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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유럽 내 최대 리튬 공급국이 될 수 있을까
  • 트렌드
  • 스페인
  • 마드리드무역관 이성학
  • 2023-07-06
  • 출처 : KOTRA

스페인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에서 리튬 광산 개발 준비 한창

리튬 채굴 허가 시 배터리 생산 허브로 부상 가능

EU, 안정적인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총력

 

EU 집행위는 지난 2023년 3월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 초안을 발표했다. 이는 EU가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함으로, 코로나19와 러-우 사태를 겪으며 지속가능한 필수 원자재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과 이를 안정화하는 것이 경제 성장은 물론 안보적인 측면에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EU는 해당 법안을 통해 총 34개의 핵심원자재와 16개의 전략원자재를 지정했으며, 이러한 전략원자재에는 전기차용 배터리 원자재인 리튬·코발트·흑연 등이 포함돼 있다. 전략원자재의 경우, 2030년까지 연간 소비량 대비 채굴 10%, 정제 40%, 재활용 원자재 15%를 역내에서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EU 역외 수입 의존도를 65% 이하로 제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EU는 전략원자재의 공급안보에 기여하며 기술적 타당성이 입증되고 ESG 책임을 준수하는 프로젝트에 대해 자금조달 지원 및 채굴·가공·재활용 사업 허가 간소화 등을 제공할 방침이다.

 

<EU의 핵심원자재와 전략원자재 목록(2023년)>

구분

원자재 목록

핵심원자재

경제적 중요도(EI)가 높고 공급위험도(SR)가 임계값에 가깝거나 초과한 원자재

안티모니, 보크사이트, 중정석, 베릴륨, 비스뮤트, 붕소, 코발트, 점결탄, 형석, 갈륨, 게르마늄, 하프늄, 중희토류, 경희토류, 리튬, 마그네슘, 천연흑연, 니오븀, 인암, 인, 백금족, 스칸듐, 금속규소, 스트론튬, 탄탈럼, 티타늄, 텅스텐, 바나듐, 비소, 헬륨, 망간, 장석, 구리, 니켈(배터리 등급)* 총 34개

  주*: 기존 2020년 핵심원자재 목록에서 6개 원자재(밑줄)가 신규 추가되고 인듐, 천연고무는 제외됨. 신규 추가 원자재 중 구리와 니켈은 공급 위험도는 낮으나 전략적 중요성으로 인해 전략원자재로 선정되며 핵심 원자재에 포함

전략원자재

전략적 중요도가 높고, 미래 수요와 글로벌 공급 간 격차가 크며 생산량 증가 난이도가 큰 원자재

비스뮤트, 붕소(금속급), 코발트, 구리, 갈륨, 게르마늄, 리튬(배터리 등급), 마그네슘메탈, 망간(배터리 등급), 천연흑연(배터리 등급), 니켈(배터리 등급), 백금족, 영구자석용 희토류(네오디뮴, 프라세오디뮴, 테르븀, 디스프로슘, 가돌리늄, 사마륨, 세륨), 금속규소, 티타늄, 텅스텐 등 총 16개

[자료: KOTRA 브뤼셀 무역관(집행위 핵심원자재법(안) 재인용)]

 

전기차 생태계 구축, EU의 핵심 과제로 부상

 

전 세계적으로 전기 모빌리티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EU는 전기차 구매 및 전기차 충전소 설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지난 2023년 3월에는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전기차에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가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EU 내 리튬이온 배터리 수요는 2030년에 이르러 1.1TWh까지 늘어나며 역내 생산 능력은 2022년 200GWh에서 2030년 1.25TWh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 리튬이나 코발트, 흑연 등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재에 대한 역내 자급률이 극히 낮은 실정이다. 특히, 배터리 등급의 리튬과 코발트는 사실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배터리 등급의 천연 흑연의 수입 의존도도 98%에 달한다. 이러한 이유로 EU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리튬, 코발트, 흑연, 니켈 등 배터리 제조에 핵심이 되는 광물을 핵심원자재법을 통해 전력원자재로 지정해 해당 원자재에 대한 대외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EU 배터리 주요 원자재 소비량 및 수입 의존도>
(단위: %)

