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일본은 젊은층 중심으로 골프 이용자가 늘고 있다. 일본 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에 게재된 「골프를 성장산업으로... 탈 '아저씨'로 여성·젊은층에 접근」 기사를 인용해  젊은층, 여성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일본 골프산업의 변화를 조망하고자 한다. 

골프 이용자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증가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도 골프장 총 이용자 수는 전년도 대비 10.3% 증가한 8969만 명이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도보다 373만 명이 증가했으며, 2021년도 골프장 1곳당 평균 이용객 수도 전년도 대비 10.7% 증가한 4만641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발표된 2022년도 골프장 총 이용자 수도 9151만 명으로 계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골프협회 이케야 마사나리 회장은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골프 이용자는 감소해 정점의 절반 정도까지 줄었다. 하지만 지금은 골프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특히 젊은층과 여성들이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골프용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어 골프 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언급했다. 

<일본의 연도별 골프장 총 이용자 수>

(단위: 만 명) 

[자료: 일반사단법인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

젊은 골프 인구 증가

일본에서는 최근 젊은층의 골프 참여가 크게 늘고 있다. 170개 이상의 골프장을 운영하는 일본 최대 골프운영사인 주식회사 아코디아골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전인 2019년에는 39세 이하 이용 비율이 약 12%였지만, 2022년에는 16% 미만으로 늘었다.

아코디아골프 이시이 칸 사장 겸 CEO는 젊은 골퍼 증가에 대해 "지금까지는 50대 전후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30, 40대가 늘고 있다. 코로나 때문에 할 일이 없어서 골프장에 왔다는 분들도 많고, SNS 소재로도 골프장 풍경은 손색이 없다.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 골프를 시작하는 측면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아코디아골프는 젊은층 유입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코스의 컨디션 유지,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 식사 개선에 더 힘을 쏟을 계획이다. 특히 클럽하우스 리노이션 관련해 이시이 사장은 "(젊은층에게 중요한 것은) '커스터머 익스피리언스'(고객 경험)이고, 이를 위해 클럽하우스 리노베이션이 중요합니다. 예전 버블기에 지어진 것처럼 화려하고 호화로운 것이 아니라 깔끔한 느낌으로 바꾸고, 여성들을 위한 시설도 보강하고 싶습니다."고 강조했다.

젊은층 타깃 한 회원제, 이벤트 개발... 가누마72CC 

 
도치기현 가누마시의 가누마72컨트리클럽(CC)은 젊은 골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2017년부터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회원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 골프장을 운영하는 가누마 그룹의 후쿠시마 사장은 인구당 골프장 수가 세계 1위인 뉴질랜드가 일본과는 달리 다양한 회원제도를 운영중인 것에 착안하여, 젊은층을 타깃으로 한 회원제를 개발했다. 처음에는 30세 이하 회원제를 신설했으나, "일본에서 골프는 27~28세부터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 금방 탈퇴해야 한다" 등 비판 의견이 쏟아졌고 반응도 부진했다. 그래서 연령 제한을 35세 이하로 수정했는데 이것이 "대박을 쳤다"(후쿠시마 사장)고 한다. 35세 이하 회원제를 이용하는 고스케 다이스케씨는 "회원제 대회도 운영하고 있고, 나이도 비슷해 금방 친해질 수 있다. 캐디와도 친해질 수 있고, 지금은 플레이보다 골프장에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더 즐겁다"고 말한다. 

가누마72CC의 35세 이하 회원제 이용자는 도쿄 등 수도권 거주자 비율이 높다. 35세 이하 회원제의 경우, 도쿄도가 44%, 도치기현과 사이타마현이 각각 약 20%를 차지하는 반면, 60세 이상이 2/3를 차지하는 정회원제(연령 무관) 이용자는 도치기, 사이타마현 등 지방 거주자가 70%, 도쿄는 16%로 수도권 비율이 낮다.  

젊은 층을 의식한 노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나폴리 피자 콘테스트의 수상 경력이 있는 셰프가 직접 감독한 정통 피자를 클럽하우스에서 제공하고, 지자체와 연계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피자 만들기 체험 행사도 개최한다. 클럽하우스 한 켠에는 210여 개의 세계 유명 코스를 즐길 수 있는 시뮬레이터로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유료 라운지도 마련됐다. 2022년 8월 라운지 개설 이후 2,000명 이상이 이용했다. 이러한 시책이 효과를 발휘해 가누마72CC를 포함한 가누마 그룹의 골프장 이용객은 2020년에 전년 대비 13% 감소했지만 2021년에 15%, 2022년에도 5% 증가하며 활기를 되찾았다.

