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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미국 경제, 다시 고개 드는 침체 우려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5-03-1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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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중평균관세율,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 2.3%에서 11.5%로 상승
관세 인상으로 물가 상방 압력 확대되고, 소비 위축우려...1분기 역성장 전망 가능성도 제기
미 침체 가능성 상향 조정한 주요 은행들
무역경쟁과 경제 불확실성의 확대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3일 예고했던 멕시코∙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 부과 시행을 발표했다. 해당 관세는 당초 2월 초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한달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었다. 이에 따라 3월 4일부터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의 고율 관세가 시행됐으나 6일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 후,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에 적용되는 멕시코산 제품에 4월 2일까지 한달 간 관세 부과를 유예한다고 밝힌 뒤, 캐나다산에도 같은 규정을 적용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4월 2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한 날이다.
USMCA에 포함되는 품목의 관세는 일시적으로 면제됐으나 해당 무역협정에 포함되지 않은 품목들은 25%의 관세 부과 대상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의 50%, 캐나다산의 62%가 USMCA에 적용을 받지 않는 품목이다. USMCA 해당 품목 관세 부과 시행 연기에 앞서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USMCA 원산지 규칙을 준수하는 수입 차량에 25% 관세 부과를 한달 간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4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진 후, 캐나다 측은 1000억 달러 규모의 보복 관세 조치를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USMCA 적용 품목의 관세 유예 결정 이후 추가 관세 시행을 4월 2일로 연기했다.
국제 정치∙경제 분석기관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지난 3월 4일 보고서를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글로벌 무역 경쟁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GDP의 1%에 이르는 규모인 2790억 달러 어치의 멕시코∙캐나다∙중국산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됐다. 3일 트럼프 발표에 따라 멕시코∙캐나다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에 10%의 관세를 추가할 경우 미국의 가중평균관세율(Weighted Average Tariff Rate: 무역에 대한 실제 관세 부담을 반영하여 각 상품의 수입 점유율로 가중된 수입품에 대한 평균 관세)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초반인 2.3%에서 11.5%로 상승하게 된다. 중국의 경우 이 비율이 30%에 달한다.
<1989~2025년 미국이 수입품에 부과하는 가중평균관세율 변동 추이>
(단위: %)
[자료: USTIC, EIU]
자유무역협정으로 오랜 기간 무역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온 국가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세 부과 발표와 시행 연기가 반복되고, 철강∙목재∙의약품∙자동차 등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 관세 부과 혹은 그 계획이 연일 보도되면서 시장 내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좌)와 미국 경제(우)의 정책 불확실성 인덱스>
[자료: Baker-Bloom-Davis, policyuncertainty.com]
정책 불확실성, 미 경기 침체로 이어질까?
EIU는 무역경쟁이 미 경제 성장률 전망에 큰 하향 효과를 가지고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직접적인 관세 부과 충격 외에도 기업과 가계 신뢰도가 하락하는 등 미 경제의 스트레스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2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는 98.3을 기록해 지난 2021년 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미시간대학교의 소비자심리지수도 64.7로 15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1월 실질 개인소비지출(PCE)은 전월비 0.5% 줄어 4년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며, 2월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대비 0.6포인트 하락한 50.3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미 주택건설협회도 2월 주택 건설업자신뢰지수가 관세 인상과 고금리, 높은 주거비용의 영향으로 42를 기록해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2월 미국 비농업 부분 일자리는 15만1000개가 증가하였으나 시장 예상치인 15만9000개를 밑돌았으며, 실업률은 4.1%로 1월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3월 3일 2025년 1분기 미 경제가 -3%에 가까운 역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틀랜타 연준의 GDP나우(Now)는 2.3%였던 1분기 미 경제성장률을 지난 2월 28일 -1.5%로 낮춘 데 이어 3월 3일 -2.8%로 또 한 차례 대폭 하향 조정했다. GDP나우는 미 실질GDP에 영향을 주는 경제지표를 토대로 경제 성장률을 추산해 공개하는 성장률 전망 모델이다. GDP나우가 예측한 수치는 연준의 공식 전망치는 아니나 분기별 실질GDP 성장률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애틀랜타 연준은 순수출(수출-수입)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고, PCE 증가율 전망치도 낮아진 것이 2월 28일 발표된 1분기 경제 성장 전망치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월 3일 발표된 ISM 구매 관리자지수, 주택건설업자신뢰지수 등이 반영되면서 또 한 차례 하락했다. 이후 자동차 판매, ISM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등이 발표되면서 -2.4%로 감소폭을 축소시켰다. 역성장이 2분기 연속 지속될 경우 경기침체에 진입했다고 본다.