원자재

EU 소비 비중/글로벌

글로벌 생산국

EU 주요 공급국

EU 수입 의존도

리튬

4

호주 53

칠레 24

중국 10

칠레 68

러시아 8

스위스 7

100

코발트

11

콩고 63

러시아 7

캐나다 4

일본 47

미국 22

브라질 20

100

천연흑연

7

중국 62

모잠비크 14

브라질 7

중국 47

브라질 12

노르웨이 8

98

니켈

3

인도네시아 26

필리핀 14

러시아 10

캐나다 63

남아공 16

미국 9

30

주: 배터리 등급 :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광물의 품질을 나타내며, 순도와 특성에 따라 등급이 결정됨.
[자료: 브뤼셀 무역관(SCRREEN (EU 원자재 전략 프로젝트 3.21.기준), JRC 재인용)]

 

이와 같은 차원에서 EU는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산업 육성을 위해 IPCEI(유럽 공동이익에 관한 주요 프로젝트)를 통해 배터리 공급망에 연관된 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는 역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공급망의 전략적인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EU 기능조약 제 107조에 따라 IPCEI에 선정되면 예외적으로 회원국 차원의 보조금 지급이 허용된다. 현재까지 두 번의 IPCEI 모집을 통해 1) 배터리 광물 및 소재, 2) 배터리 제조, 3) 배터리 시스템, 4) 배터리 재활용 부문에서 총 58개사가 선정됐다.

 

스페인이 리튬을 필요로 하는 이유

 

스페인은 유럽 2위 자동차 제조국으로 연간 약 20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제조업은 스페인 국가 GDP에서 약 8%를 차지하며, 국내 전체 고용 기여 비중이 9%에 달해 국가 핵심 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로 인해 스페인은 자국 자동차 제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전기차 모델 생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 내 전기차(PHEV+EV) 생산은 2019년부터 본격 시작돼 현재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시트로엥, 도요타 등 9개 완성차 제조기업이 20개의 전기차 모델을 생산 중에 있다. 이러한 완성차 제조기업들이 스페인 내에서 생산한 전기차 수는 2022년 기준 총 26만6000대로 전년대비 36.7% 대폭 증가했으며, 전체 완성차 중 전기차 비중은 2019년 0.6%에서 2022년 12.0%로 크게 늘어났다.

 

스페인 정부는 자동차 제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2021년 커넥티드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PERTE(페르테, 경제 회복 및 전환을 위한 전략산업 육성 프로젝트) 정책을 발표했다. 이는 자국 내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모든 생산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조성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며, 총 예산은 240억 유로(262억 달러)로 스페인 정부와 참여 민간기업이 각각 43억 유로(47억 달러), 197억 유로(215억 달러)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스페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전기차 PERTE 1차 지원금은 2023년 1월 총 8억 유로(8억8000만 달러)가 통과되었으며, 2차 지원금은 2023년 하반기에 약 14억8000만 유로(16억 달러)가 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PERTE 방안별 공공/민간 투자액>

(단위: 백만 유로, ()는 백만 달러)

분야

방안

공공투자

민간투자

제조 밸류체인 조성 지원

전기차 밸류체인 구축 통합 지원

2,975(3,243)

11,900(12,971)

지속 가능한 자동차 기술 개발(PTAS)

40(44)

40(44)

산업별 데이터 가상공간 구축 지원

100(109)

100(109)

생산 과정 내 AI 기술 접목 지원

45(49)

45(49)

소계

3,160(3,444)

12,085(13,173)

미래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 지원

전기차 구매, 전기충전소 설치, 전기모빌리티/그린수소 혁신 관련 인센티브 제공

1,100(1,199)

7,608(8,293)

5G 네트워크 확대, 기술 개발 및 혁신

14(15)

21(23)

전문 인력 육성

21(23)

N/A

소계

1,135(1,237)

7,629(8,316)

PERTE 합계

4,295(4,682)

19,714(21,488)

총 투자액

24,009(26,170)

주: 민간투자액은 스페인 정부 추정치임.

