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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신정부 보호무역 강화, 필리핀 경제에 새 변수… 대응 방향은?
  • 통상·규제
  • 필리핀
  • 마닐라무역관 형민혁
  • 2025-03-12
  • 출처 : KOTRA

유가 상승·자본 유출 압박, 경제 불확실성 우려

공급망 변화 속 투자 유치 기회, 돌파구 찾을 해법은?

트럼프의 보호주의, 필리핀 경제에 미치는 파장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이 캐나다, 멕시코, 중국을 대상으로 관세 장벽을 높이고 있다. 보호무역 강화 조치가 연이어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커지는 가운데, 필리핀 역시 이에 따른 경제적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 상승과 물가 급등 우려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산 원유에 10%, 멕시코산 원유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을 비롯한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물류비 증가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며, 휘발유 및 주요 생필품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특히, 국제 무역 환경 변화 속에서 주요국 간 협의 없이 관세 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정부는 불법 마약 유입 차단과 국가 안보 강화를 이유로 캐나다·멕시코와의 무역 장벽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원유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교역 환경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백악관 캐나다·멕시코·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명령>

[자료: 백악관(The White House)]

 

 금리 인상 가능성 및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경우, 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금리가 상승하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미국 시장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을 보이며, 이에 따라 필리핀을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Foreign Portfolio Investment, 이하 FPI) 자금 유출 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실제로 필리핀 중앙은행(Bangko Sentral ng Pilipinas, 이하 BSP)에 따르면, 20251월 한 달간 FPI 유입 규모는 총 131902만 달러를 기록한 반면, 유출액은 16272만 달러에 달해 28369만 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는 전월(202412) 순유출 규모인 48737만 달러 대비 41.8% 감소한 수준이나, 여전히 외국인 자금 이탈 기조가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한다이에 필리핀 정부는 원유 가격 변동성과 글로벌 자본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거시경제적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251월 필리핀 중앙은행(BSP) 등록 외국인 투자 주간 거래 내역>

(단위 : USD 백만)

기간

2024

기간

2025

유입

(Inflows)

유출

(Outflows)

순유출입

(Net)

유입

(Inflows)

유출

(Outflows)

순유출입

(Net)

1

1~5

227.33

218.77

(91.44)

1

1~5

76.35

271.05

(194.70

8~12

328.73

382.63

(53.90)

8~12

264.65

196.61

68.04

15~19

343.69

173.98

172.71

15~19

179.71

395.48

(215.77)

22~26

282.57

288.31

(5.73)

22~26

463.77

182.29

281.48

29~31

150.06

247.53

(97.48)

29~31

334.54

557.28

(222.74)

전체

1,374.67

1,392.02

(17.3)

전체

1,319.02

1,602.72

(283.59)

[자료: 필리핀 중앙은행(BSP)]

 

이 같은 자금 유출은 필리핀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현재 외국인 투자 자금의 상당 부분(67.9%)은 페소화 국채에 투자되고 있으며, 나머지는 필리핀증권거래소(Philippine Stock Exchange, 이하 PSE) 상장 주식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미국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필리핀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한편, 1월 한 달간 유출된 FPI 자금 중 34.9%(55927만 달러)가 미국으로 유입되었으며, 이는 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및 글로벌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 성향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BSP는 향후 미국 통화정책 변화와 글로벌 금융시장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안정 대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갈 방침이다.

 

필리핀 금융시장과 환율 변동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조치 발표 이후, 필리핀 금융시장과 외환시장도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225일 필리핀 증권거래소(PSE)의 필리핀 종합주가지수(PSEI)는 전 거래일 대비 0.52% 하락한 6,064.1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느끼는 미국발 보호무역 강화 조치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521~ 225PESI 지수 변동 및 거래량 추이>

[자료: investing.com, 2025.03.10.]

