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초식품, 영국에서 “녹색 황금”으로 불리며 고가에 거래돼

- 최고급 레스토랑과 유명 식도락가 사이에서 고급 요리로 인식 -

- 지난 9월, 영국 최초의 상업적 채취를 위한 왕실허가 획득 -

- 현재 1인이 킬로그램당 35만원에 독점 공급, 한국산 해초류 수출에 호기 -

영국 내 해초류 독점 채취·공급자인 로리 맥피

자료원: Rory MacPhee Facebook

□ 영국의 해초류 식재료 시장 현황

 ○ 해초류, 영국에서 고급 식품으로 인식

  -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초(Seaweed) 식품은 그동안 영국에서 일반인의 인지도가 낮아 잘 소비되지 않았으며, 일본 음식의 전유물인 특수 식품 정도로 인식돼 왔음.

  - 2차 대전 당시 일본군에 생포된 백인 전쟁 포로들이 “일본군이 검은 종이(김)를 먹였다”고 고발해 학대의 상징으로 알려지게 됐을 정도로 대부분 서구권에서는 혐오식품으로 인식되기도 했으나, 70, 80년대 스시의 세계화로 인해 “극동권의 전통음식”으로 등장함.

  - 최근 수년간 영국의 유명 요리사들 사이에서 해초류를 이용한 요리가 유행으로 번지면서 현재 영국의 최고급 레스토랑들이 앞다퉈 해초류 요리를 선보이고 있어 캐비어, 푸아그라와 같은 ‘delicacy류’로 취급받기 시작함.

 ○ “제5 미각” 감칠맛의 등장

  - 영국에서 해초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감칠맛 때문으로, 짠맛, 단맛, 신맛, 쓴맛 등 "4대 기본 미각"에 이어 1985년에 "제5의 미각"으로 인정받은 일본의 우마미(Umami: 감칠맛)에 대한 유명 요리사들의 지대한 관심 때문임.

  - 특히, 다시마를 이용하면 우마미의 맛을 요리에 적용시킬 수 있어 이 맛을 경험해보지 못한 영국인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함.

  - 감칠맛 외에도 해초류는 요오드가 많아 해독(detox) 식품으로 각광받으며, 각종 미네랄 등 영양소가 풍부한 슈퍼푸드(Super Food)로 인식돼 영국인들의 건강식 열풍에 편승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분석됨.

 ○ 영국의 해초류 생산은 개인 사업자 1인이 독점

  - 영국에서는 육지는 민간의 사유지로 인정하나 해안가, 해역, 해저 대륙붕 등은 아직도 영국 여왕의 소유로 돼 있어 해상풍력과 같은 해상개발은 왕실 자산관리 기관인 Crown Estate를 통해 여왕의 허가를 받아야 함.

  - 영국 여왕은 지난 9월, 잉글랜드에 있는 리자드 반도(Lizard Peninsula)를 영국에서 최초로 해초류를 채취할 수 있는 곳으로 허가했으며, 은퇴한 변호사 로리 맥피(Rory MacPhee)에게 독점 채취권을 부여함.

  - 개인 사업자가 영국에서 해초류 생산을 독점하게 됨에 따라 해초류의 공급가격은 1 킬로그램당 200파운드(약 35만 원)으로 상당한 고가를 형성하며, 영국 전역의 최고급 식당과 호텔, 런던 해산물 시장 등에 공급됨.

  - 영국 내 해초류를 전문적으로 양식하거나 자연 채취하는 사업자는 존재하지 않으며, 개인이 허가없이 해안가에서 채취해 판매하는 것은 현재로는 불법유통으로 취급받기 때문에 이를 사용한 업소는 적발 시 영업정지 처벌을 받게 되므로 대부분 비싸더라도 리자드 반도에서 채취된 합법적 해초류를 구매함.

□ 시사점

 ○ 한국산 해초류, 지금이 대영 수출의 호기

  - 영국에서 로리 맥피에 의해 독점 공급되는 합법적 해초류는 킬로그램당 35만 원 정도에 공급되기 때문에 대량 생산되는 한국의 해초류를 영국에 공급할 경우 쉽게 가격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음.

  - 한국은 이미 해초류를 영국에 수출하며, 그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2012년 현재(9월 기준) 수출액이 42만5000달러에 불과해 그 비중이 매우 작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의 해초류 수출이 조미김 등 가공식품에 한정돼 있으며, 영국 내 한인 및 동양인 시장 수요에만 집중하기 때문임.

한국의 해초류 대영수출 추이

(단위: 천 달러, %)

자료원: 영국 관세청(HMRC)

  - 영국에서도 이제는 해초류가 현지인들도 찾는 인기식품이 되고 있고, 독점공급으로 인한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고급식품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으므로, 한국에서도 조미김과 같은 가공식품보다는 한국 내수시장과 같이 미역, 다시마, 김 등을 건조된 식재료 형태로 영국에 수출하는 것이 바람직함.

 ○ 영국 특화식품 개발하면 시장공략에 유리

  - 대부분의 영국 현지인들도 모르고 있지만 영국에서도 해초류를 이용한 전통음식이 존재하며, 웨일즈 지방에서 먹는 "김빵"(Laverbread)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음.

  - 김빵은 김(laver) 또는 유사한 녹조류를 빵과 같이 굽거나, 페이스트 형태로 토스트에 발라 먹기도 하며, 심지어 햄버거 패티에 함유돼 있는 경우도 있어 웨일즈인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졌으나 비 웨일즈 출신인 다른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고 있음.

웨일즈 지역의 김(laver)을 이용한 전통식

자료원: Getty Images

  - 해초류를 자연 식재료로 수출하는 것 외에도 영국 전통식의 맛을 살린 새로운 식품을 개발해 수출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며, 김을 이용한 햄버거와 같이 한식 또는 일식을 기반으로한 퓨전음식(예: 김 주먹밥이나 파이류, 한국식 미역국 등)을 영국에 소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

자료원: Rory MacPhee, Crown Estate 및 KOTRA 런던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