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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전력공급 문제와 글로벌 공급망과의 상관관계
  • 경제·무역
  • 대만
  • 타이베이무역관 유기자
  • 2024-07-24
  • 출처 : KOTRA

대만 반도체 산업 전력사용량 5년 만에 41.6% 급증… TSMC만 69.5% 증가

반도체 산업 발전, AI 성장 따라 전력수요 확대 필연적

대만의 전력공급 안정화 행보에 대내외 관심 상승

미국 언론 CNBC2024610일자(현지시간) 보도에서 미국과 대만 싱크탱크 소속 연구원의 입을 빌려 대만의 전력수급 문제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불안 우려 이슈를 다뤘다. 대만이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한 이후로 대내적으로 지속 거론돼 왔던 전력수급 안정화 과제는 더 이상 대만만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만의 전력수급 현황

 

대만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다. 대만 경제부 에너지서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에너지 수입의존도는 96.2%에 달했다. 최근 5년간(2019~2023) 의존도 추이를 살펴보면 201997.3%에서 202396.2%로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전력 사용은 늘고 있다. 대만전력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조명(lighting)용을 제외한 전원(power)용 전력판매량은 2019년과 대비해 2023년 5.7%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반도체 제조업의 전력사용량은 41.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반도체 제조업이 사용하는 전력이 급증하면서 대만전력공사가 판매한 전원용 전력 가운데 반도체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17.3%에서 202323.2%로 늘었다.

 

<대만 반도체 제조업의 전력사용비중 변화(대만전력공사의 전원용 전력판매량 기준)>

(단위억 kWh, %)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

’19/’23년 증감율

전원용 전력의

연간 판매량ⓐ

1,551.3

1,584.7

1,663.8

1,685.7

1,640.1

5.7%

반도체 제조업의 전력사용량ⓑ

268.4

300.8

328.1

363.6

380.0

41.6%

반도체제조업의 전력사용 비중(ⓑ÷ⓐ)

17.3

19.0

19.7

21.6

23.2

5.9%포인트

[자료: Tableau Public ‘대만전력공사-업종별 전력사용 통계’]

 

반도체 제조업의 전력사용량은 대만 최대 반도체 업체이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전력사용량 증가와 연결돼 있다. TSMC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22TSMC가 대만과 해외 거점에서 사용한 전력량은 총 210억8000만 kWh2018년 대비 증가폭이 69.5%에 달했다. 2023년 전력사용량은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았으나, 일각에선 250kWh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TSMC의 전력사용량을 대만 전체 전력사용량과 비교했을 때 그 비율은 7%를 넘는 것으로 분석된다. TSMC가 공개한 전력사용량은 대만과 해외 거점을 통틀어 합산한 수치지만 사실상 TSMC는 대만을 본거지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대만 전체 전력사용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TSMC2024년에 대만 전체 전력사용량 대비 비중이 8%에 달하고 2030년이 되면 11~12%로 늘어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TSMC의 전력사용량 증가 추이>

(단위억 kWh, %)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2022년

’18/’22년 증감율

TSMC의 전력사용량ⓐ

124.4

135.8

160.6

180.8

210.8

69.5%

대만 전체 전력사용량*ⓑ

2,665.7

2,657.2

2,712.4

2,831.8

2,794.3

4.8%

TSMC의 전력사용 비중ⓐ÷ⓑ

4.7

5.1

5.9

6.4

7.5

2.8%포인트

*: 대만 전체 전력사용량은 대만전력공사의 전력판매량을 비롯해 자가발전 전력사용량 등을 포함한다.

[자료: TSMC ‘2022년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대만 경제부 에너지서]

 

글로벌공급망 내 대만 반도체 산업의 위상이 높아진 가운데 대만의 반도체산업 발전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정책방향은 전력수요 증가를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대만 경제부는 20236월에 발표한 전력수급 보고서에서 2023~2029년 대만 내 전력수요는 연평균 2.03% 속도로 증가하고 연간 전력사용량은 2027년에 3000kWh를, 2029년에 3200kWh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20245월에 출범한 라이칭더 정부는 반도체와 AI 산업 발전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를 감안할 때 연평균 전력사용량 증가율이 3%까지 높아질 것으로 추산했다.

