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은 제품의 첫 인상이기 때문에 제품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중국 포장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포장연합회에서 발표한<2022년 중국 포장산업 운영 현황>에 따르면, 2022년 연간 매출 2000만 위안 이상인 규모 있는 포장기업이 2021년보다 1029개사 늘어난 9806개사로 집계됐다. 포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최근 중국 소비자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다양한 포장 디자인 트렌드를 알아보고 동시에 우리 기업이 유의해야 할 포장 규제를 안내하고자 한다.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포장 트렌드 3선

트렌드① 궈차오(国潮, 애국소비) 포장

최근 몇 년간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애국소비의 양상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애국소비를 의미하는 ‘궈차오’는 중국의 전통문화를 뜻하는 ‘궈(国)’와 트렌드를 뜻하는 ‘차오(潮)’가 합쳐진 단어다. 특히 트렌드와 유행에 민감하며, 중국 소비시장에서 ‘큰 손’으로 부상하는 MZ세대인 지우링호우(90后, 1990년 이후 출생자)와 링링허우(00后, 2000년 이후 출생자)에게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중국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화시즈(花西子)’는 중국 궈차오 브랜드의 대표주자다. 화시즈는2017년 ‘동양의 미’를 주력 이미지로 내세워 브랜드를 론칭한 이후, 6년 만에 중국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부상했다. 올해 6월에 진행된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의 쇼핑주간 618에서 전체 화장품 카테고리 내 판매량 4위를 기록했고 중국 브랜드 중에서는 1위다.

<화시즈(花西子) 대표 이미지 및 제품>

[자료: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동(京东) 내 공식 스토어]

화시즈(花西子)의 성공비결은 궈차오(国潮)를 겨냥한 제품과 포장 디자인에 있다. 궈차오 소비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요 소비층이 젊은 세대로 이동하면서 이전 세대보다 높아진 문화 자신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지우링호우와 링링호우는 중국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워나가던 시대에 태어나 ‘중국제조(中国质造, made in china)’에서 ‘중국 양질 제조(中国质造)’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세대다. 궈차오는 단순히 ‘중국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트렌드’가 반영돼야 하는 만큼 중국 소비자의 취향과 소비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트렌드②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포장재

최근 중국에서는 브랜드 간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마케팅이 성행 중이다. 지난 9월 4일 출시된 중국 커피 브랜드 루이싱커피(瑞星咖啡)와 중국 전통주 제조업체 마오타이(茅台)가 콜라보레이션한 장샹라떼(酱香拿铁, 알코올 라떼)가 인기다. 중국 경제 주간지 <중국경제주간>에 따르면, 장샹라떼는 출시 첫 날 542만 잔을 판매해 판매액 1억 위안을 돌파했다. 출시 3일 만에 재료 소진으로 판매가 중단되는 곳이 생기자 루이싱커피는 판매 재개 일정을 공식 SNS 채널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로 브랜드 이미지가 돋보이는 ‘포장’이 꼽히고 있다. 중국 토종 술인 ‘구이조우 마오타이(贵州茅台)’의 빨간색 배경과 흰색 띠를 두른 듯한 포장 디자인을 그대로 활용한 커피 홀더와 쇼핑백이 눈길을 끈다. 장샹라떼 연일 조기 소진으로 쇼핑백 품귀현상까지 이어졌고 그 여파로 쇼핑백 이미지를 찾는 손님이 많아지면서, 루이싱커피 공식 웨이보(중국 대표 SNS 플랫폼)에 쟝샹라떼 배경화면까지 게재됐다.

<장샹라떼 제품 및 포장 사진>

[자료: 루이싱커피 공식 웨이보 계정]

트렌드③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

2018년 설립된 중국 신예 음료 브랜드 하오왕수이(好望水, hopewater)는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유리 포장을 앞세워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오왕수이의 주력 음료인 ‘왕(望, hope) 시리즈는 재활용 가능한 유리병 포장이 특징이다.

하오왕수이는 재활용 가능한 제품 포장을 홍보하기 위해 2021년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을 시작했다. 세계 지구의 날을 맞이해 유리공병의 다양한 활용법을 홍보하면서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소비자들은 이런 제품의 특성을 눈여겨보며 유리공병을 활용한 꽃병, 수납 유리병, 유리병 꾸미기 등 재활용 아이디어를 SNS에 적극적으로 게재하고 있다.