주: EUR 1=US$ 1.09 환율 적용

[자료: 스페인 정부]

 

동구권이나 인근 EU 국가와 달리 아직 스페인 내에서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 중인 기업은 없으나 2022년부터 여러 기업들이 스페인 내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나서고 있다. 배터리 양산 시점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중국계 엔비젼(Envision)으로 나발모랄(Navalmoral) 지역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것임을 발표했다. 동 기업은 2025년 말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 규모는 초기 10GWh에서 향후 최대 30GWh까지 확대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또 다른 기업은 폴크스바겐으로 자사 완성차에 필요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2026년부터 사군토(Sagunto) 지역에서 직접 생산할 것임을 밝혔으며 생산 규모는 초기 40GWh에서 최대 60GWh까지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밖에 스페인 토종기업들도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을 위해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이베르드롤라(Iberdrola, 신재생에너지), 시에 오토모티브(CIE Automotive, 자동차부품), 에나가스(Enagás, 에너지/송전)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바스케볼트(Basquevolt)이다. 이 컨소시엄은 비토리아(Vitoria) 지역에 2GWh(10GWh까지 확대 가능)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2026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페인 정부는 앞서 언급된 전기차 PERTE 2차 지원금 14억8000만 유로(16억 달러) 중 8억4000만 유로(9억 달러)를 전기차용 배터리 제조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할 예정으로, 이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기가팩토리 건설 투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페인 내 기가팩토리 건설 발표 기업>

기업명

지역

비고

Volkswagen

Sagunto

리튬배터리셀

용량: 초기 40GWh, 60GWh까지 확대 가능

- 2026년 가동 목표

Envision

Navalmoral

리튬배터리

용량: 초기 10GWh, 최대 30GWh까지 확대 가능

- 2025년 가동 목표

Basquevolt

Vitoria

리튬배터리셀

- Iberdrola, CIE Automotive, Enagás, EIT InnoEnergy,
  CIC energiGUNE 
컨소시엄

용량: 초기 2GWh, 10Wh까지 확대 가능

- 2026년 가동 목표

Phi4tech

Badajoz

배터리셀

용량: 초기 2GWh, 10GWh까지 확대 가능

- 2025년 가동 목표

[자료: CIC energi GUNE, 현지 언론 종합]

 

엑스트레마두라, 유럽 최대 수준의 리튬 매장 추정

 

스페인의 전기차 산업 육성이 활발히 진행되는 가운데, 여러 기업들이 스페인 내 리튬 채굴 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스페인 일간지 라라손(La Razón)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 중 3~5%가 스페인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 카스티야-레온(Castilla y Leon), 갈리시아(Galicia)와 같은 스페인 서부 및 북서부 지역에 리튬을 함유하고 있는 페크마타이트가 대량 묻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이유로 스페인에서는 불과 과거 10년 전까지 세라믹 산업용 리튬을 채굴하는 광산이 운영된 바 있다. 가장 마지막까지 열려 있던 리튬 광산은 2011년까지 운영된 카스티야-레온 지역의 펠리(Feli) 광산이었다. 이 곳에서는 홍운모(레피돌라이트)에서 세라믹용 리튬을 추출했는데, 2010년 기준 8000톤의 광물에서 0.5%의 산화리튬(LiO2)을 얻은 바 있다.

 

<스페인 내 주요 리튬 매장 지역>

[자료: 위키피디아,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재가공]

 

최근 배터리 등급의 리튬 채굴 사업으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엑스트레마두라주이다. 이 지역은 스페인 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포르투갈의 국경과 맞닿아 있다. 농식품업이나 관광업 등이 발달해 있으나 타지역에 비해 제조업이 낙후된 편이며 주민 소득 수준이 낮다. 2021년 기준 스페인 국가 GDP 중 엑스트레마두라 지역 비중은 1.7%에 불과하며 1인당 GDP는 1만9072유로(2만788달러)로 스페인 평균(2만7793달러)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이 스페인 국내외 기업들에 관심을 받는 이유는 해당 지역에서의 리튬 사업 경제성이 우수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으로, 그간 리튬 채굴은 환경 오염 우려 등으로 허가되지 않았으나 최근 현지 당국은 친환경적인 채굴 방식과 현지 주민과의 상생 방안 등을 포함한 기업들의 채굴 허가권 신청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는 지난 2022년 8월 리튬 광물의 활용을 동 지역의 “공공의 이익(General Interest)”으로 지정했으며, 리튬 원석을 채굴하기 위해선 의무적으로 지역 내에서 해당 광물을 수산화리튬 등으로 2차 가공해야 하는 것으로 요건을 강화했다. 현재 리튬 개발에 있어 가장 빠른 진전을 보이는 곳은 카냐베랄(Cañaveral) 지역에 위치한 라스 나바스(Las Navas) 광산부지로, 현재 리튬 이베리아(Lithium Iberia)사가 채굴 허가를 신청 중이다. 카세레스(Cáceres)시 인근에 위치한 발데플로레즈(Valdeflórez) 광산부지에 대한 개발 준비도 한창으로, 호주계 기업인 인피니티 리튬(Infinity Lithium)사가 해당 부지에 대한 광산 연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그 외 6개의 광산(Tres Arroyos, El Trasquilón, Mantecona 1, Mantecona 2, Piedras Albas, Belvis de Monroy) 후보 지역도 초기 단계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엑스트레마두라 내 리튬 광산 후보지 위치>

