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J Startup Alliance 출범

2025년 4월 24일 오후, 일본 도쿄의 공유 오피스 공간 ‘Seventh Sense’에서 한국과 일본 스타트업 간 협력을 위한 K-J Startup Alliance(한일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출범 행사가 열렸다. 스타트업 특유의 자유롭고 혁신적인 분위기 속에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양국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한데 모여 네트워킹을 통한 협력 의지를 다졌다.

<K-J Startup Alliance 출범 행사>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촬영]

이날 행사에 참석한 KOTRA 도쿄무역관 박용민 일본지역본부장은 “한일 양국 스타트업이 K-J Startup Alliance를 통해 상호 보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일본 시장에서 윈윈(win-win)성장 사례를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라고 출범 취지를 밝혔다. 현장에는 캐주얼 차림의 창업자들과 지원 기관 담당자들이 어우러져 명함과 인사를 나누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50여 명의 한국 및 일본 측 인사가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싱가포르계 VC 알로이스, SaaS 분야 클라우드 기업 메가존 등이 참여했고, 일본 측에서는 이시가와시, 나고야시, 시즈오카현청 등 지방정부 인사들과, 미즈호은행을 포함한 금융사 및 한일 스타트업의 법률·행정 지원을 돕는 오르비스 법률사무소와 마쓰다 쇼이치 세무사무소 관계자 등 스타트업 생태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현장의 한 참가자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양국의 다양한 분야 관계자들을 한꺼번에 만나기 어려운데, Alliance 출범 덕분에 새로운 협업 파트너를 발굴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일본 스타트업 시장 동향 및 분위기

K-J Startup Alliance 출범 배경에는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일본 현지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자리하고 있다. 2024년 일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7793억 엔으로 전년 대비 4.3% 감소했지만, 같은 해 투자 유치를 받은 스타트업 수는 2869개사로 27.2% 감소하며 투자 집중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투자자들이 보다 선별적으로 유망 기업에 자금을 몰아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일본 스타트업 중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은 핵심 분야로 딥테크(인공지능, 우주, 바이오 등)와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가 부상하고 있다. 일본 시장조사 기관 UZABASE에 따르면, 작년 일본에서 가장 큰 투자를 받은 기업들 대부분이 첨단 기술 영역의 스타트업이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한국의 기술 스타트업들에도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행사에 참석한 한 일본 업계 관계자는 KOTRA 도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 투자자들은 단기 트렌드보다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중시하는 만큼, 한국 스타트업들이 기술력과 지속 성장 전략을 어필하면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을 ‘스타트업 창출 원년’으로 선포하고 사상 최대 규모인 1조 엔의 예산을 투입한 데 이어,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제2의 창업 붐 조성에 나섰다. 이 5개년 계획에서는 2027년까지 스타트업 10만 개 창출과 유니콘 기업 100개 육성, 그리고 연간 스타트업 투자액을 2022년 대비 10배 이상(약 10조 엔)으로 늘리겠다는 담대한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 의지에 힘입어 일본 대기업 연합체인 경단련(일본경제단체연합회)도 민관 협력을 통한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동참하는 등, 일본은 현재 ‘스타트업 강국’을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주요 동기

일본은 2024년 기준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으로 시장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GDP 대비 세계 4위의 내수시장이며, 정부 차원의 스타트업 육성 의지도 강해 한국 스타트업들에 주요한 성장 기회로 여겨진다. 특히 일본 사회는 디지털화가 더딘 곳이 많아 기술 기반 스타트업엔 개척 여지가 크다는 점도 주요한 진출 동기가 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 세대 격차 등 한국과 유사한 사회 문제도 많아 한층 자연스럽게 현지 니즈에 맞는 서비스로 발전시키기 쉽다는 점도 국내 스타트업 업계 관점에서의 매력으로 꼽힌다. 

더욱이 일본은 최근 스타트업 투자 자금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는 추세다. 일본 스타트업 데이터 플랫폼인 STARTUP DB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내 CVC의 스타트업 투자 건수는 2017년 118건에서 2021년 361건으로 5년간 약 306% 증가했다. 이는 대기업들 역시 스타트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 2020년 세제 개정을 통해, 대기업이나 그들의 CVC가 스타트업의 신주를 일정 금액 이상 취득할 경우, 그 취득 금액의 25%를 소득 공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촉진 세제'를 도입했고, 이러한 정부의 지원 정책은 대기업의 스타트업 투자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의 진출 사례

하단 표와 같이 최근 일본에 진출한 한국 스타트업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각자의 강점 분야로 일본 시장 틈새를 공략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힐링페이퍼는 한국에서 성공한 미용 의료 플랫폼을 바탕으로 현지 경쟁사를 인수해 일본 시장에 연착륙했고, 닥터나우의 경우처럼 한국에서 규제로 막힌 서비스를 일본에서 이어가는 사례도 있다.

<진출 사례>

[자료: 언론 보도 종합]

KOTRA의 일본 내 스타트업 지원사업

KOTRA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한국 스타트업의 일본 진출 교두보 마련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도쿄 IT 센터는 한국 스타트업에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일본 투자자 연계 및 기업 네트워킹 참여를 돕는 등 원스톱 지원 허브역할을 수행 중이다. KOTRA 일본 지역 무역관들은 매년 일본 시장에 관심 있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대상으로 현지 파트너와 연결해 주는 상담회와 피칭 대회도 개최해 왔다. 이를 통해 일본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은 투자 유치 기회를 얻거나 제품 현지화 피드백을 받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왔다.

KOTRA 도쿄 무역관 관계자는 “K-J Startup Alliance 출범으로 이제 일회성 행사를 넘어, 상시적으로 한일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겼다”라며, “향후 정기 교류회 개최와 온라인 정보공유 채널 운영 등을 통해 일본 진출을 꿈꾸는 한국 스타트업들을 지속해서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KOTRA는 이 밖에도 일본 주요 액셀러레이터와의 제휴 프로그램, 현지 법률·행정 자문 연계 서비스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Alliance를 계기로 한일 스타트업 간 “동반 성장”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행사 말미에는 참석자 전원이 함께 네트워킹을 하며 K-J Startup Alliance의 힘찬 출발을 축하했으며, 일본어와 한국어가 뒤섞인 자유로운 대화 속에, 곳곳에서 파트너십 논의가 이뤄졌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형성된 인맥과 정보 교류가 앞으로 실제 사업 협력과 일본 시장 진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사 네트워킹>

[자료: KOTRA 도쿄무역관 촬영]

자료: KOTRA 해외시장뉴스, StartUp DB, TOPPAN CVC Journal,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23」, 한경비즈니스, 한국경제, KOTRA 도쿄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