 

<대만의 연간 전력사용량 증가 전망>

(단위: kWh)

: 2022~2023년은 2024.6.24. 조회 기준 실측값 기준이며, 2024~2029년은 대만 전력자원수급보고서 기준 예측값

[자료: 대만 경제부 에너지서 ‘2022년도 전력자원수급보고서(2023.6. 발표)’]

 

대만의 전력수급 우려와 정부의 대응 방향

 

대만 내에서는 수년 전부터 전력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현지 주요 경제 단체들은 대만의 기업 환경과 투자 여건을 개선하려면 전력수급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고 꾸준히 지적하고 있다대만은 차이잉원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확대와 탈원전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전환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공교롭게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정전사태가 여러 번 발생했다. 20215월에는 불과 5일 사이에 2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7~2022년에 발생했던 4번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사후검토 결과 설비 오조작이나 설비 고장에 기인한 인재(人災)로 결론났으나 전력수급 불안을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

 

<대만의 대규모 정전사태 일람>

발생시기

정전 발생~복구 완료(소요시간)

피해규모

발생사유

2017.8.15.*

16:51~21:40(4시간 49)

592만 가구

설비 오조작

2021.5.13.

14:36~20:00(5시간 24)

462만 가구

설비 오조작

2021.5.17.

12:54~21:40(8시간 46)

100만 가구

설비 고장

2022.3.3.

09:16~21:31(12시간 15)

549만 가구

설비 오조작

*: 2017.8.15. 이전의 대정전 사태는 2015.8.7.에 발생(피해규모: 450만 가구)했으며 천재지변(태풍)에 기인

[자료: 대만 행정원·경제부의 사태별 사후검토보고서]

 

에너지전환정책의 한 축을 이루는 탈원전 절차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체 전력원으로 총력을 쏟고 있는 재생에너지는 발전비중 확대 속도가 더디다는 점도 대만 산업계의 전력불안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대만에는 총 4개의 원전이 설치돼 있으며 20246월 기준 제3원전 1곳만 운영 중이다. 이마저도 1호기는 20247월 중 폐쇄에 들어가며, 마지막 원자로인 2호기도 20255월 운영허가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원전별 운영허가기간이 속속 종료됨에 따라 대만 전체 발전량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줄고 있다. 1~3원전이 모두 가동돼 원자력 발전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4년에 비해 2023년 기준 원전 발전 비중은 16.3%에서 6.3%로 10%포인트 줄었다


탈원전 정책과 함께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개발확대 정책에 따라 태양광해상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늘려가는 중이다. 그러나 설비용량 확대 속도에 비해 발전량 증가 속도는 더딘 편이다. 2023년 기준 대만의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은 1만8000MW에 육박하면서 전체 설비용량 대비 비중이 28%에 도달했으나, 발전량 비중은 9.5%에 그쳤고 2024년이 돼서야 10%를 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원자로 폐쇄가 코앞으로 다가오자 대만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원전 수명(운영허가기간) 연장을 위한 법률 개정이 추진되고 있다. 원전은 발전량과 설비용량 모두 화력이나 재생에너지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축소된 상태이나 4개 원전 가운데 운영허가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원전은 백업 차원에서 남겨둬야 한다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대만 라이칭더 정부의 경제관련 장관급 인사들은 원전 수명연장 이슈는 여론을 다시 수렴해 범사회적 공감대를 다시 형성해야 하고, 안전성도 확보돼야 한다는 문제가 선결조건으로 요구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대만 환경기본법' 23조에 정부는 점진적인 탈원전 목표 달성을 위해 관련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고, 지난 202112월에 실시된 투표에서 제4원전 봉인(가동도 해보지 못한 상태로 봉인됨) 해제에 대한 민심도 반대로 결론 난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대만의 에너지 구조 변화 과정(전력원별 발전 비중 기준)>

*: 2024년은 1~4월 기준. 발전 비중이 1%대인 수력 발전은 그래프에서 생략

[자료: 대만 경제부 에너지서]

 

원전 이슈의 향방에 대만 경제계의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2024520일 취임한 라이칭더 총통은 전력시스템의 회복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재생에너지원의 다양성을 도모하겠다고 언급했다. 태양광, 해상풍력 외에도 지열, 바이오매스, 수소에너지, 해양에너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라이칭더 총통이 부총통이던 2022년 당시 수립한 '2050탄소중립' 정책에서 대만은 2050년까지 지열발전 3~6.2GW 바이오매스 1.4~1.8GW 해양에너지 1.3~7.5GW 수소에너지 7.3~9.5GW를 누적 설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태양광과 해상풍력의 경우, 각각 40~80GW, 40~55GW까지 설비용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런 정책 목표에 따라 대만은 분야별 발전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법제 정비와 시범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대만의 재생에너지 설치 목표(누적 기준)>

