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의 AI 산업 여건

AI 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산업에 걸쳐 혁신을 주도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특히 워싱턴주는 AI 기술 발전의 중심지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IT 기업들이 위치한 지역적 강점을 바탕으로 강력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첨단 기술 연구·개발(R&D) 인프라, 우수한 인재풀, 그리고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바탕으로 AI 산업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이 AI 기반 솔루션 개발과 도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으며, 정부 및 학계와의 협업을 통해 AI 기술의 상용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워싱턴 기술 산업 협회(Washington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이 2024년 11월에 발표한 워싱턴주 AI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현재 미국에서 주(State)별 기준으로 볼 때 6번째로 좋은 AI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타트업 활동 5위, ▲투자자 활동 7위, ▲일자리 활동 5위, ▲연방 자금 지원을 받는 대학 연구 및 개발(R&D) 활동 5위, ▲연방 자금 지원을 받는 산업 R&D 활동 14위라는 5대 지표를 종합한 결과다.

<5대 지표로 본 워싱턴주의 AI 생태계>

[자료: Washington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워싱턴주의 AI 스타트업 활동 및 투자 환경

워싱턴주의 AI 산업 여건은 스타트업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는 발달된 AI 기술 인프라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IT 기업이 위치한 환경 덕분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스타트업들이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시장에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워싱턴주에서 44억9000만 달러가 AI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워싱턴주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은 총 481개며, 이 중 81.9%가 현재도 활동 중이다.

<2013~2023년 워싱턴주 AI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 투자 금액(상)과 AI 스타트업 설립 수(하)>

(단위: US$ 백만, 개)

[자료: Pitchbook]

또한 해당 기간 워싱턴주의 AI 관련 투자는 주로 기업용 SaaS(Software as a Service), ICT(인터넷/통신/기술), 생명 과학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HR(인적 자원), 모빌리티/물류, 농업 분야의 AI 스타트업에도 상당한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기업들은 워싱턴주 AI 관련 스타트업 전체의 11.8%를 차지하지만 전체 투자금의 18.5%를 유치하고 있다. 반면, 생산성 솔루션 및 소비자 제품 분야의 스타트업은 전체의 19.0%를 차지하고 있지만 투자 비율은 5.7%에 그쳤다.

한편, 2013년부터 2023년까지 공개된 투자 금액 기준으로 워싱턴주에서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상위 5개 AI 관련 스타트업을 살펴보면 헬스케어, 생명 과학, 모빌리티, HR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반 기업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기업은 혁신적 기술로 각각의 분야에서 입지를 확장하고 있으며, 높은 투자 유치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2013~2023년 누적 기준 워싱턴주 AI 스타트업 업종별 비율(왼쪽)과 AI 스타트업 업종별 투자금액 비율(오른쪽)>

(단위: %)

[자료: Pitchbook]

<2013~2023년 총 누적 투자금 기준 워싱턴주 상위 5개의 AI 관련 스타트업>

[자료: Crunchbase]

<워싱턴주 AI 생태계에서 가장 활동적인 상위 5개의 미국 기반 투자자>

[자료: Crunchbase]

워싱턴주의 AI 일자리 여건 및 R&D 생태계

AI 기술의 발전은 워싱턴주의 노동시장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AI 관련 스타트업이 증가하고 대기업의 AI 인재 수요가 증가하는 한편, 공공 및 민간 부문에서 AI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AI 분야의 일자리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워싱턴주는 우수한 교육∙연구 기관을 보유하고 있어 AI 인재를 양성하고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다.

미국 전체 AI 채용 공고 중 특정 주가 차지하는 비율(AI 채용 공고의 절대적인 집중도를 보여주는 지표)을 기준으로 보면, 워싱턴주는 2023년 기준으로 미국 내 AI 관련 구인 공고의 3.2%(약 1만4000건)를 차지하며 9위를 기록했다. 한편, 각 주의 전체 채용 공고 중 AI 관련 공고가 차지하는 비율(해당 주에서 AI 일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지표)을 기준으로 보면, 워싱턴주는 2023년 기준으로 주 전체 채용 공고의 1.7%를 차지하며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보다 높은 지표를 기록했다.

<미국 전체 AI 채용 공고 중 특정 주가 차지하는 비율(좌),  주요 주의 전체 채용 공고 대비 AI 관련 공고가 차지하는 비율 변화(우)>

[자료: Stanford AI Index 2024, Lightcast]

특히 시애틀은 워싱턴주의 AI 관련 산업 활동의 95.6%를 차지하고 있으며, 도심 지역을 기준으로 볼 때 미국 내 AI 일자리의 중심지로 샌프란시스코-베이 지역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AWS, 구글 클라우드 같은 주요 기술 회사들이 밀집해 있고, 특히 워싱턴 대학교(UW)는 이 분야의 최고 인재를 배출하는 핵심 기관으로, 현지 AI 스타트업 창업자 중 적어도 10%가 워싱턴 대학교 출신이다. 워싱턴 대학교는 연방 연구 자금의 주요 유입처로 워싱턴주의 AI 전문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자금 1억2067만 달러를 받아, 스탠포드 대학교, 일리노이 대학교, UC 샌디에이고 대학교에 이어 전국 4위를 기록했다.

