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주로 나프타(Naphtha)를 분해하여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유가로 인해 각종 나프타 가격이 1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이 급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 나라의 나프타 수입 2위 국가인 아랍에미레이트(이하 UAE)의 나프타 생산량과 공급 가격은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의 수익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가에 활짝 웃는 UAE 석유화학 산업

국제석유수출기구(OPEC)는 UAE의 원유 매장량은 약 111조 배럴로 세계 6위이며 2021년에는 1일 평균 272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주춤했던 국제 유가가 2021년부터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21년 UAE 원유 수출은 전년대비 9.1% 증가하여 4,251억 달러를 기록하며 했다. 이로 인해 UAE 정부 재정은 247억 달러 규모의 흑자를 실현했다.

<국제 유가 및 석유화학제품 가격 동향>

(단위 : US$/배럴(원유), US$/톤)

[자료 : 한국석유화학협회]

UAE 국영정유회사인 Abu Dhabi National Oil Company(이하 ADNOC)는 원유 및 석유화학제품 수출로 확보한 풍부한 자금을 활용해 2025년까지 루와이스(Ruwais) 정유·석유화학시설의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총 4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통해 정유분야는 2022년 내 휘발유 생산량을 1,020만톤으로 증대하고 석유화학분야는 2025년까지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을 1,505만톤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 UAE 루와이스 정유공장 전경 >

<UAE 석유화학 제품 생산량>

(단위 : 천 톤)

주 : 2022년부터 전망치

[자료 : Fitch Solution]

UAE 나프타 생산 및 수출 동향

국제 나프타 가격은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2022 2분기 기준 톤당 878달러를 기록하며 14년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UAE의 ADNOC은 2019년 UAE의 나프타 생산량을 1,663만톤까지 늘려 역대 최대 물량을 생산했다. 이처럼 UAE의 나프타를 포함한 광물성 연료(HS 27류) 수출액은 물량과 단가 상승으로 2021년 기준 전년대비 56% 증가한 433 백만 달러를 기록했다.

< UAE 나프타 생산량 >

(단위 : 천 톤)

 [자료 : UNdata]

<UAE 광물성 연료(HS27류*) 수출 통계>

 (단위 : US$ 백만, %)

주 : HS27류 광물성 연료, 역청물질 및 광물성 왁스

[자료 : ICT Trademap]

시사점

우리 나라의 주요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를 연료로 열분해 방식(NCC, 나프타크랙킹센터)을 통해 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벤젠과 같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최근 고공행진중인 나프타 가격과 달러 강세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 특히, 우리 나라의 나프타 수입 1위 국가였던 러시아산 중질 나프타 수입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전면 중단되면서 우리 석유화학 업계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UAE ADNOC社의 나프타 생산량과 공급 가격 정책은 우리 석유화학 업체들의 나프타 공급선 관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UAE 정부는 고유가로 인해 풍부해진 재정을 활용해 석유화학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량을 늘리고 품목도 다변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는 UAE산 나프타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또한 나프타 가격은 중국, 인도 등의 플라스틱 생산 수요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인해 플라스틱 제품 수요가 줄어들 경우에도 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ADNOC 관계자(M씨)는 ‘나프타 가격은 유가와 연동되어 있기 때문에 당분간 고공행진이 이어지겠지만, 글로벌 경기 하락으로 인해 나프타 수요가 줄어들면서 나프타 가격이 안정화되는 추세이다. 특히, 나프타 가격에 민감한 한국의 석유화학 업체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ADNOC에서도 아시아지역의 나프타 공급 가격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자료 : UAE 통계청, ICT Trademap, OPEC, 한국석유화학협회, 한국무역협회, Fitch Solution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