<하오왕수이의 ‘공병 수거 캠페인’>                                            <소비자들의 공병 재활용 SNS 게시물>

[자료: 하오왕수이 공식 웨이보 계정]                                           [자료: 중국 SNS 채널 샤오홍수(小红书)]

중국 정부, 식품 과대포장 문제 심각성 인지

제품의 특징을 살려 소비자의 눈길을 끌기 위한 포장 디자인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 제품 과대포장에 대한 규제 역시 엄격해지고 있다. 특히 월병, 쫑즈(단오절에 먹는 찰밥) 등 명절 선물세트용 식품 포장에서 과대포장이 자주 적발되고 있다. 중국 소비자협회가 2022년 4월 29일부터 10월 5일 동안 보도된 과대포장 언론사례를 분석한 결과, 총 37건 사례 중 식품(월병)이 25건으로 68%를 넘었다.

9월 1일부터 포장규제 실시

중국 정부는 소비자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과대포장을 엄격하게 규제하기 위해 2021년 8월 중국 국가 표준 <상품 과대포장 제한 요구사항 – 식품 및 화장품(限制商品过度包装要求-食品和化妆品)>을 발표했다. 2년의 과도기간을 거친 이번 조치는 지난 9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기존보다 식품 31종과 화장품 16종의 포장요건을 강화했다. 포장공간비율, 포장 횟수, 포장 원가 등 3가지 기준 중 한 가지 이상 기준에 미달할 경우 ‘과대포장’에 해당된다. 이 경우, 제품의 생산, 판매 및 수입이 불가하다.

기준 ① 포장 횟수

곡물, 곡물 가공품, 월병 및 쫑즈의 포장 횟수는 3차 이상 초과할 수 없다. 나머지 제품은 포장횟수를 4차 이상 초과할 수 없다.

<포장 횟수에 대한 기준>

[자료: 중국 시장관리총국 표준기술사 제작, KOTRA 선전 무역관 번역]

기준 ② 포장공간비율

단일 제품의 실제 용량(净含量)별 포장공간비율을 지켜야 한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1개의 실제 용량이 30g, 6개 한 박스의 용량이 180g일 경우, ‘단일 제품’은 1개의 아이스크림을 의미하기 때문에 포장공간비율은 ≤50%이어야 한다.

<식품 및 화장품 포장공간비율>

(단위: mL 혹은 g, %)

주: 1) 포장 횟수가 1차인 제품은 해당하지 않음.
2) 혼합해 사용하는 화장품의 경우, 혼합 이후의 제품을 단일 제품으로 간주함.
3) 종합 포장 제품의 경우, 단일 제품 용량이 가장 큰 제품을 기준으로 비율 측정

[자료: 중국 시장관리총국 표준기술사]

포장공간비율 계산 공식은 아래와 같다.

<포장공간비율 계산 공식>

[자료: 중국 시장관리총국 표준기술사]

<식품 ‘필수 공간 계수(k)>

[자료: 중국 시장관리총국 표준기술사]

<포장공간비율 계산 예시>

[자료: 중국 시장관리총국 표준기술사 제작, KOTRA 선전 무역관 번역]

기준 ③ 포장 원가

내장된 제품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지를 제외한 전체 포장 원가는 판매가격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특히 월병 및 쫑즈의 과대포장을 규제하기 위해 판매가격이 100위안 이상인 월병 및 쫑즈는 원가 비율을 15% 내로 제한하고 있다.

시사점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소비가 되살아나면서 중국 소비재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유통망 구매 담당자는 KOTRA 선전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중국 소비재 제품 포장 트렌드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며, "우리 유통망에 입점되는 식품의 경우 포장에 제품 사진이 있어 직관적으로 제품을 보여주거나 고급스러운 포장을 선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포장 디자인을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나가고 있어 우리 소비재 기업도 중국시장 진출 시 현지 포장 트렌드를 충분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경쟁이 치열해짐과 동시에, 중국 정부는 소비자 보호와 환경 보호 차원에서 과대포장을 엄격하게 규제할 것을 발표한 만큼 우리 수출기업 역시 해당 규제를 숙지해 제품 생산 및 수출에 유의해야 한다. 

자료: 중화인민공화국중앙인민정부, Morketing，중궈왕(中国网), 생활일보(生活日报), 중국경제주간(中国经济周刊), KOTRA 선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