<GDP나우 2025년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변동 추이>
(단위: %)
일시
발표된 주요 지표
GDP
1.31
Initial GDPNow 25:Q1 forecast
2.9
2.3
ISM Manuf. Index, Constr. spending
3.9
2.4
M3-2 Manufacturing, Auto sales
3.0
2.5
International trade, ISM Services
2.9
2.7
Wholesale trade, Emp. Situation
2.9
2.12
CPI, Monthly Treasury Statement
2.9
2.13
Producer Price Index
2.9
2.14
Import/Export Prices, Retail trade, Industrial production
2.3
2.19
Housing starts
2.3
2.21
Existing-home sales
2.3
2.26
New-home sales
2.3
2.28
Adv. Econ. Ind., Pers. Inc. & outlays
-1.5
3.3
ISM Manuf. Index, Constr. spending
-2.8
3.4
Auto sales
-2.3
3.5
M3-2 Manuf., ISM Services Index
-2.3
3.6
International trade, Wholesale trade
-2.4
주: GDP는 연율 기준
[자료: Blue Chip Economic Indicators and Blue Chip Financial Forecast, Atlanta Fed GDPNow]
고용, 소비, 생산 등 주요 부분의 경제 활동 위축이 확인되면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관세 부과가 물가의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PCE에서 확인된 미국의 소비 둔화와 연방정부의 대량 해고 등이 미 경제 성장의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리서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2025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024년 12월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2.5%로 명시했다. 또 식품과 에너지 물가 역시 0.2%포인트 상승한 2.7%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는 관세 부과 외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으로 야기된 노동력 부족 현상이 서비스 물가를 끌어 올리는 점도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근원 PCE 물가상승률이 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연말 골드만삭스는 올해 근원 물가상승률은 2.1%로 예상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미 경제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EY 파르테논의 그레고리 다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10일 CNN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민간 부문의 활동이 냉각되고 있는 신호는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시장 모멘텀이 둔화되고, 소비자들이 보다 신중하게 소비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들도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시행중인 무역 정책이 불확실성과 하방 위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망 및 시사점
트럼프 대통령은 3월 9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단기적인 침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향후 경제 번영으로 이어지기 위한 과도기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후 3월 10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며 시장을 진정시켰으나 이날 주식시장은 큰 폭의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와 경제 효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3월 7일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초기의 광범위한 관세가 미 경제 성장을 둔화시키고, 2026년 성장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4분기 미 경제 성장률을 1.9%에서 1.5%로 하향조정했고, 2026년 경제 성장률 역시 1.3%에서 1.2%로 낮춰 잡았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 역시 올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을 2.2%에서 1.7%로 낮추고,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도 15%에서 20%로 상향했다. JP모건 체이스도 올 초 30%로 예상했던 경기침체 가능성을 40%로 올렸으며, 향후 데이터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미 경제의 성장 둔화는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 수출 기업과 투자 진출 기업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소재 A 컨설팅 기업의 한 애널리스트는 뉴욕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소비 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소비자 심리지수의 하락이 확인되었고, 정책 불확실성으로 기업들도 투자 결정을 미루고 관망세를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아직 고용시장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나 연방정부를 중심으로 대량해고가 진행되고 있고, 기업의 경제 활동 위축이 고용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켜봐야하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 소비 위축과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투자진출 기업들에게도 성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 : BBC, Forbes, Atlanta Fed, EIU, New York Fed, Wall Street Journal, New York Times, CNBC, AInvest, Goldman Sachs, JP Morgan Chase, Morgan Stanley, Reuters, Baker-Bloom-Davis, The Bureau of Economic Analysis, Conference Board, University of Michigan 및 뉴욕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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