<미국 내 AI 일자리 비율>

(단위: %)

[자료: Stanford AI Index 2024, SignalFire]

연방 연구·개발(R&D) 보조금 지원은 특정 지역에서 진행 중인 첨단 기술 개발의 선행 지표로 작용한다. 워싱턴 기술 산업 협회에 따르면, 워싱턴주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총 2억7600만 달러의 연방 연구·개발 보조금을 받으면서 미국 전체 주 중에서 12위를 기록했다. 한편, AI 분야의 연방 연구·개발 지원금은 캘리포니아(19억600만 달러), 매사추세츠(9억5300만 달러), 뉴욕(6억7900만 달러)이 가장 많이 확보하며 주도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태평양 북서부(Pacific Northwest) 지역에서 유일하게 연방 연구·개발 지원금 기준 상위 20개 주에 포함됐다.

연방 연구·개발 지원금을 세부 항목별로 보면, 워싱턴주는 SBIR/STTR 부문에서 14위, 보조금(grants) 부문에서 9위를 기록했다. 참고로 SBIR(Small Business Innovation Research, 소기업 혁신 연구 프로그램)은 연방 기관이 특정 기술 개발을 모표로 중소기업에 연구 보조금을 지급하는 프로그램이고, STTR(Small Business Technology Transfer, 소기업 기술 이전 프로그램)은 SBIR과 유사하지만 대학이나 연구소 등 연구기관과 협력해야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워싱턴주의 다양한 기업 지원 프로그램

워싱턴주 상무부(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Commerce)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세제 혜택, 비용 지원, 운영 지원 등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세제 혜택 및 비용 지원) 워싱턴주 세무부는 반도체 산업, 재생 가능 에너지, 항공 우주 산업 등 16개 첨단 분야에 대해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농촌 지역이나 지역사회 역량 강화 구역(CEZ, Community Empowerment Zone), 실업률이 높은 카운티에 위치한 기업, 식품 제조, 농업, 일반 제조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에도 세금 인센티브를 지원하는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AI 기술의 특성상 워싱턴주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라면 관련 내용을 상세히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기업 유형에 따라 영업 및 직업세(Business & Occupation tax) 감면, 판매 및 사용세(Sales & Use tax) 유예 또는 면제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워싱턴주 세무부 웹사이트(참고 링크: https://dor.wa.gov/taxes-rates/tax-incentives/tax-incentive-programs)에서 확인 가능하다.

비용 지원 측면에서 워싱턴 경제개발재정당국(Washington Economic Development Finance Authority)는 ‘비소구 대출 및 채권 프로그램(Non-recourse Bond and Loan Program)’을 통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워싱턴주 상무부는 지역 경제 활성화 위원회(CERB, Community Economic Revitalization Board)를 통해 민간 기업의 확장을 지원하는 공공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제공하고 있다. 

(R&D) 워싱턴주는 신기술에 대한 전략적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연구, 개발 및 시범 프로그램(RD&D, Research, Development and Demonstration Program)’을 운영하며, 이를 통해 클린에너지 펀드에서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바 상세한 사항은 각 부처에서 확인 가능하다.

(참고 링크: https://wedfa.org/index.htm, https://www.commerce.wa.gov/cerb/)

(운영 지원) 워싱턴주는 운영 지원 방면에서 ‘스타트업 워싱턴(Startup Washington)’이라는 온라인 리소스를 통해 스타트업 및 소기업에 자금 지원, 코워킹 공간 제공, 벤처 캐피탈 연결, 멘토링, 교육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와 자원을 제공한다. 스타트업 워싱턴은 세부 프로그램으로 ‘스케일업(Scaleup)’, ‘스타트업 센터(Startup Centers)’, ‘쓰라이브!(Thrive!)’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업들이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스케일업’ 프로그램은 소상공인들이 35시간의 현장 교육에 참여해 금융 운영을 개선하고 운영비를 절감해 시장에서 보다 효과적으로 경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타트업 센터’는 워싱턴주 상무부의 경제개발경쟁력실과 지역 경제개발기관의 제휴로 설립돼 기업인과 중소기업에 정보, 자원, 현장 지원을 제공한다. 여기에는 자금 출처 발굴, 교육 및 기술 지원, 현지 멘토 확보 및 성장에 도움이 되는 자원, 교육 및 정보에 대한 접근 제공 등이 포함된다. ‘쓰라이브!’ 프로그램은 지역 번영을 위해 기존 기업들이 매출을 15~30%까지 늘릴 수 있도록 돕는다.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시장 개발, 운영 간소화, 효율성 및 인적 자원 극대화, 비즈니스 모델 개선 및 경쟁 정보 확보와 같은 전략적 성장 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스타트업 워싱턴 온라인 리소스에서 확인 가능하다.

(참고 링크: https://mystartup365.com/programs/)

시사점

워싱턴주는 AI 혁신의 중심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대기업과 연구기관, 스타트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AI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AI 기반 비즈니스를 미국으로 확대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현지 벤처캐피탈 기업에서 투자 기회를 분석하는 어소시에이트 B 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PoC(Proof of Concept,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로 실행 가능하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단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워싱턴주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면 현지 기업, 연구기관, 워싱턴대학교 등과 협업을 통해 PoC 및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것도 좋다. 워싱턴주는 다양한 산업과 연계된 AI 응용 사례가 많고 규제 환경도 비교적 유연하기 때문에 AI 기반 기술 및 서비스를 시험하고 현지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데 적합하다”라고 조언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기업들은 워싱턴주의 AI 생태계를 적극 활용하고, 연구·개발, 스타트업 지원, 세제 혜택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워싱턴주에서 활약할 한국 AI 기업들의 도전과 성장을 기대한다.

자료: Washington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Pitchbook, Crunchbase, Stanford AI Index 2024, Lightcast, SignalFire, Washington State Department of Commerce, Department of Revenue Washington State, Washington Economic Development Finance Authority, Startup Washington,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