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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연금 제도 개혁에 따른 변화와 전망
  • 경제·무역
  • 칠레
  • 산티아고무역관 신희진
  • 2025-03-11
  • 출처 : KOTRA

2025년 1월, 칠레 최우선 국정과제인 연금개혁 가결

고용주 부담금 증가, 국가 규제 강화 등을 통한 AFP 체제 문제 해결 노력

칠레의 연금 제도는 1924년 최초 도입 이후 여러 차례 개혁을 거쳐 왔으며, 1980년 민간연금운용사(AFP, Administradoras de Fondos de Pensiones)가 운영하는 개인 계좌식 연금 제도로 전환되면서 가장 큰 변화를 겪었다. 이후에도 2008년 연대 기둥제(Pilar Solidario) 도입, 2022년 보장성 기본 연금(Pensión Garantizada Universal) 시행 등 개편이 이어졌지만, 낮은 소득 대체율, 성별 불평등, 연금 부족 문제 등으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안이 2025년 1월 29일 승인되었다. 이번 개혁을 통해 새로운재원 조달 방식과 사회적 혜택을 추가하여 280만 명의 수령자와 직결된 연금제도를 개선하고 기존 제도의 불균형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칠레 연금 제도의 변천사


칠레의 연금 제도는 오랜 역사를 거쳐 변화를 거듭해왔다. 1924년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공적 사회보장 정책이 도입되었으며, 당시에는 선불(pay-as-you-go) 모델이 적용되었다. 이 제도에서는 근로자의 기여금이 공동 기금으로 적립되었고, 이 자금을 통해 퇴직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방식이었다. 각 연금 기금은 자체적으로 가입 조건과 보장 범위를 설정하였으며, 이로 인해 노동 부문 간의 차이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구조는 1980년까지 유지되었다.


1980년,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대통령 체재 아래 칠레는 연금 제도를 개혁하여 민간연금운용(AFP) 시스템으로 전환했으며, 법률 제3500호에 의해 규제화되었다. 이 제도에서는 근로자가 경제활동 기간 동안 개인 계좌에 적립한 자금을 민간 기관이 관리하며, 은퇴 시 연금 지급에 사용된다. 기존 분배 방식의 연금 제도에 남아 있기를 원하는 가입자들에게는 선택권이 주어졌으나, 대다수 국민은 새로운 제도로 이동하였다.


민간연금운용 시스템으로의 전환 이후 칠레의 연금 제도는 지속적인 논의와 개혁의 대상이 되었다. 2008년 미셸 바첼레트 대통령 체재 아래 법률 제20255호에 따라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연대 기둥제(Pilar Solidario)가 도입되었는데, 이 제도의 목적은 최저 연금을 보장하고 저소득층 퇴직자의 소득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이 개혁을 통해 100만 명 이상의 퇴직자가 혜택을 받았으며, 국가가 보장자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게 되었다.


2015년에는 바첼레트 대통령이 연금 제도를 분석하기 위해 설립한 브라보 자문위원회(Comisión Bravo)가 「칠레의 연금 시스템 진단 및 개혁 제안」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보고서는 낮은 기여율과 인구 고령화를 주요 문제로 지적하며, 두 가지 주요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 첫 번째 방안은 연대 기둥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고용주의 연금 기여를 증가시키는 것이었으며, 두 번째 방안은 기여형 및 비기여형 연금을 결합한 혼합형 제도를 도입하여 취약 계층의 연금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브라보 위원회의 보고서 발표 후 구조적인 변화는 곧바로 시행되지 않았고, 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형평성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공공 정책의 중요한 쟁점으로 남았다.


