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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CST 프로젝트로 알아보는 물류산업의 미래

  • 트렌드
  • 스위스
  • 취리히무역관 김소영
  • 2021-09-28

- 로봇, 자율주행기술, 전기차 기술의 접목 -

- 완전 자동화로 급증한 물동량에 대응, 친환경 솔루션 -

- 막대한 투자금과 외국자본에 대한 경계도 잇따라 -




스위스는 국토 면적이 대한민국의 40% 정도로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에 속하지만 알프스 산맥을 중심으로 고지대가 대부분이라 물류 비용이 높고 배송 소요 시간도 상당하다. 열차 인프라 자체는 소도시까지의 연결성이 좋아 우수하다고 평가되지만, 신흥국의 최신 고속열차들에 비하면 설비도 노후됐다. 또한, 바다와 접한 지점이 전혀 없는 내륙국(land-locked country)으로 해상운송을 활용할 수도 없다. 이러한 물류 인프라 한계에 반해 계속해서 늘어나는 물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스위스에서는 지하 터널을 이용해 화물을 수송하는 방안이 적극 논의되고 있다. 사실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는 스위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다루고 있으나, 정식 법적 근거까지 논의하는 것은 스위스가 이례적이다. 법안이 정식적으로 통과되고 실제로 시공에 착수한다면, 이는 유럽 최대 열차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가 된다. 이 기사에서는 CST 프로젝트를 통해 미래 물류의 모습을 살펴보고 우리 기업들은 어떠한 것을 준비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The Cargo sous terrain(CST) 프로젝트 개요


CST 프로젝트는 스위스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취리히, 바젤, 베른, 제네바 등 10여 개 주요 허브도시 간의 화물 운송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500km의 지하 터널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지하로 화물을 수송한다고 하면 언뜻 공상과학소설처럼 들릴 수 있으나 사실 이 아이디어는 이미 10년 전에 처음 제기된 이후로 계속 논의돼 왔다. 심지어, 지난 6월, 스위스 상원에서는 이 프로젝트를 감독하는 법안인 지하 물자 수송에 관한 연방법(The Federal Law on Underground Goods Transport)을 만장일치로 승인했고, 현재는 스위스 하원으로 넘어가 심의를 거치고 있다. CST는 민간 주도로 시행되는 프로젝트로, CST 협의체 회장인 Peter Sutterlüti에 의하면, 이 법안이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로, 의회 최종 승인만 받으면 각 지방정부와 개별적으로 건설 문제 협의를 거치지 않고 바로 공사에 착수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가 실현됐을 때 물류 수송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다. 먼저, ‘자율주행 전기차량’에 팔레트나 냉장 컨테이너가 자동으로 적재된다. 그런 다음 승강기를 통해 지하 트랙으로 이동한다. 자율주행 전기차량은 일정하게 시속 30km 속도를 유지해 주요 도시 중 하나인 목적지에 도달하고, 그 이후 현지 수송이 이루어진다.


CST 협의체의 1단계 목표는 2031년 경까지 취리히(Zurich)와 헤르킨겐(Härkingen)을 연결하는 67km에 이르는 터널을 완공하는 것이다. 1단계 시범 운영 이후 투입 비용 대비 물류 개선 효과가 입증될 시, 2045년경까지 스위스 동서축을 잇는 500km 이상의 터널로 확장할 계획이다. 총비용은 350억 프랑(약 3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역대 최대 열차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와 비교하자면 영국의 런던 인근 물자 수송량 확대를 위해 시행되는 London Crossrail Project의 총 소요액이 210억 프랑(약 225억 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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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CST 프로젝트 전체 터널 노선이며, 주황색 표시는 취리히와 헤르킨겐을 잇는 1단계 터널

자료: cst.ch


기대 효과


CST 협의체는 이 프로젝트가 스위스 내륙 물류 인프라의 혁신이 될 것이라 자신한다. 스위스 연방도로청(The Swiss Federal Roads Office)은 2010~2030년 사이 스위스 내 화물 운송량이 4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발표한 바 있다. 지하 수송이 시행되면,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이 가능하며, 모든 프로세스가 자동화돼 있기 때문에 지연될 가능성도 급격히 낮아진다. 현재 도로와 철도 같은 전통적인 수단으로는 늘어날 수송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우려를 잠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전통적인 방식의 육로 수송은 교통체증, 소음, 환경오염 유발이 불가피하다. CST 협의체가 제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모든 로봇 및 자율주행이 전기로 운행될 시 탄소 배출이 현재 육로 수송에서 발생되는 수준의 절반으로 경감된다. ‘지속가능성’이 강조되는 요즘에 적합한 물류 시스템이다.  


우려요인


스위스 선두 물류업체 중 하나인 Planzer Transport사의 CEO Nils Planzer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너무 비싸다’며 ‘기존에 보유한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게 더 우선순위’라고 지적했다. 현재 스위스 물류시장은 포화상태라 물류사 간의 가격 경쟁에 따라 수요자 부담금액이 낮아졌는데, 이렇게 초기 투자금이 막대한 프로젝트가 과연 수익성이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일부 정치인들은 시공 중에 자금 부족으로 국고가 투입되는 일 없이, 오롯이 민간자본으로만 조달돼야 하고 외국자본에 인수당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방평의회 또한 CST 주주의 대부분은 스위스인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2020년 3월, 연방의회는 스위스 기업에 대한 해외직접투자를 통제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중국법(China Law)’ 을 통과시켰고, 같은 해 9월 CST 협의회는 중국발 거대 투자 제안을 거절한 바 있다.


시사점


Bloomberg에 의하면 사실상 관련 법안이 하원의 심의를 거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반대 측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한 최후의 방법은 스위스만의 고유제도인 국민 직접투표에 안건을 상정하는 정도이다. 그리고 민간 부문에서 해결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으나, 현재까지 Credit Suisse, Helvetia와 같은 글로벌 금융 보험업체, Swisscom, Swiss Post와 같은 국영기업, 스위스 2대 최대 유통망 Coop과 Migros가 이 프로젝트의 투자자로 나선 만큼 투자 유치 여력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시행 가능한 플랜인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고, 스위스 정부나 여론이 외국 자본과 외국 기업의 참여에 대한 경계가 심한 만큼 이 프로젝트 자체에 우리 기업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크지 않지만 미래 물류 대책이 법안까지 제기되며 실질적인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이후 월평균 택배 이용 건수가 50% 이상 급증한 바 있다. 물류 산업의 특성상 인프라 건설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대형투자를 유발하기 때문에 스위스의 예를 통해 지금부터 한국 미래 물류의 청사진을 그려보는 것이 필요하다. 비단 물류사뿐만 아니라 향후 물류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전기차, 자동화 설비 및 로봇 등 미래 기술과 밀접히 관련돼 있으므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미래 먹거리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자료: CST, Swissinfo, Bloomberg, KOTRA 취리히 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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