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외환상황 악화

- 수입대금결제에 차질 발생, 수출보험 적극 활용해야 -

쿠바의 만성적인 외환부족상황이 2009년 들어 더욱 악화되고 있어 쿠바와의 직거래 회사는 물론 간접거래 회사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외환상황에 대한 쿠바정부의 공식발표는 없지만 현장에서는 외환부족상황이 목격되고 있다.

첫째, 쿠바은행 개설 L/C의 지급 지연이다. 쿠바의 상업은행들은 모두 쿠바정부(특히 쿠바중앙은행)의 외환 통제를 받는 국영은행들이며, 대부분 대외신용도가 낮은 편이다. 그나마 원활한 수입활동을 위한 쿠바정부의 대외신용도 유지정책에 따라 BFI(Banco Financiero Internacional)의 신용도가 그 중 높았기 때문에 외국기업들은 쿠바 국영기업에 BFI 개설 L/C를 요구했으며, 지급불능사례도 거의 포착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9년에 만기가 도래한 BFI 개설 L/C의 3~4개월 지급 지연사태가 발생했고 이에 따라 외국기업들이 BFI 및 수입 국영기업에게 조속한 대금지급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둘째, 수입가격 교섭이 완료돼 정상적으로 아바나에 도착한 수입물품에 대해 제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 극단적 사례도 포착됐다. 수출 외국회사는 배송된 물품을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쿠바 측의 단가 인하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로 일부 수용했다.

셋째, 쿠바은행에 미달러 현금이 부족하다. 쿠바 거주 외국인들은 쿠바은행 BFI에 달러 계좌를 개설하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현지화 CUC로 환전 인출하거나 미 달러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2009년 3월 들어 달러 현금인출이 어려워졌다. 영업일마다 상황이 다른데 일부 소액인출만 가능하거나 어떤 날은 달러 현금인출이 불가능하다.

쿠바의 외환사정이 악화된 이유는 크게 3가지이다. 첫째, 쿠바의 주요 외화가득산업의 부진이다. 니켈은 쿠바의 최대 수출품목인데 세계경기불황에 따라 국제 니켈 가격이 하락해 외화수입이 감소했다. 또한 관광업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쿠바의 주요 관광객 유치 대상국은 캐나다, EU(스페인,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인데, 특히 EU의 경기가 좋지 않아 관광객 감소가 관광수입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둘째, 미국 거주 쿠바인들의 본국 송금 감소이다. 미국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거주 쿠바인의 본국 송금액은 2002년 기준 연간 12억 달러이며, 비공식 송금액을 합하면 연간 15억~20억 달러가 추산될 정도로 본국 송금은 쿠바의 주요 외환 공급로이다. 올해 4월 오바마 정부가 미국 거주 쿠바인들의 송금한도(종전 분기당 US$ 300)를 철폐해 본국 송금액의 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 경기(특히 쿠바인 다수가 거주하는 플로리다주)의 불황에 따라 본국 송금이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셋째, 미국의 대 쿠바 경제제재조치에 따라 쿠바는 미국이 주도하는 각종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외화를 차입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부족한 외환을 외부에서 수혈받을 수  없어 단기적 외환부족사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 우리 기업의 대응방안

제3국 에이전트를 통해 쿠바와 간접교역 중인 우리 기업에는 단기적 직접피해가 적을 것이나, 이 상황이 향후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제3국 에이전트도 늘어나는 금융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쿠바와의 거래를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EU 중계무역회사가 간접거래를 중단하고 우리 기업에 쿠바와 직거래하도록 요청한 사례가 포착됐다. 간접교역 중인 우리 기업들은 제3국 에이전트로부터 상세한 상황을 전달받고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제3국 간접교역이 중단되거나 쿠바와의 직교역을 추진하는 경우 수출보험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08년 3월 수출보험공사와 쿠바 관계 은행 간에 2500만 유로의 대 쿠바 신용공여 MOU가 체결됐으므로 이를 활용해야 한다. 대 쿠바 수보한도 활용은 품목, 기업규모에 따라 수출보험공사 담당자가 다르므로 홈페이지에서 담당부서를 검색해 문의하면 된다.

정보원 : 아바나KBC 자체 수집 현장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