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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워크 확대로 변화하는 호주 주거문화
  • 트렌드
  • 호주
  • 시드니무역관 황슬아
  • 2022-12-26
  • 출처 : KOTRA

재택·원격근무로 날개 단 호주인들, 외곽지역으로 팬데믹 이주 중

가파른 인구 유입으로 급등한 외곽지역 부동산, 갈 곳 잃은 주민들을 위한 대책 필요

비즈니스에 있어 화상회의는 더 이상 면대면 미팅을 대신할 임시방편이 아닌 필수요소가 됐다. 이에 따라 화상회의를 통해 만난 호주인들의 등 뒤 풍경도 점차 생경해지고 있다. 만나면 ‘오늘은 어디에서 근무하는지’를 묻는 게 첫 인사일 만큼 호주에서는 코로나를 거치며 급속히 확대된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가 뉴노멀(New Normal)이 되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제약에서 자유로운 근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 직장이 몰린 대도시를 벗어나 아예 다른 지역으로 임시 또는 영구 이주하는 인구까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여가 활동이 용이하고 자연 경관이 뛰어난 외곽지역이 인기다. 다만 이러한 인구 이동이 호주 집 값, 임대료 폭등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호주 근무 트렌드 변화와 그에 따른 득과 실을 살펴본다.

 

재택·원격근무를 넘어 하이브리드 워크로


2019년 코로나 대확산 이전, 정기적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인구는 호주 전체 노동인구의 약 8%에 불과했다. 하지만 팬데믹(Pandemic)과 함께 그 수가 꾸준히 증가해 2021년 재택근무 시행령(Stay-at-home orders)이 종료되었음에도 2022년 8월 기준 무려 호주 전체 노동인구의 41%가 여전히 재택 혹은 원격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연도별 호주 재택근무자 비중>

(단위: %)

[자료: 호주통계청(ABS)]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긴 코로나 록다운(Lockdown)을 시행해 이른바 ‘유령도시’로 불리기도 했던 호주 빅토리아주(VIC) 멜버른(Melbourne)의 경우 현재 주 5일 도심으로 출근하는 인원은 전체 근로자 수의 20%에 불과하다. 스포티파이(Spotify)나 레딧(Reddi)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오래 전 선제적으로 영구 원격근무를 허용했다. 도심지에 거점을 둔 대다수 대기업들 또한 필수 출근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재택근무와 원격근무가 혼합된 형태의 하이브리드 워크를 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거래량이 면대면 거래에 비해 30배 이상 증가한 호주 금융권 또한 마찬가지다. 호주 4대 은행 직원들은 그날 그날의 출근 여부, 근무지를 자율 선택한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본격적인 사무실 축소에 나섰고 웨스트팩(Westpac) 은행의 경우 지난 2022년 7월, 향후 18개월에 걸쳐 호주 전역 100개 이상의 지점을 없애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호주 연방정부는 2020년을 기점으로 재택근무 세금공제(Working from home tax deductions)를 도입, 홈오피스를 꾸리는 데 필요한 각종 전자기기 임대료, 전기세, 인터넷, 냉·난방비를 감면해주고 있다.


직장은 도심지에, 집은 해변가에


신규 직원 고용 계약서에 하이브리드 워크 가능여부가 자연스레 명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단순히 사무실을 벗어나는 것에서 나아가 조금 더 저렴한 주거 옵션과 여가생활을 쫓아 직장과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Regional area)으로 이주를 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다. 호주 커먼웰스(Commonwealth) 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기준 도심지에서 외곽지역으로 이동한 인구 수는 코로나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외곽지역으로의 인구이동 추세>

(단위: 명)

[자료: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호주 대표 부동산 브랜드 레이화이트(Ray White)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에 비해 외곽지역에 위치한 하우스 구매가 세 배 가량 증가했으며 매입자의 대다수가 재택근무가 가능한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인구가 가장 많이 빠져나간 도시는 호주 3대 도시 중 상위권을 다투는 시드니(Sydney)와 멜버른으로, 2021년 기준 도심지에서 외곽지역으로 이동한 호주 총 인구 수에서 각각 53%와 46%를 차지했다.

 

<코로나 전, 후 지역별 인구이동 수>

(단위: 명)

[자료: 호주관세청(ABS), Regional internal migration estimates]

 

2021년 12월 기준 인구 유입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호주 대표 휴양지인 골드코스트(Gold Coast)였고 인기 휴양지인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가 그 뒤를 따랐다.

 

<2021년 12월 기준 호주 인기 이주지역 Top 5>

[자료: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골드코스트는 코로나 전부터 꾸준한 인구 증가세를 보인 도시로, 기존 2041년에 인구 수가 백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팬데믹 이주(Pandemic migration)’ 덕에 5년 빠른 2036년에 백만명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새로운 근무 트렌드를 100% 활용하는 호주인들


호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울월스(Woolworths) 직원(IT 부서) 인터뷰


Q1. 울월스도 하이브리드 워크를 도입하였나?

A1. 당연하다. 코로나 이전에도 일부 인력은 재택근무를 이미 하고 있었는데, 2019년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재택, 원격근무가 대부분의 부서에 도입되었다. 본인 역시 코로나 이후 100% 원격 근무 중이고 사무실에 출근하는 것은 1~2달에 한번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에 연말 행사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했는데 근 2달 만이었다.