<가누마72CC(도치키현 가누마시 소재) 회원수의 추이>

(단위: 명)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가누마72CC의 가족 피자 만들기 이벤트, 스크린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라운지 모습>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여성 친화적 골프장 확대

일본 골프장의 또다른 최근 트렌드는 "여성 고객에 대한 배려"다. 주식회사 아코디아골프에 속한 치바현의 요쓰카이도 골프클럽은 '일본에서 가장 여성 친화적인 골프장'을 표방하며 2019년 가을에 리뉴얼 오픈했다. 흰색을 기조로 한 깨끗한 느낌의 라커룸과 넓은 파우더룸, 뷰티 샤워실, 다양한 종류의 샴푸 바 등을 갖췄다. 아코디아골프가 운영하는 전체 골프장의 여성 이용객 비율은 13% 미만이나, 요쓰카이도 골프클럽은 24% 미만(2021년 4월~2022년 3월)에 달한다. 아코디아골프는 요쓰카이도 외에도 다양한 여성 친화적 골프장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며, 이를 위해 클럽하우스 리모델링, 코스 내 여성 화장실 증설, 건강식 메뉴와 디저트 등의 여성 전용 메뉴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골프협회 이케야 마사나리 회장은 "(일본 골프산업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것은 여성 골퍼 확보다. 최근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전체 골퍼에서 차지하는 여성 비율은 15% 내외로 여전히 적다. 우리 협회도 여성 이사를 늘려 여성의 눈높이에 맞는 노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여성 친화적 골프장, 치바현 요쓰카이도 골프클럽>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아코디아골프]

직장인을 위한 골프웨어 개발

패션 업계도 이런 골프업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1958년 설립된 골프용품 메이커인 주식회사 혼마골프는 오아시스라이프스타일그룹과 정장과 골프웨어를 겸용할 수 있는 제품을 공동 개발했다. 정장, 골프웨어 2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이 제품은 재킷의 칼라를 세워서 단추로 고정할 수 있게 하고, 플레이 중 골프 티와 마커 등을 자주 꺼낼 수 있도록 주머니를 늘리고 티와 마커를 각각 수납할 수 있는 전용 주머니도 장착했다.

오아시스 라이프스타일 그룹의 소하라 유우토 부장은 "출퇴근 전, 퇴근 후 연습장에 갈 때 입는 사람도 있고, 예상보다 3배 정도 많이 팔렸다"고 언급했고, 혼마 골프 상품기획부 후쿠하마 토시아키는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해 '입기 편하다'는 이유로 노년층도 구매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외에도 혼마골프는 2022년 가을부터 여성 골퍼를 위한 고가 골프 세트(약 40만 엔)를 판매하며 폭넓은 고객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혼마골프가 개발한 정장 겸용 골프웨어 >

[자료: 혼마골프]

시사점

일본 골프업계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유입된 젊은 층, 여성 골프 이용자가 일본 골프 인구를 반등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일본의 골프 관련 제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이런 젊은층, 여성의 성향에 맞춘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주요 골프인구였던 중장년층이 비거리 향상 등 고(高)기술력 제품을 선호했다면, 일본의 젊은 세대는 높은 초기비용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에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또한 2030세대의 높은 한류 선호도를 골프웨어에 적용해 보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아직 일본 내 한국 골프웨어 기업에 대한 인지도는 부족하나 한국시장에서 인정받은 패션이 일본에서도 젊은 세대의 주목을 받는 일본시장 특성을 고려 시 골프스타나 한류스타를 활용한 PPL 등을 통해 일본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골프장과 골프연습장이 호황을 맞으며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스크린 골프기기의 수출도 유력해 보인다. 한국산 스크린골프 기기의 수입은 일정한 수요가 있었고 기술력과 소비자의 만족도가 검증됐기 때문에 신용도를 중요시하는 중요한 일본 바이어에게 충분한 호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일반사단법인 일본골프장경영자협회, 아코디아골프, 혼마골프, 기타 언론사,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