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개요

K-뷰티의 호황처럼 인도 화장품 시장 또한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주목받지 못하던 인도가 전세계 화장품 산업의 미래 핵심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5,000년 전 전통 유사의학 아유르베다(Ayurveda)에서 강황과 사프란으로 피부 관리를 시작한 인도는 무굴 제국 시기 페르시아 미용 문화 유입 이후 영국 식민지 시대 유럽의 화장품이 상류층들에게 본격적으로 도입되었고, 1947년 독립 후 현대적인 화장품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하였다. 인도 상공부 및 상무부가 설립한 IBEF(India Brand Equity Foundation)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인도 화장품 시장은 연간 약 150억 달러(약 19.5조 원) 규모로 성장하였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현재 인도 화장품 시장의 매출 3분의 2는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여전히 직접 제품을 만져보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을 선호하며, 특히 디왈리(Deepavali)와 같은 축제 시즌에는 오프라인에서 프리미엄 제품 구매가 60% 이상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유통 채널 측면에서는 백화점 체인 Shoppers Stop과 Lifestyle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인도 전역에 170개 매장을 보유한 Health & Glow가 중저가 브랜드를, 6000개 지점을 운영하는 Apollo Pharmacy가 일상용품과 인기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들은 화장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이 인도 화장품 유통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주요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는 Amazon, Flipkart, Myntra 등이 있으며, 화장품 전문 이커머스 기업인 Nykaa, Purplle 등의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Nykaa는 Amazon, Flipkart 등 종합 플랫폼과의 경쟁 속에서도 2024년 12월 분기 매출 2,267억 루피(약 3.6조 원)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26.7% 성장을 이루었고, 141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며 온·오프라인 통합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및 현지 기업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릴라이언스 리테일(Reliance Retail)은 뷰티 플랫폼 Tira를, 타타 그룹(Tata Group)은 Tata Cliq을 출시하며 이커머스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소셜 커머스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한 뷰티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10~20대 소비자층의 화장품 소비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현지 소비자 트렌드 및 많이 판매되는 제품

인도 화장품 시장은 저가(Budget), 매스티지(Masstige 중저가 브랜드), 프리미엄/럭셔리(Premium/Luxury) 세 가지 카테고리로 분류된다. 최근 몇 년간 매스티지 제품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중산층 성장과 가처분 소득 증가로 인해 매스티지 및 프리미엄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소비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비즈니스 일간지 Business Standard에 따르면, 매스티지 및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률은 저가 시장 대비 약 2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2023년 Redseer Strategy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뷰티 및 퍼스널 케어 시장은 유사 국가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피부 및 뷰티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지출을 늘리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전통적으로 인도 화장품 시장은 저가 제품이 주요 판매 비중을 차지해왔고, 현재도 준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는 저가 제품이 가장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브랜드보다는 가격을 우선시하는 소비자가 많으며, 소용량 제품이나 할인 혜택이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매스티지 제품은 중산층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아지고 있으며, 이들은 단순한 기초 화장품을 넘어 고기능성 및 프리미엄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 패턴 변화는 소득 증가와 소비 수준 향상에 따라 저가 제품 중심에서 매스티지 및 프리미엄 제품으로의 이동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장품 시장에서의 이러한 변화는 인도 현지 소비자들의 화장품 트렌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최근 몇 년간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미백 기능이 첨가된 파운데이션과 화이트닝 크림 같은 제품들이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현재는 점차 자연스러운 피부 톤 개선 및 건강한 피부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초 화장품의 경우, 기본 보습제, 클렌저, 로션 등의 제품들이 여전히 소비자들에게 필수적인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이는 저가 시장부터 프리미엄 시장까지 전반적인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바디케어 제품에서도 트러블 피부를 위한 여드름 전용 세안제, 비듬 방지 샴푸 등 일상적인 고민 해결형 제품들이 높은 보급률을 보이며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자기관리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남성용 화장품 및 그루밍(grooming) 제품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남성 전용 스킨케어, 헤어케어, 면도 후 케어 제품 등의 출시가 활발해졌으며, 인도 남성 소비자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자연 성분이 함유된 ‘클린 뷰티(Clean Beauty)’ 제품들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성분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화학 성분이 적거나 없는 순한 성분, 천연 원료 기반의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허브(Herbal), 아유르베딕(Ayurvedic), 유기농(Organic) 브랜드들이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트렌드는 장기적인 피부 건강을 고려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 다만, 대중적인 트렌드 라기보다는 특정 소비자층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인도 화장품 시장은 단순한 미용 목적을 넘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자기 관리(self-care)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 패턴 및 인기 제품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도 주요 화장품 브랜드

인도 화장품 시장은 현지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가 공존하며 각 브랜드마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특징과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 현지 브랜드>

<주요 글로벌 브랜드>

전망 및 시사점

현지 럭셔리 메이크업 도구를 취급하는 온라인 유통업체 B사의 대표 S씨는 벵갈루루 무역관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프리미엄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는 극소수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젊은 고객층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며 “특히 SNS에서 본 트렌디한 제품을 직접 사용해 보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S씨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게 된 점도 이러한 변화에 크게 기여했다”며 “온라인 유통망 확대가 프리미엄 뷰티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도 화장품 시장은 경제 성장과 중산층 확대에 힘입어 프리미엄 및 매스티지 시장 성장, 디지털 전환, 남성 화장품 시장 확대 등의 트렌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시장 진출 기회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포지셔닝, 기능성 성분 강조, 디지털 및 이커머스 유통 전략이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며, 인도 CDSCO 인증 및 규제 대응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인도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 기획과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자료: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 Business Standard, Redseer Consulting, Kirtane Pandit 등 현지 언론 및 시장 보고서, KOTRA 벵갈루루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