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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차전지 최신 동향: 건식전극 공정은 현실화 되는가? – '드라이 코팅 포럼 2024' 후기
  • 외부전문가 기고
  • 독일
  • 뮌헨무역관 이현한
  • 2024-10-08
  • 출처 : KOTRA

테슬라의 건식 양극전극 공정 양산을 놓고 이차전지 시장의 기대감 고조

양산 성공시 후발 주자와의 경쟁 심화와 전기차 공급망의 혁신 급속도로 가속화 예상

향후에는 장비 이외에 종전과 차별화된 소재 개발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전망

이건우 박사, 헨켈(Henkel AG & Co. KGaA)

lkw0235@gmail.com

 

올해로 2회를 맞는 '드라이 코팅 포럼 2024'에 건식 전극공정의 전문가들이 집결


엘베 강을 끼고 있는 구 동독지역의 아름다운 도시 드레스덴, 이곳에 재료와 광학 기술에 특화된 프라운호퍼 연구소(Fraunhofer Institute for Material and Beam Technology IWS)가 있다. IWSChemical Coatings and Technology 그룹의 수장인 베냐민 슘(Benjamin Schumm) 박사는 DRYtraec®라는 건식전극 고정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이 기술은 기존의 맥스웰 테크놀로지(Maxwell Technology)의 프리 스탠딩 필름이 아니라 롤에서 롤로 직접 전사하는 기술로, 테슬라의 건식전극 양산 적용 시점 즈음에 개발되어 큰 관심을 끌었다. 또한 매튜스 그룹의 자우어에식과의 협업 또한 잘 알려진 사실이다.


드라이 코팅 포럼은 슘 박사가 2023년부터 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포럼은 2회를 맞았으며, 장소와 주최측의 역량 등을 이유로 소규모로 진행된다. 2023년의 스폰서 기업은 행사의 중요성을 사전에 인지한 헨켈(Henkel)과 유미코어(Umicore) 2개사 뿐이었다. 올해는 헨켈을 포함하여 총 7개 사가 후원했다. 주요 참석자는 건식전극공정에 필요한 공정, 재료, 진단기술을 개발하는 회사나 기관이다. 소수의 인원, 사진 촬영과 녹음 금지, 자료 사후 선별공개 등의 주최측의 엄격한 보안 정책으로 인해 현장 발표시 상세한 내용이 공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난 각종 배터리 행사의 내용들과는 매우 차별적이다. 프레젠테이션 청취시 피로감과 지루함이 없다. 중간의 네트워킹 타임에도 간단한 인사 후 바로 실질적인 논의들이 오가는 경우가 많다. 작은 규모와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 아쉽다. 대신 행사 마지막에 준비된 연구시설 견학은 다소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올해는 160여 명이 참석하여, 24개의 프레젠테이션을 발표하었다. 참가기업 기준으로는 OEM 2개사, 배터리 제조사 2개사, 연구 기관 6개소, 바인더 회사 6개사, 활물질 조성기업 1개사, 설비/엔지니어링 기업 6개사 및 컨설팅 회사가 1개사가 참석했다. 주목할 만한 발표자들은 단연 주최측인 슘 박사(IWS)와 테슬라, BMW, 24M Technologies였다. 특정 바인더가 적용되는 건식전극기술이기에, 바인더 관련 발표 역시 많이 이루어졌다. 특히 한국 2개 기업의 새로운 바인더 기술에 대한 발표는 청중들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냈다. 유일한 컨설팅 회사인 P3 Automotive GmbH의 슈넬(Joscha Schnell) 박사는 건신전극공정의 경제성에 대해 현실적인 관점을 제시하여 관심을 끌었다.

 

24개의 발표를 주제별로 분류해 보면, 8개의 재료와 16개의 공정 관련 내용이 있었다. 재료 중 7개는 바인더에 관련된 내용이었다. 공정 중에서는 5개가 공급 및 혼합 기술, 6개가 전사 또는 전체 단계 기술에 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3 개의 진단 관련 기술에 대한 발표가 포함되었다. 주최측의 배경이나 전체 배터리 관련 공급망이 취약한 유럽 특성을 고려할 때는 비교적 균형 잡힌 발표가 진행되었다고 생각된다. 주제와 참석 기관의 다양성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참석자들로부터 동일한 의견이 다수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어, 내년에 바뀌기를 희망한다.

 

<건식공정 개념도>

A diagram of a renewable energy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자료: 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59023852200011X]

 

< Fraunhofer IWS DRytraec® 개념도>

[자료: www.drytraec.de/en.html]

 

건식전극공정, 이제부터 시작이다


2019년 테슬라가 맥스웰 테크놀로지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들리던 때부터 건식전극공정은 리튬 이온 배터리 기술 트렌드의 하나로 꾸준히 회자되어 왔다. 맥스웰 테크놀로지는 건식전극공정을 이용하여 리튬 슈퍼 커패시터를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테슬라는 해당 기업을 2021년에 매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스웰 테크놀로지는 건식 전극공정을 적용해서 4680이라는 새로운 폼팩터의 원통형 배터리의 양산을 시작했다. 새로운 크기, 탭리스 디자인, 벤트 구조 변경, 건식전극공정 등 신기술의 집합이었다. 그러나, 낮은 수율로 인한 전상화의 어려움, 예상에 못 미치는 에너지 밀도 등에 대한 실망감도 있었다. 특히, 건식전극공정이 음극에만 적용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생기기도 했다.

