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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파나마 쓰레기 분리수거 이제 걸음마를 떼다
  • 외부전문가 기고
  • 파나마
  • 파나마무역관 송유미
  • 2021-04-06
  • 출처 : KOTRA

이상규 소반 대표




basura panama 이미지 검색결과

자료: La Prensa


이민 후 처음으로 받은 문화 충격


내가 파나마로 이민 와서 제일 처음으로 받았던 문화 충격은 바로 쓰레기 처리 방법이었다. 2015년 5월 어느 날 한국으로부터 이삿짐을 실은 컨테이너가 도착하였고, 골판지 박스에 정성스레 포장된 짐들은 파나마의 이삿짐센터 직원들에 의해 정리되었다. 그러나 이삿짐센터 직원들은 큰 가구들만 대강 배치해 놓고 그 많은 이삿짐 포장박스들은 치우지도 않고 그대로 놔둔 채 가버렸다.


며칠간의 짐 정리가 끝나고 수북이 쌓여있는 골판지 박스들을 치우기 위해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찾아 골판지 박스 처리 방법을 문의했더니, 박스를 잘게 잘라 까만 비닐봉지에 넣어 버리란다. 그 많은 이삿짐 박스를 말이다.


그 광경을 지켜보며 내심 당황스러웠다. 종이는 자원인데 그냥 버리라니 분리수거의 개념조차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수거해가는 사람은 없는지, 이 많은 걸 어떻게 쓰레기봉투에 버리는지 재차 확인을 해봤다. 수거업자가 있긴 하나 수거비용을 내야 한다는 대답뿐이었다.


이삿짐 포장박스를 잘게 찢어야 하는 수고에 비하면 그 돈이 얼마나 될까 싶어 수거업자를 불렀더니 50달러를 요구하였다. 그리고 유리병들을 열심히 따로 분리하여 박스로 낑낑거리며 들고 가서 처리 방법을 문의하니, 그것도 쓰레기봉투에 넣어 버리란다. 그 뒤로 유리병을 버릴 땐, 행여나 유리가 깨져 누가 다치지는 않을까 싶어 유리병이 깨지지 않도록 종이 같은 걸로 안전하게 싸거나 쓰레기봉투 한가운데 유리병이 위치하도록 버린다.


유리병이나 골판지박스 같은 종류의 폐기물 처리 실태가 이러하니 다른 것들의 처리 방법도 다 마찬가지이다. 파나마에선 음식물쓰레기며 재활용품이 전혀 분리되지 않고 까만 비닐봉지에 담겨 그대로 버려진다. 그리고 파나마의 공식 자료를 인용했다는 UN 환경기구 발표에 의하면 파나마에서 생산되는 하루 약 4,372톤의 쓰레기 중 약 42%는 강과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고 한다.


쓰레기 배출은 중남미 이등, 재활용은 꼴찌


2018년 3월 25일 자 La Prensa지 기사에 의하면 파나마시에서만 2,500톤, 파나마 국가 전체로는 4,800톤의 쓰레기가 매일 버려진단다. 국제개발은행(BID)에 의하면 이는 1일 1인당 1.22kg으로, 칠레 1.25kg에 이어 중남미 전체 2번째 쓰레기 배출 국가이다. 그러나 파나마 정부는 이중 약 5% 이하의 쓰레기만이 재활용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폐기물 종류별 분리수거 비율

종류별

수거비율

플라스틱류

14.05%

캔류

2.01%

놋쇠(laton)류

1.06%

종이박스류(Carton)

23.72%

종이류

3.63%

종이 기타(Papel mixto)

0.25%

신문지

33.12%

테트라팩

12.29%

유리류(병 등)

9.85%

주: 2018.7.4.자(현재 기준 최신 자료)

자료: La Prensa


변화의 바람 '폐기물 제로' 캠페인


하지만 이제는 파나마 국내 맥주회사(Cerveceria Nacional)로부터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 시작된 환경운동에 많은 NGO 단체와 공공기관의 연합으로 많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폐기물 제로(Basura cero) 캠페인으로 쓰레기 줄이기 계몽운동을 하고, 파나마시 전역에 31개소의 재활용품 수집 센터를 만들었고, 작년에 드디어 내가 사는 아파트에도 재활용품 수거 박스가 생겨 종이, 플라스틱, 병류, 캔류 등을 분리 배출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파트 쓰레기 수거함 옆 재활용 분리수거함을 처음 발견했을 때 진심으로 얼마나 기쁘고 반갑던지 모른다.


또한, 2017년 폴리에틸린 봉지 등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는 법률을 입법하고, 또 2020년 12월 2일에는 제2단계 조치로 법률 187호를 제정하여 면봉, 이쑤시개, 세탁소 플라스틱 커버 등 11개 제품에 대하여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생분해 제품 등 대체재를 사용하도록 하는 더욱 강화된 법이 적용하는 등 정부의 환경 보존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부족한 인프라, 힘든 도전


파나마에는 64개소의 쓰레기 매립장이 있으나, 이 중 단지 2개소만이 위생 매립장이며, 나머지 62개소는 노천 매립장으로 이들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위생 매립장 및 소각장 등의 설치를 위한 정부의 대대적인 시설 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파나마 환경부에 의하면 2020년 5월 기준 약 50개 이상의 업체가 폐기물 수집, 분리, 파쇄 등 재활용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대부분이 폐기물 수집, 분리, 파쇄 등의 종사자들이고 파나마에서 유일하게 최종 수집해서 재생산되는 폐기물은 신문과 골판지 박스 일부라고 하며, 나머지는 세척, 분쇄 등의 처리 과정 후 코스타리카, 도미니카, 콜롬비아, 엘살바도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특히 플라스틱 폐기물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심해 재활용 수출이 힘들고, 파나마 내 자체 재활용 처리시설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파나마의 폐기물 재활용 비율을 높이기 위해선 종이류, 플라스틱류 등의 재생산 공장의 설립이 중요한 과제라 할 것이다. 또한 쓰레기 배출 감소를 위한 정부의 의지와 다양한 정책 및 투자가 절실하며 일반 시민들의 환경 인식 변화와 자발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태평양과 카리브해를 마주하며 열대우림으로 우거지고 다양한 동식물의 천국인 파나마의 아름다운 바다와 자연이 인간이 소비한 쓰레기로 황폐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 이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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