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발 '유럽 에너지 위기'에 유럽 전역에서 에너지 대체 공급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헝가리에서는 가정 내 태양광 에너지 사용이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은 자체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시장 현황

헝가리에서 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는 아직 크지 않은 편이다. 2021년 헝가리에서 생산된 1차 에너지는 총 448.8PJ였으며 이 중 태양광을 비롯한 비가연성 재생에너지는 20.9PJ로 약 4.7% 수준이다. 소비량 기준으로는 전체의 1.8% 수준이다. 

<2015~2021년 헝가리 1차 에너지 생산규모>

(단위: PJ)

[자료: 헝가리통계청(KSH)]

태양에너지는 재생에너지 중 비중이 높은 편이지만 태양광 발전이 헝가리 전력 생산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에 불과하다. 특히 태양광 발전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지는 겨울철에는 전체 전력 생산 규모의 5% 가량에 그친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에너지 시장은 성장 중이다. 헝가리 전력공사(MAVIR)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헝가리 태양광 발전기 설비 용량은 3058㎿h이다. 지난 2017년과 비교해 5년이 채 지나기 전에 7.76배 성장했다. 이 중 소규모(50㎾h 이하) 발전 설비의 용량은 약 1125㎿h로 전체의 37.5%이며, 대규모 설비 용량은 약 1934㎿h로 64.5%에 해당한다. 

<2010~2022년 4월 헝가리 태양광 발전기 설비 용량>

 (단위: ㎿h)

주: 2030년은 전망치 

[자료: 헝가리 전력공사(MAVIR)]

헝가리 정부가 '국가 에너지 전략(National Energy Strategy)'을 통해 2030년까지 태양광 발전 규모를 6500㎿h까지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헝가리 태양광 발전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헝가리 에너지 및 유틸리티 규제사무소(MEKH)의 2022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에 185㎿h의 태양광 발전 장비가 추가로 설치됐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장

MEKH에 따르면 2021년 소규모(50㎾h 이하)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 1125㎿h 중 67.3%에 해당하는 757㎿h는 가정용 설비가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약 25.6%에 해당된다.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 용량은 2020년에 전년대비 59.4% 증가했으며, 2021년에는 69.3% 증가했다. 

<2019~2022년 6월 헝가리 소규모(50㎾h 이하) 태양광 발전기 설비 용량>

(단위: ㎿h, 개)

[자료: 헝가리 에너지 및 유틸리티 규제사무소(MEKH)] 

가정용 태양광 발전 설비 규모가 커지는 데에는 헝가리 정부의 유틸리티 가격 정책이 한몫하고 있다. 정부는 2021년부터 가정용 유틸리티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전기 및 가스요금을 통제해왔다. 그러나 2022년 7월 '에너지 비상사태' 발표 이후, 관련 조치의 일환으로 평균 사용량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상한가보다 약 두 배 높은 수준의 요금을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전기 및 가스요금에 대한 가계의 부담이 증가하면서 가계의 대체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2022년 10월 헝가리 태양에너지협회(MNNSZ) 회장인 에르노 키쉬는 "태양광 발전 설비에 관한 문의가 2주간 6만 건 이상 들어왔다"며 "2021년 연간 문의가 3만 건이었던 점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라고 말했다. 그는 "2022년 기준 가정용 태양광 패널 설치 비용은 120만~500만 포린트(약 400만~2000만 원)"이라며 "태양광 발전 설비 도입에 따른 이익이 설치 비용을 상쇄하려면 약 6~8년이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초기 투자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오랜 시간이 소요됨에도 가계의 태양광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헝가리 정부는 가정용 태양광 발전과 관련해 가계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2년 10월 정부령(414/2022. (X.26)에 따라 태양광 패널 설치 허가가 간소화됐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가정용 소형 발전소 설치 시 신청서에 대한 기술 평가는 3영업일 이내에 마무리되게 됐다.

기업용 태양광 발전 시장

헝가리 소재 기업은 올해 말부터 태양광 발전소 설치 시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11월 2일 이후 50만 유로 이상 규모의 에너지 생산 시설에 투자하는 기업은 헝가리 정부로부터 투자비용의 30~45%(최대 1500만 유로)를 보조금으로 지급받게 된다. 이는 10월 발표된 '공장 구조 프로그램(Factory Rescue Program)'에 따른 것이다. 유럽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해 대체 에너지원을 찾던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을 활용해 자체 발전소를 구축하기 위해 신규 투자를 시행하게 될 전망이다.

헝가리 정부가 기업에 유리한 에너지 정책만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2022년 7월 기업용 태양광 발전 시스템과 관련된 규제를 발표했다. 8월 1일부터 태양광 에너지를 비롯한 자연 에너지 발전 설비를 구축하는 경우 생산 규모의 30%에 해당하는 예비 에너지 설비(aFRR, automatic frequency restoration reserve)를 함께 설치해야 한다. 정부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기후 변화에 따라 에너지 생산 규모가 달라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에 기업이 태양광 에너지 발전소를 설치하는 경우 통합 에너지 저장시스템(ESS), 가스 발전기, 기타 발전장치가 함께 설치돼야 한다. 따라서 헝가리 소재 기업의 ESS 및 자체 에너지 발전기기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태양광 발전 규제

헝가리 정부는 2022년 10월 공공 그리드(Grid, 전력시스템) 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법령(413/2022. X.26)을 발표했다. 해당 법령에 따르면 11월 이후 설치되는 가정용 태양광 발전 시설은 공공 그리드에 에너지 생산 초과분을 판매할 수 없다. 헝가리에서 생산되는 태양광 에너지는 통상 공공 그리드에 연결돼 있다. 그간 태양광 에너지 생산 규모가 소비 규모보다 큰 경우 가정에서는 초과 생산분만큼의 금액을 제하고 요금을 부담하면 됐다. 그러나 11월부터는 개별적으로 배터리를 구입해 보관하지 않는 한 가정에서 초과 생산된 태양광 에너지는 그대로 소실되게 된다. 

정부의 발표 후 10월 13일부터 17일 사이에 약 1만5000건의 신규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수요가 접수됐다. 헝가리 태양에너지협회(MNNSZ)는 정부의 그리드 공급 중단 결정과 관련해 "국가 이익에 반대된다"며 "가정에서 태양광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협회에 따르면 헝가리에서 5㎾h 규모 배터리 가격은 7235달러로 개별 가정에서 구입하기에는 과도한 금액이다. 또한, 협회는 태양광 패널의 수명이 30-40년인 반면, 배터리는 10년에 불과해 지속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점

헝가리 태양광 에너지는 전체 1차 에너지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지만 시장은 10년 이상 지속 성장해왔다. 특히 최근 5년간 7배 이상 규모가 커졌으며, 정부의 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규모가 현재보다 약 2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발 에너지 위기, 헝가리 정부의 각종 에너지 정책 등에 따라 가정과 기업의 태양광 수요는 모두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발표한 공공 그리드 공급 중단으로 인해 당분간 태양광 발전 시장은 얼어붙을 수 있다.

자료: 헝가리통계청(KSH), 헝가리 에너지 및 유틸리티 규제사무소(MEKH), 헝가리 전력공사(MAVIR), 헝가리 태양에너지협회(MNNSZ), Hungary today 등 KOTRA 부다페스트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