

1,025,209

21,790.4

6.1

2017년

37,485

1,626.7

1,107,752

26,812.7

6.1

2018년

38,249

2,317.2

1,238,232

41,462.70

6.0

2019년

41,696

3,342.2

1,337,800

51,609.10

6.5

2020년

35,570

5,629.9

1,200,110

50,220.0

11.2

2021년

31,749

4,655.9

1,077,104

46,380.6

10.0

2022년

33,608

4,778.6

1,105,712

53,853.9

8.9

2023년

34,109

5,353.5

1,041,710

44,433.1

12.1

2024년
(1-8월)

22,087

3,391.3

681,921

41,181.2

8.2

[자료: 캄보디아 국립은행(NBC)]


미달러화 중심 경제 구조의 문제점

캄보디아의 달러화 위주 경제는 현지 통화인 리엘의 활용을 저해하며, 통화 정책 실행과 경제적 자립에 여러 제한을 초래하는 등 캄보디아 경제에 여러 제약을 초래한다.

(1) 통화 정책 시행의 제약

달러 통용 경제는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이 독립적인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리엘이 통용되지 않을 경우,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최후의 대부자로서 금융기관에 필요한 긴급 유동성을 제공할 수 없다. 예를 들어 금융 위기나 경기 침체 시 유동성이 부족한 은행 및 기타 금융기관에 긴급 대출을 제공하려면 현지 통화가 필수다. 반면, 달러화는 캄보디아가 직접 발행할 수 없기 때문에 국립은행으로서 역할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2) 경제적 비용과 기회비용

달러를 주로 사용하는 경제 구조로 인해 캄보디아는 자체 통화 발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인 시뇨리지(Seigniorage)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시뇨리지란 화폐를 발행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으로, 발행된 화폐의 액면가에서 발행 비용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더불어 시뇨리지는 중앙은행이 무이자 화폐를 발행하여 유이자 금융자산을 보유함으로써 얻게 되는 재정적 수익을 포함한다. 캄보디아의 경우 리엘화의 사용이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경제활동이 미달러화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시뇨리지 이익을 취하지 못하고 있으며 국가 재정 자립과 경제의 안정성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또한, 캄보디아 정부는 미국 달러를 관리하는 데 추가적인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은 손상된 달러 지폐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승인한 파트너 은행으로 보내 교체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송비와 보험료는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된다. 캄보디아 국립은행 총재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비용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달러화 사용의 경제적 비효율성을 더욱 심화시킨다.

(3) 대외 의존성 증가와 수출 경쟁력 약화

캄보디아 경제는 달러화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경제 변화, 특히 미국의 금리 변화에 민감하다. 팬데믹 동안 미국이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달러 가치가 상승했고, 이에 따라 수입품 가격이 오르는 수입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수입 인플레이션은 해외에서 수입한 제품의 가격 상승이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으로, 특히 수입과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


리엘화 활성화에 따른 장점

리엘화의 활성화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캄보디아 경제의 안정성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 리엘의 사용이 증가하면 달러 의존도가 줄어들어 경제가 외부 충격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더불어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리엘화로 금융기관에 긴급 유동성을 제공하며, 경기 침체 시에도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리엘화 사용은 경제적 이익뿐 아니라 국가 정체성과 자부심을 고취하는 효과도 있다. 자국의 화폐는 국가의 주권과 정체성을 상징하며, 캄보디아가 리엘을 보유하는 것은 경제적 자립의 상징이자 정치적 중요성을 지닌다. 리엘을 강화하는 것은 캄보디아가 과거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고 자립 경제로 나아가는 상징적인 역할을 한다.


탈달러화를 위한 금융당국의 노력과 그 성과

캄보디아 정부와 캄보디아 국립은행(NBC)은 현지화인 리엘의 사용을 촉진하고 미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여러 정책과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2016년 12월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모든 은행 및 금융기관이 대출 포트폴리오의 최소 10%를 리엘로 유지하도록 의무화하는 지침을 발표했으며, 리엘 대출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더불어 2017년 7월에는 상무부가 모든 기업과 서비스 제공자가 제품 및 서비스 가격표에 리엘 가격을 달러보다 더 크게 표기해야 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정책이 실제 시행된 것은 2021년 이후로, 현재에는 대부분의 상점과 음식점 가격표에 리엘과 달러가 병기되어 있다.