칠레 연금 제도의 구조


칠레의 연금 제도는 기여 기둥(Pilar Contributivo), 연대 기둥(Pilar Solidario), 자발적 기둥(Pilar Voluntario)의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1. 기여 기둥 - 개인 계좌식 연금 제도(Sistema de Capitalización Individual)

1980년 법령 제3500호를 통해 도입된 칠레 연금 제도는 의무적인 개인 계좌식 민간연금운용(AFP)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모든 근로자는 과세소득의 10%를 AFP가 운영하는 개인 계좌에 납입해야 한다. AFP는 연금 기금을 관리하며, 기여금을 징수하고 투자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한 대가로 AFP는 관리 수수료를 부과하는데, 현재 수수료율은 월 과세소득의 0.49%~1.45% 범위 내에서 변동한다.


여성 근로자는 60세, 남성 근로자는 65세에 도달하면, 개인 계좌에 적립된 금액을 연금으로 인출하여 생활비로 사용하게 된다. 가입자가 사망하는 경우, 잔여 연금 자금은 유족생존연금(Pensión de Sobrevivencia)으로 지급될 수 있다. 1980년 이전에는 현재와 다른 선불 연금 제도가 시행되었으며, 근로자의 기여금으로 퇴직자의 연금을 지급하는 구조였다. 이 제도는 현재의 AFP 시스템으로 대체되었으나, 기존 제도에 남아 있는 일부 가입자들의 연금 관리는 사회보장연구소(IPS, Instituto de Previsión Social)에서 담당하고 있다.


2. 연대 기둥 - 연대 연금 제도(Sistema de Pensiones Solidarias)

2008년 법률 제20255호가 시행되면서 연대 기둥이 도입되었다. 이 제도의 목적은 65세 이상의 고령자 중 소득 하위 60%에 해당하는 계층을 지원하는 것이다. 국가 재정으로 100% 운영되며, 두 가지 주요 혜택을 제공했다.

1) 기본 연대 연금(Pensión Básica Solidaria): 연금 저축이 없거나 연금을 받을 권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금

2) 연대 연금 보조금(Aporte Previsional Solidario): AFP에서 연금을 받고 있지만, 2022년 7월 31일까지 월 573,079페소(약 605달러) 미만을 수령하는 사람들에게 보조금 지급


2022년 2월 1일부터는 연대 기둥의 기존 노령 연금 혜택이 보장성 기본 연금으로 대체되었으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며, 65세 이상 및 소득 하위 90%에 해당하는 모든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음

• 퇴직 여부와 관계없이 지급, 즉 계속 근무하는 경우에도 수급 가능

• 현재 지급액: 월 214,296페소(약 226달러)

• 연금 지급 및 관리는 사회보장연구소(IPS)에서 담당


3. 자발적 기둥 - 자발적 연금 저축 제도(Sistema de Ahorro Previsional Voluntario)

이 기둥은 연금 수급자의 미래의 연금 수령액을 높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추가 저축할 수 있는 옵션이다. 2008년 개혁 이전까지는 AFP가 관리하는 자발적 저축 계좌(Cuenta de Ahorro Voluntario)가 유일한 선택지였으며, 이는 연금 기여금으로 간주되지 않았다. 다만, 해당 자금을 연금 목적으로만 사용할 경우, 국가에서 세금 혜택 및 보너스 형태의 인센티브를 제공하였다. 


2008년 개혁 이후, 새로운 금융 상품이 추가되었다.

• 자발적 연금 저축(Ahorro Previsional Voluntario)

• 집단 자발적 연금 저축(Ahorro Previsional Voluntario Colectivo)

이러한 금융 상품은 AFP뿐만 아니라 은행, 생명보험사 및 연금감독청(SP)과 금융시장위원회의(CMF) 감독을 받는 기타 금융 기관을 통해 운영될 수 있다. 이를 이용하는 가입자에게는 세제 혜택이 주어진다.


연금 제도의 주요 문제점


칠레의 개인 계좌식 연금 제도는 다양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으며, 이에 대한 심층 분석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간한 「칠레 연금 제도의 진전과 장애물(1980-2023)」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다루어졌다.