[자료: 엑스트레마두라 투자청(Invest in Extremadura)]

 

마드리드 무역관, 리튬 산업 현황 조사차 엑스트레마두라 방문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은 2023년 5월 엑스트레마두라주를 방문해 해당 지역에서의 리튬 산업 개발 현황과 우리 기업의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선,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를 찾아 라파엘 에스파냐(Rafael España) 경제과학디지털어젠다국 국장, 올가 가르시아(Olga García) 친환경전환 및 지속성장국 국장, 안토니오 루이스(Antonio Ruiz) 경제통상부 부장 등 주요 핵심 인사와의 만남을 가졌다. 주정부와의 상담은 스페인 내 공장 설립을 고려 중인 외국기업이 엑스트레마두라주에 투자할 경우 얻을 수 있을 장점에 대해 중점을 두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 중 하나는 저렴하고 친환경적인 전력 수급이었다. 스페인은 높은 일조량으로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산업이 가장 발달된 국가 중 하나인데, 엑스트레마두라는 스페인에서도 태양광 인프라가 가장 많이 갖춰진 지역이다. 2022년 기준, 엑스트레마두라 내 태양광 설치 용량은 5165MW로 스페인 전체 중 27%의 비중을 차지했다. 또한, 주정부에 따르면, 엑스트레마주에는 PLSWE(남서유럽물류플랫폼), 에스파시오 메리다(Espacio Merida), 에스파시오 나발모랄(Espacio Navalmoral)과 같은 당장 사용이 가능한 정부 소유의 대형 공장부지가 마련돼 있으며, 해당 공장부지 인근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민간 소유의 토지도 활용할 수 있어 투자기업들은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 태양광 시설 만으로도 충당할 수 있다. 


또한, 엑스트레마두라는 스페인에서 물이 가장 풍부한 지역 중 하나로, 이 지역의 저수량은 스페인 전체의 25%에 해당하는 1만4000㎥에 달한다. 또한, 물 가격은 당 1.36유로(1.48달러) 수준으로 스페인 평균(1.76유로/1.92달러)보다 월등히 낮아 리튬 관련 기업들은 다량의 수자원을 저렴한 비용에 얻을 수 있음을 언급했다. 노동비용이 타 EU국가나 스페인의 타 지역과도 비교해 월등히 낮은 점도 엑스트레마두라 지역으로의 투자에 장점으로 손꼽았다.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EU에서 경제규모 상위 12개국의 평균 노동비용은 시간당 39유로(42.5달러)인 반면 스페인은 절반에 가까운 수준인 22.9유로(25달러)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엑스트레마두라주의 노동비용은 월 1427유로(1555달러)로 스페인 평균(1694유로/1846달러)의 68%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엑스트레마두라주에 투자 시 높은 수준의 EU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다. 유럽연합은 지역발전기금(European Regional Development Fund, ERDF)을 경제가 낙후된 수준에 따라 지역별로 보조금을 차등 지급 중인데 엑스트레마두라주는 최대 수준의 보조금을 제공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 지역에 투자하는 대기업의 경우 적정투자(eligible investment) 대비 최대 30%를 보조금이 지급되며 중소기업은 최대 5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와의 간담회 사진>

[자료: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촬영]

 

