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중동지역본부(Regional Head Quarter) 유치정책 개요

중동지역본부 유치정책은 Programme HQ 정책이라고도 불리며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난 2021년 1월 개최되었던 “4th Future Investment Initiative(FII)”에서 최초로 발표되었다. 이 정책에 따르면 사우디 내에 중동지역본부를 설립하지 않은 글로벌 기업은 2024년부터 정부 발주 프로젝트에 참여가 불가하다는 것을 밝혔다. 더불어 동 발표와 더불어 사전 협의되었던 24개 글로벌 기업이 중동지역본부를 사우디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MoU를 체결하는 등 높은 관심이 집중되었다.

동 정책의 추진 배경으로는 현재 사우디의 산업 특성과 정부 주도의 국가 개혁 정책과 같은 선상에 위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왕세자는 “Saudi Vision 2030” 정책을 추진하면서 사우디 국가경제의 석유산업에의 의존도 감소 및 정부 재정 투입 위주의 개발방식에서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실제로 사우디는 이후 지속적인 제조업 육성정책 추진에도 불구 여전히 높은 수준의 정부 재정수입을 석유산업에 의지하고 있다. 더불어 저유가 및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오면서 사우디로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감소한 것도 동 정책을 추진하게 된 주요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 대비 투자절차 간소화 및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 등의 환경 개선에도 불구 UAE, 카타르 등 인근 국가 대비 저조한 투자 인센티브와 같은 낮은 투자 매력도로 인해 외국인 직접투자가 지속 감소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는 사우디 정부에서 석유산업 이후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제조업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투자유치가 필수불가결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위한 정책이라고 사료된다.

RHQ 유치 정책 최초 발표 내용 및 현지 반응

2021년 1월 최초 동 정책을 발표하면서 사우디 정부에서는 RHQ의 정의 및 주요 고려사항과 RHQ 라이센스의 역할 및 취득요건, 인센티브 등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RHQ의 정의는 MENA(Middle East & North Africa, 중동북아프리카지역)에 활동하는 지사, 지회사 및 계열사를 지원, 관리 및 전략적 방향을 설정할 목적으로 설립된 다국적 그룹의 지역본부를 의미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법률에 따라 정식 설립된 법인격 단체를 의미한다. 더불어 이를 위해서는 본사가 위치한 국가와 사우디 외 최소 다른 2개 국가에 자회사 또는 지사가 설립돼야 하며 그 외에도 RHQ는 사우디 내에서 행정 중심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영리적 활동을 위해서는 별도 사우디 법인 또는 지사를 설립하여야 함을 명시하고 있다.

RHQ 라이센스는 해당 지역본부가 본부로서의 역할을 위해 지역 내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사업관리하는 역할 외 3개 이상의 추가적인 업무영역을 수행토록 안내하고 있으며, 설립 후 1년 이내에 임원 및 직원 고용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안내하였다.

RHQ 설립에 따른 인센티브는 현재 각 세부항목별 시행여부 및 적용기간 등에 대해서는 추가 시행령 발표를 통해 안내할 것으로 보이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Saudization(사우디 자국민 의무 채용비율) 10년간 면제

  - 배우자 워크퍼밋 및 피부양자 연력 25세까지 연장

  - 비자 한도 면제 및 발급 소요시간 단축

  - End-to-End 기업지원 서비스

  - 2024년 이후 정부 발주 입찰 참가기회 제공

  - KAFD 등 경제특구 입주자격 및 추가 인센티브

동 정책 발표 후 언론에서는 해당 조치가 정부에서 이전 기업, 소비자로 이어지는 전 단계 선순환 정책이라고 평가하는 반면에 이를 통해 현재 지역 내 무역, 투자, 금융 허브 역할을 하는 두바이와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했다. 다만, 산업군별 RHQ 이전 제외여부, 규정 적용범위 등 정책의 세부 적용방향에 대해서는 발표되지 않아 현지 정부기관, 발주처를 비롯 진출기업들은 다소 혼란스러운 의견을 내었다.

2023년 추가 발표된 RHQ 관련 적용방향

2021년 최초 발표 이후 2022년까지 정부 측에서 별도 발표가 없어 동 정책의 2024년 적용 가능 여부에 대한 의문점이 나오던 가운데 지난 2023년 1월 현지 언론(Saudi Gaztte) 통해서 아랍어 원문으로 발표된 정부의 RHQ 정책 관련 예외조항에 대해 영문 발표가 되었다.

