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퍼포먼스’를 중시하는 일본의 Z세대

Z세대란, 1997~2000년대에 탄생한 사람들을 가리키며 태어났을 때부터 인터넷이 보급돼 있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해당 세대를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일컫는다. 이런 Z세대를 나타내는 말 중 하나로 ‘타이파’라는 용어가 있다. 타임 퍼포먼스(Time Performance)의 줄임말이다. 이전에는 ‘코스파(Cost Performance)’라고 한국의 가성비랑 같은 의미를 가진 용어가 유행하였지만 이제는 효율적인 시간 사용법을 나타내는 말인 타이파가 생겨났다. SHIBUYA109 Lab.이 2022년 7월 Z세대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85%는 타이파를 중시하며 동영상을 시청한다고 답변하였다.

<’당신은 타임 퍼포먼스를 중시합니까?’에 대한 응답(단일응답)>

주: 응답자는 동영상 구독 등록자 400명(남성 200명, 여성 200명)

[자료: SHIBUYA109 lab.]

일본 최대 MCN회사인 UUUM 주식회사에 소속된 유튜버들의 2022년 애드센스* 수입이 감소하였다. 특히 2022년 9~11월 수입액이 전년 동기와 비교하여 20%가 감소해 약 21억 엔이었다. 이는 수익을 얻는 것이 불가능한 ‘쇼츠(Shorts)’, 즉 짧은 영상이 유행하면서 어느 유튜버든 쇼츠에 주력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유튜브도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여 2023년 2월부터는 쇼츠 영상도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변경하여 대응하고 있다.

    주*: Google AdSense: 구글 광고 프로그램으로, 애드센스에 가입하면 광고수익을 구글과 나눌 수 있다.

<UUUM의 애드센스 수입>

주: 애드센스 수입: 유튜브 동영상 재생으로 얻어지는 수입. 수익인식기준 변경 영향 포함

[자료: 닛케이, UUUM]

2022년 일본 동영상 광고시장은 전년과 비교해 33.2% 증가한 5601억 엔이었다. 이는 유튜브 쇼츠(Shorts) 동영상, 인스타그램의 릴스(Reels) 기능, 틱톡(TikTok)의 대두에 따른 현상이다. 이들은 모두 짧은 동영상을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SNS 툴로, Z세대는 이러한 매체들을 통해 지인과 소통을 하고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등 다양한 활동을 수행한다.

Star Creation이 2022년 9월 10~40대 112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이러한 짧은 콘텐츠를 좋아하는 이유를 설문조사한 결과, ‘가볍게 볼 수 있다’, ‘심심풀이’라는 답변뿐 아니라 ‘짧은 시간에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최신 트렌드를 알 수 있으니까’ 등의 응답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쇼츠 동영상이나 릴스 기능, 틱톡 등의 유행은 시간 감각이 까다로운 Z세대가 짧은 시간 안에 효율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접해 지식을 늘리거나 판단의 근거로 삼는 등의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짧은 동영상은 Z세대가 부담없이 상품 및 서비스 정보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기업은 짧은 동영상을 이용한 프로모션에도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짧은 동영상을 활용한 마케팅에 대한 세미나도 증가하고 있다.

Z세대 구매패턴 동향

이렇게 시간 효율성을 중시하여 습득하는 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구매 패턴을 보인다. 구매 시 ‘정말로 살 가치가 있는가’에 대해 시간을 들여 검토하는 경향이 있고 환경 및 차별 문제 등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또한 상품이 기능적 가치뿐만 아니라 마음을 충족하는 정서적 가치도 지니고 있는지 고려한다. Ecbeing에서 2023년 3월에 18~25세 대학생 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충동구매를 잘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충동구매를 잘 하지 않는 Z세대>

주: ’당신은 인스타그램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을 발견했다고 합시다. 더 많은 다른 정보도 알고 싶다고 생각해 유튜브, 트위터, 구글 등에서 검토를 하였습니다만 입소문이나 상세하게 소개된 동영상 등 상품에 관련된 정보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할 것입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

[자료: Ecbeing]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다’, ‘사지 않는다’고 응답한 Z세대 소비자의 비율은 79.4%였다. 이들이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세한 정보를 얻지 못한다는 불안’, ‘광고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타인으로부터 리뷰가 없는 상품은 신뢰성이 부족하다’, ‘입소문이나 비교영상을 보고 자신에게 맞는지 판단하고 싶다’라는 응답이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Z세대가 사회와 정치 문제에 민감하고 세간에 넘쳐나는 정보로부터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것을 선별하여 참고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잘못된 선택을 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 의식도 다른 세대보다 강한 편으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인 후에 보다 정답에 가까운 구매행동을 하고자 하는 경향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 조사에서 구매 시 참고하는 매체 조사 결과 인스타그램이 90.6%를 기록하였다. 특히 패션이나 화장품 분야의 경우 구입 전 인스타그램을 본다는 의견이 각각 23.3%, 31.7%으로 가장 많다. 실제 상품을 구매하기 전에 SNS로 확인한 후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구입 시 참고하는 매체(복수응답 가능)>

(단위: 명, %)

주: 질문: 어느 SNS를 보고 구입했습니까?(복수응답 가능)

[자료: Ecbeing]

Z세대 이용자들은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좋아요’를 누른 상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 추천된다는 알고리즘도 이해하고 있다. 이런 특성을 이용해 편향된 상품이 표시되지 않도록 여러 계정을 만들어 서로 다른 상품에 좋아요를 눌러 폭 넓은 상품이 표시되게끔 하는 젊은 소비자도 존재한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것을 효율적으로 찾으려 하는 Z세대는 자신의 특성과 비슷한 인플루언서의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한 명보다는 여러 명의 게시물을 확인해 보다 자신에게 알맞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많다.

