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마드리드 ESMO 성황리에 개최

미국 암연구학회(AACR)와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와 더불어 세계 3대 암 학회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가 2023년 10월 20일부터 24일까지 총 5일간 마드리드 국제전시장(IFEMA)에서 개최됐다. 동 행사에는 전 세계 항암 전문가들과 글로벌 제약사들이 참가해 암 치료와 관련된 최신 학술 정보와 임상연구 결과를 공유했으며, 더 나은 임상을 위한 최첨단 도구, 표준 등도 선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마드리드 무역관도 ESMO를 방문해 업계 동향을 살피는 시간을 가졌다.

ESMO는 매년 유럽의 여러 주요 도시를 돌아가며 개최하는 순회 학술대회 성격을 갖고 있다. 마드리드에서는 2014년, 2017년에 개최된 바 있으며, 당초 2020년에도 행사가 예정돼 있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된 바 있다. 마드리드에서 세 번째로 열린 동 행사에는 144개 국가에서 의사, 연구원, 제약사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3만3000명 이상의 전문가들이 모였다. 2022년 파리에서 열린 ESMO에는 2만3000명이 참가했으며,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에도 참가 인원도 2만8000명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암 치료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크게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주최 측에 따르면 이번 ESMO 행사를 통해 마드리드시는 약 6000만 유로의 경제 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된다.

그 밖에 ESMO 행사장 내에서 열린 세미나, 세션, 콘퍼런스 등은 실시간 생중계돼, 전체 참가자 중 약 10%는 온라인 방식으로 학술대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2023년 마드리드 ESMO 행사장 입구 전경>

[자료: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세션, 전시부스, 포스터 발표 등 암 치료 업계 총집합

ESMO 행사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다뤄진 부분은 암 치료 관련된 전문가들의 최신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 이를 위해 전시장에는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세비야 등 총 20개의 스페인 도시 이름으로 명명된 발표장이 마련돼 있었다. ESMO 5일 기간 중 총 261개의 세션, 심포지엄, 세미나가 이뤄졌으며 이를 통해 2882명의 연사가 1633개의 발표를 진행했다. 또한, 이번 학술대회를 위해 총 2504개의 초록(Abstract)이 제출됐다. 그 중 대표적인 한국인 발표로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영내과 교수가 미국의 조피아 피오트로스카(Zofia Piotrowska),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파사로(Antonio Passaro)가 자리를 함께한 프레지덴셜 심포지엄(Presidential Symposium)에서 얀센과 유한양행의 합작품인 ‘리브리반트+렉라자’의 병용 임상 ‘MARIPOSA 연구’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2023년 ESMO 내 발표장 전경>

[자료: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한편, 이번 ESMO 학술대회에는 120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들이 전시기업으로 참가했다. 그 중, GSK, 로슈, 노바티스 등 상당수의 글로벌 제약사가 대형 부스를 차려 항암 치료제 등에 대한 홍보에 나섰다. 아스트라제네카와 같은 기업의 경우 동 행사를 통해 FLURA2 연구(타그리소와 항암화학요법)의 안전성 후속 데이터를 발표해 업계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국내 제약사의 경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부스 홍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나, 일부 기업들은 미국 소재 기업 등을 통해 전시에 참여한 것으로 사료된다.

<2023년 ESMO 내 전시기업 부스 전경>

[자료: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그 밖에, ESMO 행사장 곳곳에는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암 치료 관련 전문가들의 포스터 발표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특히, 눈에 띄었던 부분은 터치스크린을 통해 포스터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자신이 원하는 포스터 발표를 읽을 수 있게 마련된 ‘E-POSTERS’ 서비스로 총 2882명의 발표자가 제출한 2185개의 포스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마드리드 무역관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총 103명의 한국인 전문가가 온라인 포스터를 발표한 것으로 집계된다. 또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방식으로 포스터를 게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해당 공간은 암 치료 세부 카테고리별로 분류돼 있었으며, 한국 의료 전문가들은 주로 암 진단과 관련된 항목에 포스터 결과물을 게재한 것으로 보인다.

<2023년 ESMO 내 온/오프라인 포스터 발표 전경>

[자료: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전망 및 시사점

미국계 다국적 기업인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암 질환은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심장 질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유발하는 질병이며, 일본에서는 가장 큰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이로 인해 종양학(Oncology)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와 투자가 이뤄지는 의학 분야로 손꼽힌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돼 아이큐비아는 암 치료에 대한 전 세계 매출이 2021년 1880억 달러에서 2027년 3750억 달러로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암 치료 시장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선 관련 전문가와 기업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종양학에 대한 연구 역사가 길지 않아 ESMO와 같은 국제 대형 학술대회에서 크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번 행사를 통해 프레지덴셜 심포지엄에서 임상 연구 결과도 발표하는 시간도 가졌으며, 여러 한국 의료 전문가들이 포스터 게재에도 적극 나서고 있음을 목도할 수 있어, 앞으로 한국이 종양학 연구와 관련된 글로벌 무대에서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 밖에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화두가 되는 인공지능(AI)이 암 치료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어, 우리 IT기업들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의료 솔루션 개발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드리드 무역관이 ESMO 행사에 참가한 의료 전문가 A씨와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인공지능은 신약 개발은 물론 종양 진단, 치료 예후 예측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적용될 수 있으며, 의료 전문가들의 단순 반복 작업 시간을 단축함으로써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집중할 수 있어 도움을 줄 수 있어, 앞으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의료 솔루션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자료: ESMO 홈페이지,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IQVIA, 현지 언론 및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