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 소비시장은 중국 전체 GDP의 40% 가까이 차지하고 있으며, 수많은 로컬 및 해외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해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며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2023년의 중국 소비시장은 각종 브랜드 포화상태로 레드오션이라고 할 수 있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패턴을 파악하고 고객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며, 투자유치를 통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브랜드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며 중국 소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 변화 및 신규 투자 동향

중국 소비시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경제성장 및 국민소득 증가와 함께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더 이상 생필품 위주의 소비가 아닌 화장품, 의류 등 사치품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했으며, 매년 수천만 명의 신규 소비자가 시장에 유입되는 중국 시장은 모든 기업에게 매력적인 시장이었다. 다만 20년 이상이 지난 현 시점에는 중국 소비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 되었으며, 새로 유입되는 소비자 없이 기존 고객을 빼앗고 빼앗기는, 무한경쟁 구도의 시장이 되었다.

하지만 14억 명을 기반으로 하는 중국 내수시장은 여전히 엄청난 소비력을 지닌 시장이며, 유망 소비재에 대한 VC 투자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신소비(新消费)’라는 단어가 떠오르고 있는데, 기존에 시장 존재 유무를 떠나 모든 소비재 중에 △단기간 내 효율적인 마케팅을 통해 인기 급상승, △대중의 호평을 받는 디자인 보유, △기존 제품에 대한 인식 변화 등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 최근 소비시장 내 모든 인기 제품을 포괄적으로 지칭한다.

중국 소비시장의 VC 투자는 식품, 화장품 외에도 가전제품, 캠핑, 피트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신소비’ 제품에 대한 VC 투자 건수는 2019년 459건에서 2022년 871건으로 전체 VC 투자건수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투자금액은 674억 위안에 달하였다.

<2022년 유망 소비재 분야별 투자 건수 및 비율>

[자료: 차이롄셔촹토우통]

중국 시장에서 ‘신소비’ 제품으로 떠오른 품목은 매출액 뿐만 아니라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함에 따라 사업 확장을 위한 추가 투자유치로 이어지는 추세이다. 커피 및 베이커리 브랜드인 나이슈에더차(奈雪的茶)는 2018년 1억 위안 규모의 VC 투자를 받은 이후 현재까지 총 17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 받아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브랜드 가치는 140억 위안에 달한다. 또한, 완메이르지(Perfect Diary), 시차(HEY TEA) 등 설립된지 10년이 채 되지않은 신생 브랜드도 글로벌 VC 기업의 투자를 받아 사업을 확장해 불과 몇 년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2022년 기준 1억 위안 이상의 VC 투자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대부분 설립기간 5년 미만의 브랜드에 대한 투자가 많으며, 최대 10억 위안까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2022년 기준 중국 소비재 분야 VC 투자 주요 사례>

[자료: IT 쥬즈]

최근 중국 소비시장 주요 인기 브랜드 및 제품

(1) 중국 전통주(백주)와 아이스크림, 커피 브랜드와 콜라보

중국의 대표 백주 브랜드 마오타이(茅台)사는 최근 획기적인 제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2022년 5월에는 백주 성분을 2% 정도 추가한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론칭하였으며,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출시 1년만에 누적 판매량 1000만 개 이상, 중국 31개 성(省)에 34개 매장을 운영 중에 있다. 올해 9월에는 중국 로컬 커피 브랜드 루이씽 커피(Luckin Coffee) 협업으로 ‘백주라떼’를 출시했는데 첫 날에만 540만 잔 이상 판매하여 1억 위안 이상의 매출액을 올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출시 2주가 지난 지금까지 아침 일찍부터 ‘백주라떼’를 사기 위한 소비자들로 루이씽 커피점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마오타이 아이스크림, 백주 라떼 예시>

[자료: 샤오홍슈]

마오타이는 값비싼 브랜드 이미지보단 친근한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잠재된 젊은 고객층을 끌어들이며 브랜드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2) 1950년대 사탕 브랜드의 부활

따바이투(大白兔)는 1950년대 출시된 현지 사탕 브랜드로, 80년대까지 큰 인기를 끌다 2000년대 들어서는 경쟁사에 밀려 매출액 또한 급감했다. 다만 중국 60~70년대생에게는 유년 시절 추억의 브랜드로 각인돼 있으며, 현재는 구매력이 있는 중년층이 된 주요 고객을 타깃으로 최근 화장품 및 가방 브랜드와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동시에 사탕 제품도 계속해서 출시하며 과거의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따바이투와 화장품, 가방 브랜드 콜라보 제품>

