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건전화에 기여하고 있는 영국과의 협력

튀르키예에 있어 관광산업은 매우 중요하다. 튀르키예의 관광수입은 튀르키예의 거시경제의 안정성에 크게 기여한다. 튀르키예는 무역수지 적자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 해왔으나, 관광수입이 이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5년 4월에 발표된 IMF 통계에 따르면 튀르키예는 2023년에는 경상수지 적자 399억 달러, 2024년에는 10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GDP 대비 경상수지 적자 규모는 2023년 3.5%, 2024년 0.8%에 이르고 있다.

<튀르키예 경상수지(2021~2025)>

[자료: IMF]

2024년 튀르키예의 관광수입은 611억 달러로, 2023년의 564억 달러에서 8.3% 증가했다. 2024년 경상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인 상황에서, 611억 달러의 관광수입은 튀르키예 경제에서 관광산업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방문객 수의 꾸준한 증가가 필요하다. 튀르키예의 경우, 방문객 수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5137만 명, 2023년 5708만 명, 2024년 6223만 명으로 늘어났다. 2025년 1분기에도 912만 명이 방문해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했다. 2024년 기준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 주요 국가는 러시아, 독일, 영국이며, 각국의 방문객 수는 러시아 671만 명, 독일 662만 명, 영국 443만 명이었다. 영국은 튀르키예의 3대 방문국 중 하나임을 알 수 있다.

<튀르키예 방문객 현황(2022~2024)>

(단위: 명)

[자료: 튀르키예 통계청 (TurkStat, Turkish Statistical Institute]

경상수지 건전화를 위해서는 수출이 중요한데, 영국은 튀르키예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자 무역수지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국가이다. 2024년 영국은 독일, 미국에 이어 튀르키예의 3대 수출 대상국으로 자리매김했다.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과의 무역에서는 수출이 많았지만 수입도 많아 무역수지가 적자이거나 소폭 흑자를 기록한 반면, 영국과는 큰 폭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24년 영국으로의 수출액은 153억 달러, 영국으로부터의 수입액은 68억 달러였으며, 2023년에는 각각 125억 달러와 65억 달러였다.

<튀르키예 국가별 연도별 수출액 현황>

(단위: 천 달러)

[자료: 튀르키예 통계청 (TurkStat, Turkish Statistical Institute)]

<튀르키예의 국가별 연도별 수입액 현황>

(단위: 천 달러)

[자료: 튀르키예 통계청 (TurkStat, Turkish Statistical Institute)]

항공산업 및 방위산업 분야로의 협력 확대

영국과 튀르키예는 관광 및 교역 등 전통적인 협력에 더해 최근에는 항공산업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25년 5월에는 터키항공 테크닉은 롤스로이스와 협약을 체결하고, 이스탄불 공항에 첨단 엔진 정비센터를 설립하는 내용이 현지 언론에 보도됐다. 이 센터는 에어버스 A350, A330neo 항공기의 트렌트 엔진(롤스로이스 엔진 제품군)을 유지보수하며,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연간 최대 200대의 엔진 정비를 처리할 수 있는 이 시설은 터키항공과 전 세계 롤스로이스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지역 공급망 강화와 기술 인재 양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협력은 튀르키와 영국 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중요한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같은 달에 튀르키예와 영국 정부는 튀르키예-영국 방위 산업 위원회(TUDIC) 명세서를 서명했으며, 이는 방위 분야 협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튀르키예 국방산업청(SSB)은 양국 간 전략적 방위 산업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하는 중요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영국은 튀르키예가 자국 항공산업과 항공 전력 발전을 추진하는데 있어 중요한 파트너로 역할해왔다. 튀르키예는 자국 항공전략 강화를 위해 40대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도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 전투기는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4개국이 공동으로 개발한 전투기인데 튀르키예가 이 전투기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개발국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데 독일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데 반해 영국이 적극적으로 동 도입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2024년 12월에는 영국 공군 소속 두 대의 유로파이터 전투기가 앙카라의 군사 기지에 착륙했으며, 튀르키예 정부 관계자들이 이를 점검하기도 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방위산업체 BAE 시스템스(BAE Systems)는 튀르키예가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차세대 전투기 KAAN 사업에 핵심적인 역할로 참여하고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자국의 항공우주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독자적인 스텔스 전투기 보유를 목표로 KAAN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이 과정에서 BAE 시스템스는 주요 기술 파트너로 협력하고 있다. 2017년,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과 BAE 시스템스는 약 1억2500만 달러(1억 파운드)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전투기의 설계 및 시스템 통합 부문에서 긴밀한 기술 협력을 시작했다. BAE는 5세대 전투기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스텔스 설계, 항공기 구조체 개발, 미션 시스템 통합 등에 대한 전문 지식과 노하우를 TAI에 제공하고 있다.

<KAAN 프로젝트 홈페이지 배너 사진>

[자료: TUSAS 홈페이지]

KAAN 전투기는 레이더 회피 능력을 갖춘 스텔스 설계를 채택하고 있으며, 국산 AESA 레이더, 적외선 탐지 시스템, AI 기반 임무 관리 기능, 정밀 유도 무기 시스템 등을 통합한 고성능 플랫폼이다. 2024년 2월에는 KAAN의 첫 시험비행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며, 2027년에 대중에 본격 공개된 후 2028년부터 튀르키예 공군에 인도될 계획에 있다. 튀르키예는 방위산업 분야에서 시스템 통합자(System Integrator)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투기, 군함, 잠수함, 전투차량 등 주요 무기체계를 독자적으로 설계하고 제작할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자주적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튀르키예는 영국의 첨단 기술 및 고성능 부품과 모듈을 자국 무기체계에 접목하여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영국이 BAE 시스템스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방산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부품 및 모듈 공급이 가능한 견고한 국내 공급망을 갖추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영국의 역량은 튀르키예가 특정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부품 조달 구조를 다변화하여 방위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영국의 주요 방산 부품 기업>

[자료: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체 조사]

이러한 방위산업 분야의 협력은 우리나라와 영국 간에도 이뤄진 바 있다. 우리 해군의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에는 영국 밥콕 인터내셔널(Babcock International)이 공급한 무기 취급 및 발사 시스템(WHLS: Weapon Handling and Launch System)이 탑재돼 있다. WHLS는 에어 터빈 펌프 기반의 어뢰 발사 기술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영국 해군의 아스튜트급(Astute-class) 핵잠수함에도 적용된 고급 무장 운용 기술이다.

시사점

튀르키예는 관광산업과 무역을 중심으로 경상수지 개선을 도모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영국은 전략적 협력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항공 및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은 BAE 시스템스를 비롯한 영국 주요 기업과의 기술협력을 통해 튀르키예의 기술 자립 및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이와 같은 다층적 협력 구조는 양국 간 경제·안보 측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심화시키는 한편, 튀르키예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에 있어 중요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급망 안정성 제고, 기술 이전,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러한 협력 양상은 한국-튀르키예 간 경제협력 확대에 있어서도 함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자료: IMF, 튀르키예 통계청 (TurkStat, Turkish Statistical Institute), TUSAS 홈페이지, KOTRA이스탄불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