1. 연금 부족 문제

칠레의 연금은 예상보다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1980년 AFP 시스템 도입 당시, 30년간 연금 기여금을 납부한 근로자는 마지막 급여의 70%에 해당하는 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크게 낮아졌으며, 특히 여성은 마지막 급여의 12%, 남성은 33% 수준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은퇴 후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퇴직자가 많아졌으며, 이들은 계속해서 근로를 이어가거나 가족 및 국가의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연금 부족 문제는 다음과 같은 요인들에 기인한다.

• 연금 공백: 비정규직, 실업, 자영업 등으로 인한 기여 기간 단절

• 기여율 부족: 현재 칠레의 법정 연금 기여율은 10%로, OECD 평균(18.2%)보다 현저히 낮음

• 은퇴 연령: 여성 60세, 남성 65세로 설정되어 있으나, 평균 수명이 증가하여 연금 지급 기간이 길어지면서 연금액이 감소

• 수익률 하락: 연기금의 연평균 수익률이 1980년대 12% 이상에서 현재 3%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연금 적립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


2. AFP의 높은 수수료

AFP는 펀드 수익률과 관계없이 고정적인 수수료를 월급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나 2022년 기준 AFP는 수십억 페소의 수익을 기록한 반면, 가입자들의 연금액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여 사회적 불만을 초래하였다. AFP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No+AFP(AFP 폐지)”과 같은 사회적 움직임이 등장하였다.


<No+AFP 시위>

[자료: Cooperativa, 2017]


3. 성별 불평등

칠레 연금 시스템에서 여성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남성보다 무려 40% 낮으며, 저임금 및 비정규직 비율 증가, 출산 및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높은 기대수명 등의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남성보다 빠른 은퇴 연령으로 인해 연금 적립 기간이 짧아지고,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연금 부족 문제가 심화되었다. 결국 칠레 여성들은 보장성 기본 연금 또는 가족 지원에 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었다.


4. 낮은 연금 보장률 및 비정규직 노동자의 배제

칠레의 연금 시스템은 정기적으로 기여금을 납부하는 근로자만을 대상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비정규직 노동자, 연금을 자발적으로 미납하는 자영업자, 해외근로자는 연금 보장에서 제외되었다. 이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사각지대에 놓여 기여형 연금 대신 보장성 기본 연금에 의존하게 되었다.


5. AFP에 대한 신뢰 부족 및 개혁 지연

AFP는 불투명성과 낮은 연금 지급률로 인해 신뢰도를 지속적으로 잃어왔다. AFP의 연금 관리 방식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커지면서 폐지 운동까지 발생하였다. 하지만 AFP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개혁이 어려운 상황이며, 이에 따라 연금 제도의 근본적인 개혁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2025년 연금 제도 개혁

<2025년 연금 개혁 승인>

[자료: Gob.cl, 2025]


2022년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칠레 연금 제도 개혁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이후 국회에서의 치열한 논의 끝에 2025년 1월 최종적으로 개혁안이 승인되었다. 개혁안 가결까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개혁안 도입 및 하원 심의

연금 개혁안은 2022년 11월 국회에 제출되었으며, 이는 지난 10년 동안 이루어진 세 번째 개혁 시도였다. 개혁의 핵심 목표는 △연금 수령액의 실질적 인상 △성별 간 연금 격차 해소 △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 강화로, 1년 이상 논의 끝에 2024년 1월 하원에서 1차 승인을 받아 상원으로 넘겨졌다.


2. 논란 및 상원 심의 

개혁 과정에서 다양한 논란이 있었다. 여야 간, 심지어 정부 내부에서도 추가 기여금 배분 방식과 AFP의 역할을 두고 의견 충돌이 있었으며, 외적으로는 미국계 AFP들이 투자 자금의 몰수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면서 논의가 더욱 복잡해졌다. 상원의 노동·사회보장위원회 및 재정위원회는 개혁안을 철저히 분석하고 심의했으며,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초기 개혁안을 보완 및 개선하였다.


3. 최종 승인 및 공포

2025년 1월, 최종 의결에서 찬성 110표, 반대 38표, 기권 0표로 가결됨에 따라 법률로 공식 공포되어 약 280만 명의 연금 수령자가 혜택을 받게 되었다.