 

반면, 오히려 이를 새로운 기회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이 불완전하고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레거시 업체들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 또는, AB Battery와 같은 스타트업을 통해 변형된 건식공정이 소개되기도 했다. 동일한 기술로 보기는 어려우나 과거 24M의 제조 기술도 관심을 받았다. 그리고, 2023년초 테슬라는 당시 24M Technologies 출신인 건식공정 전문가 맷 타일러(Matt Tyler)를 디렉터로 전격 고용했다. 그로부터 차근차근 그러나 적지 않은 변화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올해에도 엘지 에너지 솔루션과 삼성 SDI는 건식전극공정을 위한 청사진을 제공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고양시켰다. 그러나, 테슬라가 한 발 더 빠른 듯 하다. 최근, 건식양극 적용에 대해서도 여러 긍정적인 소식들이 공유되었다. 테슬라가 성공하면 드디어 건식전극공정이 완성된다. 그들은 이번 Dry Coating Forum 2024에서는 어떤 내용을 발표했을까? 주최측의 방침에 의해 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아마도 건식공정기술의 선도기업으로서 적지 않은 인사이트를 참석자들에게 제공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식 공정은 이제 진정한 시작이다.

 

건식양극이야말로 이차전지 기술의 핵심이다


건식전극이 논의될 때 빠지지 않는, 특히 경제와 환경 측면에서의 몇 가지 장점을 살펴 보자. 우선 유해성 물질인 동시에 건조가 어려운 엔메칠피롤리돈, 일명 NMP 용액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대형 건조 라인 및 용매 재처리 시설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공간, 투자비 감소, 전력소비 감소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종적으로 배터리 생산 비용이 20% 가까이 감소될 것이라고도 한다. 테슬라는 2020 배터리 데이에서 탄소 배출과 에너지를 1/10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숫자들을 이야기할 때는 두 가지 큰 가정이 있다. 첫째는 건식전극을 양극에 적용할 때의 기여도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의 습식공정과 같은 규모와 공정 완성도, 즉 수율을 비교할 때의 이야기이다. 기존 습식공정에서도 음극은 수계로 진행된다. 이는 용매의 유해성 논란이나, 대형 건조 라인, 그리고 재활용을 위한 증류 설비와 같은 논리가 애초에 적용되지 않는다. 투자비와 에너지 비용 등에 대한 절감 효과는 반감이 아니라, 거의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렇게 된 이유를 비관론자들은 테슬라가 활성화 흑연에 국한되어 적용되었던 맥스웰 테크놀로지 기술에 의존했기 때문이라고도 추측했다. 여기에 종합적인 수율 문제까지 덥쳐 테슬라의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회의론까지 등장했던 적이 있을 정도다. 결국, 건식전극은 양극에 적용될 때 제대로 그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다.

 

2024년 드라이 코팅 포럼의 맷 타일러의 발표로 추측해 보는 테슬라의 의도


프라운호퍼 홈페이지에 공유된 프로그램을 보면 테슬라의 발표는 둘째 날(안타깝게도 드레스덴의 카롤라 다리가 무너진 날이다) 첫 번째 순서였다. 15분을 발표하는 다른 발표자들과 달리 드라이 공정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맷 타일러를 포함한 총 세 명의 연사들이 30분 동안이나 발표를 진행하였다. 참석자들에 의하면, 그 동안 그들이 해결해 온 난제들과 여전히 개선해야 될 문제점, 그리고 건식전극기술의 미래 전망을 공유하였다.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는 참석자가 아닌 이상 정확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업계에서 뜨겁게 논의되는 아이템들을 통해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 건식전극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분야로 알려져 있다. 문제점으로는 프로세스의 특성 상 특정 바인더를 사용해야 하는 점이라던가, 세라믹 구조의 양극 활물질을 압연 롤을 이용해서 처리하는 과정에서의 장비의 마모, 또는 반대로 활물질 자체의 압력에 의한 마모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된다. 이번 행사에 다수의 바인더 회사와 설비 회사사 참석한 것으로 보면, 여전히 개선 포인트가 많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테슬라가 이에 대해 해답을 가지고 있거나 제시했을 가능성은 낮다. 그렇다면, 왜 굳이 3명씩이나 파견해서 프레젠테이션을 한 것일까? 궁극적으로 무엇을 노리고 있는 것일까? 전기차 시장과 배터리의 수급과 관련한 현 상황을 보면 답은 확실하다.