주정부와의 상담 이후 해당 지역에서 리튬 관련 사업에 종사하거나 준비 중인 기업과의 간담회도 가질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된 라스 나바스 광산 개발을 준비 중인 리튬 이베리아사 및 발데플로레즈 리튬 광산 개발기업인 인피니티 리튬사와 중국계 배터리 제조기업인 엔비젼, 배터리 셀 생산을 준비 중인 피포테크(Phi4Tech)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우선, 리튬 이베리아사가 개발 준비 중인 라스 나바스 광산은 과거 70년대까지 광산이 운영되었던 곳으로, 2018년부터 해당 지역에서 본격적인 리튬 채굴에 대한 사업 준비를 시작해 수년간의 연구 끝에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에 채굴 허가를 신청한 상태이다. 이 기업에 따르면, 2023년 중 허가가 통과될 시 2026년부터 본격적인 채굴 사업을 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스 나바스 광산의 리튬 추정 매장량은 1억3000만 톤으로 유럽 최대 수준의 리튬 광산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 투자금액은 총 3억 유로(3억7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광산 개발을 통해 2000여 개의 직·간접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광산 개발 기간은 총 30년으로 첫 2년간 준비작업을 마친 뒤 본격적인 채굴 활동이 가능함을 밝혔다. 광산 개발 시 매년 약 120만 톤의 광물 채굴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연간 3만 톤의 배터리 등급의 리튬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기업은 이를 위해 리튬 채굴장은 물론 황산리튬 및 수산화리튬 가공을 위한 습식제련소(Hydrometallurgy Plant)를 건설할 계획이다. 리튬 채굴 및 가공 활동에는 최대한 친환경적인 방식이 도입될 예정으로, 우선 채굴장에서 약 16km에 위치한 지역에 태양광 발전 단지를 설치해 이 곳에서 리튬 사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전력을 얻고자 한다. 


그 밖에, 환경오염 최소화와 소음 억제, 자연경관 유지 등을 위해 광산 주변에 8m 높이의 나무 둔덕을 조성하며 광산 개발기간 중 24년은 지하에서 채굴을 진행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이 기업은 피포테크사와 긴밀히 협업 중으로, 리튬 채굴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이 기업과 함께 총 2억 유로(2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광산 인근에 스페인 첫 음극(cathode)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피포테크사는 2023년 5월 총 1억 유로(1억1000만 달러)를 투자해 슈퍼커패시터 셀 공장 건설에 착수했으며, 2025년부터 본격적인 공장 가동이 이뤄져 연간 60만 개의 배터리셀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발데플로레즈 광산 개발을 준비 중인 인피니티리튬사는 현재 광산 연구 면허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해당 광산의 리튬 매장량이 유럽 2위 수준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간 2만 톤의 수산화리튬을 얻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채굴 프로젝트 기간은 총 31년으로 2년의 준비작업, 26년의 채굴 활동, 3년의 폐광 및 복구 작업으로 나뉘어진다. 광산 부지는 엑스트레마두라의 주도인 카세레스 시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높은 수준의 친환경 채굴 방식을 도입하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해당 광산에서의 리튬 채굴은 100% 지하에서만 이뤄져 외부로의 오염 물질 방출이나 소음, 자연 경관 훼손 등을 최소화하며 350㎿ 규모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건설해 리튬 개발 사업에 필요한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하며 잉여 전력은 외부에 판매할 계획이다. 또한, 광산 내에서는 전기차량을 사용하며, 수산화리튬 제조 과정에서 필요한 각종 화학용품은 독성이 낮으며 재활용이 가능한 제품을 사용하고자 한다.

 

중국 엔비젼 AESC사는 25억 유로(27억 달러)를 투자해 엑스트레마두라 내 나발모랄 데 라 마타(Navalmoral de la Mata) 지역에 최대 30GWh의 생산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동 기업에 따르면,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될 시 연간 60만 개의 리튬 배터리를 생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자체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스페인 에너지 기업인 악시오나(Acciona)사와 함께 인근에 태양광 발전 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엔비젼은 현재 PERTE 2차 지원금을 약 3억 유로(3억3000만 달러) 신청한 상태로, 여름 중 통과될 시 8월부터 본격 공장 건설에 착수해 2025년 말부터 본격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기업인을 대상으로 왜 엑스트레마두라의 리튬에 집중해야 하고, 이 지역에 공장을 설립할 시 어떠한 장점이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공통적인 답변은, 우선 EU의 정책적인 면에서 유럽연합은 코로나19나 러-우 사태 등을 겪으며 필수 원자재 공급망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꼈고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 역내에서 각종 원자재를 충당하는 부분에 대해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스페인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제조산업이 안정적으로 발달해 있으며 전기차 제조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어 스페인 내에서 리튬을 채굴 및 가공해 배터리를 생산하는 것이 사업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또한, 엑스트레마두라는 넓은 공장 부지와 저렴한 태양광 에너지, 풍부한 수자원 등을 확보할 수 있어 리튬을 채굴하거나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에 유리하며 현지 주정부 유관기관이 투자기업에 대해 매우 우호적이므로 현지 투자에 대한 법적 수속과 관련해 원활하고 신속한 소통이 가능한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엑스트레마두라 내 리튬 산업 관련 기업인과의 상담 사진>