새로운 연금 시스템


최종 가결 및 공포된 연금 시스템의 주요 변경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고용주 기여금 신설

• 비율 인상: 고용주가 부담하는 기여금을 기존 1.5%에서 7%p 추가, 총 8.5%의 기여금 확보 (기존 1.5%는 장애·유족생존보험에만 사용되었음). 9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인상할 예정

• 배분 방식의 변화: 변경된 고용주 기여금 총 8.5% 중 4.5%는 근로자의 개인 계좌에 적립, 나머지 4%는 신설된 국영 사회보장기금(Seguridad Social)으로 편성하여 성별 연금 보정, 장애·유족생존보험(Seguro de Invalidez y Sobrevivencia) 보장 및 기타 사회적 혜택을 지원하는 데 사용


2. 성별 연금 보정: 성별 연금 격차 해소를 위해 기대수명 차이를 반영하여 여성 연금에 최소 0.25 UF(인플레이션 연동 계산 단위, 2025년 3월 기준 1UF는 약 38,789페소 또는 41.7달러) 추가 기여


3. 기여 연차 따른 추가 혜택: 근로자가 연금 기여를 한 연차에 따라 연금 보조금 연 0.1 UF(약 3878.9페소 또는 4달러) 지급. 최대 25년 기여연차까지 인정되며, 여성은 최소 10년(이후 15년으로 조정), 남성은 최소 20년 기여 요건 충족 시수령 가능


4. 보장성 기본 연금 인상: 월 25만 페소(약 262달러)로, 기존 22만4000페소(약 235달러)에서 11% 인상, 2025년 3월부터 6개월 기간 안에 82세 이상의 수급자를 시작으로 단계적 시행 예정(이후 75세 이상→18개월 내 시행, 65세 이상→30개월 내 시행)


5. AFP 개혁: AFP 간 경쟁 촉진을 위한 입찰 시스템 도입 (2년마다 시행), 10%의 신규 가입자는 가장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AFP로 자동 배정하여 근로자의 연금 관리 비용 절감 효과 기대


6. 기금 운용 방식 변경: 기존 다중 펀드 제도를 폐지하고 세대별 펀드로 전환하여 각 연령대에 적합한 투자 모델 적용(젊은 근로자→고수익·고위험 투자 가능, 은퇴를 앞둔 근로자→저위험 투자로 전환), 투자 안정성 강화 및 장기수익률 개선 효과 기대


7. 사회보장 및 보호 수익 기여금: 기여금 1.5%를 국가 보증 채권으로 전환하여 연금 재원으로 활용, 근로자 은퇴 시 이 채권을 연금의 일부로 반환


이러한 변경사항은 2025년 3월 보리치 대통령의 서명과 함께 공식적으로 법으로 제정될 예정이며, 이후 각 조항에 따라 정해진 일정에 따라 시행될 예정이다.


각계 반응 및 예상 효과


이번 개혁은 AFP 의존도를 줄이고 공적 연금 참여를 강화하여 보다 공정한 연금 제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 입장에서는 장기적으로 GDP의 1.4%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또한 자본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증가는 금리를 낮춰 기업과 국가의 자금 조달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


