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4일부터 7일까지 총 4일간 상하이 엑스포 센터에서는 '2024년 국제 인공지능 전시회(이하 WAIC, 世界人工智能大会)'가 개최됐다. 

WAIC는 외교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과학기술부, 공업정보화부, 상하이시 정부 등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2018년부터 매년 ‘프리미엄화, 글로벌화, 전문화, 시장화, 스마트화'를 캐치프레이즈로 해 개최돼 오고 있으며 인공지능 분야에선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전시회로 성장했다. 이번 WAIC는 크게 포럼, 전시, 대회, 스마트체험관 4개 세션으로 구성돼 진행됐으며, 특히 AI 윤리 거버넌스, 대형모델,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로봇, 자율주행에 중점을 두었다. 

전시회 첫날 개막식에는 중국 국무원 리창(李强) 총리도 참석해 축사를 진행했다. 전 세계 핵심 화두가 된 AI 산업에 대해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 의지와 발전기회 모색 노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KOTRA 상하이 무역관도 전시회에 참가해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스케치하고, 현장에서 힌트를 얻어 중국의 AI 산업 현주소에 대해 살펴보았다.

<2024년 국제 인공지능 전시회 개요>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장 입구>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촬영]

<전시장 구성>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전시회 현장 스케치

이번 WAIC에선 휴머노이드 로봇 제품이 특히 눈에 많이 띄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올해 WAIC가 중점 분야로 꼽은 시장 중 하나로, 전시 기간 선보인 로봇만 총 25종으로 그동안 개최된 WAIC 중 가장 많았다.

현장에선 테슬라의 2세대 로봇인 ’옵티머스(Optimus)‘도 최초 공개돼 대내외 이목을 집중시켰다. 2세대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자체 설계한 액추에이터(Actuator)와 센서를 탑재해 1세대 보다 더 자유로운 목회전과 약 30%가량 향상된 보행 속도를 보였다. 액추에이터 설계도 더욱 업그레이드돼 로봇의 무게가 약 10kg 줄었으며, 신체 제어 능력이 최적화돼 이전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촉각 및 감지 센서 기능으로 부드럽게 계란을 잡거나, 무거운 물체를 유연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테슬라 CEO는 2025년부터 옵티머스 로봇을 먼저 테슬라 공장에 순차적으로 배치해 생산성과 자동화 수준을 향상시키고, 공장에서 실용성이 검증되면 일반 시장에서의 상용화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옵티머스는 향후 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이며,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시회 현장>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촬영, 테슬라 홈페이지]

① 외골격 로봇 제조사 A

A사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교적 일찍 외골격 로봇 연구·개발에 착수한 기업으로, 주로 산업, 의료, 교육 분야에 사용되는 로봇을 생산하고 관련 통합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A사의 제품은 고관절 조절 장치를 추가해 빈번한 허리 굽힘 등의 작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적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 해당 로봇 모델에는 상지, 하지, 허리뿐만 아니라 전신까지 보조해 줄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이 배치돼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A사 관계자는 KOTRA 상하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새롭게 출시한 자사 제품을 소개하며, 새로운 골반 관절 조정 장치를 추가해 재활치료 환자 혹은 몸을 쓰는 일이 많은 블루칼라 노동자의 체력 부하를 약 60%가량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A사의 전시 품목>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촬영]

② 오픈 AI 개발사 B

B사는 중국 업체 중 최초로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는 신세대 오픈 AI 플랫폼을 개발한 기업으로, 스마트 문자 스캔 기술이 B사의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다. 현재 B사의 기술을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하고 있는 업종만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 분야에서부터 전자정부, 의료, 물류, 제조판매까지 약 30개에 이르는 산업에 자사 라이센스 솔루션과 기술 서비스를 제공한다. 

B사 관계자는 KOTRA 상하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자사 기술을 활용한 업계는 비용 절감, 업무효율 개선, 리스크 관리 등 기업 비즈니스 환경 전반에서 사업실적과 개선효과가 크다고 소개하며, 특히 자사의 AIGC(인공지능 콘텐츠 자동 생성 기술, Artificial Intelligence Generated Content) 활용 솔루션은 최근 들어 고대 문화재 복구에 특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B사의 전시 현장>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촬영]

③ 자율주행 자동차 제조사 C

C사는 중국의 종합 자동차 제조사로, 올해 새롭게 출시한 자동차는 완전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스마트 기술을 탑재하고 있었다. C사 관계자는 KOTRA 상하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 제어 시스템을 통해 차량의 주행 상태를 자동으로 조정하고, 에너지 소모 및 가스배출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며, 특히 인간의 시야보다 넓은 시각 처리 카메라 기술을 활용해 자동차 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변수들을 스마트하게 제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사의 전시 현장>

[자료: KOTRA 상하이 무역관 촬영]

중국의 관련 산업 동향

① AI 산업

최근 몇 년간 중국의 AI 산업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정책 아래,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빠르게 발전했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3~2029년 전 세계 및 중국의 고효율 인공지능 솔루션 시장 현황 및 발전 추세'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AI 산업 규모는 2020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23년 중국의 AI 산업 규모는 2896억 위안에 달했다. 2024년에는 3566억 위안까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2020~2024년 중국 AI 산업 규모>

