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경제동향

2023년 헝가리 경제의 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0.9% 감소했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안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됐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월 기준으로 한 자릿수대로 낮아졌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는 소비 및 투자 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크게 증가한 소비자 물가로 인해 실질 소득과 가계 소비가 감소했고, 그 결과 소매 거래가 위축됐다.

높은 금리와 EU 자금의 미지급으로 인해 투자 규모는 지난해 수준을 밑돌았다. 특히 건설 투자 감소는 주거 및 기타 건설 부문에 악영향을 미쳤다. GDP 대비 부채 비율은 계속 감소했으며, 에너지 수입 가격의 안정화와 수입 감소 및 수출 증가로 인해 대외 무역수지가 크게 개선되면서 소비 및 투자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다.

수출 지향적 산업 부문의 우수한 성과는 수출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차량 생산과 전기 장비 제조, 배터리 생산의 증가는 전체 산업 생산 감소를 어느 정도 완화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산업 부문은 여전히 지난해 수치를 밑돌았다. 농업 생산은 극심한 가뭄이 있었던 지난해 대비 상당히 증가해 경제 후퇴를 가장 느리게했다.

2023년 헝가리의 에너지 소비는 2022년에 이어 계속 감소했다. 높은 에너지 가격, 여러 분야에서의 경제적 침체, 연초의 온화한 날씨 등이 이러한 추세에 기여했다.

헝가리 산업의 전반적인 구조

2023년 기준 헝가리의 산업 구조는 크게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뉘며, 농림어업으로 구성된 1차 산업은 GDP의 약 3%를 차지하며 그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규모는 등락을 계속하고 있다. 제조업, 건설업, 광공업 등을 포함하는 2차 산업은 GDP의 약 26%를 차지하며, 헝가리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수출과 고용 창출의 주요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전체 GDP의 약 20%를 차지한다. 금융, 부동산, 정보통신 및 서비스업으로 구성된 3차 산업은 GDP의 약 67%를 차지하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부문은 헝가리 경제의 현대화와 디지털화를 대표하며, 경제 성장의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제조업은 산업별 부가가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 뒤를 부동산업과 도소매업이 잇고 있다. 제조업 내에서는 자동차 산업과 식료품 산업, 전기 장비 제조업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생산액 전체의 26%를 차지하며 헝가리 경제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식료품 제조업(12.4%)과 전자 장비 제조업(11.5%)이 그 뒤를 잇는다. 헝가리 정부는 산업 구조의 다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연구개발(R&D), 전자 상거래, 친환경 에너지와 같은 신흥 산업 부문을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헝가리 산업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헝가리의 주요 산업 부문별 부가가치 금액 및 비중>

(단위: 백만 포린트, %)

*주: 원문으로는 Value and distribution of gross value added by industries

[자료: 헝가리 통계청]

자동차 산업

자동차 산업은 헝가리 경제의 중심축으로, 단일 세부 산업 중 GDP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제조업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Audi, Mercedes-Benz, Suzuki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헝가리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으며, BMW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새로운 공장을 건설 중이다. EU의 2050 탄소중립 계획에 따라 내연기관차 제조에서 전기차 제조로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헝가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전기차 및 이차전지 생산의 주요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 SDI와 SK온 등 주요 한국 기업들의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협력 기업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은 헝가리 자동차 산업이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전자장비 제조업

헝가리의 전자장비 제조업은 국가 경제에서 핵심적인 산업 중 하나로, 특히 유럽 내 생산 허브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산업은 통신 장비, 가전제품 등 다양한 전자기기 제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들의 주요 생산 기지가 헝가리에 위치해 있다. 헝가리는 숙련된 노동력, 유리한 지리적 위치, 투자 친화적인 정책을 기반으로 글로벌 전자 제조업체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자동차 전자 장비와 관련된 생산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헝가리의 강력한 자동차 산업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외국인 투자 유치는 헝가리 전자장비 제조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식품 산업

헝가리 식품 산업은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농업 부문과 긴밀히 연계돼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이 산업은 전통적인 농산물 가공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을 활용한 가공품 생산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주요 수출 시장은 유럽연합(EU)이며, 육류, 유제품, 과일, 채소 가공품 등이 주력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헝가리는 국제 표준을 준수하며 지속 가능한 생산과 품질 향상을 위해 친환경 생산 방식을 점차 도입하고 있다.

생명공학 산업

생명공학 산업은 헝가리의 전통적인 강점 중 하나로, 탄탄한 기초 과학 역량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1928년 비타민 C를 발견한 과학적 업적에서부터, 2020년 COVID-19 백신 개발에 참여한 헝가리 과학자까지, 헝가리는 글로벌 생명공학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헝가리 내 제약 및 생명과학 연구 활동은 부다페스트, 데브레첸, 세게드, 페치에 위치한 4개의 생명과학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재 활용 비용과 우수한 연구 환경 덕분에 매년 300회 이상의 임상시험이 진행되며, 글로벌 다국적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제조 및 연구개발(R&D) 센터를 헝가리에 설립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으로 헝가리는 중동부 유럽에서 가장 발전된 생명공학 국가로 평가받고 있으며, 발칸, 서유럽 및 CIS 지역으로 시장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의 생산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산업 정책 및 정책 기관

2024년 헝가리 정부는 경제 성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산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주요 정책 방향은 민간 소비 회복, 국내 생산 및 투자 증대, 고용 확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먼저 민간 소비 회복을 위해 실질 임금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2023년 9월부터 실질 임금이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2024년에는 이러한 추세가 가속화돼 연평균 약 5%의 실질 임금 상승이 예상된다. 이는 소비 심리 활성화와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생산 및 투자 증대를 위해 내수 시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23년에는 자동차 제조업과 전기장비 제조업이 각각 11.2%, 15.5%의 성장률을 보인 반면, 식품 산업과 목재 가공업은 각각 11.8%, 11.9% 감소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수 관련 산업의 생산과 투자를 촉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헝가리 정부는 고용 확대를 위해 노동 시장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 2023년 3분기 기준 헝가리의 실업률은 4%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여전히 약 30만 명의 예비 노동력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활용해 노동 시장을 더욱 활성화하고, 경제 성장과 신규 투자 실현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을 통해 헝가리 정부는 2024년에 약 4%의 GDP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지난 10월 헝가리 정부는 실제 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을 것이라 발표했다.  

헝가리 정부는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제조업 기반의 수출 중심 경제를 구축했으며, 특히 자동차 제조업이 헝가리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되고 있다. Audi, BMW, Mercedes-Benz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헝가리에 생산 기지를 운영하며, 이는 헝가리 경제의 제조업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 정부는 EU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동방정책(Opening to the East)'을 추진하며,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투자 지역에 따라 차등적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연구개발(R&D) 및 서비스센터 설립을 장려하는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와 산업 구조의 다양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의 주요 산업정책 관련 기관으로는 헝가리 국가경제부, 헝가리 중앙은행, 투자진흥청 등이 있다. 이 중 국가경제부는 지난해에 경제개발부로 출범했다가, 이후 국가경제부로 이름을 바꾸었으며 헝가리 경제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산업 및 투자 정책을 수립한다. 기업지원 프로그램 및 산업 정책을 총괄하는 부처며, 최근에는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 등을 신설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료: 헝가리 통계청, Portfolio, 헝가리 정부 공식 홈페이지 등 KOTRA 부다페스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