마리오 마르셀 재무장관은 연금 저축 증가가 투자 및 주택 자금 조달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칠레중앙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이전에 기여금을 5%p 추가할 경우 GDP의 1.2%에 해당하는 저축 증가가 예상되었다면, 이번 개혁을 통해 7%p가 추가됨으로써 저축이 GDP의 1.7% 증가할 것으로 분석되며, 이는 연금 개혁으로 인해 더 많은 자금이 연금 계좌에 축적되면서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기여할 것임을 의미한다. 칠레 정부는 이러한 자금 유입 증가가 연금 제도의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퇴직자들의 재정적 보안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한편 칠레중앙은행 前 부총재 파블로 가르시아는 이번 개혁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연간 GDP의 1.5%에 해당하는 저축 증가 효과(약 45억 달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는 장기적 효과만 분석한 것이며, 전환기 동안의 단기적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리 및 경제 성장에 대한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며, 조정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금융사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들은 칠레 연금 개혁이 자본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혁이 9년간 점진적으로 시행되므로, 시장에 급격한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개혁이 완전히 시행되면 유동성을 증가시키고 국내 자산으로의 자본 유입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제도의 성공은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기관들의 규제 안정성과 신뢰도에 달려 있다고 경고했다. 생명보험사 유로아메리카의 경제학자 루이스 펠리페 알라르콘은 연금 저축 증가가 자본 시장을 강화하고, 국채 및 기업 금융 금리를 낮추어 5~10년 동안 구조적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경제학자 파블로 코레아는 기여금 중 1.5%가 국채에 할당되는 방식에 따라 개혁의 영향이 달라질 것이며, 국채 운용이 비효율적이면 금융 시장에 왜곡 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했다.


칠레데사로요대학교(University de Desarollo) 클라우스 슈미트-헤벨 교수는 연금 개혁의 긍정적 효과가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이며, 초기 몇 년 동안은 거의 눈에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칠레 공공정책연구소의 가브리엘 우가르테는 첫 번째 개인 계좌식 연금 납부가 개혁 시행 4년 차에야 시작될 예정이므로, 시장에서는 개혁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 불확실성이 존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티아고 상공회의소는 연금 개혁이 고용, 임금 및 노동 시장 공식화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연금 기여금의 고용주 부담 7%p 증가로 인해, 공식 부문의 고용이 3.4% 감소하고 임금이 5%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비정규직 고용의 증가로 이어져 특히 여성, 청년층 및 고령 근로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장성 기본 연금의 인상은 긍정적인 발전이지만, 노동 시장의 비정규화 가능성을 더욱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추가 기여금 증가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보상 메커니즘 마련 등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것을 제안했다.


AFP 협회는 개혁 이후 개인 계좌식 연금의 저축 증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국가 개입 증가가 AFP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국가가 연금 관리를 맡게 될 경우 공정한 경쟁이 저해되고 연금 기금 운영의 수익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며, 기존 순수 민간 모델보다 비효율적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개혁은 고용주에게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주의 연금 기여금이 과세 소득의 8.5%로 확대되고 이는 9년간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로 인해 총 인건비 부담이 증가하며, 특히 노동 수요가 높은 기업은 고용 비용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부의 연금 기여금 징수 시스템이 중앙화되면서 기업의 연금 납부 미이행에 대한 감사가 강화될 예정으로, 기업들은 고용을 축소하거나 자동화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향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


결론 및 전망


2025년 칠레 연금 개혁은 1980년 도입된 기존 연금 시스템을 약 45년만에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연금 수급자의 재정적 안정성을 높이고, 자본 시장을 강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규제적 측면에서 AFP와 기업 간의 관계 변화, 고용주의 역할과 선택권에도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9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칠레 연금 개혁의 궁극적 성공 여부는 보다 공정한 연금 구조를 확립하기 위한 정부, 기업, 노동 시장과 금융 시스템의 합의, 효율적 운용, 정책적 안정성 유지 등에 달려 있다. 칠레에 진출해있는 우리나라 기업 또한 향후 9년동안 7%p 인상될 고용주 기여금의 점진적 변화가 현지 인력 및 재정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자료: 칠레 정부(Gobierno de Chile), 대통령실(Presidencia de la República de Chile), 사회개발부(Ministerio de Desarrollo Social), 노동사회보장부(Ministerio del Trabajo y Previsión Social), 연금감독청(Superintendencia de Pensiones), 산티아고 상공회의소(Cámara de Comercio de Santiago), 건설상공회의소(Cámara Chilena de la Construcción), 국회도서관(Biblioteca del Congreso Nacional de Chile), UNDP Chile, BioBioChile, La Tercera, Cooperativa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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