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 대표(haemin.kim@dillydilly.ae), Dilly Dilly Cosmetics

아랍에미리트는 아부다비(Abu Dhabi), 아즈만(Ajman), 두바이(Dubai), 푸자이라(Fujairah), 라스 알-카이마(Ras al-Khaimah), 샤르자(Sharjah), 움 알 콰인(Umm al Qaiwain)으로 구성된 7개 토후국의 연방이다. 아랍에미리트에는 연방 차원의 외국인 투자법(회사 설립 법)이 있지만, 토후국 별 자치적으로 운영되는 아랍에미리트 특성상 각 토후국마다 회사 설립 절차와 산업 특성이 조금씩 다른 경향이 있다.

수도인 아부다비는 정치, 외교, 에너지에 관련된 산업과 회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보다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두바이는 관광, 무역, 의료 등 다양한 산업 군의 비즈니스가 활발한 편이다. 최근 각 토후국은 해외 자본 유치와 외국인의 자국 내 비즈니스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 중 두바이는 각종 규제 및 제도 등을 개선함으로써 회사 설립 절차를 간소화해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제외한 타 토후국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홍보하고 있기도 하다.

< 두바이 모습 >

[자료: Unsplash]

아랍에미리트의 회사 설립은 메인 랜드(Mainland)라고 일컫는 본토에 설립하는 방법과 자유 무역 지구인 프리존(Freezone)에 설립하는 방법 2가지로 나뉜다. 과거 메인 랜드 법인 설립 시, 연방법에 따라 아랍에미리트 현지인 또는 회사와 필수적으로 지분을 분할해야 했다. 외국인이 최대 소유할 수 있는 지분은 49%로, 49 (외국인, 외국인 투자 법인) : 51( 현지인 또는 현지 로컬 에이전트)의 지분 구조가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2020년 9월, 아랍에미리트 정부는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지분 보유 제한 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이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을 기존 49%에서 100%까지 허용했다. 외국회사 지사의 경우 현지인 서비스 에이전트를 반드시 지정해야 하는 요건을 폐지했다. 하지만 모든 산업 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예외인 산업 군도 있으므로 진출 전 산업 군과 사업 방향에 따라 면밀히 조사하여 회사 설립을 계획해야 한다

두바이 같은 경우는 다양한 자유무역지구가 존재하고 있으며, 각 무역지구마다 관할하는 산업 분야가 다르다. 예를 들어 두바이 미디어 시티(Dubai Media City)라는 무역지구는 주로 미디어, 소프트웨어 같은 회사들이 많고,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Dubai International Financial Center)는 금융, 보험과 관련된 회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 두바이 미디어 시티와 두바이 국제금융센터 >

[자료: Bayut(좌), wam.ae(우)

필자의 경우 화장품 유통 및 무역업을 하고 있는데, 전자상거래와 물류의 사업 비중이 높아 두바이 사우스(Dubai South)라는 신규 물류 자유무역지구에 회사를 설립했다. 두바이에 오랜 기간 거주했음에도 몰랐던 다양한 자유무역지구를 비즈니스를 준비하며 새로 알아보고 각 혜택을 비교해 보느라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지역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눈여겨보았던 점은 각 무역지구별 관할 산업과 나의 비즈니스 방향이 맞는지였다. 우선, 유통 및 무역업을 위해서는 공항 또는 항구와의 접근성이 중요하다 생각했고, 비용적으로 저렴하면서 위치 접근성도 좋은 곳으로 선택지를 줄여 나갔다. 상기 조건에 모두 부합했던 곳이 두바이 사우스였다. 두바이 사우스는 신규 무역지구라 사무실, 설비 등의 인프라가 최신식이었고, 두바이 최대 항구인 제벨알리항, 알 막툼(Al Maktoum) 신공항과 위치 접근성이 뛰어날뿐더러 아부다비와도 인접해 육·해·상로를 통한 유통 및 무역업에 적합하다 판단했다.

< 두바이 사우스 위치 >

[자료: Dubai South]

법인 설립 절차는 간단하다. 두바이 사우스 관할 기관 내 세일즈 담당자와 미팅을 거치고, 회사의 법적 구조(1인 주주, 다인 주주, 지사 등)를 결정하여 사업 계획서를 제출함으로써 초기 신청을 한다. 승인을 받게 되면 사무실을 임차하고, 회사 등록 신청을 한다. 요구되는 서류가 있을 경우 기한에 맞춰 제출하면 되고, 이 과정은 3주가량 소요된다.

< 두바이 사우스 프리존 전경 및 관할 기관 내부 모습 >

[자료: Dilly Dilly Cosmetics]

비용도 타 무역지구에 비해 경쟁적이다. 사업 규모에 따라 상이하겠지만 일반적으로 상담비용, 라이선스 발급비용 등에 2만 디르함 내외로 소요된다. 그러나, 가격만 보고 회사 설립 지역을 선택하는 것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법인 설립 시 초기 비용은 적게 들 수 있으나, 향후 사업 방향이나 지역 특성과 맞지 않을 경우 다른 토후국으로의 이동이 쉽지 않고, 첫해를 제외한 다음 해부터는 예상보다 많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 두바이 사우스 내 Dilly Dilly Cosmetics 사무실 >

[자료: Dilly Dilly Cosmetics]

현지 회사 설립 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본인의 사업 방향과 산업 군에 가장 적합한 지역을 고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더 나아가 현지 관할청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우호적 관계를 구축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 회사 운영에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하는 바이다. 항상 처음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시작이 가장 중요한 한 걸음이 아닐까라고 생각하며, 앞으로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동 시장에 진출하여 좋은 성과와 기회를 가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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