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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을 통해 알아보는 한-러 외화 송금 현황
  • 통상·규제
  • 러시아연방
  •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
  • 2024-10-08
  • 출처 : KOTRA

소비재 등 비제재 품목 수출에도 대금결제 애로 심화

한국으로 송금 가능한 현지은행과 신속한 협업 필요


무역협회 수출통계에 따르면 ‘24년 7월 기준 우리나라의 대러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2.3%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수출여건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화장품, 식품과 같은 비제재 품목에서 수출을 이어가고 있으나, 러-우 사태 이전에 비해 급증한 리스크로 인해 월등히 높은 거래비용을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중 최근 주요 문제로 부상한 장벽은 수출대금 수령이다. 국제결제망은 무역을 구성하는 핵심 인프라 중 하나다. 인프라의 불안은 거래당사자들로 하여금 상호신뢰를 저하시키고 거래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을 초래하여 양국 간 비즈니즈 활동을 위축시키는 주요 장벽이 되고 있다. 대금결제 문제의 파생적 효과로 인해 결과적으로 바이어와 수출기업 양측은 쉽게 거래선 변경의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상트페테르부르크무역관에서는 주요 현지은행 및 거래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러 간 송금 현황을 분석하고, 기업들이 직면하는 주요 문제를 파악하여 대응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현재 은행마다 내부방침이 상이할 뿐만 아니라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은 한계가 있겠으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현상적인 측면에서 기업들이 처한 상황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금송금을 희망하는 바이어들의 의사결정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송금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원인 : 제재 위험에 노출된 은행


국제결제망에서 차단으로 인한 근본적인 어려움은 2022년 러-우 사태 발발로 인해 22년 3월 러시아가 SWIFT에서 퇴출됨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러시아 주요 7개 은행이 SWIFT에서 퇴출 되면서 사실상 러시아와 국제결제망을 통해 송금할 수 있는 루트가 차단되어 버린 것이다. SWIFT 퇴출 직후 러시아 루블화는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실물경제에 위협이 되었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 역시 원유수출대금을 루블화로만 수령하고, 외환인출을 통제하는 등 강력한 조치로 제재에 맞대응하면서 루블화 가치는 안정을 찾아갔다. 러시아의 SWIFT 퇴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빠르게 대체 송금루트를 활용하여 변화에 대응했다. 상당수 기업은 러시아 수출 시 위안화 거래를 늘려 중국은행을 통해 수출대금을 수령하는 방법을 주요 대체루트로 활용하였으며, 우려와 달리 23년 우리나라의 대러수출은 22년 대비 3.1% 가량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처럼 러시아 기업들은 중국, 튀르키예 등 다수의 중개은행을 활용하여 제재 회피를 시도하였으나, 수수료 및 환전비용과 같은 거래비용 인상이라는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였다. 


한편, 제재 회피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추가 조치가 계속 되었다. 23년 12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행정명령 제1411호를 통해 ’특정 부문‘ 또는 ’특정 품목‘과 관련된 거래에 관여한 외국 금융기관을 2차 제재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사실상 러시아와 거래하는 모든 은행이 제재의 위험에 노출되었다. 기존의 2차 제재와 다르게, 금융기관이 제재 대상 거래임을 인지했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제재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중개를 포기하기 시작했다. 24년 6월에는 러시아 정부가 국가 경제 전체를 군사 산업에 동원하고 있다는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 판단에 따라 ’러시아의 군사 산업 기반‘의 정의에 모든 대러 경제재재 대상자를 포함하면서, 중국, 튀르키예, UAE의 금융기관들은 사실상 중개거래를 중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제재대상자가 되면 미국과 거래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이는 은행의 존립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현장에 접수되는 대금송금의 어려움


이렇듯 중개은행들이 러시아 거래를 포기하면서 개별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 무역관에는 대금결제에 관한 다양한 애로가 접수되고 있다. 일례로 러시아 S사는 K-pop 앨범 및 기타 K-pop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회사로, 러시아 전역을 대상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대규모 운송과 고액의 자금 이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최근 수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많은 한국의 은행들이 러시아 은행으로부터의 대금수취를 거절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무역관의 지원으로 러시아 은행 B사를 통해 원화로 자금을 이체하는 데 성공했으나, 제한된 금액만 송금이 가능하여 회사가 필요로 하는 수입물량을 확보하는 어려움은 지속되고 있다.  다른 사례로 러시아 K사가 있다. 동 사는 한국문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도심에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 음식, 음료, 화장품, 기념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금까지 직접 수입보다는 현지 조달을 통해 영업을 해왔으나, 최근 수요 증가로 한국에서 직접 수입하는 방안을 시도하고 했다. 그러나 적합한 수입처를 발굴하더라도 대금결제 부분에서 많은 애로가 발생하면서 사업계획 수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절한 해결방안을 찾던 도중 무역관에 지원을 요청하여 송금이 가능한 방안을 공동으로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어려운 상황 속에서 무역관과 국내기업의 빠른 대응으로 수금에 성공한 사례도 존재한다. 화장품 분야에서 대 러시아 수출을 지속하고 있는 E사는 24년 2월 러시아 수출계약을 체결한 후 1분기 중 2차례에 걸쳐 거래대금 수금에 성공하였으나, 24년 3분기에는 추가 발주오더를 수령하고도 거래은행의 중개거부로 마땅한 대금 수령방안을 찾을 수 없었다. 이에 E사는 무역관으로 지원을 요청했고, 무역관은 한국으로 송금이 가능한 현지 은행 핫라인을 가동하여 바이어와 연결한 결과, 9월 중에 정상적으로 대금을 수령할 수 있었다.


