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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유통망과 실리콘밸리 VC가 전하는 K-소비재 미국 진출 확대 방안
- 현장·인터뷰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권오형
- 2025-03-14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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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요소(K-trend)를 보다 더 강조할 것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마케팅이 필수적
고급화 전략 또한 핵심 요소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 미국에서 K-소비재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K-콘텐츠의 인기를 통해 K-뷰티, K-푸드 등 우리 소비재에 대한 미국 소비자의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 것은 미국 현지에서 쉽게 확인되고 있다. 미국 일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온라인·오프라인 매장에서 예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많은 한국 소비재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 진열된 K-푸드 사례>
[자료: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직접 촬영]
글로벌 유통망 관계자가 보는 K-뷰티의 미래
미국 글로벌 유통망 A사의 헬스 및 뷰티(Health & Beauty) 부문에서 8년간 근무한 I 씨는 익명을 전제로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Q: 실제로 다수의 한국 제품을 입점시켜 판매하는 유통망의 헬스 및 뷰티 부문 담당자로서 최근 K-뷰티의 현재 위상과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A: 전반적으로 우수한 품질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K-뷰티의 위상이 높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그간 재고관리의 어려움으로 색조화장품을 취급하지 않았으나 최근에 시도한 K-뷰티 제품의 큰 성공으로 색조화장품 부문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Q: 귀사는 새로운 제품의 입점을 어떤 방식으로 결정하고 있나?
A: 우리 회사는 오프라인 매장과 함께 온라인 몰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발굴하면 온라인몰에 먼저 입점한 이후 판매 실적에 따라 오프라인 입점을 검토한다. 이후 별도 가격 할인 및 쿠폰 등 프로모션 없이 주당 1만 달러 이상 매출이 발생하면 오프라인 매장 입점을 제안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공식 입점 전 미국 내 15개 매장에서 시험 판매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Q: 헬스 및 뷰티 부문의 입점 기준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 준다면?
A: 헬스 및 뷰티 부문의 경우 소위 브랜드를 큰 틀에서 검토한다. 즉, 히트 상품 하나만 보고 평가하는 게 아니라 그 브랜드의 전체 제품 라인업의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다 중요하게 본다. 또한, 제품을 선정할 때는 국가별/지역별 트렌드의 주기도 고려하고 있다.
Q: 국가별/지역별 트렌드의 주기를 고려한다는 것에 대해 좀 더 설명해 달라.
A: 예를 들어, 달팽이 크림의 경우 한국에서는 유행이 지나간 것으로 보이나 미국에서는 7~8년 뒤에 본격적인 유행이 시작됐다. 이처럼 국가별, 지역별 트렌드의 시기는 크게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특정 지역의 트렌드를 잘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잘 파악하지 못하면 한국 브랜드사가 공급하고자 하는 제품과 우리 회사가 원하는 제품이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Q: 귀사에서 최근 강조하고 있는 트렌드나 전략이 있다면?
A: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등 젊은 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숏폼 콘텐츠에서 바이럴(viral)된 제품을 매우 흥미롭게 보고 있다. 그리고, 예전엔 한국 제품을 미국 스타일로 리브랜딩할 것을 브랜드사에 요구해 왔는데, 현재는 한국적인 독특한 요소(한국 모델 활용, K-뷰티라는 것을 강조)를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욱 좋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또한, 뷰티 카테고리 내에서는 오일 기반 향수가 인기를 끌고 있어 K-뷰티 제품 중에서 눈여겨 보고 있다.
또한, 다른 유통채널과 비교하여 최저가 판매 전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제조사 또는 브랜드사와 직접 협상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 에이전시가 있을 경우 수수료 등의 요인으로 가격 상승 요인이 있기 때문이다.
Q: 귀사 내부에서도 K-뷰티라는 용어를 실제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A: (웃으며) 우리 회사 내부에서도 K-뷰티라는 용어를 실제 사용하고 있다. 이제는 구매 담당자를 포함한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K-뷰티라는 용어가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Q: KOTRA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먼저 한국 정부 기관이 직접 이렇게 기업을 지원한다는 게 놀랍다. 미국에선 생각하기 힘든 개념이다. 정부 기관 차원에서 '수익 추구 없이 기업을 지원한다'라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다.
KOTRA와 같은 정부 기관에서 지원하고 추천하는 유망 기업은 우리 회사에서도 보다 눈여겨 볼 것이다. 왜냐하면, 신뢰성도 담보할 수 있고 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브랜드사와 협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가 보는 K-소비재가 나아갈 길
미국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B사를 활용한 입점 마케팅/컨설팅을 주로 하고 있는 E사도 익명을 전제로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 응했다.
