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 보잉은 에티오피아에서 70년 이상의 항공산업 유산을 공유하며 오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의 사업 운영은 현지 경제 성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해왔다. 최근 보잉은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제치고 에티오피아에 새로운 아프리카 본부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투자진출 주요 고려요소 : 아프리카 및 에티오피아 항공산업의 잠재력

보잉은 미국의 선도적인 항공우주 기업이다. 최근 보잉은 에티오피아에 아프리카 본부 설립을 결정했다. 이는 아프리카의 선도적인 국적 항공사이자 상업 항공사로서 에티오피아항공의 성과를 반영한 것이다. 에티오피아항공은 2023~2024회계연도(2023년 7월~2024년 6월)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에티오피아의 주요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2022~2023회계연도에 8억 달러의 수익을 기록하는 등 아프리카 경쟁사 대비 뛰어난 실적을 거뒀다. 중동, 아시아, 유럽과 가까운 에티오피아의 지리적 이점 또한 보잉이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아닌 에티오피아를 선택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항공운송협회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항공사들은 2023년에 약 50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인프라와 연결성 문제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영업 중인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 하지만 여객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장기적인 전망은 긍정적이다. 보잉의 추정에 따르면, 아프리카 항공사들은 향후 20년 동안 항공기 확장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1030대의 신규 항공기가 추가로 필요하며, 이 중 최소 130대는 에티오피아항공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티오피아항공은 현재 전 세계에 가장 경쟁력 있고 선도적인 항공그룹이 되는 것을 목표로 15년 전략계획인 '비전 2035(Vision 2035)'를 실행하고 있다. 이 비전에 따라 2035년까지 항공기 수를 140대에서 271대로 두 배 확대하고, 취항 국제 목적지 수를 207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승객 6500만 명과 화물 300만t 이상 운송, 250억달러의 수익 창출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7월, 에티오피아항공 그룹은 약 400억달러에 상업용 항공기 115대를 조달하기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행했다. 주요 경쟁사는 현재 에티오피아항공의의 항공기 대부분을 공급하고 있는 보잉과 에어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에티오피아항공은 콩고민주공화국, 잠비아, 모잠비크, 토고, 차드, 적도기니, 나이지리아의 항공사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아프리카 전역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2023년 10월부터 나이지리아 항공사 자회사의 운항을 시작했다. 아디스아바바에서 모로코 카사블랑카, 시에라리온 프리타운으로 이어지는 두 개의 신규 노선을 취항하기도 했다. 또한 기존 노선의 운항 횟수도 늘렸다. 이런 이유로 2024년 올해 에티오피아항공 승객 수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매출 성장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볼레 국제공항의 국내선 여객 터미널 프로젝트도 새롭게 시작됐다. 이로써 공항의 연간 여객 수용 능력이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말리아 정부는 소말리아에 새로운 국내선 터미널을 개장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소말리아 국내선 여객 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관광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진출 효과

보잉의 에티오피아 사무소 설립은 당분간 경제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무실 공간에 대한 초기 투자, 고용 등으로 경제적 효과가 제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의 수도인 아디스아바바에서 이뤄지는 항공기 제조 및 서비스 개발에 보잉의 참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8월에 에티오피아항공과 보잉이 에티오피아에서 예비 부품을 공동으로 제조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다른 아프리카 항공사들은 아프리카 대륙 외부에 있는 서비스 센터와 창고에 의존하고 있다. 에티오피아에 항공기 서비스 및 유지보수 시스템이 구축된다면 장기적으로 항공사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보잉은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대륙의 글로벌 항공 리더로 인정하고 있다. 보잉은 에티오피아 항공과 70년 동안 항공 분야에서 공유한 역사를 바탕으로,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의 항공 허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양해각서에 따라 두 기업은 향후 3년 동안 산업 개발, 고급 항공 교육, 교육 파트너십 및 리더십 개발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이 양해각서를 통해 에티오피아의 제조 역량과 애프터마켓 항공 서비스를 개발해 에티오피아의 글로벌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에티오피아항공 아카데미를 항공 교육의 글로벌 표준으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우수한 교육 기관이나 항공 업계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에티오피아의 항공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인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전문학습 및 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보잉-에티오피아 협력 역사

보잉은 2008년부터 아프리카 인재개발을 위해 아프리카의 지역사회 지원 및 교육 이니셔티브에 2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여기에는 지역 내 40개 이상의 교육 및 비영리 단체와의 협력이 포함된다. 에티오피아에서 보잉은 아디스아바바 공과대학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를 통해 엔지니어링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농업용 무인 항공기와 같은 학생 프로젝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보잉은 에티오피아 항공과 협력하여 아디스아바바에 새로운 와이어 하네스 생산 시설을 설립함으로써 에티오피아에서 제조 입지를 확장했다. 해외 공급업체를 이 지역으로 유치해 현지 항공우주 부문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보잉은 최근 몇 차례의 대형 사고를 포함해 몇 가지 어려움에 직면했지만 품질 관리 시스템과 안전 관행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프리카에서 보잉은 지역 안전 이니셔티브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각국의 'FAA 카테고리 1 등급' 획득을 위해 항공 안전에 힘쓰고 있다.

에티오피아항공은 2024년 3월 초, 신규 항공기 20대 도입을 위해 보잉과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계약이 이행되면 에티오피아 항공은 보잉의 최신 기종으로 알려진 보잉 777-9 여객기 8대와 기타 여객기 12대를 보유하게 된다. 새로운 보잉 제트기는 연료 소비를 줄이는 등 운영상의 이점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잉 항공기는 에티오피아항공 항공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에티오피아는 항공기와 우주선 및 그 부분품(HS코드 88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으며, 매년 약 2-3.6억 달러를 수입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미국으로부터의 수입(2023년 기준 1.9억 달러)이 약 50% 차지하고, 그 외 프랑스, 영국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티오피아의 대 미국 HS코드 88류 수입 현황>

(단위 : US$ 천, %)

[자료 : Global Trade Atlas]

시사점 및 전망

보잉의 시장전망보고서(Commercial Market Outlook)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아프리카 대륙에는 1025대의 항공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업용 항공기의 70% 이상이 단일 통로 제트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의 전체 항공 교통량 증가율은 2042년까지 7.4%로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으며,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인 6.1%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간 보잉은 항공기 공급으로 에티오피아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 향후에는 해당 지역 진출로 인재에 투자하고 혁신을 촉진하며 산업·제조 기반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아프리카 항공우주 산업의 성장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 EIU, IATA, GTA, Boeing CMO, African Business, Africa Logistics, Capital Ethiopia 등 자료 종합. 끝.