(단위: 억 위안)

[자료: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

중국의 AI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로 접어들었으며, 실생활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중상산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AI 활용 분야 중에서도 정부의 도시관리 및 운영 등 전자정부에 사용된 비중이 전체 활용 분야 중 약 50%를 차지할 만큼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인터넷과 금융 분야에 활용된 비중이 각각 18%, 12%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부동산, 의료, 공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으며,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AI 활용은 더 많은 학습효과와 방대한 빅데이터 수집 기회를 제공해 중국 AI 산업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중국 분야별 AI 활용 비중>

(단위: %)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한편,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부터 다양한 ICT 업체들까지 AI 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각 사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상산업연구원이 202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이 AI 기술을 활용해 매출액을 효과적으로 끌어올려 2023년 기준 1조847억 위안에 달하는 매출액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알리바바,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그리고 화웨이 등의 중국 거대 ICT 업체들도 AI 기술을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해 매출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중국 AI 관련 기업 TOP10>

*주: 2023년 매출액 기준 순위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KOTRA 상하이 무역관 정리]

② 빅데이터 산업

AI 알고리즘이 보다 정밀한 학습을 하기 위해선 보다 많은 빅데이터(정보 생성, 수집, 저장, 가공, 분석 등 전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4-2029년 중국 빅데이터 센터 건설 현황 및 발전 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중국 빅데이터 산업 규모는 1조9000억 위안에 달했으며 2025년에는 3조 위안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2025년 중국 빅데이터 산업 규모>

(단위: 조 위안)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중국에서 빅데이터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분야는 인터넷(전자상거래, 검색엔진 등 일체 포함), 정부, 금융 분야 순으로 특히 인터넷 산업에서 활용되는 비중이 약 49%로 전체 활용 분야 중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중국 분야별 빅데이터 활용 비중>

(단위: %)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중국 빅데이터 산업의 주요 이해관계자는 통신사와 ICT 업체들로, 특히 중국 최대 통신사인 차이나 모바일, 그리고 차이나 유니콤은 통신 기지, 빅데이터 센터 등 보유하고 있는 통신 인프라를 통해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중국의 ICT 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화웨이 역시 자사가 보유한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기술로 이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중국 최대 전자 결제 플랫폼인 쯔푸바오(支付宝)의 모회사인 앤트그룹과 SNS, 위챗페이, 텐센트 지도 등 종합 IT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텐센트 역시 핀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기술력과 방대한 정보량을 바탕으로 중국 빅데이터 산업의 거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3년 중국 빅데이터 관련 기업 TOP10>

*주: 2023년 매출액 기준 순위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KOTRA 상하이 무역관 정리]

③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클라우드 컴퓨팅은 개별 기업(사업자)이 자체 IT 자원을 소유하고 있지 않더라도 클라우드 사업자의 IT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속하면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방대한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양한 IT 네트워크 서비스와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현재 클라우드 컴퓨팅은 제조업부터 전자정부, 금융, 의료, 교통, 에너지 및 기타 다양한 업종에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중상산업연구원이 발표한 '2022~2027년 전 세계 및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발전 동향 및 투자 패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역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2023년 산업 규모는 6192억 위안까지 증가했다. 이 산업은 향후에도 지속 증가해 2024년에는 8315억, 2025년에는 1조1055억 위안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2025년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산업 규모>

(단위: 억 위안)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기업들 역시 통신, ICT, IT 서비스 플랫폼 업체들이었다. 

<2023년 중국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기업 탑10>

*주: 인터넷위크, eNet 연구원이 공동 조사한 '기업 규모, 미래 전망, 종합 평판' 등의 항목 점수를 종합한 순위(중상산업연구원 인용)

[자료: 인터넷위크, eNet 연구원, 중상산업연구원, KOTRA 상하이 무역관 정리]

정부 지원 정책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국무원, 공업정보화부 등의 관련 정부 부처는 2015년부터 중국 AI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최근 2년 사이 발표한 주요 정책은 다음과 같다.

<중국 정부의 AI 산업 육성을 위한 관련 정책>

[자료: 치엔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시사점

2024년 6월,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유엔무역개발회의 창립 60주년 경축 행사 개막식에서 AI가 전 세계 인류의 진일보한 발전을 이끌어 갈 명실상부 '차세대 산업'이라 강조하며, AI 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역설했다. 중국 최고 지도부의 높은 관심 아래, 향후 중국의 AI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자원 투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사회과학원 K 연구원은 KOTRA 상하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AI 기술은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산업에, 더 보편적으로 사용될 것으로 전망하며 그 범위가 확대될수록 방대한 정보 수집과 고도의 학습 알고리즘으로 더 정교하게 변화될 것이라 내다보았다. 무엇보다 AI 산업은 일상생활부터 교육, 의료, 정부 운영, 국방까지 그 활용 분야가 무궁무진한 차세대 산업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역내 유치하려는 각국의 경쟁 또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 중상산업연구원, 치엔잔산업연구원, 전시회 사이트, 양광망, KOTRA 상하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