검색 수단의 변화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한류

과거에는 궁금한 점이 있을 경우 야후 재팬이나 구글과 같은 서치 엔진을 이용해 알아보는 방법이 주류였다. 그러나 관심이 있는 상품에 대한 정보를 찾을 때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SNS를 이용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2021년 7월 MarkeZine에서 발표한 2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도 몇 번씩 검색을 하는 플랫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에서 조사한다’고 답변한 사람이 약 30%를 차지하며 검색 엔진 서비스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20대 여성의 검색 플랫폼 이용 현황>

(단위: %)

[자료: MarkeZine]

CCCMK홀딩스, SHIBUYA109 lab.에서 Z세대 여성의 소비행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패션이나 화장품 등을 구입할 때에는 SNS의 의존도가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친구의 투고, 인플루언서나 SNS상의 입소문 등을 빠르게 접하며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인지’, ‘흥미’, ‘검색’, ‘공유’의 단계를 거의 동시에 랜덤한 순서로 경험하면서 구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카테고리별 주요 검색 방법>

[자료: CCCMK홀딩스, SHIBUYA109 lab.]

Z세대의 SNS이용과 한류

이처럼 Z세대로부터 검색 수단 중 하나로 이용되고 있는 인스타그램의 2022년 인기 해시태그를 보면, 한국과 관련된 키워드도 포함돼 있다.

<인스타그램 2022년 트렌드>

[자료: 인스타그램 공식 자료]

인기 해시태그 3위에 오른 ‘#OOTD*’라는 패션 용어는 한글로 ‘#오오티디’라고 표기해 사용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고 거기에 더해 ‘#좋아요’도 TOP 100에 랭크돼 있다. ‘#한국패션’과 ‘#한국헤어’도 함께 순위에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Z세대가 일상적으로 한국에 대해 관심을 갖고있으며 한국 문화를 받아들여 자신을 표현할 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주*: 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 입은 옷차림, 오늘의 패션을 가리킨다.

현재 한국 문화는 트렌드에 민감한 Z세대에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음악과 패션, 메이크업 및 헤어 스타일에 이르기까지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한국스럽다’는 표현은 ‘멋있다’는 표현을 대체하고 있다. 한국 문화의 인기 원인으로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한류 콘텐츠의 특성과 일본의 사회적인 배경이 맞물려 확산되었다는 것이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도 외출을 하기 힘든 상황이 되자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레저’ 수요가 확대되었다. 이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 아이돌 그룹 에스파 등이 히트를 치면서 제4차 한류붐이 일어났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배경과 더불어 한국 특유의 문화 콘텐츠 확산 방식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K-POP은 유튜브 및 SNS에서 무료 콘텐츠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팬들의 자발적인 활동으로 SNS 등에 아티스트의 이벤트, 라이브, 공항 사진 등이 공개된다. 팬들의 활동은 비공식적이지만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기 때문에 아티스트의 지명도나 인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기획사가 팬들은 라이브나 기자회견, 이벤트에 초대하는 경우도 있다. 즉, 아티스트를 무료로 접할 수 있는 많은 콘텐츠가 발산되며 해당 분야에 대해 더 잘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쉽게 팬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티스트가 입는 패션, 착용하는 액세서리, 메이크업이나 헤어스타일은 자연스레 SNS를 통해 퍼져나가게 되자 일본 젊은 세대의 이목이 집중되며 한국의 트렌드가 멋있고 세련된 것이라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세련된 트렌드를 이용해 일본 Z세대는 자신을 표현하고자 한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트렌드로는 ‘나는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는지’, ‘어떤 멋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것인데, 이 때 자신이 게재하는 모든 콘텐츠에 통일감을 부여하거나 세계관을 맞추는 작업을 한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결합해 ’97 LINE’, ‘막내 라인’ 등의 한국 표현을 사용하거나 갸루피스* 등의 포즈를 취한 이미지를 올려 세련된 감각을 이용하면서도 자신들 본연의 모습을 담아내고자 하고 있다.

    주*: K-POP아이돌 그룹 IVE의 레이가 촬영을 하면서 한국을 경유해 폭발적으로 유행한 포즈

시사점

Z세대는 자신에게 가장 좋은 선택을 시간 효율적으로 찾아내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정보 속에서 정답을 찾고자 하는 젊은 고객들을 염두에 두고 마케팅을 할 때에는 상품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짧은 동영상을 전파하거나 인플루언서는 물론 일반인의 리뷰 등을 일본어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하나의 중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스타그램의 인기 해시태그에서 볼 수 있듯이 Z세대는 이미 한국 문화가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소비재 관련 유통업체 M사의 A 담당자에 따르면, "일본 젊은 세대는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자신의 일상에 도입하고 나아가 그 모습을 업로드 하는 행위가 거부감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SNS를 잘 활용하는 것은 일본 Z세대를 향한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였다.

자료: SHIBUYA109 lab., 닛케이 X 트렌드, 닛케이, 인스타그램, MarkeZine, UUUM, Ecbeing,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