< 대금결제 애로대응 체계도 >

[자료원 :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작성]


위와 같은 다양한 대금결제 문제의 사례를 살펴보면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송금은 쉬운 문제가 아니며, 리스크를 부담해야 하는 각 은행의 내부 방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다. 불확실성과 가변성이라는 요인을 감안하면  문제상황에 대한 능동적인 대응이 필수적이다. 이점에서 우리기업이 상대적으로 쉽게 접촉할 수 있는 주요 한국계 은행을 제외하고도 다양한 대체루트를 상시적으로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 이에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에서는 24년 9월 6일 기준 한국으로 송금이 가능한 현지 주요 은행의 송금 담당자와 별도 핫라인을 구축하여 송금애로 지원에 대응하고 있다. 


 < 한국으로 송금 가능한 현지 주요 은행 정보 >

연번

은행명

개요

1

유로존에서 가장 큰 은행 그룹 중 하나이며 이탈리아 금융계에서 선도적 위치에 있음. 러시아의 모든 주요 도시에 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루블 및 외화로 비현금 거래를 수행함. 러시아에서 한국으로의 대금송금을 수행하고 있으나, 최소 송금 금액이 30,000 USD이므로 정기적이고 대량 배송을 원하는 고객에게 적합.

2

SBI 은행은 일본계 러시아 은행으로 모스크바에 위치하고 있으며 모든 비즈니스를 원격으로 수행하고 있음. 위안화, 엔화, 루블로 고객이 국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최소 및 최대 결제 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음.

3

BBR 은행(Baltic Development Bank)은 중소기업과 개인 고객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음. 한국으로 송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불안정한 정세와 제재 압박으로 고액 결제는 심사가 어려울 수 있음. 그러나 10,000 USD 미만의 금액은 90 %의 성공률로 송금에 성공하고 있음.

4

Iturup 은행은 사할린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주요 사업 목표로서 지역 주민과 기업가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 한국으로 송금은 루블화만 지원하고 있음.

 [자료 :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작성]


현지은행 송금 담당자 인터뷰


향후 상황에 대한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 무역관은 2개 은행의 송금 담당자와 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먼저, A은행 담당자는 지난 두 달 동안 한국으로 이체를 시도한 사례 중 90 % 이상을 성공시켰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은행이 제재에 해당되거나 관련이 있는 HS 코드에 해당하는 상품을 걸러내기 위해 엄격한 심사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사 강화를 위해 최소 송금 금액에 대한 제한이 도입되었으며, 취급하려는 제품에 따라 필요한 서류가 달라질 수도 있다. 만약 송금이 반송될 경우, 바이어와 우리기업은 한국 측 은행에서 요구하는 추가 서류를 제출하여 대응해야 한다. A은행 담당자는  앞으로도 자사가 러시아에서 활동을 계속할 계획이기 때문에 국제송금 규모를 줄일 계획은 없다고 하였으며, 기존의 제약과 도전에도 불구하고 한국으로 송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B은행 담당자는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송금이 가능하나, 현재 자사에 그런 고객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송금 시 유의점으로는 송금이 루블화로 이루어지는 경우, 거래당사자 간 계약 내용 및 환율을 포함한 추가 계약을 체결해야 하므로 계약서 작성 시 기준 통화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은행은 한국에서 러시아로 송금하는 것도 원론적으로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요청은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송금을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담당자는 아직까지 B은행이 국제송금 부문에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은 없으며, 현재로서는 제재 대상으로 분류될 위험으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분명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시사점


이번 조사를 통해 비제재품목이라도 대금결제 인프라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우리기업과 바이어들이 많은 애로를 겪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 대기업의 러시아 지사들조차 한국으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밝혔다. 은행이 짊어질 리스크를 감안하면 모든 서류를 꼼꼼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본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중소기업의 입장에서는 대금결제 리스크로 인한 재정적 위험과 높은 거래비용으로 인해 러시아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시장개척에 도전하는 비제재품목 기업들의 노력 또한 계속되고 있다. 시장을 새롭게 두드리는 기업이라면, 거래비용을 일부라도 줄일 수 있도록 무역관이 구축한 현지 주요은행과의 핫라인을 활용하여 뉴노멀(New normal)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 현지언론, 법무법인 세종, 러시아 중앙은행, 현지은행 인터뷰 및 홈페이지, 법률신문, KOTRA 상트페테르부르크 무역관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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