[자료: 샤오홍슈]

(3) 신생 브랜드의 성공 사례

전통 브랜드 외에도 중국 소비시장에서 신생 브랜드의 약진도 주목해볼 만하다. 2017년 설립된 화장품 브랜드 화시즈(花西子)는 도우인, 샤오홍슈 등 젊은 여성고객 사용률이 높은 온라인 플랫폼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했으며 제품 사용후기가 계속해서 광범위하게 노출되고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제품 가성비, 애프터 서비스 등 젊은 소비자가 중요시하는 요소를 집중적으로 관리하며 2020년에는 매출액 30억 위안을 돌파했다. 2021년에는 매출액 50억 위안을 돌파함과 동시에 미국, 일본 등 해외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화시즈 립스틱 제품 및 광고 포스터>

[자료: 아이메이롱]

중국 초콜릿 브랜드 메이르헤이챠오(每日黑巧)는 2019년 설립돼 맛과 동시에 ‘건강·무설탕(健康·无糖)’을 브랜드 모토로 하여 주목받기 시작했다. 소비자에게 건강한 초콜릿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불과 1년 만에 국내외 초콜렛 브랜드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매출액 1억 위안을 달성하였으며, TMALL 플랫폼 초콜릿 판매량 3위를 기록하였다. 현재도 VC 투자를 유치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4) 기타

그 외에도 가전제품 브랜드 톈커(添可)에서 출시한 스마트 청소기는 618 쇼핑데이 행사기간 매출액 9억 위안 이상을 기록했다. 탄산수 제조기업 옌치선린(元气森林)은 기존 탄산수 브랜드를 제치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브랜드 설립 5년 만에 기업 가치 150억 위안을 기록하는 등 중국 소비시장에는 신흥 강자들이 계속해서 탄생하고 있다.

<옌치선린(元气森林)사의 탄산수 제품>

[자료: 샤오홍슈]

시사점

중국은 200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국민소득 증가로 소비시장 규모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하였다. 20여 년이 흐른 현시점에서 중국 소비시장은 저성장 단계로 진입함과 동시에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 제품 품질, 가성비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고 있으며 소비 기준이 까다로워짐에 따라 기업들의 생존전략 또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중국 뷰티 브랜드인 Shanghai Jiahua(上海家化) 관계자는 KOTRA 우한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중국 기업과 해외 기업은 각자의 장점이 뚜렷하다. 중국 기업의 경우, 급변하는 시장 속에서 소비자들의 새로운 니즈에 대한 신속한 판단으로 기회를 포착하고 현지에 맞는 인기제품을 발빠르게 개발을 할 수 있다. 즉, 현지변화의 대응력이 장점이다. 반면 해외기업의 경우, 현지 변화에 대한 대응은 조직 구조상 현지기업만큼 빠르게 진행되긴 어렵지만 다년간 쌓아온 연구개발 시스템, 제품 품질, 조직 관리 능력은 중국 기업보다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기업 간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단점을 개선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제품이 개발돼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중국 시장에 관심있는 우리 기업은 중국 Z세대(1995~2009년생)와 3선(三线) 이하 도시 시장을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Z세대 인구는 약 2억6400만 명으로 중국 인구의 20% 미만이지만 전체 소비의 40%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영향력이 크며, 향후 몇 년간 Z세대의 소득 증가와 함께 소비 규모 또한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젊은 소비자들은 온라인 플랫폼 사용이 능숙하며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포장 디자인까지 제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매우 세분화돼 있는 만큼, 이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맞춤형 제품 개발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기회를 모색해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3선 이하 도시의 소비시장 규모는 2020년 17조 위안에서 2025년 35조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침체돼 있는 연안 도시의 소비 증가율과 다르게 해당 지역의 소비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어 모든 기업에 놓칠 수 없는 시장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든 연령층의 소비자들은 최근 몇 년간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높아져 제품별 성분 및 효능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중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 성분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으며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진행한다면 우리 기업 제품도 계속해서 중국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자료: 샤오홍슈, 도우인, 차이롄셔촹토우통, IT 쥬즈, <2022년 중국 Z세대 소비 백서>, KOTRA 우한 무역관 자체 정리자료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