 

해당 발표 이후, 필리핀 증시는 약세를 보이며 일부 업종에서 매도세가 강화되었다. 특히 거래량 증가와 함께 변동성이 확대되었으며, 투자 심리 위축이 반영된 모습이다. 위 차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2월 중순 이후 다소 횡보하던 지수가 25일 경 하락세를 보이며 약세 흐름을 나타냈다또한, 같은 날 필리핀 페소화도 약세를 보이며 미 달러화 대비 PHP57.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전일 대비 PHP0.12 하락한 수치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발표 이후 필리핀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움직임이 나타났음을 시사한다. 당일 외환시장 거래량은 138000만 달러로, 전일 117000만 달러 대비 증가했다. 이는 보호무역 정책이 글로벌 투자 흐름에 영향을 미치면서 신흥국 통화에 하방 압력을 가했음을 보여준다.

 

필리핀 페소 약세 및 해외 필리핀 근로자(OFW)에 미치는 영향

 

외국인 투자 자금 유출이 지속될 경우, 필리핀 페소의 가치 하락은 불가피하다. 페소화가 약세를 보이면 원자재 수입 비용이 증가하면서 기업 운영 비용과 소비자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 이는 필리핀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이와 더불어,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정책과 국제 유가 상승은 해외 필리핀 근로자(Overseas Filipino Workers, 이하 OFW)들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정부에 따르면, 20252월 기준 미국에 약 420만 명, 캐나다에 약 90만 명의 필리핀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필리핀 통계청(PSA)2023년 해외 필리핀인 (2023 Survey on Overseas Filipinos)에 따르면 북미 및 남미 지역의 OFW 비중은 전체의 9.8%에 달한다이러한 보호무역 강화 조치가 지속될 경우, 미국과 캐나다 내 경기 둔화와 노동 시장 위축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OFW들의 고용 안정성이 위협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유가 상승과 물가 인상으로 인해 OFW들의 생활비 부담이 증가하면, 필리핀으로 송금할 여력이 감소할 수 있다해외 송금은 필리핀 경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필리핀 중앙은행(BSP)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외 송금액은 필리핀 GDP의 약 9%를 차지하며, 이는 국내 소비와 경제 성장에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다. 송금액이 줄어들 경우 필리핀 내 가계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며, 내수 경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필리핀 정부는 보호무역 조치로 인한 OFW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완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호무역 속 필리핀의 기회 요인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심화될 경우, 캐나다·멕시코·중국은 미국산 제품을 대체할 새로운 공급처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필리핀은 이러한 공급망 변화 속에서 농산물, 섬유, 전자부품 등 특정 품목의 수출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BDO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호주 및 캐나다 기업들이 필리핀의 인프라, 에너지, 식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 정부는 CREATE MORE* 법 시행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필리핀의 중장기적인 투자 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 : 필리핀 정부가 외국인 투자 유치를 촉진하고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도입한 법안. 주요 내용은 법인세 감면, 투자 인센티브 확대, 특정 산업의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 혜택 제공 등을 포함하며, 이를 통해 필리핀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것을 목표로 함.

 

<CREATE MORE 법안 공식 시행령(IRR)>

[자료: 필리핀 재정 인센티브 검토 위원회(FIRB)]

 

시사점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가 글로벌 경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가시화되는 가운데, 필리핀 경제 역시 이에 따른 구조적 변화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캐나다·멕시코산 원유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는 국제 유가 상승을 유발하며,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필리핀 경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물류비 및 생산비 증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필리핀 금융시장 내 외국인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필리핀 금융당국은 대외 금융 여건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환율 안정 및 거시경제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과정에서 필리핀 경제가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미국과 주요 교역국 간 무역 갈등 심화로 기업들의 생산 거점 다변화 수요가 증가하면서, 필리핀이 대체 공급망 허브로서의 역할을 확대할 여지가 생겼다. 전자부품·반도체·농산물 등 특정 품목의 수출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필리핀 정부가 추진 중인 CREATE MORE 법과 같은 투자 인센티브 정책이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따라서 필리핀은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 기지 이전 흐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전략적 접근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자료: 미국 백악관(The White House), 필리핀 중앙은행(BSP), 필리핀 통계청(PSA), 필리핀 증권거래소(PSE), investing.com, 필리핀 재정 인센티브 검토 위원회(FIRB), Philippines News Agency, Philstar 및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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