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의 리예카항과 슬로베니아의 코페르항은 아드리아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주요 항구로, 동유럽 및 중남부 유럽의 물류 허브 일인자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코페르항이 총 화물 처리량, 컨테이너 처리량 등에서 리예카항을 2~3배로 크게 앞서고 있지만, 리예카항이 2023년 9월에 시작한 Gateway 프로젝트가 단계적으로 완료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코페르항은 이미 우수한 인프라와 철도 연결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추가 터미널 증설을 통해 이러한 우위를 지속하고자 한다. 하지만 개발 가능한 면적이 제한적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반면, 리예카항은 그간 큰 약점이었던 철도 연결에 있어 관련 프로젝트들이 순차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미개발된 인근지역 내 인프라 구축까지 함께 이루어진다면 중장기적으로 코페르항과 어깨를 견줄만 하다. 

<아드리아해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량>

[자료: 슬로베니아 Koper항만 발표자료 중 발췌]

슬로베니아 코페르항

코페르항은 슬로베니아의 주요 항구로서, 유럽과 중동부 유럽 시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관문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코페르항의 총 화물 처리량은 2230만 톤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으나, 컨테이너 처리량은 106만 6000TEU, 자동차 처리량은 156만9000대로 각각 5%, 13% 증가했다. 2023년 코페르항의 총매출은 3억880만 유로로 소폭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5640만 유로를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코페르항의 순이익은 4040만 유로로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며, 매출은 1억6330만 유로로 2.8% 증가했다. 이는 항구의 효율적인 운영과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의 경쟁력 덕분이다. 그러나 상반기 화물 처리량은 113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이는 건화물과 벌크 화물 처리량의 감소에 기인한다. 2024년 코페르항은 매출에 있어 전년 대비 4% 증가한 3억2000만 유로 수준을, 그리고 영업이익(EBIT)은 운영비 증가로 약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전망은 코페르항이 비용 관리와 효율성 개선에 더욱 집중해야 함을 시사한다.

<코페르 항 인프라 현황>

[자료: 무역관 직접 촬영]

코페르항은 2024~2028년 전략적 사업 계획의 일환으로 약 7억8500만 유로를 투자해 인프라 용량과 기능을 확장하고 스마트 항만 개념 도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이 계획에는 컨테이너 터미널 용량 증설, 자동차 취급을 위한 야외 보관소 확장, 신규 여객 터미널 건설, 옥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소방서 건설 등이 포함된다. 코페르항은 2028년까지 연간 총 물동량을 3.5%씩 증가시키고, 컨테이너 터미널의 처리 능력을 140만 TEU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확장은 코페르항이 아드리아 지역에서 선도적인 물류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크로아티아 리예카항

크로아티아의 대표적인 항구인 리예카항은 코페르항과 함께 아드리아해 북쪽을 통한 유럽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2023년 리예카항의 총 물동량은 62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 감소했으며, 컨테이너 물동량도 27.1만 톤으로 전년도 29만 톤 대비 7%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는 글로벌 경제 상황과 특정 화물 부문의 수요 감소에 기인한 것이다.

리예카항은 2023년 9월에 시작된 리예카 Gateway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확장과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3억8000만 유로가 투자되며, 2025년까지 첫 번째 단계가 완료될 예정이다. 첫 단계에서는 2억 유로가 투입돼 연간 65만 개의 컨테이너 처리 용량을 갖추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추가로 1억8000만 유로를 투자해 연간 10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처리 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리예카 Gateway는 머스크(Maersk)의 APM Terminal과 ENNA 그룹의 ENNA Logic이 각각 51%, 49%의 지분으로 합작 투자했으며, 50년간 터미널 운영권을 양허 받았다. 2023년 10월에는 리예카 Gateway와 인근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새로운 도로도 개통됐다. 총 6500만 유로가 투자된 3km 길이(터널 1.3km)의 D403도로는 총비용의 85%를 EU 지역개발자금에서 지원 받았다.

2024년 7월, 리예카항의 인프라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유럽 연결시설(Connecting Europe Facility) 공모에 선정됐다. 총 1310만 유로 규모의 프로젝트는 리예카 항구에 육상 전원 공급 장치 설치를 위한 연구와 작업을 포함하며, 주요 내용은 선박에 전기를 공급하고 대기 오염을 억제해 보다 지속 가능한 항구를 만드는 것이다.

<Rijeka Gateway 공사 현장 및 진행상황>

[자료: 자그레브 무역관 직접 촬영 및 리예카항 홈페이지] 

리예카항의 일련의 발전 계획들은 크로아티아 정부와의 협력하에 1순위로 추진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항구의 물류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리예카항은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항구로 자리 잡기 위해 전기 구동 크레인과 같은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리예카항이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중시하는 글로벌 물류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크로아티아 정부는 철도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재무부는 유럽투자은행(EIB)과 총 4억 유로 규모의 대출 계약을 체결해 철도 네트워크와 철도 차량의 업그레이드 및 현대화를 추진 중이다. 이 자금은 총 49개의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이며, 특히 EU 기금으로 자금 조달이 불가능한 500km의 철도 재건과 30개의 정류장 인프라 지원에 투입된다. 국영 철도 인프라 기업인 HZI가 이 현대화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국영 열차 운영사인 HZPP가 철도 차량 인수를 담당하게 된다. 크로아티아는 현재 철도 프로젝트에 15억 유로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최대 6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러한 철도 인프라 개선은 리예카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유럽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더욱 높일 것이다.

코페르항 vs 리예카항 

 <코페르항과 리예카항 주요 지표 비교>

[자료: 관련 기사 종합, KOTRA 자그레브 무역관 작성]

코페르항과 리예카항은 현재와 미래에도 계속 아드리아해의 가장 중요한 물류 허브항 기능을 유지할 것이다. 코페르항은 그간 구축한 인프라와 경험으로 다양한 화물 처리에서 큰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꾸준한 인프라 확장과 지속 가능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리예카항은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환경 보호와 효율적인 물류 관리를 통해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두 항구는 아드리아해와 더 넓은 유럽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에서의 위상을 점차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리예카와 코페르항 위치 및 주요 항만 전경>

[자료: 각 항만 홈페이지, KOTRA 자그레브 무역관 자체 제작]

특히, 리예카항의 전략적 위치는 중부 및 남동부 유럽으로의 접근성을 강화하며, 유럽 전체의 물류 네트워크에서 중요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드리아해의 깊은 수심은 초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입항할 수 있도록 해 대규모 화물 처리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크로아티아 정부의 리예카항의 배후 지역에 대한 철도 인프라 현대화는 항구의 물류 효율성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코페르항과 리예카항은 각각의 강점을 바탕으로 아드리아해 및 유럽 물류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자이자 협력자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것이다.

<배후지와의 연결성 - 거리>

[자료 각 항만 발표자료 중 발췌]

자료: 코페르항, 리예카 항 홈페이지, 관련 기사, KOTRA 자그레브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