재생에너지 

2025

2030

2050

태양광

20GW

31GW

40~80GW

해상풍력

5.6GW

13.1GW

40~55GW

수소에너지

91MW

91~891MW

7.3~9.5GW

해양에너지

0.1MW

1MW

1.3~7.5GW

지열

20MW

56~192MW

3~6.2GW

바이오매스

778MW

805~1,329MW

1.4~1.8GW

[자료: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대만전력공사 측면에서는 202233일 대정전 사태 이후 전력망 회복탄력성 강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2032년까지 10년 동안 총 5645억 대만달러(한화로 약 24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며, 전력망을 분산·강화하고 방어력을 높인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전력망 분산을 통한 전력망 집중 리스크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체 예산의 약 78%가 전력망 분산 사업에 집중 편성된 가운데 대만 남북부의 5대 발전소를 인근의 주요 산업단지와 각각 연결해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전력공급 구조를 분산하고 변전소 28개 소를 증설해 도시지역 전력공급을 안정화하며 재생에너지 계통연계 확대와 함께 신주/타이난 과학단지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남북부 초고압 변전소 신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력망 강화 차원에서는 기존 변전소 24곳을 옥내화(屋內化)하고,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확대로 재생에너지 사용률 향상을 도모한다는 계획 등이 잡혀있다. 전력망 방어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적 실수로 발생할 수 있는 정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력망 보호메커니즘을 개선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전력망 회복탄력성 강화 계획 중 주요 산업단지별 전력공급 발전소>

산업단지명

전력공급 발전소

발전소명

특성

신베이(新北)산업단지,

타오위안(桃園)과학기술공업단지

다탄(大潭)

소재지: 타오위안(桃園)

설비용량: 4384MW

주요 전력원: LNG

신주(新竹)과학단지

퉁샤오(通宵)

소재지: 먀오리(苗栗)

설비용량: 3952MW

주요 전력원: LNG

중부과학단지

타이중(台中)

소재지: 타이중(台中)

설비용량: 5780MW

주요 전력원: 석탄, 경유

남부과학단지

(난즈지구 제외)

싱다(興達)

소재지: 가오슝(高雄)

설비용량: 3326MW

주요 전력원: LNG, 석탄

남부과학단지 난즈(楠梓)지구

다린(大林)

소재지: 가오슝(高雄)

설비용량: 2150MW

주요 전력원: 석탄, LNG

[자료: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대만전력공사 자료 종합]

 

시사점

 

대만의 전력공급능력은 설비예비율과 공급예비율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한국 지표누리에 따르면, 설비예비율은 최대전력수요 대비 발전설비 용량에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의미하며, 공급예비율은 총 발전설비 용량에서 고장정비 등을 차감한 여유를 의미한다.


대만에서 설비예비율은 연 단위, 공급예비율은 일 단위의 전력공급능력을 확인하는 지표로 삼고 있다. 설비예비율의 경우, 법률로 정해둔 적정 기준이 15%이며 최근 3(2021~2023) 동안은 기준치를 하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일 공급예비율은 최근 3(2021~2023년)간 1095일 중 128일은 10%를 하회했다. 이 가운데 123일은 6~10%, 5일은 6%를 밑돌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만전력공사의 전력수급경보단계에 따르면, 공급예비율 10% 이상은 전력공급이 충분한 것을 의미하며, 6% 초과~10% 미만은 공급이 빠듯해 관심이 요구되는 단계, 6% 이하는 전력수급상황에 경보등이 켜진 주의단계에 해당한다. 공급예비력이 90kW선 아래로 떨어지면 경계’ 단계, 50kW선이 붕괴되면 '최고 위기' 단계가 된다. 최근 3동안 대만의 일일 공급예비율이 경계 단계까지 심각해진 적은 없었다.

 

<대만의 설비예비율()과 공급예비율()>

[자료: 대만전력공사]

 

대만과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산업인 반도체 산업이 앞으로도 안정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력공급 안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라이칭더 정부가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AI도 마찬가지다. AI는 소위 '전기 먹는 하마'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한다. 2024년 대만 컴퓨텍스 전시회 참석차 대만을 방문했던 엔비디아 젠슨황 CEO는 대만 내 AI R&D센터 신설 계획을 발표하며 대만의 전력 문제는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대만 경제부가 반도체와 AI 산업 발전 요인을 감안한 대만 내 전력사용량 증가율이 연평균 3%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한 가운데 경제부 산하 에너지서 관계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과거 전력사용 증가율이 연평균 1%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3%는 상당히 높은 수치라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AI가 대만에서 사용하는 전력량이 많지 않아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대만 경제부 장관의 발언 뒤에 향후 AI 발전속도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상황이 될 경우 전력공급은 다소 걱정된다는 단서가 따라 붙어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가간 미래핵심기술 확보 경쟁 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만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위상이 여느 때보다 커졌다. 대만 경제 역시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경쟁 우위 유지와 AI 산업 발전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만의 전력공급 문제가 글로벌 공급망 이슈로 비화된 상황 속에 향후 대만이 전력수급 안정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대만 행정원, 대만 경제부, 대만 경제부 에너지서, 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대만전력공사, TSMC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현지언론보도(자유시보, 경제일보, 중앙통신사, 연합보 등)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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