[자료: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라스 나바스 리튬 광산부지 방문

 

기업인들과의 상담을 마친 후, 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은 리튬이베리아사의 협조 하에 라스 나바스 광산 부지에 방문할 수 있었다. 라스 나바스 광산 부지는 엑스트레마두라주의 주도인 카세레스에서 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곳으로 한적한 시골 마을인 카냐베랄에 자리잡고 있었다.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리튬이베리아가 지난 2년간 광산 부지에서 수집한 광물 표본을 모아둔 창고였다. 이 기업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광물 수집을 위해 최대 500m 아래까지 30㎞가 넘는 구멍을 뚫었으며 이 곳에서 리튬 함유량이 높은 스포듀민, 홍운모, 규산엽 등이 발견됐다. 또한, 라스 나바스 지역과 같이 단단한 바위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것은 염전보다 공학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만 상대적으로 물 소비가 적고 자연환경에 대한 영향이 제한적이며 더 높은 함유량을 기대할 수 있음을 덧붙였다.

 

<라스 나바스 광산부지에서 발견된 리튬 광물 표본을 수집한 창고>

[자료: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창고를 둘러본 뒤 라스 나바스 광산 부지로 이동했다. 도착한 곳에는 과거 광산이 운영됐을 당시 사용했던 건물이 여전히 남아있었다. 리튬이베리아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 곳은 80년대까지 석석(cassiterite)을 채굴하던 곳이었다. 해당 광물은 지상 표면에서도 쉽게 발견돼 소규모 단위로 채굴 활동이 이뤄졌다고 한다. 이 기업은 채굴 허가를 받게될 시 이 곳에서 약 100헥타르 규모의 리튬 채굴장과 부대시설, 그리고 채굴된 리튬을 배터리 등급의 수산화리튬 등으로 가공하는 시설을 건설하고자 한다. 처음 6년간은 지상에서 발견되는 광물을 채굴하며 이후 24년간은 지하에서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현재까지는 지하 500m까지 광물 표본을 수집했으나 아직 리튬이 함유된 광물 지층의 가장 마지막 바닥까지 도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채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연구를 추가 진행할 계획이다.

 

<라스 나바스 광산 부지 전경 및 지상에서 발견되는 리튬 함유 광물>


[자료: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체 촬영]

 

전망 및 시사점

 

전 세계적으로 리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차가 미래 모빌리티의 주역으로 부상함에 따라 최근 리튬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으며 멕시코나 칠레와 같은 국가들은 리튬 국유화에 나서며 자신들의 핵심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 러-우 사태, 미-중 갈등 이슈를 거치며 국제관계에 있어 탈세계화(deglobalization) 또는 세계 경제 블록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스페인에서의 리튬 확보는 향후 우리 기업들이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의 리튬 매장량 추정 비중은 전 세계 5% 미만으로 호주나 칠레, 중국 등과 같은 국가와 비교해 채굴할 수 있는 리튬의 규모는 제한적이나 우리 기업들이 유럽 시장을 겨냥해 동구권에 자동차 및 배터리 제조 인프라를 넓혀가는 추세다. 각국에서 리튬에 대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수 있음을 감안하면 스페인을 포함한 EU 역내에서의 리튬 원자재 확보는 우리 기업들의 안정적인 제조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엑스트레마두라주에서의 리튬 채굴 허가가 통과가 되면, 이 지역이 향후 유럽의 리튬이온배터리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는 리튬 채굴 허가 조건으로 해당 지역 내에서의 2차 가공을 필수 의무사항으로 규정했다. 태양과 물이 풍부하고 노동비용이 저렴하며 유럽연합과 스페인 정부의 다양한 금전적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엑스트레마두라는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는 데에 최적을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서 더 나아가 배터리는 제품의 특성상 완제품 운송이 어려워 수요처 근처에서 최종 생산이 이뤄짐을 상기한다면 배터리 뿐만 아니라 전기차나 앞으로 수요가 더욱 늘어날 UAM, 로봇, 드론과 같은 제품의 생산공장 유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엑스트레마두라 주정부 인터뷰, 엑스트레마두라 투자청, 리튬이베리아/인피니티리튬/엔비젼/피포테크 홈페이지 및 인터뷰 종합, KOTRA 브뤼셀 무역관, 한국무역협회, 스페인 정부, CIC energi GUNE, 위키피디아,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 라라손 및 현지 언론 등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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