 

결국, 테슬라가 원하는 것은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하고 생산 능력을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다. 엄청난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지체할 시간이 없다. 그러나, 습식공정은 승산이 없다. 더욱 빠르고, 적은 비용이 들며, 무엇보다 높은 퍼포먼스의 잠재력을 가진 건식공정기술 전반에 걸친 업그레이드야 말로 그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원하는 사항을 과감히 공개함으로써 협력사들이 더욱 빨리 움직이기를 바랐을 것이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배터리 생산용 건식공정기술에는 분명 재료, 설비, 공정 기술, 검사 기술 등 다방면에서 전반적인 업그레드가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공유의 장을 통해 후발 주자를 자극하는 일조차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을 수 있다. 배터리의 수요는 앞으로도 더욱 증가할 것이다. 갈 길이 너무 멀고 마음이 급하다.


PFAS-free 바인더에도 희망이 보인다


이번 행사에는 테플론이라는 이름을 상용화시킨 미국의 케머스(Chemurs)와 일본의 다이킨(Daikin) 등 불소화계열의 바인더 회사들이 다수 참여했다.

 

그러나, 복병도 있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CNP 솔루션즈와 한국 에너지 기술 연구원이 비불소계 바인더를 이용한 긍정적인 실험 결과를 보여 주었다. 씨엔피솔루션즈(CNP Solutions)PAM[polyacrylonitrile-co-(polyethylene glycol-maleic acid ester)]을 건식전극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 적용한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 에너지 기술연구원은 폴리올레핀계인 파라핀을 이용한 건식전극공정 사례를 발표하였다. 예상하건데, 다른 바인더 회사들과 차별화된 주제였던 만큼 좋은 반응이 있었을 것이다. 아마도, 학계에는 더 많은 형태의 바인더 재료들이 소개되고 있을 것이지만, 건식기술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그것도 한국의 회사나 기관에서 의미 있는 관심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배터리 제조뿐만 아니라 재료 기술도 선도해 온 대한민국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해서 업계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이러한 결과들은 단순히 실험실 수준의 발상에 머무르게 될까? 오랜 시간 업계의 표준이 된 테플론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은 적용 가능할까? 테슬라가 양극을 포함한 건식전극을 성공시키는 것처럼, 바인더의 변경 역시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차세대 주자는 과연 누구인가? 학습과 소통이 최종 승리를 위한 필요조건이 아닐까?


올해 국내에서는 배터리 제조 3사의 건식전극 개발 및 적용에 대한 발표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보면, 테슬라와 같이 양산을 시작하기까지는 아직도 2~3년 정도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기존 업체들이 시작할 떄는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테슬라의 성공을 기다리고 있었고, 좀 더 담금질할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중국 업체에서 비롯된 공급과잉 상황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극한을 추구하는 한국 업체들에게 테슬라와 같은 모험은 사치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양산시기 지연과 이로 인해 배터리 제조 기술의 격차가 발생하는 것을 그냥 두고 보기엔 걱정되는 점이 많다. 이번 모임에도 한국 업체의 발표는 없었다. 단순히 행사 지역 때문일지도 모른다. 신기술에 대한 영업 비밀을 보호하기 위한 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 후발주자라는 점을 미루어볼 때 배움과 네트워킹의 기회를 찾지 못하진 않았을까 하는 일말의 우려가 있다. 이 글을 쓰는 가장 큰 이유이다.

 

일본 배터리 업체 역시 잘 보이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소규모의 리튬 슈퍼 커패시터 업체의 인원만 참석했다. 그러나, 정부의 친환경 정책이 강화되는 중국에서 건식전극에 대한 관심이 적을리 없다. 소문에 의하면 CATL, SVOLT 등 여러 전지 제조사에서 건식전극기술을 내재화하기 위한 활동이 있다고 한다. 특히 여러 설비 업체들도 해당 장비 개발을 시작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슈퍼커패시터와 기술 연계성이 있는 만큼, 또한 전세계 80% 이상의 슈퍼커패시터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만큼, 생태계를 갖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다.

 

과연 누가 다음 주자가 될 것인가? 스타트업일까, 한국의 Big3 플레이어들일까, 막대한 시장과 인프라를 지닌 중국 기업일까? 기술이 우선일까, 공급망의 완성도가 중요할까, 아니면 규모와 투자 여력이 가장 강력한 요소일까? 앞으로의 2년이 정말 중요하다. 테슬라로 인한 자극으로 이제 기술 개발의 속도는 더욱 올라갈 것이다. 그럼 한국은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까?

 

그러나, 한국은 아직도 팀플레이가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테슬라가 신기술로 치고 나가며, 중국이 규모와 가격으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업계의 강한 연대가 필요해지는 것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한편으로는 각 기업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와 같은 핵심 기술이 있어, 빠르고 완성도 높은 기술로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렇다면, 대안으로 글로벌 네트워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외부로부터 배우는 것은 어떨까? 2025년 9월 9일과 10일로 예정된 제 3회 드라이 코팅 포럼에는 보다 많은 한국 업체의 참여를 기대한다. 동시에, 재료와 설비 명에서의 배터리 공급망이 성숙된 한국에서 건식 전극에 특화된 이벤트가 열리는 장면을 상상해 본다.

 


자료: 프라운호퍼 연구소 홈페이지, 하이투자증권 산업리포트, 테슬라 홈페이지, InsideEvs, 전자신문, 더구루, 디일렉 등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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