캄보디아 중앙은행은 지난 16일 노로돔 시하모니 국왕의 즉위 2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20만 리엘(약 50달러) 지폐를 발행하며 현지화의 활용성을 높이고 국가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전까지는 10만 리엘(약 25달러)이 최대 단위였기 때문에 고액 거래에서 불편함이 컸으나, 이번 신규 지폐 발행을 통해 이를 보완하고 국민들의 정체성을 고취하려는 목적이다. 중앙은행은 국민들이 리엘을 더 많이 사용하고, 그 가치를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전하며, 리엘의 상징적 가치를 강조하고 캄보디아의 통화 주권을 더욱 확립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2024년 11월 16일 신규 발행된 20만 리엘 화폐>

앞면

뒷면

[자료: 캄보디아 국립은행(NBC)]


한편, 리엘화 사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홍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23년 프놈펜, 깜퐁스프, 시하누크빌 등 주요 도시에서 개최된 캠페인에는 13,000명 이상의 현장 참여자와 40,000명 이상의 온라인 시청자가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구형 리엘 지폐를 신형으로 무료 교환하는 서비스, 캄보디아 화폐 역사 전시회,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바콩(Bakong) 소개 등이 이루어졌다. 이러한 활동은 리엘 사용의 실질적 편의성을 홍보하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인 바콩(Bakong)은 2020년 캄보디아 국립은행이 도입한 온라인 금융 플랫폼으로, 리엘 및 달러 결제를 모두 지원하며 금융 포용성을 확대하고 있다. 은행 계좌 없이도 QR 코드를 통해 송금 및 결제를 할 수 있으며, 달러와 리엘 간 환전이 용이하기 때문에 금융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도 편리하게 리엘을 사용할 수 있다. 2024년 상반기 동안 바콩을 통한 리엘 디지털 결제는 7,550만 건에 달하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0% 증가한 수치다. 2023년에는 바콩 거래의 34.2%가 리엘로 이루어졌으나, 2024년 상반기에는 43%가 리엘 거래였다. 또한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관광객 대상 'Bakong Tourists App' 개발 등 관광업계에서 리엘화 사용 확대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금융당국의 노력은 캄보디아 내 리엘 사용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캄보디아 국립은행 통계에 따르면, 리엘 유통량은 2016년 6.4조 리엘에서 2020년 13.5조 리엘로 확대되었으며, 지난 10년 동안 연평균 14% 증가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ATM 거래 중 리엘 비중은 2021년 16.4%에서 2022년 22.4%로 증가했다. 리엘 예금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2017년 전체 예금 중 리엘은 5.9%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11.4%로 크게 늘었다.


<리엘 및 외화 예금 현황>
(단위: US$ 백만, %)

구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1-11월)

리엘 예금액

1,017.2

1,265.2

1,844.6

2,342.0

3,339.0

4,178.4

5,152.1

외화 예금액

16,238.0

20,576.3

23,716.3

27,460.0

31,675.1

33,566.3

40,126.6

총 예금액

17,155.2

21,804.0

25,444.3

29,752.0

34859.5

37,356.5

45,278.7

리엘
예금 비중

5.9

5.8

7.2

7.9

9.6

11.2

11.4

[자료: 캄보디아 국립은행(NBC)]


시사점

여전히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은 달러화의 안정성과 익숙함을 선호한다. 달러화 중심의 경제 구조는 외국인 투자자의 신뢰를 받기 쉬워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에도 용이하다. 특히, 캄보디아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경제 불확실성은 달러화에 대한 강한 의존을 이어가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더불어 미국은 캄보디아 수출액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한 교역 상대국이기 때문에 탈달러화의 급격한 진행은 캄보디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탈달러화는 캄보디아 경제의 주권과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목표이다. 여러 도전과제를 안고 있으며 속도는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중앙은행의 다양한 정책과 디지털 결제 시스템 바콩(Bakong)은 리엘 사용을 점진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금융 시장의 발전도 이루어지고 있다. 탈달러화가 완전한 과정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는 경제의 자립과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캄보디아 국립은행, 세계은행, IMF, The Diplomat, 크메르 타임즈, Ledger Insights, Voice of America, 뉴스브리핑 캄보디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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