Q2. 새로운 근무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2. 무척 맘에 든다. 일단 통근에 소요되는 시간을 다른 여가활동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과 교통비를 아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전면 원격근무를 시작하면서 테니스도 다시 시작했다. 또 점심을 사먹을 필요가 없으니 외식비도 줄었다. 직장과 거리가 먼 외곽지역으로 최근에 집을 사 이사도 했다. 직장이 있는 도심지에서는 유닛이 그나마 가장 저렴한 옵션이었는데, 같은 예산으로 외곽지역에서 하우스를 살 수 있었다.


Q3. 직장 동료들은 어떻게 근무하고 있는지?

다양하다. 내내 집에서만 근무하는 직원도 있고 워케이션(Workcation) 형태로 호주 여러 지역을 여행하며 일하는 직원도 있다. 말 그대로 워크(Work)와 휴가(Vacation)를 함께 하고 있다. 아예 1~2달 해외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다. 인도에서 온 동료는 지난 달까지 2달 동안 고향의 부모님 집에서 머무르며 일하고 왔다. 월급은 호주달러로, 생활비는 루피로 지출해 돈을 많이 아낄 수 있어 좋았다고 한다.

 

글로벌 컨설팅·회계기업 KPMG 직원(회계 부서) 인터뷰


Q1. KPMG도 하이브리드 워크 중인지?

A1. 코로나 확산 이후 재택근무, 원격근무를 지나 하이브리드 근무까지 오는데 얼마 안걸렸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인원 자체가 매우 적다. 오늘만 해도 우리 부서에 본인 혼자 출근했다. 코로나와 함께 호주 내 전반적인 근무 환경이 모두 클라우드(Cloud)화 되어 사무실 출근에 대한 부담이 없고 고정적인 출퇴근 시간을 업무에 활용할 수 있어 하이브리드 워크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망 분리나 인프라 구축이 어려울 것 같았던 부서들도 솔루션을 만들어내 원격근무를 하고 있다.


Q2. 사무실이 매우 넓은데, 따로 지정석이 있나?

A2. 따로 없다. 핫데스킹(Hot desking) 형태로 근무한다. 매일매일 일하고 싶은 사무실, 책상을 자율 선택해 근무하고 있다. 업무 성격에 따라 장소를 옮길 수 있어 훨씬 능률적이고 사무실 공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회사 차원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핫데스킹과 하이브리드 워크가 앞으로도 쭉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에서도 얼마 전 이와 같은 업무형태를 공식 도입했다고 들었다. 한국에서도 점차 이러한 유연근무가 보편화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집값 상승, 팬데믹 이주의 이면


일과 생활의 밸런스를 찾아가는 인구가 점차 늘어가는 반면, 살 곳을 잃어가는 인구도 있다. 외곽지역 주택수요 확대에 따라 해당 외곽지역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현지인들이 되려 홈리스(Homelessness)가 되는 사태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1년 간 호주 중산층 집 값이 36% 증가하고 부동산 공실률은 1% 이하로 떨어졌다. 이에 큰 폭으로 상승한 집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살던 집에서 쫓겨나는 세입자들이 홈리스가 되는 것이다. 2022년 한 해 동안에만 호주 전역의 집 임대료는 13.2~25%까지 증가했고 지난 4년간 홈리스 인구는 13% 증가했다.

 

<호주 중산층 주거지 임대료 동향>

(단위: 호주 달러)

[자료: Domain]

 

홈리스가 가장 많아진 지역은 서호주(Western Australia)로, 2022년 12월 기준 1년 동안에만 무려 35% 증가했다. 이에 다 쓰러져가는 집인데도 울며 겨자 먹기로 집주인에게 돈을 더 지불하고 사는 부당한 대우를 받는 세입자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시사점


호주 노동의 미래는 밝다. 새로운 근무 트렌드로 일부 노동인구의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는 점에서 만큼은 그러하다. 비즈니스 환경이 원격, 비대면, 온라인 중심으로 변화하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원격근무 솔루션, 다양한 협업 툴, 전자 품의·결재 시스템 등을 포괄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 분야의 전망도 좋다. 도심지에 집중돼 있던 인구와 인프라가 외곽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외곽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도심지 오피스 임대료가 줄어 일부 기업에는 또 다른 기회를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뉴스도 다수 보도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거 취약계층이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은 절대적으로 어둡다. 호주에서는 단순히 거리에서 노숙을 하는 사람만 홈리스로 칭하지 않는다. 열악하고 부적절한 공간에 사는 사람 또한 홈리스로 구분된다. 팬데믹 이주가 팬데믹 홈리스 현상을 더 이상 부추기지 못하도록 스마트워크(Smart work)시대에 걸맞는 호주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가 절실한 시점이다. 


브리드 워크는 이미 글로벌 트렌드이다. 이에 발맞춰 많은 한국 기업들 또한 걸맞는 기업 문화, 그리고 근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우리 기업들은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호주의 하이브리드 워크 문화와 이와 관련된 산업에 대한 영향 그리고 사례들을 참고하여 향후 우리 기업 문화에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변화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시도를 추진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자료: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Centre for Population, Commonwealth Bank of Australia, Regional Australia Institute, Domain, Homelessness Australia, Australian Government – Productivity Commission, PWC Australia, SGS Economics & Planning, 호주현지 주요언론 및 KOTRA 시드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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