Q: 최근 미국 이커머스(e-commerce) 업계에서의 K-소비재 트렌드는 어떠한가?
A: 불닭, 먹방 등 K-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 음식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높아졌다. 다양한 종류의 간식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도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 볼 수 있는 K-푸드 브랜드관 홈 화면(왼쪽)과 한국 제품들(오른쪽)>
[자료: 아마존]
Q: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을 활용한 마케팅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보나?
A: 온라인쇼핑이 완전히 자리를 잡으면서 이젠 플랫폼 내 검색 광고만으로는 매출 부스팅에 한계가 있다. 이용 고객 대부분이 미리 구매할 품목을 정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소셜 미디어에서의 콘텐츠 마케팅, 인플루언서(influencer) 마케팅을 통해 플랫폼으로 유입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제는 가성비보다는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고급화 전략이 꼭 필요하다. 품질에 걸맞은 가격이 미국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
Q: 미국의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 사에서 실제 10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근의 미국 이커머스 동향은 어떠한가?
A: 최근 만나본 플랫폼 관계자에 따르면,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쉬인 등 중국계 저가형 이커머스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해 온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의 주요 플랫폼(아마존, 월마트 등)과는 사업 모델이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구매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입점 시 품질 검증 절차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Venture Capital)이 보는 K-소비재의 위상과 미래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탈 P사는 익명을 전제로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 다음과 같이 응했다.
Q: 미국 현지에서 보는 K-소비재의 현재 위상과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보는지?
A: 문화의 힘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 콘텐츠가 미국 소비자에게 많이 소개되면서 한국 제품, 특히, 화장품/식품 등 소비재의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 특히, 10~20대의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으니 앞으로의 미래도 밝다고 본다.Q: 실리콘밸리는 테크 기업의 본산지인데, K-소비재에 대한 시각은 어떠한가? 미국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 있는가?
A: 실리콘밸리를 포함한 북부 캘리포니아에서도 K-소비재에 대한 선호도가 많이 높다고 본다. 미국 다른 지역과의 비교는 어렵지만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는 중국계/인도계/한국계 등 아시아 지역 출신이 40% 이상으로 추산되는 등 한국 제품을 보다 친숙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벤처캐피탈 업계에 종사하는 중국계/인도계 지인으로부터 투자할 만한 한국 소비재 기업을 소개할 달라는 요청도 받은 바 있다.
Q: 벤처캐피탈의 시각에서 본 K-소비재의 미국 진출 확대 방안을 얘기해 준다면?
A: 테크 업계에 대한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소비재 부문에 대해 얘기하기는 쉽지 않지만, 미국의 제품을 흉내 내는 것보다는 한국적 아이덴티티(정체성)를 강조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리고,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데, 바로 지금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조업 강국인 한국의 기술적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세일즈/마케팅이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 더해 친환경/ESG를 구현하는 선진적 이미지가 있으면 더욱 좋을 것이다.
또한, 이제는 다른 제품보다 값을 더 받을 수 있는 고급화 전략을 추구해야 할 때라고 본다. 품질에 걸맞은 가격 정책을 펼치는 것이 길게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본다.
우리 소비재 기업에 주는 시사점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에서 접촉한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소셜미디어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으며, MoCRA 법 준수(제조시설이 FDA 등록, 영문 레이블링 가능, RP 필요 등) 및 OTC 등록이 필요한 경우 OTC 등록 완료 등 미국 수출이 가능한 조건을 미리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 MoCRA: Modernization of Cosmetics Regulation Act의 약자로 미국 FDA에서 정하고 있는 화장품 관련 규제
- RP: Responsible person의 약자로 MoCRA에 따라 제품 레이블에 표기되는 법적 책임을 지는 주체(entity)
- OTC: Over-the-counter의 약자로 FDA기준에 따라 처방 없이 판매할 수 있는 의약품과 화장품을 의미
그리고, 업체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 실적 및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미국 주류(mainstream) 시장 진입 및 정착을 위해서는 온라인/오프라인 글로벌 유통망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데에 관련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 소비재 기업이 미국 시장에 보다 더 많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라는 말처럼 지금이 바로 보다 공격적인 진출 노력을 해야 할 적기로 보인다.
자료: FDA 자료, 업계 인터뷰,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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