원칙적으로는 앞서 정부에서 발표한 바와 같이 사우디 내 RHQ를 설립하지 않은 기업은 어떠한 정부기관 또는 정부 에이전시와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강조하였으며, 또한 단순히 기업 개별을 넘어 해당 기업의 유통사 등 관련업체와도 원칙적으로 계약을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추후 투자부에서 RHQ 미설립 기업 목록을 작성하여 홈페이지 게시 및 지속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라고 했으며 기한 연장 없이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RHQ는 단순히 기존에 설립되었던 법인, 지사 등이 아닌 별도의 RHQ 라이센스를 통해 설립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다만 동 정책의 적용 과정에서 계약금액이 상대적으로 영세하거나 불가피하게 RHQ 미설립기업과의 계약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것을 고려하여 아래와 같이 예외조항을 발표하였다.

  (1) 계약금액이 100만 리얄(약 26만 6667달러) 미만이거나 계약의 이행활동이 사우디 영토 밖에서 실행되는 경우

  (2) 기술적으로 수용가능한 응찰이 미설립기업 뿐인 경우

  (3) 미설립기업의 응찰가격이 다른 사우디 내 RHQ 설립기업 대비 응찰가격이 25% 이상 낮은 경우

  (4) 해당 계약 건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이 미설립기업 뿐일 경우

  (5) 공공안전·보안·보건 등 국가적으로 중차대한 사안에 대한 응급상황인 경우

상기와 같이 예외조항에 의거해 사우디 정부기관 또는 정부 에이전시가 RHQ 미설립기업과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에 관련 사유를 명시한 보고서를 제출토록 하였다.

우리 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

동 정책의 경우, 현재까지 발표된 적용 범위나 예외 조항들을 통해 타깃으로 하는 산업군이 다소 명확함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기가 프로젝트의 메인 입찰을 비롯해 에너지, 인프라, 건설 등 규모는 크지만 경쟁업체가 다수 존재하는 분야에의 선제 적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 인프라, 에너지, 방산, 발전 등 정부기관 및 공기업이 주요 발주처인 산업군은 정책 대응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다만 B2B나 B2C 사업을 주로 진행하는 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그 파급효과가 작을 수 있다. 물론 B2B의 경우에 수입 바이어가 정부 프로젝트 입찰을 목표로 제품을 구매하거나 부품을 구매하는 경우에 동 정책에 의거, 하부 발주까지 적용하거나 RHQ 수급을 포인트화하는 등 Localization 정책과 유사하게 갈 경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대정부 사업 대비해서는 자유도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정부 발주 프로젝트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 중에서 RHQ 설립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외 조항을 공략하는 것도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서비스 제공 가능한 기업이 단일기업이거나 규모가 작은 경우에는 미설립기업에 대해서도 계약이 가능하다고 밝혔기 때문에 시장 진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다.

시사점

사우디가 2021년 중동지역본부 유치 정책을 최초 발표하고 작년 말까지 어떠한 추가 규정이나 시행령 등 발표가 없어 일각에서는 2024년보다 연기돼 적용하거나 무기한 연기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있었다. 실제로 사우디에서 진행되는 다수 프로젝트 중 대중과 정부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현재까지 보류된 건들이 많기 때문에 현지 진출기업이나 현지인들의 그런 의견이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후속 발표로 인해 정부의 동 정책 시행에 대한 의지를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예외조항을 선제적으로 발표함으로써 정책 도입의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정부에서는 코로나19 회복과 맞물려 동 정책을 발표하면서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액이 2021년 기준 전년대비 257.2% 증가하는 등 그 효과를 체감한 바 있고 향후 더욱 적극적인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투자유치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NEOM 등 대표 프로젝트가 정부 재정만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RHQ 정책을 통해 추가적인 투자유입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직까지 사우디가 중동지역본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인프라가 UAE 대비 부족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추진예정인 프로젝트 규모나 시장 규모로 평가한다면 그러한 부족함을 충분히 상쇄할 만한 이점이 있다고 평가된다. 현재는 예외조항을 이용하여 시장 진입이 가능할 수 있지만 점차 진출기업이 증가하게 될 것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진입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Umm Al-Qura, Saudi Gazette, Arab News 등 현지언론, MISA, MOI 등 정부기관 홈페이지 등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